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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3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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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다병은 이상이라면 나타나겠지만 이연화는 나타날지 전혀 알수 없었어. 다만 간절히 바랬어. 우리가 함께 한 시간이 그리고 그만큼 간절한 바람을 알고 있다면 이연화가 그를 무시 하지 않을거라고 그렇게 믿고 싶었어. 몇번이고 방다병을 버리고 갔지만 늘 다시 돌아왔잖아? 이리저리 핑계를 대며 떠나도 둘은 결국엔 늘 함께 했어. 그러니 이번에도 그럴거라고 불안함을 억누루며 그렇게 믿었지만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았어. 어떠한 희망을 품고 동해에 도착했지만 거기엔 그저 바위처럼 우뚝 서있는 적비성이 있었지. 서신이 없었다면 그는 그대로 물러서지 않을 석상이 됬을지도 몰라.
적비성은 이연화가 결국 동해에 나타지 않았다는것에 으외로 별 감흥이 들지 않았어. 실은 은연중에 알고 있었던것 같아. 하지만 망청화를 복용하지 않고 끝끝내 죽을 길을 선택했다는데에 화가 치밀어 올랐어. 편지를 읽어내리는 방다병의 떨리는 목소리만이 파도의 거품처럼 부서져내렸지. 우리의 약속은 누구도 대신 할수 없어. 동해의 달빛은 여전하다 말한건 너였다. 검을 쥔 적비성의 손에 힘이 들어갔어.
10년전 동해에서 싸울때 이씨성을 가진 자는 좋은 병기를가진 덕택에 배를 침몰시켰지만 군자를 이기지는 못했네. 군자의 용맹함은 보기드문 것이니 저도 탄복하오. 오래전 일이니 다시 언급하지 맙시다. 검은 부러지고 사람은 죽었으니 동해의 약속은 지키지 어려울것같으니 아쉽네. 군자가 망천을 선물해줘서 참 고맙다네, 하지만 군자의 바람을 저버렸네. 강산은 몇년 사이에 상전벽해가 되었네. 갔다가 다시 올것이고 때가 되면 올거라네. 방다병은 내 검법을 습득해서 능력이 출중해. 머지 않아 곧 이름을 날릴거야. 군자는 이제 각축할 생각이 없지만 고봉에 오르길 원하지. 이씨 성을 가진 자는 이제 없으니 한이 남는다면 대신 방다병과 겨뤄보게. 이상이 절필.
이연화도 아니고 이상이의 절필. 그는 정말로 이별을 고하고 있었지.
굳은 시선과 물기 어린 시선이 마주쳤어. 방다병은 적비성의 눈빛에 들어찬 분노를 이해할수 있었어. 적비성은 방다병의 눈가에 어린 비통함을 이해할수 있었어. 두 남자는 살아온 환경도, 성격도 모두 정반대로 살아온 이들이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말이 없어도 서로를 이해했어. 그리고 생각도 정확히 일치했지.
이연화를 찾는다.
수명이 한달도 남지 않았다는 관하몽의 말이 비수처럼 가슴에 꽂혔지만 신경 쓰지 않았어. 정말로 죽었다면 시신이라도 꼭 찾아내고 말것이다. 바로 눈앞에서 실체를 확인할때까지 절대로 이연화를 포기하지 않으리라.
**
천기산장의 사람을 풀어놨지만 방다병은 불여우와 함께 직접 이연화를 찾아다녔어. 그동안 이연화와 함께 다녔던 곳도 구석구석 빠짐없이 돌아봤지. 불과 몇개월전의 일이건만 수풀은 여전한데 사람은 없었어. 잠을 자면 꿈에서라도 볼까 눈을 감을때마다 기대하지만 야속하게도 얼굴 한번 보이지 않았어. 가끔 어떤 가녀린 그림자가 나오긴했는데 그게 애타게 찾는 이연화일까? 방다병이 떠올리는 이연화는 약한듯 하지만 강인하여 왠지 저가 아는 이연화가 아닌것 같았어. 게다가 그 꿈을 꿀때마다 아침에 일어나면 양인의 향이 물씬 풍기는거야. 마음이 초조해 향 갈무리가 잘 안되는거라 방다병은 여겼어.
