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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30 21:10
오늘이 닼니스 개봉 11주년이라길래, 그 기념으로 내용 좀 추가해서 재업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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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 나오는 베니 얼굴 존예임.

정식 라이센스 코믹북이고, 2013년부터 총 5권으로 출간되었음. 다만 메모리 알파는 아니고 메모리 베타로 분류됨. (라이센스 작품이긴 하지만 공식 세계관 설정으로 인정받지는 못한다는 뜻임. 별트렉은 라이센스 작품이 워낙 많아서 이런 사례가 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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닼니스 영화가 끝난 뒤 칸이 피고인으로서 재판을 받기 위해 법정에 출두하는 것으로 시작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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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크: "섹션31은 1년 전에 피고인을 냉동 상태에서 회복시킨 후 비밀 요원으로 활용했습니다. 다만 우리가 알 수 없는 것은 애초에 피고인이 왜 냉동되었는가 하는 것입니다."

커크: "그리고 피고인은 자신이 20세기의 유명한 독재자 칸 누니엔 싱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외모를 보면 그 사람과 전혀 다르게 생겼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피고인에게 묻겠습니다. 그가 과연 누구인지, 진실을 말해주기를."

칸: "당신의 뜻대로, 캡틴."

(저 대사 하나로 내 칸커크칸 심장이 뛴다ㅠㅠ)



하여튼 이래서 칸이 법정에 자기 이야기를 하는 내용임.

대부분의 내용은 별트렉 토스의 오리지널 설정을 그대로 따라감. 칸은 20세기 중반 인도에서 태어나 자랐고, 90년대에 다른 강화인간들과 함께 세상을 정복했고, 독재자로 등극하여 아시아와 중동 지역을 통치했고, 당시 독재자들 중에서 최고로 평가받았지만 결국 몰락해서 자신을 따르는 부하들과 함께 냉동된 채 지구를 떠났다는 내용임.

(칸에 대한 오리지널 설정들은 이 햎글 참조
https://hygall.com/535833417
https://hygall.com/586702247 )

다만 이 책에만 나오는 비공식 설정들도 많은데, 내가 흥미롭게 본 것들만 써보면,


1. 칸의 원래 이름은 그냥 "누니엔 싱" 이었음. 칸이라는 이름은 나중에 통치자가 되면서 스스로 붙인 이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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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0세기 지구에는 강화인간 군대를 육성하는 과학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었음. 칸은 이 프로젝트를 위해 다른 강화인간 아이들과 함께 과학 실험실에서 양육되었음. 이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과학자인 하이센 박사는, 그 애들 중에서도 칸에게 특별한 자질이 있다고 생각해서, "저 녀석은 특별하다" "너는 내 기대를 뛰어넘었다" 등등의 칭찬을 하며 가장 큰 기대를 걸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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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하지만 이건 칸의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높이 평가한 것이지, 그 애를 사랑해주거나 아껴주었다는 뜻은 아님. 칸은 그 실험실에 갇혀 지내는 것을 싫어했고, 몰래 땅굴까지 파서 도망쳤지만, 강제로 다시 붙잡혀서 끌려옴. 머리에 칩이 심어져 있어서 저항할 수가 없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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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칸은 어른이 되자, 자기 자신을 포함한 강화인간들 전원의 머리에 심어진 칩을 제거하는 데 성공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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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자신을 키워낸 하이센 박사를 자기 손으로 살해했음. 그리고 강화인간 형제자매들을 이끌고 그 실험실을 탈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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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 내 형제자매들이여... 온 세상이 저 바깥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6. 칸은 다른 강화인간들과 함께 전쟁을 일으켜 지구를 정복했음. 당시는 냉전 중이었는데, 미국과 소련 정부가 둘 다 강화인간들에 의해 멸망하는 바람에 냉전은 완전히 종결됨. 세상은 강화인간들이 지배하게 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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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의 반응은 지역에 따라 달랐음. 어떤 지역에서는 강화인간들에게 맞서 목숨을 걸고 저항했지만, 어떤 지역에서는 오히려 강화인간들이 "해방군" 으로 환영받기도 했음.


