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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4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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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카페 여는 것보다 잿밥에 더 관심이 많았음. 남자 애들은 여자애들 메이드복 입는 거냐며 호들갑 떨고 여자애들도 잘생긴 남자애 콕 집어서 왕자님처럼 꾸밀 생각에 신나함.

히라는 축제 때 보통 잡일 주로 맡아서 하고 투명 인간처럼 있는 듯 없는 듯 있기 때문에 시끄럽고 심부름 많은 축제를 좋아하지 않음. 근데 이번에는 기대가 됐음. 여자애들이 콕 집어서 꾸미고 싶은 잘생긴 남자애는 키요이뿐이니까. 여자애들 시선이 모두 키요이에게 쏠리고 시로타무리는 벌써 키요이가 입을 옷 논의하고 있었음. 왕자님, 경찰, 집사 등등 온갖 컬렉션 거론 됨. 키요이는 왕자님, 경찰, 집사 뭐든 잘 어울리겠지만, 오직 히라 머릿속에는 킹그, 카미사마 같은 단어만 떠오름.

그렇게 다음날 부터 카페의 음식, 가구, 인테리어, 홍보 등등 좀 더 필요한 것을 세부적으로 나누고 이제 대망의 마지막 의상 결정하려는데 왕자님이 있으면 공주님이 있으니 다들 공주님도 시로타 무리에서 나오겠지 함. 모모나 시마가 할 거라고 생각함. 근데 순간 공주님 역할은 하고 축제 위원이 입 여는 순간 모모, 시마, 쿠라타가 동시에 외침. 키요이 소!

키요이도 사실 히라처럼 축제에 별 관심 없어서 손으로 턱 괴고 창문 보다가 삐끗하고 눈 깜빡임.

하?

그러자 난리나고 축제 위원은 칠판에 공주님: 키요이 소 라고 적기 시작함. 키요이 무슨 헛소리냐고 따지려고 하는데 시로타 무리 시끄러워짐. 그럼 키요이 공주님 모시는 하인은 자기들이 할 거라고.

하?

키요이 시로타 무리 반응에 황당해함.

베이비 페이스에 글래머인 모모와 반에서 마돈나 같은 미인인 시마가 공주 역할 할 줄 알았음. 그런데 뭐?

다들 재밌겠다며 이러다 축제에서 1등 해서 상금 타겠다며 갑자기 전의를 불태움. 키요이 무슨 헛소리냐고 공주님은 모모나 시마, 쿠라타가 해야지 그리고 누가 남자를 여자처럼 꾸밀 수 있냐고 따짐.

항상 모모와 시마 옆에서 조용하던 쿠라타 키요이가 공주님 역할에 자기 언급하니까 감동해서 볼 붉히면서 번쩍 손들음.

내가 예쁘게 꾸며 줄게! 키요이 군!

모모랑 시마가 쿠라타가 자기를 안 꾸며서 그렇지 메이크업이나 스타일링 잘 한다고 걱정 마라고 키요이한테 그럼 그거 외에는 문제없지 해버리니, 키요이 기가 막혀서 할 말 찾는데 모두 눈 반짝이며 자기 바라만 보니 말을 잇지 못함. 금방 너네 제정신이냐 미쳤냐 하는데 이미 안 통함. 히라는 처음에 키요이는 역시 킹그나 카미사마지 공주님이라니 하다가 키요이는 뭘 하던 아름다우니 공주님이어도 정말 예쁠 거라고 생각함. 키요이 히라 눈까지 반짝거리니 키모 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더 이상 저항 못함.

그렇게 자잘한 거 남은 것도 얘기 나오다가 축제 위원이 맨 마지막에 적힌 왕자님 칸 빈 거 보고 왕자님 누가 할 거냐고 그럼. 이미 다들 소품 담당, 제작, 손님 응대, 계산, 홍보 등 역할이 정해짐. 유일하게 매 축제 때마다 잡일하던 한 사람만 남음. 시로타 무리가 눈알 굴리다가 외침.

히군! 히군이 남았잖아!

히라 기겁해서 절대 무리라고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려다가 제지당함. 시로타가 키요이 공주님과 비교되겠지만 그래서 더 카페 인기 많을 거라고 반을 위해 공헌하라고 함.

무리무리무리.
아! 배고파. 이제 그만 정하고 밥이나 먹자.

키요이가 성질내듯이 말하자 다들 벌써 점심시간이라고 흩어지려 하고 축제 위원이 왕자님: 히라 카즈나리라고 잽싸게 적고는 그럼 이걸로 축제 논의는 끝났다며 내일 부터 열심히 준비하자며 보고하러 가야 한다고 바람처럼 사라짐.

