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598227732
view 412
2024.06.26 00:27
https://hygall.com/254449830
https://hygall.com/257478496
마일스는 아직 해가 뜨려면 멀었는지 어두운 천장을 보며 눈을 깜빡였어 불빛 하나 없이 캄캄한 방이었지만 마일스의 아무 것도 없이 그저 검은 공간만 끝도 없이 우주처럼 이어지는 꿈에 비하자면 눈이 부실 정도였음 그런 것도 꿈이라면 꿈일까 마일스는 손을 뻗어 스탠드를 켜려던 손을 무르고 무심코 옆으로 고개를 돌렸어
카경장이 제쪽을 향해 모로 누워있었음 마일스는 물렀던 손을 도로 들어 카경장의 턱을 살살 덧그렸어 그렇게 의미없는 행동을 하기를 몇 번, 불현듯 손을 아까보다 높이 들어올리더니 가만히 자고있던 카경장의 뺨을 올려붙였음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난 카경장은 건조한 눈으로 자길 바라볼 뿐인 마일스의 어정쩡하게 떠있는 팔목을 잡아챘어 뭐하는 짓이냐는 물음도 없이 그저 그렇게 잡았던 팔을 서서히 끌어당겼음 마일스도 아까의 카경장과 같이 왜냐는 물음은 없었음 그냥 이러는 게 꼭 당연한 것처럼 카경장이 하는대로 몸을 일으켜세울 뿐이었어
-또 꿈꿨나.
고개를 느릿느릿 끄덕인 마일스는 별안간 울먹였음 그러나 두 눈 가득 고인 눈물은 흐르지 않았어 색색, 밭은 숨을 몰아쉬다가 그저 카경장의 가슴에 머리를 팍 묻을 뿐이었음 서서히 진정되어가는 호흡을 들으면서도 카경장은 마일스를 마주 안아주지 않았음 모두 다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려줄 뿐이었어 그리고 곧 오래지나지 않아 마일스가 고개를 들고 입을 맞춰오면 사양하지 않고 받아들였어
이불이 바스락거리고 마일스가 아까와는 결이 다른 고양된 숨소리를 뱉으면 신호라도 되는 것처럼 카경장은 마일스를 눕히고 천천히 그 위로 녹아들었음
그나마 창을 통해 미미하게 들어오던 빛조차도 카경장에 의해 가려지면 정말 까만 실루엣만 보일 뿐이라 눈에 띄게 움찔하는 마일스를 위해 카경장은 침대 맡에 둔 스탠드를 켰음 그제서야 경직되어있던 마일스의 몸에 힘이 스르르 풀리는 게 느껴졌어
-하아...
그리고 작은 한숨이 흘러나왔음 안도의 한숨인지 혹은 실망의 의미를 담고있는지 지금으로서는 알 길이 없었어 다만 당장은 그 의미모를 한숨과 함께 입술을 단숨에 집어삼키는 일보다 더 중요한 건 없는 것처럼 느껴졌음
—
-그걸 꿈이라고 할 수 있는 건가.
-또 무슨 생뚱맞은 소리고.
마지막으로 자리에서 일어나야 할 때를 알리는 알람소리에 카경장이 품에서 겨우 떼어놓았을 때의 흐트러진 모습 그대로 침대 등받이에 등만 기대고 있던 마일스의 말에 출근 준비를 하던 카경장은 미간을 찌푸렸어
내가 꾼다는 까만 꿈 말이야. 그걸 꿈이라고 할 수 있는 거냐고. 마일스는 가끔 알 수 없는 소리를 했음 카경장은 뒷머리를 긁적이며 같이 고민을 해보려다 아무래도 안되겠는지 앓는 소리를 내며 돌아서서 거울을 보며 셔츠 단추나 마저 채웠음
애초에 내가 잠을 자는 건 맞나?
참을 수 없을만큼 무미건조한 목소리에 단추를 채우던 카경장의 손이 우뚝 멈췄어 감정표현이랄게 거의 없다시피해진 마일스에게 익숙해진 카경장이라지만 저렇게 마일스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서 모래가 버석버석 묻어나올 때면 견딜 수가 없었어
그럴 때면 정말 풀 한 포기 없는 사막에 던져진 기분이었음 그럼에도 그 삭막하기 짝이 없는 사막에 남기로 결정한 것은 자신이라, 카경장은 발이 푹푹 빠지는 모래 위를 걸어 그 옆에 걸터앉았음 잠시 걸었을 뿐인데도 피로감이 무섭게 몰려왔음
-...카면 별나라라고 생각하믄 안되겠나.
