갑자기 이런거 보구싶다 의식의흐름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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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덕화가 음대 교수로 있는 대학에 입학하게된 양조위 근데 조위가 무대공포증이 있으면 어뜩하냐

입학시험 볼때는 교수 두어명만 있는 무대에 올라가서 부른거고 그마저도 좀 떨려서 시험곡 부르는 내내 눈 감고 불러서 겨우 안 떨고 부른거면 어떡하지.

교수님들은 시험 보는 내내 조위가 눈 한번 안뜨고 노래 부르는게 그냥 감정 잡으려고 그랬나보다하고, 기교 부리는 맛은 없지만 음정을 짚어내며 정직하게 부르는 방식과 꾸밈없는 음색 그리고 풍부한 감정 전달능력을 높게 평가해서 점수 준거겠지.

근데 보통 음대지원하는 학생은 급식시절부터 각종 콩클같은데 입상했던 성적을 지원서에 넣는데 조위는 콩클 입상이 전혀 없는거임. 그래도 실기 시험 점수가 높아서 턱걸이로 입학했다고하자.

하지만 입학만 하면 뭐함 개인 연습실이나 교수님 1대1 레슨 받을때는 곧잘 부르던 조위가 무대에만 올라가면 너무 떨어서 실력 발휘 절반도 못하고 내려오는데요...ㅠㅠㅠ

결국 조위도 무대공포증 극복하기가 너무 어려워서 자기 꿈 포기하려고 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조교님 찾아가서 자퇴 신청하는데 조교님이 난감해하겠지.

"조위야 그러지말고 지도 교수님 찾아가서 한번만 상담해보는건 어때?"

"그래도 소용 없어요 그냥 극복하라고 말만 해주시겠죠..."

"아니, 유 교수님이 그렇게 대충하시는 분이 아닌, 아 그러지말고 내가 연락드릴테니까 지금 바로 뵈러 가!"

"예, 저는, 그냥, 아니.."

붕조교는 거절하려는 조위의 등을 얼른 떠밀며 유 교수님한테 급히 연락을 넣음.

"내가 직접 뽑은 학생인데 아직 1학기 끝내지도않고 나가겠다고?"

유 교수님 연락 받고 펄쩍 뛰심.

양조위. 지도 학생이자 실기 시험 볼때 유 교수님이 제일 높은 점수 줬던 학생이라서 기억에 또렷히 남았겠지.

기교 부리고 성량 좋은 학생들이야 많지만 자기만의 음색으로 노래에 감정을 풍부하게 담는 능력이 좋은 학생은 드물거든.

"무대공포증만 해결되면 남을거지?"

"...그렇죠. 근데 그게 잘 안되니까..."

"도와줄게 같이 해결하자."


조위는 진지한 눈으로 자기를 쳐다보는 교수님 보면서 괜히 입술을 삐죽겠지.

유덕화 교수. 교수지만 아직 현역으로 콘서트도 하시는 유명한 가수이자 작곡가였음. 거기다 잘생긴 외모와 화려한 무대 매너로 팬층이 두터운거로도 유명했지. 그런데 무대공포증에 대해서 얼마나 이해해주겠음. 조위는 고개를 흔들었음.

"저도 노력해봤어요 일부러 사람 많은 곳에 가서 노래 해보려고 했고, 아예 안대도 쓰고 해보려고했고,"

"아니, 그것보다 중요한게 있어."

유 교수는 굳은 표정으로 퉁명스럽게 말하는 조위의 손을 잡더니 어딘가로 이끌었음. 따라오라고하면 조위가 도망갈까봐 굳이 손까지 깍지 끼고 데리고 가는것 같았지.

조위는 별로 친하지도 않은 교수가 이렇게 친밀하게 손까지 맞잡고 저를 끌고가는게 부끄럽기도하고 지나치는 학생들이 힐끗거리니까 손을 빼내려고 했겠지. 근데도 덕화 교수님은 꼭 잡고 놔주질 않았음.

그리고 교내를 벗어나 정문에서도 한참 걷던 유 교수님이 조위를 끌고간 곳은 주점 같은 곳이었음.

아직 이른 저녁이라 오픈 준비를 하고 있는 주점이었는데 안으로 들어가보니 주점에서 제일 잘 보이는 자리에 작은 간이 무대가 설치되어 있는 주점이었던거지.

"이상한데 온거 아니니까 표정 풀어. 설마 내가 내 학생 데리고 이상한 곳으로 오겠어?"

덕화 교수는 그제야 손을 풀고 조위의 머리를 흐트러트리며 피식 웃고는 카운터로 들어갔음. 카운터에서 오픈준비하던 사장이랑 친구인지 반갑게 인사를 하더니 뭐라고 대화를 하고는 무대로 가서 기계들을 세팅하기 시작하겠지.

조위는 별거없는 장비들을 점검하고 세팅하는 교수님을 물끄러미 보며 도대체 왜 이런곳에서 와서 이러는지 몰라서 발끝으로 바닥만 툭툭 치고 있었음.

"자, 이리와."

세팅을 끝낸 유 교수님은 조위를 무대로 불러 세웠지. 그리고 조위의 손에 마이크를 딱 쥐어주고는 의자를 끌고왔어.

그리고 조위의 앞에 몇 발자국 안되는 곳에 앉아서는 조위를 바라봤어.

