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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0 00:04
제 얼굴을 감싸고 입을 맞추는 남자를 마일스는 바라보다 생각에 잠겼다. 이 사람과 어쩌다 이런 관계까지 온걸까? 눈을 감으며 그가 주는 쾌락에 더운 숨을 내뱉었다.


“마일스, 집중해야지.”


아래를 뭉근하게 비벼오는 남자에 마일스가 눈을 뜨고 남자를 바라보았다. 고개를 저으며 그거 말고… 하고 말을 내뱉는 말에 남자는 미소를 지으며 마일스의 입술에 버드키스를 날렸다. 다시 무자비하게 쳐올리는 통에 마일스는 남자의 등에 손톱을 세우며 생각하기를 멈췄다. 무엇이 되었든 자신은 이 남자를 사랑하고, 그 사랑을 멈출 수 없기 때문이었다.


···


마일스 밀러는 바쁜 하루를 보냈다. 아르바이트를 위해 걸음을 옮기다 학교가 끝나며 나오는 아이들에 걸음을 멈췄다. 자신도 이런 인생이 아니라면 저 무리네 껴있을 터였다. 깊은숨을 들이마시고 마일스는 걸음을 옮겼다. 생각에 잠길 시간도 마일스에게 아까웠다.


“안녕하세요.”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고 카페로 들어선 마일스는 자신을 반기는 사장님에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마일스는 백룸으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고 나와 카운터로 향했다. 단체 주문이라도 받았는지 빈 플라스틱 컵에 얼음을 넣으며 사장은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마일스는 손을 씻고 커피 머신기 앞에 섰다. 늦은 오후가 바쁘게 지나갈 거 같았다.


“고생했어. 마일스.”


카페 사장인 로버트는 마일스에게 쇼핑백을 건넸다. 쇼핑백 안에는 머핀과 샌드위치 등이 들어있었다. 오후 시간대가 제일 바쁜지나 저녁을 먹을 시간도 허락되지 못했다. 마일스는 감사인사를 건네며 카페를 나섰다.

어둠이 내린 거리는 한산했다. 출근길 들려오던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톡톡. 빗물이 떨어지고 마일스는 가방에서 우산을 꺼내들었다. 걸음을 옮기던 마일스가 걸음을 멈춘 건 쓰레기 더미에 쓰러진 남자 때문이었다. 조심히 다가가 그를 흔들어보았다. 겨우 가로등 불빛에 비친 머리칼은 짙은 금발처럼 보였다.


“저기요, 괜찮으세요?”


손바닥에 묻는 축축함에 마일스는 손을 들었다. 놀라 몸을 일으키며 손에 들렸던 우산과 쇼핑백이 바닥에 나뒹굴었다. 마일스는 남자를 바라보고 제 손바닥을 바라보다 핸드폰을 찾아 꺼냈다. 남자의 곁에 다가가 가방 안에 언제나 아끼듯 품고 다녔던 목도리를 꺼내 상처를 눌렀다. 으…하는 신음 소리에 마일스는 전화를 들었다. 911을 누르고 통화 버튼을 누르려는 그때 핸드폰을 든 손을 잡아오는 손에 마일스는 소리를 지를뻔 했다.


“하… 너 뭐야?”


혈색이 없는 얼굴이 마일스를 날카롭게 바라보았다. 마일스는 겁에 질린 얼굴로 남자를 바라볼 뿐 마을 잇지 못했다. 남자는 마일스의 손위로 자신의 손을 포개었다. 마일스의 손에 들린 핸드폰을 빼앗아 주머니에 넣고는 마일스에게 손짓했다. 다가오라는 듯한 손짓에 마일스가 그의 곁으로 다가가자 남자는 마일스의 어깨를 감싸며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 마일스는 남자의 행동에 몸에 힘을 주어 그가 일어날 수 있도록 도왔다.

가로등에 남자를 기대어 세우고는 마일스는 젖은 쇼핑백에서 머핀과 샌드위치를 가방에 욱여넣고 우산을 챙겨들었다.


“경찰은 안돼.”


남자가 낮게 말을 토해내듯 뱉었다. 마일스는 침을 꿀꺽 삼키고 남자에게 우산을 씌워주었다. 마일스가 아는 곳이라고는 이 근처에서 가까운 동물 병원뿐이었다. 남자의 팔을 어깨에 걸치고 마일스가 걸을 수 있냐 물음을 던졌다. 고개를 끄덕거리는 남자에 마일스는 멀지 않다는 말을 하며 힘겨운 걸음을 옮겼다.


동물 병원 앞에 멈춰 선 마일스는 힘없이 늘어지는 남자를 지탱하며 문을 두드렸다. 이미 닫아버린 동물 병원 안에 의사가 있기를 바라며, 누구야! 하고 신경질적인 목소리가 들리고 문이 열렸다. 짧은 스포츠머리를 한 남자가 미간을 좁혔다가 마일스를 보고는 해리슨! 하고 소리쳤다. 남자는 마일스에게 기대 어선 남자를 대신 부축하여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 마일스는 우산을 털고는 그들을 따라 걸음을 옮겼다.


