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연갤 - 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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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2 16:51
올렸던거 일단 쭉 올릴게
링크 아래에.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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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업) 보급형으로 신뢰 못 받는 텀이 보고싶다 어나더
어느날은 찾아와서 술상 뒤엎고 어느날은 이불 가져다가 흙바닥에 던지고 그런 날들이 한두번도 아니고 계속 반복되면 텀은 이제 자기한테 진짜로 질렸나보다, 이제는 버려질 준비 하고 있어야겠구나 하고 마음의 준비 하고 있을거야. 가을 다 끝나고 겨울 되가서 추워지는데 밉보인거 더 밉보일까봐, 허락 못받고 줄이라는 명령 내려오면 내궁에서 또 웃음거리 되니까 진짜 최소한의 물건들 빼고는 달라고 요청도 안하겠지. 가지고 싶은 게 있어도 그런건 그냥 자기는 못쓰는 물건이니 하고. 텀은 점점 가난해지겠지. 자수는 이미 탑한테 욕먹고 찢겼는데 또 해놓을 수가 없어서 벽이고 가구고 휑하고 궁은 수수를 넘어서 텅 비게 보일 지경이고. 한동안 텀 궁을 뒤집고 가던 탑은 왜인지 오지도 않고.
그래도 꼭 필요한 옷이나 이불은 줘서 겨울도 그럭저럭 넘기고 새해에는 궁녀들이랑 모여서 떡국먹고 새해라고 들어온 유과 몇조각 나눠먹고 그냥저냥 보내겠지. 나쁘지 않을거야. 텀도 처음에야 쓰고 살던 습관이 있으니 힘들었지만 이제는 익숙해져서 힘든 것도 몰랐어. 이제는 가문의 비호도 없고 앞으로 어떻게 될 지 모르지만 궁에서 쫒겨난다고 해도 가문 사람들이 자기를 아예 버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어. 이제 소박하게 사는 법을 익혔고 자수를 잘 하게 되었으니 품일을 하면 그럭저럭 소박하게 잘 살 수 있으리라고 야무진 결심도 했지. 나이탓인지 몸 이곳저곳이 쓰리긴 해도 큰 문제는 없었어. 텀은 그저 마음의 준비를 했지. 그동안 탑이 와서 방을 뒤집어 놓고 가도 윽박지름에 고개를 몇번 주억거릴뿐 봐 달라는 부탁도, 하다 못해 잘못했다고 용서를 빌지도 않았지. 텀은 탑이 제 입에서 나오는 잘못했다는 말도 지겨워 한다는 것을 알았어.
그런데 탑은 사실 지겨워진게 아니라 텀이 다시 보이게 되서 그런 자신을 부정하느라 그런 거겠지. 그동안 텀이 자기를 배신한거 때문에 한번도 방심하지 않고 텀 감시해 왔는데 털리는게 하나도 없겠지. 일부러 꼬투리 잡아서 윽박질러도 텀이 한게 없으니 나오는게 없겠지. 철저하게 먹고 입고 쓰고 돌아다니는거 감시하고 그동안 꾸준히 정기적으로 찾아가서 방도 보고 하는데 어느순간 깨닫는 거지. 텀을 감시할 필요가 없다고. 물론 텀 가문이 예전과는 달리 많이 약해져서이기도 하지만, 텀이 무언가 포기했다는 것을 알아차려서 그렇겠지. 일부러 돈 아끼라고 면박주면서 체면 살릴 좋은 옷감이라던가 맛있는 주전부리라던가 거의 허락 안해줬는데, 이제는 명절날 같은 특별한 날에 명절 음식 조금 달라 그러는거 아니면 요청도 안 하겠지. 그나마 명절날도 자기랑 궁녀들 인원수 세서 딱 맞춰서 달라 그럴거야. 옷감도 평일날 쓰는거 받아다가 자수 놔서 명절날 입고 하겠지. 기대도 안 한다는 것처럼. 방에 들어가보면 이십년이 훌쩍 넘은 가구들 낡아있는데 그 위에 자수천 놔서 가려놓고 했겠지.