마일스는 그게 무슨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인가 싶어 뭐? 하며 카경장을 쳐다보다가 그 바로 전에 했던 대화를 되짚어보고는 피식 웃었어
-유치하다 유치해.
-까맣다매. 반짝반짝 별나라에 가는 중이라고 생각하믄 맘 편하지 않겠나.
그 말을 듣고있던 마일스는 입꼬리를 씨익 끌어올려보였음 그리고 카경장의 단단한 어깨를 만지작거리는 듯 하더니 어느새 몸을 일으켜 욕실로 향했음
-하나 확실한 건 별나라는 아니야. 난 그런데 못 가. 갈 수 없어. 당신이 제일 잘 알잖아.
카경장은 그 말에 아찔해져 마일스가 방금까지 앉아있던 곳을 손으로 턱 짚었음 방금 전까지 나락처럼 느껴졌던 그 모래벌판이 더없이 초라해졌음 그 공허함이 언뜻 보면 비슷할런지 몰라도 그 둘 사이의 간극은 너무나도 컸어 문이 잠기는 소리가 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샤워기에서 물이 쏟아져나오는 소리가 들려왔어
그런대로 잘 지내고 있다고 생각하면 다시 원점이었음
실은 앞으로 나아간 적조차 없을 지도 몰랐어 카경장은 아까까지 마일스가 기대어있던 침대 헤드에 무너지듯 스르르 등을 기댔음 고개를 돌리니 눈부신 햇살 아래 환히 웃고있는 마일스와 살짝 찡그리고 있지만 그래도 저정도면 충분히 즐거워보이는 하경위 사진이 담긴 액자가 보였음 이 방을, 이 집을 나서면 사람들이 어딘가에 다다르기 위해 걸었고 때로는 강아지와 함께 산책을 하며 제각기 정해놓은 목적지로 흘러가고 있었어
그러나 이곳은 아니었음 동생인 하경위가 죽고 그리고 그 언젠가 하경위와 평생을 약속했을 마일스를 억지로 안았던 날의 침실
언제나 변하지 않고 그대로였음
시간이 멈춰버린 이곳에 고여있다는 생각을 도무지 떨칠 수가 없었어 지독할 정도로 깊게 고이고 고여 끝이 보이지 않는 물웅덩이, 네가 꾼다던 그 까만 꿈. 그래. 이게 니가 말하는 벌 맞제. 니랑 내가 받아야 된다카던.
어느새 욕실에서 들려오던 물소리가 뚝 멈췄음
-오늘 출근 안 해? 왜 아직—
느닷없이 낚아채는 투박한 손길에 순식간에 카경장의 아래에 깔린 마일스는 무어라 묻는 대신 ...왜 아직 안 가고 여기있어. 하고 직전에 했던 말을 끝맺는 쪽을 택했음
-어디 가지 마래이.
-나 어디 안 가. 아니 못 가.
짐짓 의연해보이던 마일스의 눈꼬리로 눈물이 차차 고이며 그 몸집을 키우는 것이 보였음 이거 순 울보 아이가. 그러나 눈물을 닦아줄 여유가 카경장에게는 없었음 마일스가 갈 수 없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어 그렇게 하기로 한 건 마일스였고 그렇게 만든 건 카경장이었으니까
-밀러한테 전화해서 아프다고 해줄까?
-그르까.
-의심할텐데?
신경쓰이나? 아니. 그럼 내도 상관없다. 응… 대답인지 신음인지 모를 마일스의 달뜬 목소리에 카경장이 허겁지겁 입을 맞춰왔음 말리지 못한 머리에서 떨어진 물이 침대시트를 어둡게 적셨음 카경장은 마일스의 까만 꿈 위로, 또 새카만 물웅덩이 위로 몸이 기우는 게 느껴졌어 나는 아무래도 상관없었어. 다만 당신만은 조금이라도 편해지길.
