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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30 16:45

담배친구에서 침대친구까지 가는 그런 사이로..

둘이 이웃사촌까지는 아니고 그냥 같은 동네에 집은 좀 떨어져 있는 그런 사이.
밤에 산책 하면서 사람 없는 곳에서 담배 한대씩 무는 허니인데 어느날 잭양이랑 만나게 되는거지. 둘 다 이사온지 얼마 안된 상황인데 허니는 밤에 조용히 산책하다가 담배 한대씩 무는게 나름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고, 잭양도 자기 집 근처 산책하다 우연히 만나게 된 거였으면. 

둘 다 피다가도 사람 오면 딱 꺼버리거든. 애초에 사람 없는데서 피지만서도.
어쩌다 몇번 마주치는데 처음엔 아 끄자. 하다가 담배 피는거 보고 그냥 각자 필거 피고 가는거지.
마주칠때마다 밤이고 길에 가로등도 별로 없어서 덩치 큰 잭양 보고 허니 좀 쫄아있기는 하겠다.
근데 한참 봐도 뭐 거기나 여기나 서로 담배 한두대 피면 딱 돌아가는 사람들이고 짜피 얼굴도 잘 안보이고 그냥 이시간쯤에 산책하다 보면 으레 보이는 사람이겠거니 서로 생각하고 말겠지. 그러다 말 붙인 계기는 허니 불 없어서 잭양한테 빌린게 계기였을듯. 
하필 라이터 맛 가서 아 씨... 하면서 손가락으로 라이터 틱틱 거리는데 그냥 갈까 싶다가도 아 오늘 너무 짜증나고 안풀리는 날이었단 말야. 담배도 못피면 진짜 너무 짜증날거 같았음.
끝까지 안풀리네 진짜. 하면서 한숨 내쉬는데 잭양 보여서 걍 철판 깔고 다가간 허니되겠다. 


저기. 죄송한데요. 


잭양 다가오는 발소리도 못들었는데 갑자기 목소리 들리니까 좀 놀랬는데 늘 멀리 떨어져 있던 그 여자구나 싶어서 경계 풀 듯.


혹시 불 한번만 빌려도 괜찮아요?


하면서 손가락 사이에 낀 담배 보여주는 허니. 

잭양 말 없이 라이터 내미는데 허니 눈 내리깔고 불 붙이는 모습 홀리듯 쳐다보고 있겠지. 
어두운데 불 켜는 그 찰나에 내리깐 속눈썹이나 잠시 들이켰다 내뿜느라 피어나는 연기 사이로 보이는 입술 같은걸 말야.


감사합니다. 


꾸벅 인사하고 멀어지느 허니 그냥 쳐다만 볼 거 같다. 
첫눈에 반했다. 그런건 아니고 그냥 그 밤 그 찰나의 분위기 때문인지 오묘한 감각에 눈 못 떼는 잭양.
근데 허니도 아무렇지 않은 듯 했지만 별반 다르지 않은 상태 아닐까. 
가까이 가니까 더 큰 덩치에 긴 손가락, 라이터를 건네느라 잠깐 닿은 살갗의 감촉이 어쩐지 간질간질해서.
말은 안했지만 잠깐 마주친 눈빛이 짜릿했거든.  이 남자 뭐야? 싶을 정도로. 

여하튼 그 밤 이후로 바로 가까워진건 아니고 경계심은 좀 많이 사라진 정도? 밤에 마주치면 그냥 아 또 저사람이네 하는 정도였을거 같다.
그전에는 좀 쫄았다면 이제는 걍 응 또 있구나 또 나와있구나 하는 정도. 둘 다 낮에는 직장 생활 하면서 혐생 사느라 바빠서 늘 밤에만 마주치는 사이일듯. 그러면서 그냥 서로 머릿속에 당연하게 저장될거 같다. 

아 또 그사람이네 하면서.
서로에게 밤의 사람으로 말이지.

그러다 어느 날 허니가 좀 멍 때리느라 담배에 불은 안붙이고 필터만 질근질근 씹고 있으면 잭양이 다가와서 물을거야.



오늘도 불 없어요?


그럼 허니가 눈만 꿈뻑거리다 담배 문 채로 고개 조금 숙이겠지.
잭양이 거기에 불 붙여주고. 
그러면서 눈 마주치면 둘 다 순간 생각할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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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 사람 되게... 키스하고 싶게 생겼네..?









잭양너붕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