놀란 기색도 없이 해리슨은 남자의 상태를 살펴보고는 남자를 진료실 안으로 이동을 명했다. 마일스의 모습을 그제야 돌아본 해리슨은 수건을 챙겨 마일스에게 주고는 안쪽 샤워실을 알려주었다.


“그러고 나갈 건 아니지?”


아… 바보 같은 소리를 내뱉은 마일스는 수건을 챙겨들고 해리슨이 알려준 샤워실로 들어갔다. 밖에서 말소리가 들렸지만 마일스는 멍하니 피가 묻은 손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해리슨이 옷을 챙겨와 가만히 서있는 마일스를 불렀다. 고개를 돌려 해리슨을 보는 마일스의 눈동자에 초점이 잡혀 있지 않았다. 해리슨은 옷을 내려놓고 마일스의 앞에 섰다. 마일스. 하고 그를 부르며 그의 얼굴을 감쌌다. 마일스. 하고 다시 해리슨이 부르자 네. 하고 마일스가 대답했다.


“너 감기 걸릴 거야. 얼른 씻고 옷 갈아입고 나와.”
“네…”


마일스는 그제야 옷을 하나둘 벗기 시작했고 해리슨은 몸을 돌려 샤워실을 나섰다.



···


젖은 머리를 하고 저보다 한 치수는 큰 옷을 입은 마일스가 병원 로비 의자에 앉아 있었다. 따뜻한 코코아를 들고나온 남자는 마일스에게 잔을 내밀었다.


“몸 좀 녹이고 있어.”
“감사합니다.”


마일스가 두 손으로 잔을 받아들었다. 입술을 축이며 마일스를 보던 남자가 마일스와 시선을 맞춰 앉았다.


“너 덕분에 저 녀석 살았어.”
“네?”
“저러고 여기까지 걸어오다가 쓰러진 거 네가 데리고 온 거야.”
“아는… 사이에요?”
“말하면 길어. 아무튼 고마워. 마일스.”


딜런! 하고 부르는 소리에 남자, 딜런은 몸을 돌려 진료실 안으로 사라졌다. 코코아를 마시며 시간을 보내던 마일스는 진료실을 나오는 해리슨을 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 이거 핸드폰.”


해리슨은 마일스에게 핸드폰을 건네주고 외투와 마일스의 가방을 챙겨주었다.


“여기서 있었던 일은 비밀이야.”
“네.”
“늦었는데 어서 들어가 쉬어. 옷은 내가 세탁해 놓을 테니 찾으러 와.”
“네 그럴게요.”


···


소란스러운 소리에 잠에서 깬 마일스는 문을 열고 조심히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계단을 막 내려가려던 마일스의 눈앞에 피를 토하며 쓰러지는 엄마를 보고 헛숨을 들이켜야 했다. 그리고 마일스의 얼굴에 바짝 가져온 총구. 겁을 먹지 않는 듯한 어린 마일스에게서 총구가 내려갔다. 햇살처럼 미소 짓는 남자가 안녕. 하고 마일스에게 인사를 건넸다. 말이 없는 마일스에 어깨를 으쓱하고는 남자는 몸을 돌려 계단을 내려갔다. 마일스는 현관을 열고 나가는 남자에 걸음을 옮겼다.

아이의 보폭으로는 남자의 보폭을 맞춰 걸어가기는 어려웠다. 남자를 겨우 따라잡은 마일스는 남자의 옷자락을 꽉 잡았다. 남자가 고개를 돌려 아이를 바라보았고, 아이는 조용히 속삭이듯 말했다.


오랜만에 마일스는 거친 숨을 내쉬며 잠에서 깨어났다. 기억 저편에 묻어둔 기억이었다. 눈앞에서 엄마의 죽음 앞에 침착할 수 있었던 건… 마일스는 얼굴을 쓸어내렸다. 핸드폰을 열어 시계를 확인했다. 다행이도 오늘 하루, 마일스가 유일한 휴식인 날이었다. 마일스는 다시 누워 눈을 감았다. 그리고 번쩍이며 눈이 떠진 마일스는 자리에 앉아 입을 막았다.


그 사람이었다. 어릴 적 지옥의 구렁텅이에서 구원을 해준 사람.


핸드폰이 번쩍였다. 그리고 작은 팝업 알림이 떴다. 마일스는 핸드폰을 들어 문자를 확인했다. 아침이 되기에 이른 새벽. 아주 짧은 문장이 찍혀있었다.


[Thank you.-J]





남자는 존이고 어떻게 보면 마일스의 구원자이다.
마일스는 학대받고 있었고 존은 마일스 부모님 죽이러 온 상황 어린 마일스 얼굴 보고 마일스만 살려주고 나간 것.

신사 같은 남자가 조직보스면 좋겠어. 그러면서 마일스한테 집착하고 그랬으면 좋겠다~~~




행맨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