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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2 15:29

ㅇㅅㅈㅇ 
ㅇㅅㅍ
여공남수 먹음
여남박ㅈ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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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후가 녕원주를 진짜진짜 예뻐하는데, 허구헌날 불러서 얘기나누고 그러다가 나중엔 먹을 것도 막 입에 넣어줌. 여의는 대체 황후가 왜 저렇게 잘해주나 이해가 안가는데 황후는 녕원주 너무 안쓰럽단 말임. 둘 사이에 불화가 있어서 여의가 곱지 않게 굴었을 것은 확실한데, 녕원주 얼굴 보니 사람이 심신이 상해서 뼈가 녹을 지경으로 힘들어 보여서 그럼. 그간 녕원주 주변에 이 정도로 눈치가 있고 이 정도로 다정하게 그런 염려를 표시할 사람이 하나도 없었음. 

여의는 황후가 인정한 사람이니까 자기도 어설프게나마 잘해줌. 
셋이 앉아서 얘기하다가 이거 맛있다고 간식 녕원주 입안에 넣어주는 거 여의가 유심히 보고 있었음. 그러고 군주택으로 돌아가서 같이 저녁 먹다가 여의가 반찬 집어서 골똘히 쳐다보다가 녕원주 입가에 대주는 거. 이 사람이 젓가락으로 사람을 암살할 사람이지 누구 입에 음식 넣어줄 사람은 아니잖음. 녕원주가 놀라서 쳐다만 보고 있으니까, 녕당주는 손이 없어서 스스로 음식을 먹을 수 없잖아. 그치? 하고 픽 웃음 
막 비웃고 그런 게 아니라 그냥 자기가 이러고 있는게 웃겼음. 황후냥냥이 그렇게 하시니까 여의도 그러는 거고, 왜냐면 뭐든 황후가 하는 일은 다 옳으니까 ㅋㅋ 잘해주라고 했으니까 잘해주는 거임 

녕원주 귀 새빨개졌을 거
가만히 있다가, 안국에서 이렇게 공평하게 대해주고 군주와의 인연이 나쁘지 않은데 앞으로 다정하게 살 수 있으면 좋겠다고... 나름 에두르고 에둘러서 고백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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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기에 여의가 한다는 대답이 되게 간결함.

..언젠 싫다며?

그러고 내려놓고 나가버림. 
처음 만나서 좋은 인연을 만들려고 하지 않았고 공공연히 무시했으니 여의가 저런 반응을 보인다고 해도 녕원주가 뭐 할 말이 있는 건 아님. 여의 성격으로 봤을 때, 그러니까 황후의 명령이라면 뭐든 다 듣는 그 성격에 처음부터 괜찮게만 서로 대했다면 나쁘지 않았을 거임. 지금 여의와 양영이 서로를 아끼고, 또 여의가 육도당 전체를 동지로 받아들인 것처럼 녕원주도 여의에게 그럭저럭 동반자 역할은 할 수 있었을 지도 모름. 
여의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 곁에서 가족 행세를 하다가 사실은 정이 많은 저 여인이 어느날 조금의 정을 줘서 어떻게든 잘 됐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하고. 
방금까지 달콤했던 마음이 천근의 무게를 가지고 뚝 떨어져서 심장에 상처를 남긴 거 같았음 

여의와 가까이 했던 자리에 이제 사람은 없고 눈물 뚝뚝 떨어지는 소리만 남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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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놀랍게도 이러는 사이 우십삼이 초월이와 연애를 시작해버린 것임 
금미낭도 여의와 재회해서 바쁘고, 우십삼은 연애하고, 원록이는 양영이랑 연애아닌 연애하고 있고 공교롭게 녕원주가 너무 외롭게 되어버림 
원래도 녕원주가 그렇게 구구절절 말하지 않고 우십삼은 처음 진심으로 빠진 사람이라 연애하느라 진짜 오지게 바빴음
초월이랑 이동광 혼사 얘기가 나오긴 했는데 망함
이동광은 도성으로 돌아오면 어떻게든 일을 망쳐서 녕원주랑 여의가 혼인하지 못하게 하려고 했는데 국경 넘자마자 혼례하고 애까지 가져버렸으니 요즘 제정신이 아닌 것임. 거기에 여의는 이동광 얼굴을 볼 생각이 없고, 황후도 단속하고 하니 초월이한테 그 화풀이를 해대서 둘도 파투남 

