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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5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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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나 보고싶어서 스승의날 맞이 ㅈㅇ

정대만 농선 은퇴 후에 코치 준비하기 직전에 잠깐 북산고에 와서 선생 노릇 했으면 좋겠다. 실제 선수들 대상으로 코칭 시작하기 전에 육성 경험 쌓는다는 뭐 그런 명분으로.

대만쌤 인기 존나 많을듯 맨날 애들 구름처럼 몰고 다니고 타격감도 좋아서ㅋㅋㅋ애들이 놀리면 왁왁대며 "아!!! 하지마!!! 진짜!!!" 하는게 제법 귀엽고 찰져서 다들 한번씩 대만쌤 건드려본단 말임.

근데 그런 대만쌤 인기에도 꿈쩍 안하는 학생이 양호열이었으면 좋겠다. 아마 첫인상이 나빴던게 그 탓이었겠지. 옥상에서 느긋하게 자고 있던 양호열의 어깨를 두드리며 "여기서 자면 안돼." 하는 정대만의 단호한 얼굴에 대고 "...뭐야?" 하고 대답해버렸던게 화근이었음.

"뭐...? 뭐야? 나, 난 선생이야! 너 선생님한테 말버릇이 그게 뭐니!" 제가 더 당황해서 와다다 말을 쏟아내는 그 '선생' 을 보면서 양호열은 그때 좀 웃었던거 같음. 선생이라더니, 무게감이 하나도 없네. 

그렇게 서로 내 잠을 깨운 선생 1, 나한테 반말한 학생 1 정도의 거리감을 유지하던 둘이 교내에서 다시 마주치게 된건...정확히는 양호열이 체육교사 정대만을 제대로 보게 된건 체육관에서였겠지 

정대만은 2학년 송태섭을 한창 지도중이었음. "드리블만으론 날 못 뚫어!", "압박을 해봐, 더 세게!" 같은 말이 들리는 것 같기도 했고...땀에 젖어 번들거리는 얼굴로 온 집중을 대전 상대에게 쏟아붓느라 자신이 온 줄도 모르는 정대만의 그 모습이...좀 짜증나는 양호열이었음. 

그런 생각도 잠시...

철썩! 하는 소리와 함께 그물망을 깔끔하게 가르며 쏙 들어가는, 아름다운 궤적의 3점슛을 보면서 양호열은 잠시 마음을 빼앗겨 버렸음. 저렇게 아름다운 슛이라니...멍하니 그 슛을 바라보고 있다가 와하하 하고 웃는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는데, 

그때 본 정대만의 환한 웃는 얼굴이 너무 아름답...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거야?

울렁거리는 속을 간신히 참으면서 양호열은 체육관에서 그대로 도망쳐 나옴. 눈 앞에 어른거리는건 그 3점슛이 아니라 정대만의 웃는 얼굴이었음. 

그 이후로도 양호열은 체육관에서 원온원을 하는 둘을 종종 마주쳤음. 일방적으로 관람하는 것이긴 했지만. 그새 원온원이 끝났는지 땀을 닦으며 "난 간다~다음에 또 겨뤄보자!" 하는 정대만이 체육관 바깥으로 사라지자, 양호열은 송태섭에게 가서 수건을 건넴.

"여기요."

"? 고맙다. 언제부터 있었냐?"

"꽤 하던데요."

"...??? 어어...그래. 그것도 고맙다."

"아뇨, 당신 말고."

"...?"

"그 사람이요."

하는 양호열의 눈빛에, 송태섭은 곧 양호열이 누굴 얘기하는 건지 바로 깨닫고 표정이 싹 굳은채로 양호열을 노려봄

그 사람을 보고 있었구나.

그것도 내내. 


중학교 때 야외 코트에서 정대만이랑 원온원을 해본 적이 있고 그걸 내내 잊지 않고 있다가, 정대만이 북산고 체육교사로 부임하자 일생일대의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하는 송태섭과
첫만남도 최악이고 그 이후로도 짜증났지만 왠지 모르게 자꾸 신경쓰이고 눈에 밟히고 미친듯이 소용돌이 치는 자기 감정에 혼란스러워하는, 한창 정대만 입덕부정기를 겪는 양호열

그리고 그 사이에서 아무고토 모르고 묭...하게 연하씹탑들의 기싸움에 짓눌리면서 "너...너흰 학생이고 난 선생이야!" 따위 위험한 멘트나 무자각으로 마구 쳐대는 체육교사 정대만 같은게 보고싶다...너무너무...누가 좀 써줘라...제발 릷


호열대만
태섭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