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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8 19:44
쿠로아다에 자공자수 섞어 먹으면 얼마나 맛있는지 아니
모른다면 먹어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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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다치의 결빰혼, 30년 모쏠아다 인생에 완벽한 벤츠남 쿠로사와를 만나 평생의 반려자로까지 가는 데에 성공했고 그날 결혼식에는 뿔뿔이 흩어졌던 고딩 때의 절친들이 다 모여 아다치의 행복을 축하해 주었음
그렇게 모인 멤버들은 한 명 한 명이 확실한 개성을 가지고 있었고, 직업도 가지각색에 다들 존재감이 남달랐지
조용조용하고 순한 아다치가 저런 무리에 어울렸었다고? 싶을 정도였다고 할까….

니이쿠라, 리이치, 유우토, 히구치, 용주까지 다섯… 졸업 후 각자 살기 바빠 연락도 뜸해지고 만남도 뜸해졌던 그들이지만 아다치의 결혼식에 전부 모여서 간만에 추억 만끽하며 주인공인 아다치에게 축복도 아낌없이 보내고 그러겠지
그중에서도 당시 그들 중 리더 포지션을 맡았던 니이쿠라는 특히나 아다치를 아끼는 마음이 남달랐기에 이 자리가 더욱 특별할 수밖에 없었다










그들이 처음 만나게 됐을 때, 고고한 기존쎄 리이치가 이 반에 자기랑 어울릴 만한 사람은 너밖에 없다며 니이쿠라에게 먼저 다가왔고… 재수없다고 느낄 만도 한데 니이쿠라는 리이치가 싫지 않아서 한동안 둘이 다님
그러다 연예인 준비한다고 까탈스럽게 굴다가 얼굴값 한다며 여기저기 무리에서 다 떨궈진 유우토를 쟤 이쁘다고 리이치가 주워서 셋이 같이 다녔는데 셋이 수준이 맞으니 별다른 갈등 없이 잘 지냈음ㅋㅋ
그리고 똥강아지마냥 여기저기 다 고루 친하게 지내던 용주, 애는 착한데 좀 바보라고 흠잡혀서 못된 애한테 이간질당해서 한동안 따돌림당함 근데 자기가 싸가지 부릴 때도 만렙 친회력으로 다가왔던 용주를 좋게 보고 있던 유우토가 열받아서 용주 따돌린 무리한테 개지랄 떨고 용주 주워서 넷이 같이 다니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합류한 멤버가 히구치인데, 히구치는 원래 존나 마이페이스라 학기 초부터 쭉 혼자 다녔지만 아무도 만만하게 보지 않는 특이한 타입… 히구치는 용주가 캐스팅했음 친해진 계기도 별것 없음 둘이 장난 좀 주고받았는데 찰지게 잘 받아 주고 애가 재밌어서?

그렇게 다섯이서 함께 지내는데 각자 캐릭터 확실하고 성격도 있는데다 미모도, 존재감도 남다르니 언제부턴가 반의 분위기를 주도하는 실질적인 상위 서열로 자리잡음
뿐만 아니라 교내에서도 꽤 유명한 무리로 알음알음 가십의 주제가 되기도 했을 정도로 영향력이 있었지 그리고 그중에서 이들의 구심점과 큰형 노릇을 했던 사람이 니이쿠라라서 자연스럽게 리더 포지션이 됨
한 명, 한 명이 잘났기에 모두가 시기하지만 그만큼 동경하는 그룹… 여기에 최종적으로 끼게 된 멤버가 아다치인데 아다치는 중간에 전학을 왔음

오사카에서 전학을 온 아다치의 첫인상은 그야말로… 뭔가 원석이라고 할까… 사투리도 못 고친 순둥한 오사카 친구의 등장은 처음부터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모두에게 웃음을 짓게 만들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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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는 아다치 키요시라고 하는데… 어, 반갑다. 잘 부탁한데이“