7. 칸은 단신으로 인도의 수도 뉴델리를 정복한 뒤, 마침내 스스로를 "칸" 이라고 선포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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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이렇게 해서 1990년대 말의 지구는 지역별로 나누어졌고, 각 지역은 강화인간 독재자에 의해 통치되었음. 칸은 아시아와 중동, 러시아 일부 지역을 통치했는데 그 제국의 국호는 "The Great Khan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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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칸의 통치는 주민들에게 찬사를 받았음. 칸은 우월한 지능으로 그 사회를 개혁했고, 칸이 다스리는 제국에서는 가난과 질병, 전쟁이 사라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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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칸이 당시 독재자들 중 최고라고 평가받은 이유는, 좋은 통치자가 되기 위해 실제로 노력한 사람이 칸뿐이었기 때문임. 칸이 다스리는 제국 이외의 지역들은 모두 처참했음. 강화인간 독재자들은 자신의 부를 쌓기 위해 국민들을 착취하기도 하고, 반대파들을 학살하기도 했음.

다른 독재자들은 오히려 칸을 이해하지 못했음. 유럽 지역의 독재자 에릭센Ericssen은, 칸에게 중국을 무력 침략하라고 권했지만, 칸이 "내 시간과 자원은 내가 다스리는 백성들의 번영을 위해 쓰이는 것이 더 낫다"라고 답변하자 비웃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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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지구를 정복한 강화인간들은 이제 자기들끼리 싸우기 시작함. 오세아니아 지역의 독재자인 말투비스Maltuvis는 칸의 영토를 침략했음. 그러자 칸은 군대로 맞서는 대신에, 한때 형제였던 말투비스를 일대일로 만나서 꾸짖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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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한때 형제였다, 말투비스. 하지만 너와, 우리의 많은 '강화된' 형제자매들은, 저 비천한 '보통' 사람들과 똑같이 인색하고, 똑같이 탐욕스럽고, 똑같이 시기심 많다는 사실을 드러냈을 뿐이다."


12. 그리고 칸은 말투비스를 맨손으로 살해하고, 그의 영토까지 전부 차지했음. 말투비스는 죽으면서 "도덕적인 설교만 하더니 결국 너도 우리와 다를 바 없다"라고 비웃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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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인류는 강화인간들의 지배를 무너뜨리기 위해, 강화인간만 걸리는 질병을 배양해서 생물학 무기처럼 퍼뜨리고, 그 틈에 무장 봉기를 일으켰음. 다른 독재자들은 모두 패망했고 결국 살아남은 것은 칸뿐이었음. 칸도 아끼는 부하들을 그 질병으로 잃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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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결국 이 지구에서는 더 이상 강화인간이 살 길이 없다고 생각한 칸은, 지구가 아닌 우주에 희망을 걸기로 하고, 가족처럼 아끼는 크루들과 함께 우주선 "보타니 베이"를 타고 전원 냉동된 채 지구를 떠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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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그런데 띠용? 칸이 눈을 떴을 때는 웬 영국 백인 남자의 모습으로 변해 있었고, 기억도 완전히 지워져 있었음. 그리고 주변 사람들은 자기를 "존 해리슨" 이라는 이름으로 부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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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어리둥절하는 칸에게, 마커스 제독은 "너는 내 부하인 존 해리슨이다. 클링온에서 미션을 수행하다가 큰 부상을 당해서 기억을 전부 잃은 거다. 비록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너는 나를 몇 년간이나 섬겨 왔다" 이런 거짓말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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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가족에 대해 애착이 강한 칸은, 자신에게 가족이 아무도 없다는 사실에 의문을 표시함. 자기 프로필에 따르면 부모는 사망했고, 형제도 없고, 배우자나 자식도 전혀 없다고 되어 있었거든. 마커스 제독은 "스타플릿이 바로 네 가족이다. 이곳이 너의 집이다" 이런 거짓말로 둘러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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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아무 기억이 없으니, 칸은 그 거짓말을 사실로 믿을 수밖에 없었음. 그래서 마커스 제독이 시키는 대로 요원으로서 임무를 충실히 수행함. 칸의 능력은 정말 대단해서, 마커스 제독과 그 부하들마저 기대를 한참 뛰어넘었다며 경악할 정도로 기막힌 성과를 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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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하지만 그렇게 최선을 다해 일하면서도, 칸은 자기 크루들인 강화인간들의 얼굴이 자꾸 떠올라서 고통받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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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그리고 마침내 어느 날, 임무 수행 도중에 모든 기억이 돌아옴.

