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25.

'죄송합니다' 라는 말을 몸으로 표현이라도 하듯, 허니의 고개가 허리와 함께 조금 숙여졌다. 

그 탓에 허니의 앞섬도 아까보다 조금 더 살갗 깊숙히 보이는 것만 같았다. 존은 자신도 모르게 허니의 셔츠 깃 안쪽을 바라보다가 이내 아차 싶어 시선을 빠르게 돌렸다.

미쳤냐고 존 이건. 존은 속으로 제 자신에게 욕을 했다. 마치 변태 상사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존의 머릿속은 그야말로 복잡하면서도 동시에 하얗게 질려가고 있었다. 도대체 왜 이 시간에 허니가 샤워를 하고 있었는지, 그리고 그 자리에 왜 브레이디는 함께 있었는지. 어떤 질문부터 물어야 할 지 확실하지 않아 정작 존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말은 없었다.


"다음부터는 조심하겠습니다."


그리고 정적을 깬 허니의 목소리가 존의 귓가에 들려왔다.

그 말과 함께 허니는 이내 브레이디의 등을 떠밀며 존이 서 있는 반대방향으로 조금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다. 

하고 싶은 말도 많았고 질문하고 싶었던 것도 많았던 존이었지만 결국 아무 것도 물어보지 못 했다.

대신 이미 존에게 등을 보이며 걸어가는 허니의 뒷모습만을 바라 볼 뿐이었다. 정복 자켓은 팔에 대충 걸치고 셔츠만을 입고 있는 그 뒷모습을 보며 존은 머릿속으로 딱 한 가지 생각만을 했던 것 같았다.

허리... 엄청 얇네.

물론 그 생각마저도 변태 상사같다며 곧 제 머리를 쥐어 뜯었지만 말이다.



26.

상부로부터 임무 명령이 내려왔다.

존을 포함한 게일, 빌, 등 다른 대대장들은 익숙하게 먼저 임무 브리핑을 위해 모여있었다. 

특별할 것 없는 임무였다. 언제나처럼 정해진 목표물, 폭격 명령, 그리고 돌아오게 될 루트에 대한 간단한 설명. 어차피 전 대대 브리핑 시간에 다시 한 번 듣게 될 이야기들이었다.

그렇게 언제나와 비슷하게 끝나게 될 줄만 알았던 임무에 대한 브리핑 시간이 존의 예상과 조금 빗나갔던 것은 하딩 대령이 갑작스럽게 허니의 대한 이야기를 꺼냈을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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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리고 비는 브레이디의 요새에 태우는 걸로 했네."


비, 허니의 성이 들려오기 무섭게 바로 그 뒤에 브레이디의 이름이 들리자 존의 미간에 힘이 팍 들어갔다. 


"브레이디요?"
"그래."


하딩이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했다. 그리고 다시 입을 열어 존에게 장난스럽게 말했다.


"네 가이드라서 같이 타고 싶은 건 이해하겠지만 참으라고 이건. 그렇다고 이제 막 들어 온 신입을 기장으로 앉힐 수는 없잖아. 넌 전 대대를 이끌어야 하니 부기장으로 앉아야 하고."


길게 이어지는 하딩의 말에도 존의 미간에는 여전히 힘이 풀릴 줄을 몰랐다.

허니가 존과 같은 요새를 타지 않는 것? 그것까지는 괜찮았다. 적어도 존이 생각하기에는 말이다. 

문제는 하필 왜 허니가 타는 요새가 다름 아닌 브레이디의 요새냐는 말이었다. 그렇게 많고 많은 요새 중에 왜? 안 그래도 평소에 그렇게 둘이 붙어다니는데, 요새까지 같을 필요가 있나?

차마 입 밖으로 내뱉지 못 할 불평을 존은 어렵사리 목구멍 뒤로 삼켰다.



27.

"비."


임무에 대한 브리핑이 끝나고 무스탕 위에 낙하산을 걸치던 허니는 누군가가 제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이건 소령님?"


안 그래도 허니보다 한참 더 키가 큰 존이었는데, 허니가 앉아있는 상태에서 서 있는 존을 마주하려니 허니는 한참이나 고개를 들어올려야 했다.