"아직 손님들 오려면 멀었어. 그러니까 그냥 편하게 불러."

유 교수님의 말에 조위는 눈썹을 찡그렸음. 이게 무슨 무대공포증을 극복하는 방법이야? 그 생각이 고스란히 표정으로 읽혔는지 유 교수님이 부드럽게 미소지으며 말했겠지.

"일단 불러. 제일 좋아하는 곡으로. 잘 부르려고하지말고 그냥 네가 부르고 싶은대로 불러."

교수님의 말에 마지못해 마이크를 켠 조위가 노래방 기계 같은 반주에 맞춰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음. 다행히 많은 사람이 아니라 교수님 혼자 앉아있는 무대에서 부르려니 심하게 떨리진 않았지.

사실 자퇴까지 생각했고 교수님도 못 불러도 된다고 했으니 평가 받는다는 생각을 내려놓고 진짜 목소리가 나오는대로 자기 느낌대로 노래를 불렀음.

크게 성량이 필요친 않고 잔잔한 감성과 가사에 감정이 실리는 발라드 곡이었지.

복잡한 생각을 비우고 그냥 눈을 감고 노래를 부르는데 자기 귀에도 지금 얼마나 음정이 오락가락하고 있는지 들리겠지. 그래도 가사에 맞는 경험들을 생각하며 감정을 넣어가며 불렀어. 그렇게 몇 곡을 연달아서 눈 감고 내리 부르기만 하는데 문득 세번째 곡인가, 반주 부분에서 살며시 눈을 떴는데 앞에 앉아있는 유교수님이랑 눈이 딱 마주치겠지.

덕화는 눈도 떼지 않고 조위를 바라보고 있었어. 몸을 앞으로 숙이고 무릎에 팔을 걸친 자세로 마치 조위의 노래에 빨려들어가는 듯한 몸짓이었지. 그리고 무엇보다 덕화의 눈이 반짝거렸어.

그건 노래에 깊은 감동을 받은 표정이었음.

조위는 무대 위에서 마치 스포트라이트가 덕화만 비추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어. 그리고 영화에서 클로즈업이 되는 것처럼 조위의 눈에 덕화의 감동 받은 표정이 가득 담겼지.

꾸며내는 표정이 아니라 정말 음악에 취해 감동받는 그 표정. 다음 소절을 기대하며 즐거워하는 얼굴.

조위는 그 순간 자신이 노래를 하고 싶어했던 계기가 떠올랐어. 단순히 노래를 부르는 것도 좋았지만, 아주 어렸던 때에 잘 부르지도 못하는 노래에도 박수를 쳐주고 한껏 즐거워하고 기뻐해주고 감동 받는 표정으로 저를 바라봐주던 가족들과 친구들이 있었다는걸.

그걸 잊고 있었던거야. 자신이 부르는 노래에 누군가 감동 받는 표정으로 화답해줄 숫 있다는걸. 잊고 있었던거지.

음대 입시 준비를 하며 조위의 노래는 항상 도마 위에 해체되는 부산물 같은 신세였는데. 하나하나 파헤쳐지고 조금만 엇나가도 꼬투리가 잡히고, 다른 많은 학생들과 같은 공간에서 이기기 위해서 경쟁하듯이 불러야하는 거였는데.

그 모든게 조위를 짓누르고 있던거였음. 그게 무대 공포증의 원인이었지.

당사자인 본인도 모르던 원인을 유 교수님은 단번에 꿰뚫어본거야.

조위는 반주가 다 끝나고도 노래를 부르지 못하고 무대 위에서 그저 덕화를 내려다봤어. 입도 안 움직여지고 눈 앞도 흐릿해졌지. 단 하나 덕화의 표정 하나만 뚜렷하게 보였음.





무대공포증 알못ㅁㅇ 여튼 노래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재능있는 학생을 그냥 놓치기 싫었던 유덕화 교수님이 무대공포증 있는 양조위 학생 붙잡는거 보고싶었다ㅎ

덕화는 일부러 조위한테 감동받은 표정 보여준거 아니고 진짜 감동 받은거고 의도한것도 아님.
덕화도 예전에 비슷한 일로 노래부르는게 버거웠던적이 있어서 (음악계 차가운 평론에 계속 소비되는게 스트레스여서) 그 경험이 몸에 남아서 무의식적으로 조위한테 가르쳐준거임.

그 후 조위는 몇개월동안 유 교수님이랑 밀착레슨 받으면서 무대공포증 극복하는데, 그래도 큰 무대 설때 떨려서 패닉 올려고하면 항상 그때 처음 유덕화 교수님 감동받은 그 얼굴 떠올리며 마음 다 잡고 노래부르겠지. 조위 마음의 부적?같은 덕화 교수님 ㅎㅎ

그러다 조위가 큰 무대에서 상 받는데 유 교수님이 조위 몸 크기만한 꽃다발이랑 트로피 건네주면서 기자들 다 있는 앞에서 조위 볼에 뽀뽀하면 어캄? 조위 놀라서 눈 동그래지고 귀끝 붉어지는데 그거 내려다보면서 세상 서윗한 표정으로 뿌듯하게 미소 짓는 교수님 투샷 백만장찍히면 어캄?? 어? 어뜩해?!!!




덕화조위 화양비
[재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