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595316702
view 2317
2024.05.28 18:02
재생다운로드IMG_3650.gif
두고가는 이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분명 잘해낼거라는 믿음이 있었겠지 솔직히 조금 후련하기도 하고 혼자 희생해서 사이버트론을 재건할수있다면 감사할정도라고 생각했을듯 올스파크와 가까워질수록 동체가 스르륵 녹는 온기가 느껴지고 옵틱을 뜨고있는 의미가 없을정도로 환한 빛만이 시야를 채워 옵티머스는 옵틱을 포함해 다른 모든 감각 센서를 끈채로 그대로 그 거대한 무언가의 품에 안겨 하나가 되었음








재생다운로드IMG_3533.gif
그리고 일어나보니 한참 작은 손과 이제는 까마득한 사서 시절에 살았던 숙소 내부가 보여서 옵대장 소리질럿긔


내부 프로그램을 몇번 리셋해봤는데도 상황이 그대로임 상황판단 프로세서가 드디어 맛이갔나, 옵틱을 바꿀때가 됐나, 아니면 무슨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속인가.. 좁은 숙소 안에서 헤드 싸매고 우왕좌왕하는데 중요 표시된 알림이 미친듯이 뜸 확인해 보니까 <기록 보관소 첫 출근: 시간엄수!> 라고 되어있음 이렇게 계속 있어봤자 답이 나올 문제가 아니라 일단 급하게 출발하는데 평화로운 아이아콘 풍경이 신기해서 자꾸 주위를 둘러보다보니 아슬아슬하게 지각을 면했지 첫날부터 지각할뻔한 신입을 선배 직원은 다소 못마땅하게 내려다보며 자리로 안내했음 대략적으로 업무를 설명한 뒤 탄생한지 얼마안되서 신기한건 알겠지만 앞으로는 이런일 없게하라고 덧붙이기도 했지 대부분의 오토봇은 자신보다 작고 어렸기 때문에 옵티머스로서는 누군가를 올려다보거나 이렇게 신참취급받는게 수백년만이라 그저 신기할 따름이었음
오토봇 총사령관 자리에 적응해야 했던 사서는 이제 다시 평범한 일상에 적응해야했음 다행히 기록 보관소를 중심으로 도는 오라이온의 삶은 규칙적이었고 업무 난이도도 과거 옵티머스가 하던것에 비하면 식은 에너존 큐브 마시기 정도였음 오라이온은 할당된 일을 빠르게 마치고 남은 시간은 주로 사이버트론의 정세를 파악하는데 썼음 상황은 과거와 비슷했고 아직 메가트로너스라는 이름을 가진 검투사에 대한 기록은 전혀 없었지 앞으로 어떻게 행동해야할지 몇 사이클 동안 고민하던 오라이온은 메가트론, 메가트로너스, 카온, 디셉티콘 같은 키워드를 포함한 데이터가 생기면 알림이 오게 설정했음


옵티머스는 돌이킬수없는 일에 대해 후회하는 타입은 아니었지만 그게 과거를 완전히 잊었다거나 미련이 없다는 말은 아니었음 사이버트론을 떠나지 않았더라면, 그 전투에서 이 전술을 썼다면, 원로원 앞에 나서지 않았더라면, 그때 메가트로너스를 막았다면, 아니 아예 카온의 검투사에게 메세지를 보내지 않았더라면..물론 사이버트론 사회가 곪을대로 곪아 메가트론과 옵티머스가 아니더라도 어떤식으로든 터졌을거라는걸 옵티머스가 가장 잘 알았음 그리고 시간을 돌려 처음으로 돌아가도 메가트로너스의 연설에 매료되고 그와 대화하는걸 멈출수 없을거라는것도
오라이온은 최대한 미래를 대비해 보려고했지만 겉으로는 평화로운 세상에서 프라임도 아닌 하급 사서가 할수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었음 결국 오라이온은 기록 보관소에 있는 자료들 중 전시에 쓸만하거나 전쟁중에 소실된 것들을 모아 다운받았음 틈틈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비폭력적인 방법으로 사회를 바꿀 방안에 대해 네트워크에 익명으로 올리기도했지 물론 그런 글은 검열에 걸려 금방 삭제되었지만 오라이온은 자신의 생각에 동의하는 메크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걸 알았음
사서로 일하는 생활패턴에는 금방 적응했지만 달라진 동체와 출력에 적응하는것에는 좀 더 시간이 걸렸음 보폭 같은 작은것부터 내구도 같은 큰것까지 달라졌는데 옵티머스는 이걸 계산하지 못하고 무리하게 남을 돕다가 곤란한 상황에 처하기도 했음 한번은 미니봇에게 시비를 거는 메크와 싸우다 꽤 큰 부상을 입기도했지 미니봇이 부축해 데려간 곳이 라쳇이 일하는곳이었고 과거보다 이른 시점에 라쳇을 만나게된건 의외의 수확이었음