그런 허니의 행동을 본 존은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내며 픽 웃더니 이내 허니가 앉아있던 벤치의 맞은편에 앉았다. 그리고 아직 낙하산 위로 빼내지 못 한 무스탕의 옷깃을 빼내어주며 질문했다.


"어때, 첫 임무 나가기 전의 소감은?"
"음, 솔직히 아직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어색한 듯, 허니가 검지 손가락으로 제 관자놀이를 살짝 긁적였다.

그런 허니를 보며 존은 쓰게 미소를 지었다. 잘 할 거라고 응원을 해주고 싶은데 그런 말이 쉽게 나오지만은 않았다. 지금 전쟁터 상황이 어떤지는 이미 임무를 몇 번이나 다녀 온 존이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으니까.

그래도 허니에게 조금 안심이 되는 말을 해주고 싶었다. 그렇게 생각한 존이 허니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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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내 지휘만 잘 따라오면 될 거야."


그 말에 살짝 미소를 짓는 허니를 보며 존은 오늘도 잘해내야지 하고 다짐할 뿐이었다.



28.

임무는 언제나와 같이 정신이 없었다.

적군의 대공포는 배려 따위가 없었고 무전을 통해 쉴 새 없이 누구의 요새가 맞았고 누구의 요새에서 연기가 나며 몇 개의 낙하산이 보인다는 보고를 받을 뿐이었다.

그 무전들을 들으며 존은 임무 시작 전부터 은은하게 머리가 아파오던 것이 어째 더욱 심해지는 것만 같았다. 이래서 후발주자가 싫은건데, 그런 욕도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상황에 변화는 전혀 없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임무는 완수할 수 있었다. 임무지까지 가는 길이 멀고 험했지만, 폭격은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 공장 하나를 파괴했으니 당분간 나치 놈들의 군용 물품 보급에는 차질이 생길 것이다.

그거라도 다행이지. 그런 생각을 하며 존은 창 밖 대각선 아래에 날고 있는 브레이디의 요새를 한 번 눈으로 확인했다.

대충 봐도 말끔해보이지는 않는 모양새였다. 엔진 하나는 연기를 내뿜고 있는 것이 아무리 봐도 망가진 것 같아 보였고 전투기에 공격을 받은 탓에 비행기 이곳 저곳에 구멍이 뚫려있었다.

괜찮겠지. 괜찮을거야. 존이 속으로 제게 세뇌를 하듯 말했다.

같은 요새가 아닌 탓에 허니가 타고 있을 브레이디의 요새의 상황은 정확하게 알 수 없었다. 그러니 존이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괜찮겠지, 하고 비는 것 뿐이었다.



29.

임무가 끝나고 복귀를 했다고 해서 끝나는 것은 아니었다. 임무 이후에 대원들은 모두 조사를 받아야 했으니 말이다.

존 또한 다를 것 없었다. 요새에서 내려오자마자 군용 트럭에 몸을 싣고 조사실 입구에서 받은 위스키를 커피 잔에 대충 들이부으며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러면서도 존의 눈은 바빴다. 조금은 작은 체구, 얇은 선. 제 가이드. 허니를 찾기 위해 조사실 내부를 눈으로 열심히 훑었지만 눈에 바로 잡히는 것은 없었다.


"...1100시 쯤에 공격을 받기 시작했던 거 같은데..."


그러다 순간 허니의 목소리가 존의 귀에 들려왔다. 앞쪽 대각선에 있는 테이블. 그 목소리를 따라 존이 고개를 돌리니, 익숙한 체형의 허니의 뒷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허니의 목소리가 어쩐지 평소보다 조금 더 낮은 것 같았다. 한숨에 섞인 탓일까, 힘이 없는 것 같은 목소리에 존은 자신도 모르게 허니의 뒷모습을 계속 바라보았다.


"...제가 기억하는 것은 이게 전부입니다."
"그래, 수고했다 비 중위."
"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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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내 조사를 마친 허니가 제 대원들과 함께 조사실을 빠져나가고 허니의 뒷모습이 더 이상 보이지 않을 때까지, 존은 그 모습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뭐라고 표현해야 할 지 확실하지 않았지만, 그냥 허니를 저렇게 보내면 안 될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30.