산천을 뒤지고 마을을 지날때마다 이연화와 보냈던 시간이 밀물처럼 밀려와 그러면 가슴 한켠이 그저 먹먹해졌어. 불여우도 가끔씩 뭔가 허전한지 멍하니 허공을 볼때가 있었지. 답답한 마음에 빌어먹을 이연화! 소리도 버럭 질렀지, 혹여 익숙한 투걸거림이라도 들려올까봐. 하지만 고즈넉한 바람만이 귓가를 스치고 그 적막함을 견딜수 없어 방다병은 부러 활발하게 말했어.
- 불여우야, 네 괘씸한 주인을 찾으면 이때까지 찾아다닌 값 톡톡히 치루게 하자. 너한테 제일 맛있는 육포 사주게 할게. 나? 나는 고급 술이지. 가난뱅이 지갑을 아주 털털 털어먹자구.
꼬리를 흔드는 개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방다병은 중얼거렸어. 이연화가 너무 보고 싶어. 두 뺨위로 뜨거운 것이 툭 떨어졌지만 방대병은 서둘러 소매로 쓱쓱 얼굴을 문질렀어. 아직 찾아볼 곳은 많으니까. 하늘로 솟았든 땅으로 꺼졌든 기필코 찾아내고 말겠다고, 이 본공자가 얼마나 끈덕진지 제대로 맛을 보여주겠어.
-가자 불여우.
개 한마리와 사내의 발걸음은 계속 되었어.
**
36군의 모든 영토, 4개의 하천, 12개의 강과 7개의 산맥 그리고 21개의 산을 다 뒤졌는데도 찾지 못했다는 무안의 보고를 듣고도 적비성은 그저 짧게 한마디 했어.
- 계속 찾아라.
적비성도 마음 같아서는 방다병처럼 직접 찾아나서고 싶었어. 하지만 각려초의 어룡우마방과 단고도의 만성도때문에 금원맹을 재정비해야했지. 속아낼건 속아내고 재편성할 것은 재편성해서 금원맹을 다시 완벽하게 장악해놔야 강호에 금원맹을 입장을 확실히 세울수 있었거든. 금원맹을 해산할까도 했지만 남은 잔당이 또 어떻게 강호를 뒤집을지도 모르고. 사실 그부분에 대해 적비성은 전혀 상관하지 않았지만 이연화가 제 목숨을 깍아가며 이뤄낸 평화이니 어떻게 다시 어지럽히게 놔둘수 있겠어. 나중에 이연화를 찾는다해도 또 불나방처럼 저를 태워버리려 할테니까.
보고를 듣고 나면 가끔 꿈에서 어떤 가냘픈 그림자가 나타나곤 했어. 아무리 봐도 얼굴은 드러나지 않지만 그것이 이연화일까, 적비성이 아는 이연화는 약해졌지만 여전히 강인한 이라 어쩐지 그건 자신이 아는 이연화가 아닌것 같았어. 게다가 그 꿈을 꾸고 나면 어째서인지 저도 모르게 양인의 향이 흘러나왔지. 마음이 편치 않아 조절이 잘 안되는가 적비성은 그렇게 여겼어.
이상이를 만나고 이연화를 만나면서 적비성의 삶은 크게 바뀌었어. 무공만을 연마하며 오로지 하나의 정점을 추구하는것만 몰두했던 그에게 이상이는 그의 최종 목표였지. 허나 이연화와 조우하면서 적비성은 때로 삶에 다른것도 있다는걸 경험할수 있었어. 지기와 함께 술잔을 기울이던 그 밤, 적비성은 처음으로 술맛이 좋다고 느끼게 됬지.
적비성은 망강정에서 찾아낸 부러진 소사검을 쥐어보았어. 근래에 자신의 검보다 이상이의 검을 쥐고 있는 나날이 더 많았지. 강호인이게 검은 단순히 무기가 아니야. 그건 제 목숨이고 신념이고 삶이지. 그걸 제 손으로 부쉈다는 것은.....소사검의 자루를 쥐으니 세겨진 무뉘가 손끝에 느껴졌어. 부러진 검위로 달빛이 아스라히 반짝였지.
이상이야 이상이야. 아니 이연화야, 너는 대체...
