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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2 17:36
대학 선후배 사이인 장철한과 공준은 어느 카페에서 만남.
진지하게 메뉴판을 보고 있던 장철한의 얼굴을 물을 마시면서 몰래 살피던 공준. 심장뿐만 아니라 물컵을 잡고 있는 손도 함께 떨려 옷에 흘리고 말았지. 살짝 당황해 냅킨을 찾는데 눈 앞으로 감청색 손수건이 쑤욱 나옴. 장철한이 얼른 받아? 하는 표정으로 동그란 눈을 치켜뜨며 공준을 쳐다봤지.
"앗...고마워."
허둥지둥 닦고 다시 수건을 반듯하게 접어 건네려다 불쑥 말함.
"이거 세탁해서 갖다줄게,형."
"뭘 그렇게까지 해."
장철한이 웃으면서 공준의 어깨를 툭 침.
"아니야, 내가 하고 싶어서 그래."
그래야 장철한을 한번 더 볼 수 있을테니까.
"그럼 그러던가."
장철한이 메뉴판을 공준에게 건넴.
"난 골랐어. 너도 골라."
장철한은 공준에게 메뉴를 건넨후 카페 안을 둘러봄. 이전에 파마를 해서 길어진 머리카락이 목 뒤에서 하늘거리며 움직였음. 장철한은 카페 안에 흘러나오는 음악을 따라 작게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귓가에 걸리는 머리카락을 넘겼지. 공준은 메뉴판 너머로 그 모습을 한참 지켜보고 있었음.
"아직도 골라?"
웃음기를 머문 목소리가 들렸음.
"형하고 똑같은거 마실게."
그렇게 공준 앞에 놓여진건 카라멜 프라푸치노에 시럽추가 자바칩추가가 된 음료가 나왔음.
장철한은 아무렇지 않게 마셨지만 단 것을 잘 못 먹는 공준은 한입 마실 때마다 온 몸에 닭살이 돋는 느낌이었지. 두 사람은 가까운 지인이 곧 결혼식을 올리기에 선물 상의를 위해서 만난거였음. 원래 오기로 했던 두 사람이 사정상 약속을 취소하면서 둘만 만나게 됐지.
선물을 뭘로 할까.
장철한이 휴대폰 화면을 공준에게 보이며 몸을 숙였음. 냉장고, TV, 세탁기&건조기 사진들이 좌라락 나왔음. 공준은 화면을 넘기는 마르고 하얀 손가락에 시선을 빼앗겼지만 얼른 정신을 차리고 선물을 골랐지. 두 사람은 한참 머리를 맞대고 상의를 했고 결국 결정했음. 오지 못한 두 사람에게 알려주고 나중에 넷이서 나눈 돈만 받으면 됐음.
"너 단 거 못 먹지?"
"....왜?"
"세번 마시고 안 먹길래."
공준은 민망한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음.
"이리 줘. 내가 마실게. 넌 다른거 시켜."
공준이 멍하니 있는 사이 장철한이 가져가 공준이 쓴 빨대로 그냥 마시는데 손 끝에 땀이 맺히겠지. 장철한은 아무렇지 않게 자바칩이 섞이도록 휘저은다음 다시 쪼옥 빨아먹고는 물었음.
"선물은 배달로 갈테니 다음에는 우리 결혼식 때 보겠네."
"그러네."
"미리 말하지만 내 결혼식 선물은 TV로 해 줘. 지금 쓰는건 너무 낡았어."
"형, 결혼해?"
공준은 커피를 주문하려다 멈칫했음.
"하려고."
"....누구랑?"
"여자친구랑?"
"....여자친구 있어?"
"이제 만들어야지."
장철한이 기지개를 피며 몸을 뒤로 물렸음. 아주 나른한 듯 졸린 표정으로.
공준장철한
준저
지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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