나름 잘(?) 살고 있음
테넌클쉰 카경장마일스 약하경위마일스
https://hygall.com/257478496
마일스는 아직 해가 뜨려면 멀었는지 어두운 천장을 보며 눈을 깜빡였어 불빛 하나 없이 캄캄한 방이었지만 마일스의 아무 것도 없이 그저 검은 공간만 끝도 없이 우주처럼 이어지는 꿈에 비하자면 눈이 부실 정도였음 그런 것도 꿈이라면 꿈일까 마일스는 손을 뻗어 스탠드를 켜려던 손을 무르고 무심코 옆으로 고개를 돌렸어
카경장이 제쪽을 향해 모로 누워있었음 마일스는 물렀던 손을 도로 들어 카경장의 턱을 살살 덧그렸어 그렇게 의미없는 행동을 하기를 몇 번, 불현듯 손을 아까보다 높이 들어올리더니 가만히 자고있던 카경장의 뺨을 올려붙였음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난 카경장은 건조한 눈으로 자길 바라볼 뿐인 마일스의 어정쩡하게 떠있는 팔목을 잡아챘어 뭐하는 짓이냐는 물음도 없이 그저 그렇게 잡았던 팔을 서서히 끌어당겼음 마일스도 아까의 카경장과 같이 왜냐는 물음은 없었음 그냥 이러는 게 꼭 당연한 것처럼 카경장이 하는대로 몸을 일으켜세울 뿐이었어
-또 꿈꿨나.
고개를 느릿느릿 끄덕인 마일스는 별안간 울먹였음 그러나 두 눈 가득 고인 눈물은 흐르지 않았어 색색, 밭은 숨을 몰아쉬다가 그저 카경장의 가슴에 머리를 팍 묻을 뿐이었음 서서히 진정되어가는 호흡을 들으면서도 카경장은 마일스를 마주 안아주지 않았음 모두 다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려줄 뿐이었어 그리고 곧 오래지나지 않아 마일스가 고개를 들고 입을 맞춰오면 사양하지 않고 받아들였어
이불이 바스락거리고 마일스가 아까와는 결이 다른 고양된 숨소리를 뱉으면 신호라도 되는 것처럼 카경장은 마일스를 눕히고 천천히 그 위로 녹아들었음
그나마 창을 통해 미미하게 들어오던 빛조차도 카경장에 의해 가려지면 정말 까만 실루엣만 보일 뿐이라 눈에 띄게 움찔하는 마일스를 위해 카경장은 침대 맡에 둔 스탠드를 켰음 그제서야 경직되어있던 마일스의 몸에 힘이 스르르 풀리는 게 느껴졌어
-하아...
그리고 작은 한숨이 흘러나왔음 안도의 한숨인지 혹은 실망의 의미를 담고있는지 지금으로서는 알 길이 없었어 다만 당장은 그 의미모를 한숨과 함께 입술을 단숨에 집어삼키는 일보다 더 중요한 건 없는 것처럼 느껴졌음
—
-그걸 꿈이라고 할 수 있는 건가.
-또 무슨 생뚱맞은 소리고.
마지막으로 자리에서 일어나야 할 때를 알리는 알람소리에 카경장이 품에서 겨우 떼어놓았을 때의 흐트러진 모습 그대로 침대 등받이에 등만 기대고 있던 마일스의 말에 출근 준비를 하던 카경장은 미간을 찌푸렸어
내가 꾼다는 까만 꿈 말이야. 그걸 꿈이라고 할 수 있는 거냐고. 마일스는 가끔 알 수 없는 소리를 했음 카경장은 뒷머리를 긁적이며 같이 고민을 해보려다 아무래도 안되겠는지 앓는 소리를 내며 돌아서서 거울을 보며 셔츠 단추나 마저 채웠음
애초에 내가 잠을 자는 건 맞나?
참을 수 없을만큼 무미건조한 목소리에 단추를 채우던 카경장의 손이 우뚝 멈췄어 감정표현이랄게 거의 없다시피해진 마일스에게 익숙해진 카경장이라지만 저렇게 마일스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서 모래가 버석버석 묻어나올 때면 견딜 수가 없었어
그럴 때면 정말 풀 한 포기 없는 사막에 던져진 기분이었음 그럼에도 그 삭막하기 짝이 없는 사막에 남기로 결정한 것은 자신이라, 카경장은 발이 푹푹 빠지는 모래 위를 걸어 그 옆에 걸터앉았음 잠시 걸었을 뿐인데도 피로감이 무섭게 몰려왔음
-...카면 별나라라고 생각하믄 안되겠나.