오늘내일 할 것도 아니고 초월이 상황이 너무 좀 그렇고, 집안은 좋고 여식은 나이가 많으니 진짜 뭐 아무 자리나 시집가게 생긴터라 우십삼도 마음이 급했음. 초월이야 야반도주라도 하겠다고 나서지만 우십삼 입장에서는 그럴 수가 없지. 지금 오국 안국 평화를 위해서 사절단이 왔고 심지어 녕원주도 본인의 그 직접적인 언행으로 내 몸 팔아 오국 명예 지킨다고 나섰으니까. 처음엔 누구와 혼인하건 평생 정인은 초월이 하나로 두고 기다리겠다고 했는데 어디 초월이가 그럴 여인이어야지. 
녕원주도 요즘 너무 힘들어하고 애까지 가진 사람에게 연애 상담하긴 좀 그렇잖음 
이도저도 못하고 있다가 뜻밖에도 여의랑 상담을 하게 됨 

여의는 요즘 좀 머릿속이 복잡한데 이게 본인 전공 분야가 아니라서 생각 정리를 하지 못하고 있었을 거. 녕원주가 갑자기 태도를 바뀐 것도 웃기고 그렇다고 본인이 그걸 다 받아줘야 하나 싶기도 하고. 황후냥냥이 한사코 녕원주를 아끼고 예뻐하니 당연히 그에 따르지만 그냥 이러한 변화 전부가 좀 부담스러웠음. 거기다 첫 제자로 받아들이고 마음을 많이줬던 이동광이 대놓고 여의를 여자로 보고 있으니 예민함이 극에 달해있었단 말임 
그래서 좀 녕원주가 마음을 표현해서 좋은 결과를 얻기에 매우 좋지 않은 상황이었음
거기다 북반이 요즘 좀 안좋음. 오국과 안국이 안정적으로 우호를 다지고 있다는 말에 국경 닿은 쪽에 계속 시비를 거는데, 안국에서 출병해야 할 사황이라는 걸 다들 피부로 느끼고 있는 상황이고. 거기다 육도당이 이제 안국의 수도에 당도했으니 실력 발휘할 매우 좋은 기회이기도 했음 

공적으로 사적으로 머리가 아파서 정원에서 돌깨고 있었는데 우십삼이 워후 존상 힘이 넘치시네요 하고 건들거려서 뒤지고 싶어서 그러냐고 한마디 하고 말았음. 그러고 마주 앉아서 둘다 각자의 고민에 취해 술친구나 좀 했음
여의가 문득 아이가 녕당주를 닮으려나? 태어났을때부터 팔다리가 너무 길면 어쩌지? 하는 뜬금없는 소리를 함
우십삼이 제가 알기로 그 녕자의 공자께서는 막 태어났을 땐 가장 하얀 찹쌀로 포동포동하게 쪄낸 천혜의 만두 같았다는 소문을 들었다고 헛소리를 해서 여의를 웃게 함 ㅋㅋ 녕원주 지금은 말라서 뺨도 얄쌍하고 팔다리는 물론 허리도 버드나무 같은데 포동포동한 만두 소년이었다니 
그런 아이를 품에 안게 되면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겠다는 생각에 기분이 좀 나아졌음 

우십삼이랑 초월이 연애하는 거 여의는 알고 있었을 거임. 주의위가 그래도 황후 직속 기관인데 정보수집은 탑이어야지 
요즘 혼례하고 싶다며? 벼락 맞았어? 하고 건달처럼 물어보는데 우십삼이 먼산보면서 뿌리가 없는 한미한 참새나 다름 없으니 벼락을 맞은 들 어디 귀족가문 문턱을 넘겠냐고 자조함
여의가 가만히 생각하는데, 초월이는 스스로 망친 명성 때문에 그리 좋은 혼사 자리는 아니었음. 초월이 집안도 돈이 많은 것 뿐이지 제대로된 공훈을 세운지가 오래되어서 허명뿐이고. 안국은 황제와 황자를 갈아치운 탓에 요직이 여럿 비어 있어서 인재가 필요한 때임 
여의가 출병이 있을텐데 공을 크게 세운다면 없는 이름이 새로 만들어질 수도 있는 거라함. 우십삼의 능력도 결코 허명은 아니니까 장군쯤이라도 달면, 그래도 처지가 어려운 초월이 집안에서는 크게 낙세하는 혼인은 아님. 오히려 황후 진영의 주요 인물이라면 더 좋은 걸 수도 있고. 뭣보다 둘이 정이 있는데 초월이 성격에 어느정도 근거만 뒷받쳐준다면 해낼 거 였음 
듣자마자 우십삼이 당연히 하고 반드시 해낼거라 하니 여의가 인상 쓰고 허탈하게 웃어버림.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전쟁나길 바래버리면 어떻게 하냐는데 우십삼 고민이 풀려서 초월이 만나러 달려가버림 