큰 흐름은 과거와 비슷했지만 이런식으로 세세한 부분은 조금씩 달라지기도했지 재즈와의 만남도 이중 하나였음 평소처럼 기록 보관소에서 일하던 오라이온은 멀리서 보이는 익숙한 바이저와 도색에 반사적으로 재즈? 하고 불러버렸음 논리적으로는 그러면 안된다는걸 알았는데 믿음직한 부관이자 다정한 친우의 모습을 보는게 너무 오래되어서 참을수가 없었지 과거 재즈는 사이버트론을 벗어날때 디셉티콘들을 교란하기 위해 옵티머스와 갈라져 미끼 역할을 했고 마지막까지 지구에 합류하지 못했음 옵티머스는 재즈라면 살아남아서 우주 어딘가에서 잘지내고 있을거라고 믿었음 그게 아니라면 도저히 버티지 못할것 같아서
기록 보관소는 참 조용했고, 재즈의 오디오리셉터 성능은 평균 이상이었고, 오라이온은 고장난것처럼 굳어버렸음 재즈는 아예 가던길을 돌아 이쪽으로 다가왔고 오라이온 자리 앞 파티션에 팔을 걸치고 물었음


IMG_3046.jpeg
안녕하세요 사서님, 우리가 전에 어디서 만난적이 있던가요? 거기에 오라이온은 몇초동안 프로세서를 돌려 짜낸 대답을 내놓았음 아니라고, 다른 메크랑 착각했다고 미안하다고 이 시기에 재즈가 자주 다니던 오일하우스의 이름을 대고 거기서 만났다고 대답하는것도 고려해봤지만 거짓말을 들킬 가능성만 커질것 같았음 그냥 정말 실수인것처럼 밀고 나가기로 했지 마지막의 미안하다는 말은 과거의 재즈에게 하고싶었던 말이었지만..
재즈는 그 대답을 믿는것 같지는 않았지만 더 캐묻지도 않았음 이대로 돌아가려나 싶어 오라이온이 애써 침착한척하고 있는데 그 모습을 빤히 내려다보던 재즈가 대뜸 물어볼것 같다 아는 메크랑 닮아서 착각했다고 하는거 되게 뻔한 작업멘트인거 알죠? 그 말에 오라이온 옵틱 최대로 커지고 당황해서 손 휘저으면서 아니라고, 진짜 그런거 아니라고 해명하는데 그 반응 지켜보던 재즈가 씩 웃으면서 전에 어디서 만난적 있냐고 물어보는건 더 뻔하죠, 하고 덧붙임 그러니까 지금 나는 너한테 플러팅을하고 있다라고 대놓고 떠먹여주는 말에 오라이온이 어버버하고 있는 사이 재즈는 다음에 또 보자는 인사를 남기고 유유히 사라졌음


이후 재즈는 문화조사관 업무를 위해 기록 보관소에 자주왔음 그리고 다음에 또 보자는 말을 지키려는 것처럼 시간이 허락할때면 오라이온의 자리에 들렀지 그걸 못마땅하게 여기는 직원들도 있었는데 둘다 일처리가 깔끔한데다가 사담은 휴게시간을 넘기지 않아 별다른 제재는 없었음 오라이온은 재즈가 종종 사서 돌리는 에너존 음료나 에너존 도넛의 영향도 있을거라고 추측했지 재즈가 개인 통신 주파수를 알려줘서 둘은 기록 보관소 밖에서 몇번 만나기도 했음 한번은 엔젝스를 마시다가 식스레이저 놀이동산에 가고싶었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재즈가 그럼 내가 데려다줄까? 하고 제안했음 옵티머스는 거긴 이제 없잖아, 메가트론이.. 라고 말하다 실수를 깨닫고 엔젝스를 너무 마신것 같다며 이만 들어가보겠다고 얼버무렸음


