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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0 00:25
오기 전날 통화를 했는데 목소리에 묘하게 힘이 없길래 대만이는 걱정을 했단 말임. 무슨 일이 있나 물어보고싶었지만 태섭이 성격상 바로 말해주진 않을 거라서 일단 애 좀 편하게 만든 다음에 알아내려고 했지. 그래도 어제의 목소리가 자꾸 마음에 걸려서 오면 으스러지게 안아주기나 해야겠다 생각했음. 그 애는 먼저 안기는 스타일이 아니니까 내가 달려가서 꽉 안아줘야지. 분명 그랬거든.

태섭아!

그리웠던 얼굴이 보이자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면서 태섭이 쪽으로 가는 대만이보다 대만이한테 달려오는 태섭이가 더 빨랐음. 달려오는 태섭이를 받긴 했는데 이런 적이 없던지라 대만이는 잘 받고도 당황했음. 제 허리를 꽉 안아오는 애한테 무슨 일인지 묻는 대신 처음 생각대로 으스러지게 안아주면서 이렇게 말했지.

보고싶었어, 송태섭.

그게 맞는 말이었는지 얼굴을 숨기고 있던 태섭이가 고개를 들어 대만이를 쳐다봤음. 어딘가 애달픈 눈. 자신이 그동안 힘들었다는 걸 알아달라는 듯이 저를 보는 태섭이를 보고, 미안하지만 정말 귀여워서 웃음이 나올 뻔한 대만이었음. 그치만 지금은 그러면 안됐으니까. 태섭이를 조금 더 당겨안으며 이마를 맞댔지.

아, 살 것 같다.

태섭이가 하고싶었던 말을 대신 대만이가 해주면 태섭이는 대만이의 온기를 느끼며 눈을 감았음. 이 다정한 사람은 날 위해 늘 이 자리에 있어주는구나. 새삼 행복함과 안도감을 느끼며 작게 한숨을 쉬는 태섭이었음. 사실 오기 전날 대만이에 대해 안 좋은 꿈을 꾸었음. 현실처럼 생생했던 꿈이어서 태섭이는 자꾸 걱정이 되었음. 제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봐야만 안심이 될 것 같아서 대만이를 보자마자 달려갔던 거였지. 그리고 대만이의 다정함이 온몸을 감싸주는 듯한 느낌에 한결 기분이 나아진 태섭이었음. 역시 꿈은 꿈일 뿐이야. 비로소 안정된 태섭이가 대만이한테 인사하겠지.

나도 보고싶었어요.






혹시 말하지만 꿈은 진짜 꿈이었을뿐... 아무 일도 없었음 대태는 해피엔딩이 퍼컬이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