탑은 애초에 주제를 알라고 기 죽여놓은게 자기지만 좀 답답할거야. 아무리 그래도 나이도 있고 몸 맞춘지도 오랜데 배겟머리 송사라도 할 수 있잖아. 찾아가면 온갖 좋은 계절음식에 좋은 술 휘황하게 차려놓은 다른 후궁이랑 달리 텀한테 가면 매번 같은 재료 요리법만 다르게 해서 올라오겠지. 탑은 자수도 찢어버리고 술상도 뒤집고 낡은 이불도 던져버리면 가구도 새로 사고 더 좋은 옷감 좋은 식재료 달라고 요청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명절음식조차 달라고 안하니까 자기가 답답해서 유과랑 내리라고 했을듯. 자기가 텀 압박했던건 기억도 안나는 탑...
길었던 신년 명절이 거의 끝나갈때 쯤 탑이 텀 처소 찾아가면 어디고 할거 없이 알록달록한 궁에서 문 옆에 복주머니 하나만 달랑 매달아논 꼴 보고 탑 속이 터져나가겠지. 헐레벌떡 나온 텀은 자수조차 없는 옷 차려 입고 있을거고. 차려온 술상은 또 맨날 보던 그 재료에 유과 몇개 곁들어져 있어서 속만 끓이던 탑이 젓가락 집어던지면 텀 반쯤 엎드려서 덜덜 떠는거 보고 탑이 텀 거칠게 안겠지. 정사 끝나고 나면 원하는거 없냐고 탑이 떠보는데 텀은 탑이 항상 그랬던 대로 또 자기를 털어보려는 줄 알고 없다고 필요한거는 다 허락받고 받았다고 지친 몸으로 장부 가져와서 바치겠지. 이미 탑이 자기한테 믿음도 애정도 없다고 믿는 텀이어서 정사 끝난 몸으로 시시콜콜하게 쌀은 몇 가마 몇 되 고기 몇 근 실 몇 뭉치 이런거 다 적어놓은 장부 가져다 바치는게 슬프지도 않을거야. 땀 식어서 몸 떨어가면서도 장부 펼쳐서 이날은 궁녀가 아파서 계란을 썼고 이날은 자수를 망쳐서 파란 실을 다 썼다고 나머지는 평소랑 같다고 조근조근 설명하고 있는 나이 든 텀이 갑자기 너무 왜소하고 약해보여서 탑은 놀랐을거야.
이렇게 한 번 잘못한 뒤로 긴 세월 용서 못 받고 신뢰도 못 받아서 다 포기한 텀이랑 그런 텀이 못마땅한 탑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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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줘서 고맙
링크 아래에.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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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업) 보급형으로 신뢰 못 받는 텀이 보고싶다 어나더
어느날은 찾아와서 술상 뒤엎고 어느날은 이불 가져다가 흙바닥에 던지고 그런 날들이 한두번도 아니고 계속 반복되면 텀은 이제 자기한테 진짜로 질렸나보다, 이제는 버려질 준비 하고 있어야겠구나 하고 마음의 준비 하고 있을거야. 가을 다 끝나고 겨울 되가서 추워지는데 밉보인거 더 밉보일까봐, 허락 못받고 줄이라는 명령 내려오면 내궁에서 또 웃음거리 되니까 진짜 최소한의 물건들 빼고는 달라고 요청도 안하겠지. 가지고 싶은 게 있어도 그런건 그냥 자기는 못쓰는 물건이니 하고. 텀은 점점 가난해지겠지. 자수는 이미 탑한테 욕먹고 찢겼는데 또 해놓을 수가 없어서 벽이고 가구고 휑하고 궁은 수수를 넘어서 텅 비게 보일 지경이고. 한동안 텀 궁을 뒤집고 가던 탑은 왜인지 오지도 않고.
그래도 꼭 필요한 옷이나 이불은 줘서 겨울도 그럭저럭 넘기고 새해에는 궁녀들이랑 모여서 떡국먹고 새해라고 들어온 유과 몇조각 나눠먹고 그냥저냥 보내겠지. 나쁘지 않을거야. 텀도 처음에야 쓰고 살던 습관이 있으니 힘들었지만 이제는 익숙해져서 힘든 것도 몰랐어. 이제는 가문의 비호도 없고 앞으로 어떻게 될 지 모르지만 궁에서 쫒겨난다고 해도 가문 사람들이 자기를 아예 버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어. 이제 소박하게 사는 법을 익혔고 자수를 잘 하게 되었으니 품일을 하면 그럭저럭 소박하게 잘 살 수 있으리라고 야무진 결심도 했지. 나이탓인지 몸 이곳저곳이 쓰리긴 해도 큰 문제는 없었어. 텀은 그저 마음의 준비를 했지. 그동안 탑이 와서 방을 뒤집어 놓고 가도 윽박지름에 고개를 몇번 주억거릴뿐 봐 달라는 부탁도, 하다 못해 잘못했다고 용서를 빌지도 않았지. 텀은 탑이 제 입에서 나오는 잘못했다는 말도 지겨워 한다는 것을 알았어.