가벼운 한숨을 내쉬며 적비성의 시선은 하늘로 향했어. 컴컴한 밤하늘의 달빛만이 세상에 무심히 내려앉았어
연화루 비성연화 다방연화 연화텀
방다병은 이상이라면 나타나겠지만 이연화는 나타날지 전혀 알수 없었어. 다만 간절히 바랬어. 우리가 함께 한 시간이 그리고 그만큼 간절한 바람을 알고 있다면 이연화가 그를 무시 하지 않을거라고 그렇게 믿고 싶었어. 몇번이고 방다병을 버리고 갔지만 늘 다시 돌아왔잖아? 이리저리 핑계를 대며 떠나도 둘은 결국엔 늘 함께 했어. 그러니 이번에도 그럴거라고 불안함을 억누루며 그렇게 믿었지만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았어. 어떠한 희망을 품고 동해에 도착했지만 거기엔 그저 바위처럼 우뚝 서있는 적비성이 있었지. 서신이 없었다면 그는 그대로 물러서지 않을 석상이 됬을지도 몰라.
적비성은 이연화가 결국 동해에 나타지 않았다는것에 으외로 별 감흥이 들지 않았어. 실은 은연중에 알고 있었던것 같아. 하지만 망청화를 복용하지 않고 끝끝내 죽을 길을 선택했다는데에 화가 치밀어 올랐어. 편지를 읽어내리는 방다병의 떨리는 목소리만이 파도의 거품처럼 부서져내렸지. 우리의 약속은 누구도 대신 할수 없어. 동해의 달빛은 여전하다 말한건 너였다. 검을 쥔 적비성의 손에 힘이 들어갔어.
10년전 동해에서 싸울때 이씨성을 가진 자는 좋은 병기를가진 덕택에 배를 침몰시켰지만 군자를 이기지는 못했네. 군자의 용맹함은 보기드문 것이니 저도 탄복하오. 오래전 일이니 다시 언급하지 맙시다. 검은 부러지고 사람은 죽었으니 동해의 약속은 지키지 어려울것같으니 아쉽네. 군자가 망천을 선물해줘서 참 고맙다네, 하지만 군자의 바람을 저버렸네. 강산은 몇년 사이에 상전벽해가 되었네. 갔다가 다시 올것이고 때가 되면 올거라네. 방다병은 내 검법을 습득해서 능력이 출중해. 머지 않아 곧 이름을 날릴거야. 군자는 이제 각축할 생각이 없지만 고봉에 오르길 원하지. 이씨 성을 가진 자는 이제 없으니 한이 남는다면 대신 방다병과 겨뤄보게. 이상이 절필.
이연화도 아니고 이상이의 절필. 그는 정말로 이별을 고하고 있었지.
굳은 시선과 물기 어린 시선이 마주쳤어. 방다병은 적비성의 눈빛에 들어찬 분노를 이해할수 있었어. 적비성은 방다병의 눈가에 어린 비통함을 이해할수 있었어. 두 남자는 살아온 환경도, 성격도 모두 정반대로 살아온 이들이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말이 없어도 서로를 이해했어. 그리고 생각도 정확히 일치했지.
이연화를 찾는다.
수명이 한달도 남지 않았다는 관하몽의 말이 비수처럼 가슴에 꽂혔지만 신경 쓰지 않았어. 정말로 죽었다면 시신이라도 꼭 찾아내고 말것이다. 바로 눈앞에서 실체를 확인할때까지 절대로 이연화를 포기하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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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기산장의 사람을 풀어놨지만 방다병은 불여우와 함께 직접 이연화를 찾아다녔어. 그동안 이연화와 함께 다녔던 곳도 구석구석 빠짐없이 돌아봤지. 불과 몇개월전의 일이건만 수풀은 여전한데 사람은 없었어. 잠을 자면 꿈에서라도 볼까 눈을 감을때마다 기대하지만 야속하게도 얼굴 한번 보이지 않았어. 가끔 어떤 가녀린 그림자가 나오긴했는데 그게 애타게 찾는 이연화일까? 방다병이 떠올리는 이연화는 약한듯 하지만 강인하여 왠지 저가 아는 이연화가 아닌것 같았어. 게다가 그 꿈을 꿀때마다 아침에 일어나면 양인의 향이 물씬 풍기는거야. 마음이 초조해 향 갈무리가 잘 안되는거라 방다병은 여겼어.