히라 망연자실하게 있는데 히라가 왕자님 된 거 보고 싶던 키요이 히라 앞으로 와서는 자기도 공주 하는데 네가 지금 왕자를 마다하냐고 해서 히라 패닉 옴.

그, 그게 아니...
히군, 빵!
키요이도 그렇고 배고프다고.

히라 일단 시로타 무리 말에 빵 사러 달려감. 이건 꿈일 거라고 눈 꼭 감았다 뜸.

이래저래 빌릴 의상은 빌리고 만들 건 만듦. 축제 당일 제대로 메이크업하는 시간이 옴. 키요이는 먼저 이르게 와서 메이크업하고 숨어있음. 다들 히라는 메이크업 금방 끝날 거라고 생각했기에 쿠라타도 히라 메이크업은 간단하게 해줄 생각함.

....

히라 눈 감고 있으라는 쿠라타 말에 눈 감았는데 조심히 앞머리 올리는 쿠라타 손에 놀란 것도 잠시 기다려도 말이 없는 쿠라타 때문에 궁금한데 눈을 못 뜸.

흠. 기...

히라 역시 기분 나쁘면 메이크업 안 해도 된다고 하려는데.

미, 미안. 금방 해줄게.

쿠라타 키요이 옷 준비하면서 히라 옷도 준비했는데, 항상 히라가 어깨를 접고 다녀서 의외로 히라 키가 크구나 하긴 했음. 근데 지금 메이크업해주려고 앞머리를 깐 순간 이상하게 히라 얼굴이 잘 생겨 보여서 놀람. 쿵 하고 뭔가 설렐 뻔함.

쿠라타 고개 흔들고 사실 메이크업이라고 할 거 없이 살짝 정돈 안 된 눈썹 정리하고 파데 개미 눈물만큼 톡톡하는 시늉만 하고 립밤 정도 히라에게 해줌. 앞머리는 적당히 까서 스프레이로 고정시킨 게 다였음.

그게 다인데?
응?
아, 아니 눈 떠도 돼.
응. 고생했어.

쿠라타 고생했다며 꾸벅 평소 히라 느낌으로 인사하는 히라를 보는데 정말 왕자님 같았음. 히라는 복장이 영 어색했음. 그보다 카페 여는 동시에 못난이 왕자와 공주가 만나게 하는 게 이벤트라고 했으니 히라는 이제 공주님 키요이 볼 생각에 히죽거림.

쿠라타 왠지 왕자님 히라랑 기모노 입은 공주님 키요이가 잘 어울린다는 생각했다가 핸드폰 진동소리에 금방 잊어버림. 키요이 공주님 준비됐다며 3분 뒤 히군 왕자님 내보내라는 모모에 문자가 옴.

쿠라타는 히라에게 3분 뒤 나가라는 말을 전한 뒤에도 눈을 깜빡이며 준비한 옷이 너무 잘 어울리는 히라를 봄. 금방 시간이 흐르고. 히라는 떨리지만 키요이 공주님 등장을 위해서 용기를 내어 커튼을 젖히고 나감.

히라 눈에는 너무나 아름다운 키요이 밖에 안 보임. 키요이는 소원 성취해서 기쁨. 반신반의했지만 역시 히라 꾸며 놓으니 봐줄만했음. 아니 사실 너무 잘생겨서 놀람. 저런 놈이 그런 눈으로 자기를 바라본다니. 지금도 히라의 눈에서는 너무 뜨거울 정도에 열기가 느껴졌음.

키요이가 너무 예뻐서 감탄하던 반 친구들은 곧 웅성웅성 되기 시작함.

쿠라타? 히군은?
히군? 히군?
설마 도망가서 쿠라타가 다른 사람 데려왔나?

시로타 무리가 그러는 동안 히라랑 키요이는 서로를 바라볼 뿐이고 카페에 온 손님들은 눈 호강에 행복해함.

쿠라타가 조심스레 커튼 젖히고 나오자 시로타 무리가 다급하게 방금 한 말을 또 하니까 쿠라타가 대답함.

히라 군이야.
응?
그러니까.
쿠라타 히군은 저 뒤에 숨어 있는 거야?
히군? 히군?

장난스레 시로타랑 미키가 히라를 찾자 쿠라타가 내려간 안경을 올리더니 말함.

저 왕자님이 히군이야.
하?
에?
응?

하고 히라키요이네 반 뒤집어지는 거 보고싶다. 다음날은 히라 로판 왕자님 제복 키요이 로판 공주님 드레스인 것도.





히라키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