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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9 16:09
모임에 모인 태웅이와 백호는 서로 나란히 붙어서 술을 마시고 있었음. 처음에는 태웅이는 그냥 얌전히 술을 마시고 있었는데 갑자기 팍하고 얼굴을 테이블에 박아버림.

"태웅이 취했나본데?"
"나약한 여우놈, 고작 이거마시고 취하다니."

백호가 태웅의 그 모습을 보고 태웅이 얼굴 찌르면서 마구 놀리고 있고 다들 말리는데 태웅이가 다시 팍하고 일어나버리니 계속 옆에서 태웅이 가지고 장난치던 백호는 화들짝 놀람. 태웅이가 계속 백호를 바라보고 있었으니깐.

"뭐,뭐야. 한번 해보자는 거냐?"

태웅이가 계속 백호를 보면서 손을 뻗고 백호는 술취한 놈을 때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면서 일단 한대 맞을거같아서 눈을 떠보니 태웅이가 백호 머리 쓰담쓰담 하고 있었음. 그러다가 통통 때리기도 했고.

"뭐하냐... 너?"
"빨간 농구공. 근데 왜이렇게 말랑말랑해? 불량품인가?"
"누가 농구공이고 누가 불량품이야!!!"

그래도 취해서 이러는 태웅이 상대하는것도 이제 질렸는지 백호도 태웅이 신경끄고 다시 남들이랑 놀려고 하는데 취한 태웅이 눈에는 계속 빨간 백호 머리가 농구공으로 보였음. 눈코입 달려있는 농구공.

"못생겼어, 불량품이고. 그래도.. 말하는 농구공이다."

농구공을 가지고 놀다가 이렇게 소중히 여기면 농구공이 말을 하려나 기대를 했던 아주 어릴적 생각이 난 태웅은 드디어 자기 앞에 나타난 말하는 농구공을 보고 자기가 가져야겠다 생각하며 어디론가 가버리려는 농구공을 꽉잡고 못간다며 놔주지를 않았음. 이번에 새로 생긴 농구공은 말도 하고 또 아주 따뜻하다 생각하며 태웅은 만족했음. 따뜻한게 당연하지. 왜냐면

"이게 왜이래!! 술마시면 곱게 잘것이지. 이거 못놔!!!"
"못가. 불량품이여도 잘 대해줄테니깐 내옆에 있어. 멍청이 농구공."
"누가 농구공이야 여우이자식아!!!"

그래도 백호는 태웅을 내치지 못했음. 비록 동료들이 하하하 웃으면서 자신들을 놀릴때마다 이 웬수여우놈 하고 내팽개치고 싶었지만 그때마다 자길 꽉안고 만족하고 있는지 평소랑 달리 웃으면서 있는 모습에 모질게 대하지 못하겠더라.

"내가 미쳐요, 진짜. 여우이놈이 뭐라고 괘씸한 놈 업어가면서까지 내집에 데려가야겠냐고."
"멍청이 농구공, 내가 행복하게 만들어줄게."
"난 농구공이 아니라고... 여우자식아. 적어도 이럴꺼면 사람으로 봐달라고."

그냥 한대치고 평소처럼 싸울걸 그랬나 싶은 백호였음. 더럽게 무거운 여우놈 기껏 이 천재인 자신이 배려를 해주면서까지 대해줬는데 농구공으로 취급하고 뭐 이런놈이 다 있나 싶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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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뜬 태웅이 천장을 바라보니 낯선 천장이 보였고 일어나서 주위를 둘러보니 역시나 자신이 모르는 곳이였음. 딱 하나 태웅이 아는건 옆에 멍청이 강백호가 자고 있는게 보였음.

"멍청이 집인가?"

그러고 보니 술 취했을 때 뭔가 행복했던 기억이 나는데 태웅은 자는 백호를 보면서 빨간 백호의 머리 쓰다듬어봤음. 까칠까칠하면서도 농구공보다는 말랑말랑 푹신푹신한게 좋았음.

"꽤 괜찮네."

이래서 멍청이 머리 다들 만지작 거리는건가 싶기도 하고.

잠에서 깨고 완벽하게 깬 태웅이지만 다시 백호의 옆에 누웠음. 그리고 다시 백호를 꽉 안아주었음. 이번에는 말하는 빨간 농구공이 아닌 계속 함께 농구를 하고 싶은 빨간 멍청이 강백호라 제대로 인식을 하면서. 백호가 눈을 뜨면 아주 놀라거임. 분명 시간이 지나 태웅이 제정신을 차렸는데도 자길 안고있으니깐.

이제 더는 태웅이 술에 또 취해도 농구공을 찾는일은 없지 않을까 싶음. 이제는 말하는 빨간 농구공 보다는 말하는 자신의 멍청이 백호가 태웅이한테는 더 소중한 존재가 됐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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