존의 조사가 끝나고, 조사실 밖으로 빠져나왔을 때는 이미 많은 대원들이 자리를 떠나고 난 이후였다.

이렇게까지 조사가 오래 길어질 줄은 존 본인도 몰랐던 일이었다. 평소 기록을 잘 남기는 제 요새의 항법사가 오늘만큼 마음에 들지 않았던 적도 없었던 것 같았다.

이미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고, 대부분의 대원들은 벌써 샤워를 마친 후, 장교 클럽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평소의 존이었다면, 아마 그 또한 빠르게 씻고 클럽으로 향했을 것이다. 임무의 결과가 어떻든 일단 하나의 임무가 끝났으니 술을 마시는 것은 그의 습관 아닌 습관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자꾸만 아까 봤던 허니의 뒷모습이 존의 마음에 걸렸다. 조금 축 쳐진 어깨. 혹시라도 평소 그 맑은 얼굴에 구름이라도 꼈을까, 싶은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유난이라고 욕을 할 지 몰라도 존은 허니의 그 환한 미소를 봐야지 마음이 놓일 것만 같았다.

바쁘게 발걸음을 옮겼지만, 사실 존은 어디로 향해야 할 지 확실하지 않았다. 

생각해보면 존은 허니의 행동반경을 잘 몰랐다. 허니가 이곳에 온 지 얼마 안 된 것도 있었지만, 지난 며칠 간 허니가 훈련과 같은 하루 일과가 끝나면 어디로 사라지는지 존은 몰랐기 때문이다.

공동 샤워실, 막사, 식당, 심지어 장교 클럽까지. 온 기지를 뒤졌지만 허니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안 가 본 곳이 어디지. 존이 머릿속으로 기지 내부의 지도를 대충 그렸다. 설마 엇갈렸나? 그렇다면 문제가 조금 복잡해진다. 그것만은 아니었으면 싶었다.

그러다 순간, 존이 지금까지 가보지 않은 딱 한 곳이 생각났다.

관제탑.



31.

"비?"
"...어라, 소령님?"


존이 관제탑 가까이에 다가갔을 때, 계단에 앉아있는 작은 형체를 알아보고 먼저 말을 걸자 허니가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어 존을 마주했다.

존은 그제서야 마음 속에 안도감이 퍼지는 것을 느꼈다. 마치 잃어버린 줄 만 알았던 강아지를 다시 되찾은 것 같은 기분에 존은 자신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작게 내쉬며 허니가 앉아있는 계단에 가까이 다가갔다.


"왜 여기 혼자 있어?"
"어... 그냥요."


대답을 하는 허니의 목소리에 힘이 없었다. 그 목소리에 존은 자신도 모르게 잠시 발걸음을 멈칫했다. 


"괜찮아?"


이번에는 허니의 입에서 대답이 흘러나오지 않았다. 대신 고개를 천천히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사실 그 모습을 보며 존은 허니가 거짓말을 하고 있음을 알아챘다. 허니의 모습은 누가 봐도 괜찮아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존은 딱히 허니를 추궁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게 역효과일테니까. 대신 허니의 옆 계단에 앉을 뿐이었다.


"임무가 힘들었어?"


존이 조심스럽게 질문했다. 그러자 허니가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입을 열었다.


"...제가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나봐요."
"..."
"저는 그냥 비행이 하고 싶어서 파일럿이 됐는데, 그런 마음으로 전쟁에 뛰어들면 안 됐던 거 같아요."


담담하게 말을 하는 것 같았지만 허니는 사실 비행을 시작한 이후로 이만큼 혼란스러웠던 적이 없었다.