그런데 탑은 사실 지겨워진게 아니라 텀이 다시 보이게 되서 그런 자신을 부정하느라 그런 거겠지. 그동안 텀이 자기를 배신한거 때문에 한번도 방심하지 않고 텀 감시해 왔는데 털리는게 하나도 없겠지. 일부러 꼬투리 잡아서 윽박질러도 텀이 한게 없으니 나오는게 없겠지. 철저하게 먹고 입고 쓰고 돌아다니는거 감시하고 그동안 꾸준히 정기적으로 찾아가서 방도 보고 하는데 어느순간 깨닫는 거지. 텀을 감시할 필요가 없다고. 물론 텀 가문이 예전과는 달리 많이 약해져서이기도 하지만, 텀이 무언가 포기했다는 것을 알아차려서 그렇겠지. 일부러 돈 아끼라고 면박주면서 체면 살릴 좋은 옷감이라던가 맛있는 주전부리라던가 거의 허락 안해줬는데, 이제는 명절날 같은 특별한 날에 명절 음식 조금 달라 그러는거 아니면 요청도 안 하겠지. 그나마 명절날도 자기랑 궁녀들 인원수 세서 딱 맞춰서 달라 그럴거야. 옷감도 평일날 쓰는거 받아다가 자수 놔서 명절날 입고 하겠지. 기대도 안 한다는 것처럼. 방에 들어가보면 이십년이 훌쩍 넘은 가구들 낡아있는데 그 위에 자수천 놔서 가려놓고 했겠지.
탑은 애초에 주제를 알라고 기 죽여놓은게 자기지만 좀 답답할거야. 아무리 그래도 나이도 있고 몸 맞춘지도 오랜데 배겟머리 송사라도 할 수 있잖아. 찾아가면 온갖 좋은 계절음식에 좋은 술 휘황하게 차려놓은 다른 후궁이랑 달리 텀한테 가면 매번 같은 재료 요리법만 다르게 해서 올라오겠지. 탑은 자수도 찢어버리고 술상도 뒤집고 낡은 이불도 던져버리면 가구도 새로 사고 더 좋은 옷감 좋은 식재료 달라고 요청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명절음식조차 달라고 안하니까 자기가 답답해서 유과랑 내리라고 했을듯. 자기가 텀 압박했던건 기억도 안나는 탑...
길었던 신년 명절이 거의 끝나갈때 쯤 탑이 텀 처소 찾아가면 어디고 할거 없이 알록달록한 궁에서 문 옆에 복주머니 하나만 달랑 매달아논 꼴 보고 탑 속이 터져나가겠지. 헐레벌떡 나온 텀은 자수조차 없는 옷 차려 입고 있을거고. 차려온 술상은 또 맨날 보던 그 재료에 유과 몇개 곁들어져 있어서 속만 끓이던 탑이 젓가락 집어던지면 텀 반쯤 엎드려서 덜덜 떠는거 보고 탑이 텀 거칠게 안겠지. 정사 끝나고 나면 원하는거 없냐고 탑이 떠보는데 텀은 탑이 항상 그랬던 대로 또 자기를 털어보려는 줄 알고 없다고 필요한거는 다 허락받고 받았다고 지친 몸으로 장부 가져와서 바치겠지. 이미 탑이 자기한테 믿음도 애정도 없다고 믿는 텀이어서 정사 끝난 몸으로 시시콜콜하게 쌀은 몇 가마 몇 되 고기 몇 근 실 몇 뭉치 이런거 다 적어놓은 장부 가져다 바치는게 슬프지도 않을거야. 땀 식어서 몸 떨어가면서도 장부 펼쳐서 이날은 궁녀가 아파서 계란을 썼고 이날은 자수를 망쳐서 파란 실을 다 썼다고 나머지는 평소랑 같다고 조근조근 설명하고 있는 나이 든 텀이 갑자기 너무 왜소하고 약해보여서 탑은 놀랐을거야.
이렇게 한 번 잘못한 뒤로 긴 세월 용서 못 받고 신뢰도 못 받아서 다 포기한 텀이랑 그런 텀이 못마땅한 탑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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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줘서 고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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