산천을 뒤지고 마을을 지날때마다 이연화와 보냈던 시간이 밀물처럼 밀려와 그러면 가슴 한켠이 그저 먹먹해졌어. 불여우도 가끔씩 뭔가 허전한지 멍하니 허공을 볼때가 있었지. 답답한 마음에 빌어먹을 이연화! 소리도 버럭 질렀지, 혹여 익숙한 투걸거림이라도 들려올까봐. 하지만 고즈넉한 바람만이 귓가를 스치고 그 적막함을 견딜수 없어 방다병은 부러 활발하게 말했어.
- 불여우야, 네 괘씸한 주인을 찾으면 이때까지 찾아다닌 값 톡톡히 치루게 하자. 너한테 제일 맛있는 육포 사주게 할게. 나? 나는 고급 술이지. 가난뱅이 지갑을 아주 털털 털어먹자구.
꼬리를 흔드는 개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방다병은 중얼거렸어. 이연화가 너무 보고 싶어. 두 뺨위로 뜨거운 것이 툭 떨어졌지만 방대병은 서둘러 소매로 쓱쓱 얼굴을 문질렀어. 아직 찾아볼 곳은 많으니까. 하늘로 솟았든 땅으로 꺼졌든 기필코 찾아내고 말겠다고, 이 본공자가 얼마나 끈덕진지 제대로 맛을 보여주겠어.
-가자 불여우.
개 한마리와 사내의 발걸음은 계속 되었어.
**
36군의 모든 영토, 4개의 하천, 12개의 강과 7개의 산맥 그리고 21개의 산을 다 뒤졌는데도 찾지 못했다는 무안의 보고를 듣고도 적비성은 그저 짧게 한마디 했어.
- 계속 찾아라.
적비성도 마음 같아서는 방다병처럼 직접 찾아나서고 싶었어. 하지만 각려초의 어룡우마방과 단고도의 만성도때문에 금원맹을 재정비해야했지. 속아낼건 속아내고 재편성할 것은 재편성해서 금원맹을 다시 완벽하게 장악해놔야 강호에 금원맹을 입장을 확실히 세울수 있었거든. 금원맹을 해산할까도 했지만 남은 잔당이 또 어떻게 강호를 뒤집을지도 모르고. 사실 그부분에 대해 적비성은 전혀 상관하지 않았지만 이연화가 제 목숨을 깍아가며 이뤄낸 평화이니 어떻게 다시 어지럽히게 놔둘수 있겠어. 나중에 이연화를 찾는다해도 또 불나방처럼 저를 태워버리려 할테니까.
보고를 듣고 나면 가끔 꿈에서 어떤 가냘픈 그림자가 나타나곤 했어. 아무리 봐도 얼굴은 드러나지 않지만 그것이 이연화일까, 적비성이 아는 이연화는 약해졌지만 여전히 강인한 이라 어쩐지 그건 자신이 아는 이연화가 아닌것 같았어. 게다가 그 꿈을 꾸고 나면 어째서인지 저도 모르게 양인의 향이 흘러나왔지. 마음이 편치 않아 조절이 잘 안되는가 적비성은 그렇게 여겼어.
이상이를 만나고 이연화를 만나면서 적비성의 삶은 크게 바뀌었어. 무공만을 연마하며 오로지 하나의 정점을 추구하는것만 몰두했던 그에게 이상이는 그의 최종 목표였지. 허나 이연화와 조우하면서 적비성은 때로 삶에 다른것도 있다는걸 경험할수 있었어. 지기와 함께 술잔을 기울이던 그 밤, 적비성은 처음으로 술맛이 좋다고 느끼게 됬지.
적비성은 망강정에서 찾아낸 부러진 소사검을 쥐어보았어. 근래에 자신의 검보다 이상이의 검을 쥐고 있는 나날이 더 많았지. 강호인이게 검은 단순히 무기가 아니야. 그건 제 목숨이고 신념이고 삶이지. 그걸 제 손으로 부쉈다는 것은.....소사검의 자루를 쥐으니 세겨진 무뉘가 손끝에 느껴졌어. 부러진 검위로 달빛이 아스라히 반짝였지.
이상이야 이상이야. 아니 이연화야, 너는 대체...
가벼운 한숨을 내쉬며 적비성의 시선은 하늘로 향했어. 컴컴한 밤하늘의 달빛만이 세상에 무심히 내려앉았어
연화루 비성연화 다방연화 연화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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