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연갤 - 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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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08 02:12
약속한 건 아니라 비록 자주...는 못 만나지만 그래도 한번씩 그 동네 농구코트에서 마주쳤다면, 그래서 둘이 종종 왕옹왕도 하구 그랬었다면
어린 태섭이에게 대만이의 다정함이란 한번씩 버겁고 사람 가슴 시리게 만들곤 해서 성가신데 동시에 그보다 더 자주 설레게도 해서 심경 복잡한 중학 시절 보냈을 것 같음
본인의 감정과 욕망에 솔직할 수 없는 내면상태라ㅠㅠ... 막 붙임성있게 형 우리 자주 여기서 만나요. 나랑 같이 농구해요 같은 소리는 못하지만 그래다 혹시나 오늘 이 시간에 거기에 가면 그 형아 볼 수 있으려나 하고 자주 코트를 기웃거리는 것. 딱 그 정도가 중학생 송태섭이 보일 수 있는 최대치의 용기였으면 ㅋㅋ 기다리는 건 어렵지 않으니까. 올거라는 확신만 있다면
그렇게 오매불망 기다리던 형아야가 등장하면 언제 기다렸냐는 양 새침데기같이 자기 할 일만 하는데 정댐은 정댐대로 사회성 없고 뾰족뾰족한 요 드리블 소년이 시야에 들어올 때마다 단 한번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매번 난입했겠지 ㅎㅎㅎ 충분히 좋은 센스를 지닌 아이라 같이 플레이하는 게 즐겁기도 하고 이런저런 코칭 해주면 흥흥대는 것 같아도 사실 열심히 새겨 들었는지 그 다음에 보면 한 걸음 더 성장해 있어서 귀엽기도 했거든.
다만 그때마다 정댐은 농구 할랴구 코트에 왔던 게 아니라 그냥 지나가던 길이었어서 물도 없고 수건도 없고 매번 빈 손인데... 깔끔쟁이라 땀 흘렸으면 어떻게든 닦아내야 하는 타입이라 맨날 태섭이 짐을 지 짐인 양 빌려 쓸듯 ㅋㅋㅋㅋㅋ 찐 주인도 아직 쓰기 전인 보송보송한 수건 지 얼굴에 먼저 쓰구 수통에 물도 편하게 마시구...그래도 마지막 양심으로 입은 안 대구 마심ㅋㅋㅋ 스아실 첨엔 대고 마셨던 적도 있긴 있었는데,
[크으~~ 시원하다! 고마워!]
[알면 됐어ㅇ...와 이 형 이거 거의 다 마셨네? 난 아직 한 모금도 못마셨는데요]
[아하하 미안미안! 야 근데 태섭아 너 혈액형 뭐냐?]
[B형이요]
[?????헐 진짜? 야 야! 입 떼 임마!!! 우리 침 섞이면 안돼! 큰일나!!! 나 A형이야..!!!]
같은 90년대 특유의 혈액형 유사과학 소동이 있었던 후부터ㅋㅋㅋ큐ㅠㅠㅠ증대만 절대루 물통에 입 안 닿게 신경 써서 물 뺏어먹을듯
아무튼 태섭이 그때마다 꼬박꼬박 겉으로는 어이없어하는데 속으론 내심 약간 아쉬워할 것 같아 ㅋㅋ큐ㅠㅠㅠ 별 거 별 거 다 빌려쓰면서 굳이 입술 안 닿게 하면서 마시는 게 왠지 모르게 킹받음. 그래봤자 꿀떡꿀떡 삼키는 그거, 우리 집 물인데 까짓 침 좀 섞이면 뭐 어떠냐고
슬램덩크
태섭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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