또, 저렇게 사랑에 빠져서 사람이 하나 바뀌는 걸 보고 여의는 참 인생이라는게 신기하다고 여겼음
아까 우울해보이던 녕원주 생각하다가 하얗고 포동포동한 녕원주를 닮은 애기 생각을 하기 시작함. 다들 여의가 눈이 아름다우니, 아기가 여의의 눈을 닮아야 한다는 말을 종종하는데 여의는 녕원주의 그 가늘고 긴 눈도 꽤 예쁘다고 생각함
술 한잔 쏟아놓고 손가락으로 기다란 눈 그려보다가 가만히 한 손으로 덮어버림 
생각해보니 이 눈은 항상 슬프기만 해서 예쁜 값을 못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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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도 순조로웠고 북반 상황 정탐하고 조용히 그리고 차근차근 출병 꾸리는 일도 진행되고 있었음
초월이는 우십삼이 이번에 전공을 세운다면 그 기세를 몰아 안국에서 새로 족보를 받고 장군이 될 거라고, 그때되면 우십삼에게 시집 가겠다고 갖은 회유와 협박 단식과 자결 협박을 통해 반쪽짜리 혼약을 만들어냈음 
기개가 매우 뛰어난 여식이로고.. 하고 황후와 여의가 조금 당황해서 웃을 정도였을 거임. 우십삼의 취향이 저런 여인이라니 싶지만 뭐 저렇게 적극적으로 인연을 쟁취하는 것이 인생 아니겠나 싶기도 한 것임 

의도적인 건 아니었지만 여의가 요즘 너무 바빠서, 그리고 녕원주와의 관계도 좀 어려워서 회피하다 보니 많은 일을 혼자 처리 하고 있었음
녕원주가 느끼기엔 고립되어 있다고 느낄만한 상황이었겠지 
육도당은 당주를 신뢰하고 믿지만, 회임한 지금도 문제고 해산하고 난 이후에도 병력이 될 수 없는 당주에게 부담주기 싫어서 얘들 조차도 굳이 말을 안하기 시작했단 말임. 그러니까 녕원주 입장에서는 너무 서운하고 그럼 

조금 달콤할뻔 했던 여의와의 관계도 전혀 진전이 없음. 여의는 황후 앞에서나 잘해주고 따로는 이제 얼굴 보러도 안옴. (바빠서 그런건데 녕원주는 모름) 이러다가 북반 상황 안좋아진 거랑 우십삼이 참전한다는 얘기랑 같이 들음 
녕원주가 아무리 회임중이라고는 해도 육도당 당주인데 이 얘기를 전혀 못 들었다는 거에 당황하고 좀 화가나는거지 그렇게나 오랜 시간동안 당주였고 형제였는데.. 이래서 이거 때문에 여의랑 말다툼함 
이렇게 큰 일을 조금의 상의도 없이 결정하는지, 우십삼은 자기에게 형제나 다름 없는데 그가 선봉에 선다니 안국의 장수들은 다 죽었냐고 성격대로 말함. 여태까지는 여의한테 성질을 못 부렸으니까. 극 초반 빼고는. 여의는 원래 그렇게 안해도 되는거 우십삼 장가 보내주려고 황후가 지의까지 내려서 만들어둔 자리인데 녕원주가 이러니 짜증이 나는 거. 일 망치지 말고 침소에나 들어가 있으라고 말해버리는데 여의도 당주이자 자기 부인한테 이렇게 말하면 안됐음 

녕원주는 그냥 출병서를 들어 올리려고 했던 건데 여의가 막아서 황후 직인이 찍힌 출병서가 찢어져버림
물론 다시쓰면 되는거지만 그냥 한장의 종이가 아니었던 탓에 여의가 빡이침. 지금 육도당, 주의위, 황후 궁 뿐만 아니라 황실의 안팎을 다 신경쓰느라 몸이 열개여도 모자란 시기에 이렇게 일을 망치니까. 여의가 한대 치려다가 녕원주 불룩해진 배 보고 후. 하고 한숨 뱉으며 겨우 참음. 그렇게까지 인간 쓰레기 일 수는 없으니깐.. 

