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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8 14:38
원래는 같은반이기도 해서 수업 다 끝나고 둘이 같이 체육관 가곤 했는데 아무리 천하의 둔탱이 서태웅이라지만 전날 자기가 찬걸 인지하긴 해서 그냥 제자리에 서서 서성거리고 있었음 좋겠다 그런데 오히려 평소처럼 자기 페이스에 맞게 짐정리를 마친 대만이가 아무렇지 않게 야 가자 했겠지
그렇게 둘이 나란히 떠들석한 복도를 지나 좀 조용한 한쪽 구석 계단으로 향하는데 그때까지 말없이 앞서가던 대만이가 신경질적인 손길로 자신의 머리를 한번 털더니 갑자기 자리에 멈춰서선 서태웅을 돌아봤을거야 그러고선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지

"야"
"왜..응"
"너 어제일은 그냥 신경쓰지마 네가 고백 거절하는게 하루이틀 일이냐? 체육관 가서도 뚝딱이고 있기만 해봐라"

사실 정대만의 말이 맞았음 서태웅이 고백을 거절하는거? 그거 일주일에 3번 이상 있는 일과 중 하나였지 저것도 그나마 학기초에 워낙 냉정하게 찬다고 소문이 나서 줄어든 횟수였을거야 그런데도 서태웅은 대만의 말에 납득하면서도 이상하게 가볍게 고개를 끄덕일수 없었겠지 그건 평소처럼 태웅아 하고 불러주지 않는 정대만의 태도가 낯설어서일지도 몰랐음 하지만 정대만은 서태웅의 답을 기다린건 아니였는지 다시 돌아서서 걸으며 말했지

"내 마음은 내가 알아서 정리할게 신경꺼라 금방 될거야 너나 나나 농구에 문제 생기는건 못견디잖냐"
"...그래"

정리. 다시 먼저 걷기 시작한 대만을 쫓으며 서태웅은 그 단어가 불쾌하다고 생각했음 저 정리가 이루어지면 정대만은 제게 다른 사람이 될까? 농구에는 지장이 없게 하겠다고 한건 정대만이였기에 걸릴건 없었지만 태웅은 이상하게 뒤돌아 앉아 제 책상에 팔을 올린채 떠들던 그 모습이 떠올렸어
고1의 어린 나이탓인지 농구에 대한 집중 때문인지 그렇게 서태웅은 소란스런 제마음의 원인을 알수 없었음 그저 앞서가는 갈색 뒷통수를 내려다보며 술렁이는 마음이 이상하다 생각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