이때의 아다치는 사실 다 보였음 자신을 비웃는 듯한 웃음, 또는 흥미를 가지고 있는 웃음까지도… 그리고 유독 무표정을 하고 있는 니이쿠라와도 눈이 마주쳤었지
공교롭게도 아다치는 용주의 짝꿍이 됐는데, 다시 말하지만 용주는 애는 착하지만 존나 바보임
오사카에서 왔다는 아다치에게 흥미가 가득했는지 주섬주섬 어색하게 가방 내려놓는 아다치한테 막 들이댐

”너 오사카에서 왔어? 그럼 타코야키 잘 만들겠네?“

무식이 통통 튀는 질문에 으이그 싶은 유우토가 용주 입 틀어막고 제압하겠짘ㅋㅋㅋㅋ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아다치, 그 광경을 낄낄거리면서 보고 있던 히구치가 먹는 게 최고라며 용주 놀리고, 리이치도 키득거리고 있었지만 아다치의 뒤에서 니이쿠라는 굳은 얼굴로 중얼거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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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촌스러워.”


갑자기 찬물을 끼얹어 버리는 니이쿠라, 주어는 생략됐지만 다들 눈치로(용주 제외) 알 수 있었음 이유는 몰라도 니이쿠라는 아다치를 별로 마음에 안 들어하는 듯….
뭐, 그러거나 말거나 원래 딱히 누구 하나 찍고 괴롭히던 인물들은 아니었어서 그럭저럭 아다치랑 잘 지내는데, 친화력 좋은 용주는 어느새 아다치랑 소소하게 장난도 치고 그럴 정도로 가까워져서 아다치 머리칼도 자기처럼 땋아 주면서 놀기도 하는 등 친해졌겠지
히구치도 말 걸면 사투리로 허둥지둥하는 아다치가 귀여워서 일부러 짓궃게 표준어 시켜 보는 등 장난도 자주 쳤고, 유우토는 자기가 좋아하는 밴드가 오사카에서 공연을 했는데 거기 아다치가 보러 갔었다는 주제로 얘기가 통해서 친해짐
리이치는 사실 얼빠라서 ㅋㅋㅋㅋ 안 꾸몄을뿐, 베이스는 귀여운 청순미인이었던 아다치 당연히 맘에 들어함

다만, 무리에 끼우기엔 좀 애매했던 게 니이쿠라가 별다른 이유 없이 아다치를 안 좋아해서…. 대놓고 맘에 안 든단 티를 내니 같이 다니면 아다치도 얼마나 눈치 보이겠음
그렇게 그냥저냥 지내다가 하루는 같은 도서관 다니던 히구치가 걍 대놓고 니이쿠라한테 물어봤을 듯
아다치 걔 착하던데 왜 그럼? 이러면서 가볍게 ㅇㅇ 그리고 니이쿠라는 잠시 아무 말 없다가 대답함


”난 오사카쪽 사람들 별로라서. 경박하고, 웃기지도 않은데 실없는 농담이나 해대고. 존나 구려.“

”지역 감정이야?“

”어. 아다치가 착하든지 말든지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 없다.”


하지만 사람 마음이 꼭 그렇지도 않은게…. 사실 따지고 보면 니이쿠라 스스로도 알고 있었음 아다치를 싫어할 이유 같은 건 전혀 없는데 뭐라고 할까… 미워하고 싶다는 느낌?
니이쿠라가 그렇다면 그런 거지, 딱히 논쟁이나 하려고 물어봤던 것도 아니라 히구치도 별말 안 하고 넘어갔음




그랬는데… 장마철이 한창이던 여름날, 안 그래도 컨디션이 안 좋았던 니이쿠라는 그날따라 너무 힘들었음
학업 스트레스와 감기가 겹쳐 너무 상태가 안 좋았던 니이쿠라는 놀러 가자는 친구들 다 보내고 홀로 귀가하던 중에 결국 정신을 잃고 말았지
지독한 장마였기에 더운 공기와 상반되는 차디찬 장대비 속에서 우산을 떨어뜨리며 고꾸라진 니이쿠라가 마지막으로 본 것은 자신을 향해 돌진하는 트럭이었고, 그 트럭이 울리는 요란한 경적 소리가 웅웅대는 머릿속을 가득 채우며 그렇게 어둠이 찾아왔음