아차 싶어서 아무말도 못하는 녕원주 가만히 쳐다보면서 감정 좀 가라앉힌 여의가 한참만에 들릴 듯 안들릴 듯 한 목소리로 그럼.

안 되겠다 너는.
너랑 이 짓거리하는 것도 지겨워서 못하겠어. 

그러고 녕원주만 두고 나가버림. 
후에는 정말로 여의가 너무 바빠서, 그리고 굳이 녕원주를 봐서 좋을 게 없어서 더이상 만나러 가지 않을 듯. 녕원주도 출전 앞두고 출병서를 찢은 건 군법으로 다스리자면 극형에 처할 일이라 뭐라 할 말이 없는거지. 본인이 너무 욱해서 그랬던 거긴 하지만 이렇게 되면 사령관 지위인 여의를 완전히 무시하고 대든 것도 맞고... 



여의가 이때 화가 많이 나긴 했음. 자기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수하는 곁에 두지 않을 것이고 자기 편이 아닌 이에게 곁을 내줄리도 없는데 녕원주가 하는짓이 좀 여의 기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긴 함. 출병서는 병권에 속하는데 그걸 망가뜨렸으니 이건 한순간의 감정 문제라고도 보기 그렇고 여러모로 실망을 많이 했음.  
애초애 녕원주는 자기와 함께하길 바라지 않았고, 본인도 아이만 필요함. 
거기다 이렇게 손발이 안 맞는 사람이랑은 앞일을 도모할 수 없으니 접는게 낫다는 판단을 한거지. 황후 말씀에도 위배되는게 아닌 이유는 이게 녕원주가 원하는 거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겠지. 

산통이 오늘 날 여의가 찾아와서 곁에 있어줬는데, 녕원주는 여의를 너무 오랜만에 봐서 자기도 모르게 넋놓고 한참을 쳐다봄. 여의는 이 날을 둘이 이별하는 날로 생각했기 때문에 나름 너그럽게 대해줄거임. 고통이 심할텐데 조심하라면서 산실에서 나가지 않고 계속 옆을 지켜주겠지. 하고 싶은 말도 많고, 미안하다고도 해야 하는데 산고 때문에 정신이 하나도 없어서 여의가 손 잡아주자마자 거의 양손으로 매달려서 비명 지르다가 아이 울음소리 희미하게 듣고 혼절함. 이때 녕원주 너무 안타깝다고 생각하긴 했겠지. 육도당에서 훈련을 거친 사람이 이렇게 반응한다면 정말 참기 힘든 고통이겠구나 싶었음. 
그래도 여의는 드디어 꿈처럼 그 예쁜 아기 안아보고 너무 좋았겠지. 


그리고 아기 얼굴 한번 안 보여주고 준비한 마차에 정신 잃은 녕원주 태워서 보내버림. 북반과 반대쪽, 오국과 가깝긴하지만 한적한 마을로 보내버리고 원하는 곳으로 가서 잘 살라고 편지 한통 넣어서 보내버림. 
보통 여의는 원한을 아주 깊게 품는 성격이라 안 되겠다. 그렇게 말한 순간부터 이렇게 할 작정이었음. 안전하게 도착하면 녕원주가 그대로 은거하건 사라지건 어떻게든 하겠지 하는 마음이고 아이는 너무 예쁘니까 얼굴보면 정 못뗄거 같아서 나름 이상한 배려를 한거긴함... 

여의 마음은 평화로웠음. 바로 그날 저녁 마차가 습격 당해서 몸도 정상이 아닌 녕원주 실종되고 주의위 몇명 크게 부상 당하고 돌아왔다는 얘기를 듣기 전까지는. 






상호 업보를 쌓는 바람직한 부부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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