비슷비슷한 사이클이 이어졌고 그날도 그중 하나였음 휴게시간에 오라이온은 재즈가 사온 차가운 에너존 블라스트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최근 기록 보관소 이용객이 늘었고 특정 데이터를 찾아달라는 요청이 늘었다고 말했음 그 이야기에 재즈는 알만하다는듯 그것 때문인가 보네, 라고 답했지 오라이온이 그게 뭐냐고 묻자 재즈는 고개를 젖히며 크게 웃었음 농담이지 오라이온? 이어지는 어색한 정적에 오라이온이 정말 감도 못잡고 있다는걸 깨달은 재즈가 설명을 시작했음
최근 코드가 주기적으로 바뀌는 익명 사이트에 올라오는 글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있다고 옵시디언 프라임이라는 가상의 프라임과 맥시멈이라는 빌런을 주인공으로 하는, 말하자면 대체역사물인데 현 체제에 대한 비판이 강해서 처음에는 프라임에 대한 모독이라는 명분으로 글이 올라오는대로 삭제했지만 보지 말라고하면 더 보고싶은게 호기심의 속성이라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켜 대부분 메크들이 음지에서 몰래몰래 본다는거였음 재즈의 경우 원래 이 작품의 존재를 알고있었는데 상부에서 더이상 손쓸수없이 퍼져 아예 이 현상의 원인을 분석하고 작가를 찾아내라는 명령이 떨어져 읽게된 케이스라고
옵시디언 프라임과 맥시멈? 우연이라기에는 너무나 공교롭다는 생각을 애써 누르며 오라이온이 읽어봤더니 어때? 하고 물었음 재즈는 재미있어, 여러모로 사실적이야 라고 답했지 사실적이라는 평가에 오라이온이 잔인해? 라고 묻자 재즈는 노골적이야, 라고 말했음 그 시원한 미소와 내뱉는 말 사이의 괴리가 커서 오라이온은 대체 무슨 내용인걸까 걱정이 앞섰음 그날 밤 재즈는 그 문제의 파일을 보내주었고 오라이온은 궁금증을 참지못하고 데이터패드에 받았음 그리고 파일을 열어 맨처음 뜬 헌정사를 한참 바라보았지



O.P에게
-M



-

트포프 옵티머스만 회귀한줄 알았는데 메가트론도 같이 회귀해서 이번에는 다른 방식으로 혁명하는거 보고싶다 책 다읽고 옵대장이 말그대로 노골적인 사회비판, 전투씬, 인터페이스씬 콤보에 회귀전에 처음 메가트로너스한테 메세지 보냈던 통신 주파수로 프로세서가 어떻게 된거 아니냐고 이런걸 쓰면 어떡하냐고 따지는데


재생다운로드IMG_3459.gif
메가카는 기다렸다는듯 이제 자기한테 메세지 보낼 마음이 들었냐고, 자네가 도서관에서 시간을 좀 보내라고해서 그렇게 해봤다고 뻔뻔하게 대꾸할듯
메가카가 과거 시점으로 2부 쓰는데 그게 완전 사이버트론의 로줄이 되어버리는 바람에 많은 메크들의 스파크를 아프게하고..저번에는 자기 방식으로 사이버트론을 개혁하려고 했다면 이번에는 옵대장 방식을 따르겠지 옵티머스는 자신이 올스파크로 돌아가서 회귀한거 생각하면 메가트론은 무슨짓을 해서 회귀했을지 무슨 심정으로 이번에는 자신을 따르는지 대략 짐작이 가서 저번 생에 대해서 묻지 않을것 같다 그렇게 먼길 돌아서 성공한 혁명 성공한 사랑인 메옵 보고싶다



메가옵티 재즈옵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