눈을 뜬 니이쿠라는 자신의 집이 아닌 다른 곳에서 몸을 일으켰음 주위를 둘러보니 있을 것만 딱 있는 단순한 원룸, 침대 또한 니이쿠라가 쓰던 것이 아니었지 그렇다고 병원도 아니었으니….
멍하니 니이쿠라가 기억을 더듬고 있을 때, 조심스럽게 등장한 인물이 있었음 바로 아다치였다
샤워라도 하고 나왔는지 뽀얗게 뜬 얼굴과 촉촉하게 젖은 머리칼을 하고 쭈뼛쭈뼛 서서 자신을 바라보는 아다치에 니이쿠라는 당황을 감추지 못하는데, 그에 아다치가 허둥지둥하며 다급하게 말하겠지


“아, 몸은 쫌 괘안나? 니 갑자기 쓰러졌다 아이가. 비도 억수로 오는데, 내비두기도 뭣하고 해서 델꼬 왔다.“

”… 어, 그랬구나.“


그제서야 니이쿠라의 머릿속에 희미하게 떠오르는 것이 있었음 차가운 물기와 상반되는 따뜻한 온기, 누군가의 거친 숨소리, 허공에 있는 듯한 느낌… 짧은 순간이지만 알 수 있었지 누군가가 자신을 업고 어딘가로 향하는 중이라는 것을….
떠오르는 기억들을 토대로 유추하자면 아다치는 뒤에서 니이쿠라가 쓰러지는 장면을 목격했고, 차에 치이기 전에 어떻게든 끌어냈던 모양이었지
그리고 정신을 잃은 니이쿠라를 업고는 집까지 와서 눕혀놓은 듯한데… 주위에는 그 나름대로 열심히 간병까지 했던 흔적도 있었음 아마도 아다치가 아니었다면… 트럭에 치이는 것은 물론, 그게 아니더라도 매서운 장대비 속에서 방치되었을 자신을 생각하니 조금 오싹하게끔 느껴졌음

평소 마음에 들진 않았지만 그래도 공과 사는 확실했던 니이쿠라는 아다치에게 감사 인사를 하겠지 그리고 별다른 이유도 없이 자길 싫어하는 사람을 극진히 간병까지 하고 있었으니, 그 마음 씀씀이에 어쩐지 입이 쓰기까지 했다


그날, 시간이 늦어 하는 수 없이 니이쿠라는 아다치의 집에서 신세를 지게 됐는데…. 그러면서 처음으로 둘이 길게 대화를 나눠 보겠지
자신을 미워하지 않고 구해 준 아다치에게 고마웠던 니이쿠라는 안 하려던 이야길 해 줬음 오사카 사람들한테 편견이 생긴 사연이라든가 ㅋㅋㅋ 중학교 시절 오사카 출신인 애들과 하도 싸우다 보니 그랬다고…. 애들이 성격이 드세니까 사사건건 안 맞고 괴롭힘당했는데 그때의 기억 탓에 아다치에게도 날을 세우게 됐다며 사과했고, 아다치는 흔쾌히 받아 주었음 그리고 그랬지
니이쿠라의 생각에 공감한다고 ㅇㅇ 오사카 토박이인 아다치였지만 스테레오 타입과 달리 여리고 소극적인 성격으로 인해 주변에 휘둘리는 경향이 잦았고, 짓궂은 장난의 대상이 되어 왔다가 결국 진학한 고등학교에서 적응을 하지 못해서 전학을 왔던 거라는 이야기를 해 줌