마일스는 그게 무슨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인가 싶어 뭐? 하며 카경장을 쳐다보다가 그 바로 전에 했던 대화를 되짚어보고는 피식 웃었어
-유치하다 유치해.
-까맣다매. 반짝반짝 별나라에 가는 중이라고 생각하믄 맘 편하지 않겠나.
그 말을 듣고있던 마일스는 입꼬리를 씨익 끌어올려보였음 그리고 카경장의 단단한 어깨를 만지작거리는 듯 하더니 어느새 몸을 일으켜 욕실로 향했음
-하나 확실한 건 별나라는 아니야. 난 그런데 못 가. 갈 수 없어. 당신이 제일 잘 알잖아.
카경장은 그 말에 아찔해져 마일스가 방금까지 앉아있던 곳을 손으로 턱 짚었음 방금 전까지 나락처럼 느껴졌던 그 모래벌판이 더없이 초라해졌음 그 공허함이 언뜻 보면 비슷할런지 몰라도 그 둘 사이의 간극은 너무나도 컸어 문이 잠기는 소리가 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샤워기에서 물이 쏟아져나오는 소리가 들려왔어
그런대로 잘 지내고 있다고 생각하면 다시 원점이었음
실은 앞으로 나아간 적조차 없을 지도 몰랐어 카경장은 아까까지 마일스가 기대어있던 침대 헤드에 무너지듯 스르르 등을 기댔음 고개를 돌리니 눈부신 햇살 아래 환히 웃고있는 마일스와 살짝 찡그리고 있지만 그래도 저정도면 충분히 즐거워보이는 하경위 사진이 담긴 액자가 보였음 이 방을, 이 집을 나서면 사람들이 어딘가에 다다르기 위해 걸었고 때로는 강아지와 함께 산책을 하며 제각기 정해놓은 목적지로 흘러가고 있었어
그러나 이곳은 아니었음 동생인 하경위가 죽고 그리고 그 언젠가 하경위와 평생을 약속했을 마일스를 억지로 안았던 날의 침실
언제나 변하지 않고 그대로였음
시간이 멈춰버린 이곳에 고여있다는 생각을 도무지 떨칠 수가 없었어 지독할 정도로 깊게 고이고 고여 끝이 보이지 않는 물웅덩이, 네가 꾼다던 그 까만 꿈. 그래. 이게 니가 말하는 벌 맞제. 니랑 내가 받아야 된다카던.
어느새 욕실에서 들려오던 물소리가 뚝 멈췄음
-오늘 출근 안 해? 왜 아직—
느닷없이 낚아채는 투박한 손길에 순식간에 카경장의 아래에 깔린 마일스는 무어라 묻는 대신 ...왜 아직 안 가고 여기있어. 하고 직전에 했던 말을 끝맺는 쪽을 택했음
-어디 가지 마래이.
-나 어디 안 가. 아니 못 가.
짐짓 의연해보이던 마일스의 눈꼬리로 눈물이 차차 고이며 그 몸집을 키우는 것이 보였음 이거 순 울보 아이가. 그러나 눈물을 닦아줄 여유가 카경장에게는 없었음 마일스가 갈 수 없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어 그렇게 하기로 한 건 마일스였고 그렇게 만든 건 카경장이었으니까
-밀러한테 전화해서 아프다고 해줄까?
-그르까.
-의심할텐데?
신경쓰이나? 아니. 그럼 내도 상관없다. 응… 대답인지 신음인지 모를 마일스의 달뜬 목소리에 카경장이 허겁지겁 입을 맞춰왔음 말리지 못한 머리에서 떨어진 물이 침대시트를 어둡게 적셨음 카경장은 마일스의 까만 꿈 위로, 또 새카만 물웅덩이 위로 몸이 기우는 게 느껴졌어 나는 아무래도 상관없었어. 다만 당신만은 조금이라도 편해지길.
나름 잘(?) 살고 있음
테넌클쉰 카경장마일스 약하경위마일스
https://hygall.com/598227732
[Code: 86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