그래, 브레이디가 볼 때마다 허니에게 미친 짓이라며 말을 하는, 정말 이 미친짓이나 다름 없는 남장까지 하며 입대를 한 이유는 고작 비행이 하고 싶어서였다. 전쟁 중에 나라를 지켜야겠다는 숭고한 마음은 없었고 그저 허니는 비행이 하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리고 비행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허니는 즐거웠다. 드디어 내가 비행기를 모는구나. 매일 즐겁기만 한 훈련은 전혀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비행을 하는 것은 그 어느 것보다 허니를 행복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 생각도 막상 첫 임무를 마치고 나니, 허니의 생각이 안일하기 그지없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마음으로 전쟁에 뛰어들면 안 됐는데. 전쟁이 장난도 아니고. 물론 그렇다고 이것 때문에 겁을 먹고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 정도로 무책임한 것은 아니었지만 새삼 그저 비행을 하고 싶다는 안일한 생각만으로 이곳에 남아있어서는 안 되겠다고 느꼈다.

존은 허니가 무슨 말을 하는 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가 딱 허니와 같은 이유로 플라잉스쿨을 지원했으니까. 그저 파일럿이 멋있어 보였고 그 이유 하나만으로 플라잉스쿨에 들어갔다. 그리고 전쟁에 참전하고 나서 그런 마음만 가지고 비행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마치 제 예전 모습을 허니에게서 보는 것만 같았다. 오히려 그래서 존은 어떤 말도 꺼낼 수 없었다.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잘 할 거야.' 라던지 '지금이라도 마음을 제대로 먹으면 돼.' 라던지의 말은 더더욱 할 수 없었다.

하씨, 브레이디 이 자식은 도대체 어디서 뭘 하고 있는거야. 괜한 불똥이 이제는 브레이디에게 튀기 시작했다. 이 놈은 제 연인이 여기서 이렇게 상심하고 있는데 튀어와서 위로는 해주지 못 할 망정. 

그리고 거기까지 존이 생각했을 때, 허니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래서 조금 마음을 고쳐먹고 비행을 하려구요."
"...어?"


허니의 말에 존의 입에서 조금 멍청한 소리가 흘러나왔다.

허니는 생각보다 강했다. 위로 따위 필요하지 않았고 넘어진 줄 알았는데 넘어진 것이 아니고 잠시 쉬어가는 것이었다. 자신보다 한참 작은 체구에서 나오는 에너지는 존의 것과 비교도 할 수 없을 것만 같았다.


"그러니까 응원해주세요 소령님."
"..."
"저도 소령님 응원해드릴게요."


그렇게 말을 하며 허니는 존의 손을 맞잡았다. 

맞잡은 손을 통해 가이딩이 조금 흘러들어왔다. 그게 과연 허니가 의도한 것인지 확실하지는 않았지만 존은 제 손을 맞잡고 환하게 웃는 허니를 보며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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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 미소가 나한테만 지어주는 것이면 좋겠다.

브레이디에게도 지어주지 않는, 나에게만 지어주는 미소면 좋겠다.








거대한 남성이 소녀처럼 사랑에 빠지는 거 개맛도리

마옵에너붕붕 존너붕붕 칼럼너붕붕
2024.06.13 23:0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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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센세 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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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3 23:1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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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이미 사랑이네 사랑이야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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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3 23:2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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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짝사랑으로ㅋㅋㅋㅋㅋㅋㄱㅇㅇ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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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3 23:3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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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덩치에 저 능력에 짝사랑남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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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3 23:4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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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네 사랑이야 근데 짝사랑이라니 존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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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3 23:54
ㅇㅇ
개좋앜ㅋㅋㅋㅋㅋㅋㄴ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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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4 00:0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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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존 이미 사랑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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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4 00:0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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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짝사랑 달달하니 맛있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헹 빨리 사귀는거 보고싶지만 존 애태우고 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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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4 03:0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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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아아아 달다 이거지 내 센세가 성실수인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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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4 03:1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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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사랑하는 존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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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4 07:2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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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사랑 시작!! 대작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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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4 09:2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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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재밌다ㅜㅜㅜㅜㅜㅜ짝사랑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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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4 10:0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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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근데 반할만하다ㅋㅋ 소령이 첫사랑에 빠진 소녀같다닠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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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4 10:2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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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너무 재밌어 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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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4 20:5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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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맛있워 쭈압쭈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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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5 12:2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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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 엄청 쓰네에에엑 존 개귀엽다ㅜ 너무 맛있어요 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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