"내 이름... 내 이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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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칸은 마커스 제독 몰래 은밀하게 추적한 결과, 드디어 자기 크루들이 냉동된 채 붙잡혀 있는 장소들을 알아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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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진짜" 가족들을 내려다보면서, 칸은 생각함.

"내가 갈 길은 정해졌다. 내 한 가지 생각, 내 한 가지 소망은 오직... 그들과 다시 함께 하는 것."


22. 칸은 냉동된 크루들을 전부 어뢰로 옮겨놓은 뒤, 마커스 제독을 찾아가서 추궁함. 결국 마커스 제독은 모든 진실을 털어놓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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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사실 마커스 제독은 칸과 그 크루들이 냉동되어 있던 우주선을 발견하자마자, 그가 20세기의 역사적인 독재자 칸 누니엔 싱이라는 사실을 알아봤음. 그리고 칸의 능력이 쓸모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이대로 깨우면 절대 자신의 부하가 되지 않을 거라는 것도 알았음.

그래서 칸을 냉동에서 꺼내기는 했지만, 여전히 칸의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뇌수술을 시켜서 모든 기억을 지워버렸음. 그리고 칸이 자신이 누구인지 알지 못하도록, 전신 성형수술을 시켜서 인도인이 아닌 유럽계 백인 남성의 외모로 바꿔놓았다는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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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네놈은 내 얼굴... 내 이름... 내 정체성까지도... 전부 빼앗아갔어!!"

칸은 마커스 제독이 자신에게 저지른 끔찍한 짓에 크게 충격을 받고, 그 자리에서 죽이려고 하지만, 마커스 제독은 자기 크루들 72명의 목숨을 인질로 잡고 있기 때문에 손댈 수가 없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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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에 칸이 저지른 일들은 모두 별트렉 닼니스 영화에 나온 대로임.


문제는 이 모든 이야기들은 칸이 스스로 법정에서 늘어놓은 것이기 때문에, 과연 이 이야기가 진실인지, 아니면 칸이 사람들의 동정과 공감을 사기 위해 자기한테 유리한 방향으로 왜곡한 것인지 검증하기가 어렵다는 거임. 커크는 이 사실을 지적하면서 칸의 말을 못 믿겠다고 불만을 제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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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은 우리가 그 과거 이야기를 검증할 방법이 없다는 걸 알아. 이제 그놈은 자기가 원하는 대로 역사를 쓸 수 있게 된 거라고."


그리고 법원에서 결국 칸에게 선고한 판결에 대해서도 커크는 불만을 품음. 스팍은 칸을 냉동 상태로 돌려보내는 것이 로지컬한 판결이었다고 옹호하지만, 커크는 그렇지 않다고 봄.

"그놈이 법정에서 한 말 기억해? 그놈의 단 한 가지 생각, 한 가지 소망은... 오직 자기 크루들과 다시 함께하는 것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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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말이야. 그놈이 저지른 그 모든 짓들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놈이 가장 원하는 것을 준 것이 아닐까?"

냉동되어 잠든 칸의 얼굴이 은은한 미소를 띠고 있는 것으로 만화는 끝남.


(다시 말하지만 이 코믹스는 공식설정이 아님! 별트렉 파는 붕들이 이 설정을 그대로 따를 필요 없고 무시해도 됨. 공식이 아닌 라이센스 작품들은 그냥 트레키 마음대로 골라 먹으면 되는 거다!!)

베니칸 존해리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