그리고 함께 누워 잠들며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잔잔하게 도란도란 수다 떨다가 서로의 체온을 느끼며 잠들 듯
그날, 니이쿠라는 편견에 갇혀 아다치를 다시 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것을 후회하고 반성했음 생명의 은인인 것과는 별개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뭔가… 편안하고 몽글몽글한 게 개쌉호감이라 ㅋㅋㅋ
그렇게 잠도 꼭 본인 성격처럼 순둥하게 새근새근 잠든 아다치를 구경하던 니이쿠라는 답지 않게 그에게 몸을 붙이고 살포시 끌어안았음 그리고 아다치의 살냄새와 포근한 안정감을 느끼며 눈을 감았지

그리고 다음 날, 함께 등교한 니이쿠라와 아다치에 의아하다는 듯 바라보던 다른 친구들은 인사에 이어진 니이쿠라의 한마디에 제각기 함박웃음을 지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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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점심 시간에 의자 하나 더 놓자.“



그렇게 여섯 명이서 즐거운 학교 생활을 이어 나갔는데, 모두가 소중한 친구지만 니이쿠라에게 있어서는 친구들 중에서도 특히나 아픈 손가락이 있었음
그 주인공은 바로 아다치, 언제나 마음 따뜻하고 순박한 면모가 자꾸만 눈길이 가게 만들었거든 그러니까… 애초에 발화점이 높은지 니이쿠라와는 달리 매사에 무던하니 순하고 얌전히 지내는 게 보통이었겠다
어린 나이애 가족들과 떨어져 홀로 도쿄에서 지내고 있는 그가 신경 쓰여서 자주 아다치의 집에서 함깨 놀다 잠들었고, 아다치가 자신에게 보이는 부드러운 웃음의 순간이 그렇게 달콤할 수가 없었음
다른 친구들에게 말하지 않고 단둘이 놀러 다닌다거나 하는 비밀스러운 추억도 잔뜩 쌓았지 그리고 언제부턴가 아다치도 니이쿠라가 자신에게 대하는 태도가 다른 애들이랑 다르다는 걸 확실하게 눈치챘음 유난히 더 다정하고, 상냥하면서도 아주 따스했으니까

실제로 니이쿠라는 언제부턴가 이상하게 아다치의 모든 것들이 좋아지기 시작했음 포근한 체향부터 복슬복슬한 머리칼, 바둑알 같은 새카만 눈동자나 듣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부드러운 음성도 그랬지 그렇게 싫던 간사이벤마저 귀엽게 보일 정도로….
아다치 역시도 제게만 특별하게 따뜻함을 보여 주는 니이쿠라에게 의지하며 다른 친구들보다도 조금 더 가깝고, 조금 더 함께하고 싶은 감정을 느꼈지

여섯 명이 나누는 공통적인 추억이었지만 니이쿠라와 아다치에게는 다른 친구들이 모르는 자기들만의 비하인드 스토리도 있었으면 좋겠다
여름방학 때 다같이 놀러 갔던 바다에서 신나게 놀다 잠든 친구들 몰래 둘이서 빠져나와 같이 손을 잡고 밤바다 해변을 산책했던 일, 학교 축제 때 같이 귀신의 집엘 들어갔다가 겁 많은 아다치가 울먹거려서 빈틈없이 부둥켜안은 채 탈출했던 일, 여름 축제 때는 다른 친구들과 나눠먹을 간식을 사 온다며 함께하다 다정하게 손을 잡고 밤하늘에 피어나는 불꽃놀이를 구경했던 일, 용주가 먹고 싶다던 아다치의 타코야키를 사실 니이쿠라에게만 만들어 주었던 일 등등
그동안 아다치는 사투리를 교정하겠다며 열심히 노력했지만 니이쿠라는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싶었음
이제는 매일매일 듣고 싶었거든 아다치의 사투리가….

그리고 행복했던 시간이 지난 후 졸업식, 오사카에서 올라온 가족들과 활짝 웃음을 짓고 있던 아다치가 그랬음
졸업도 했으니 본가로 돌아가야 한다나? 그리고 이 말을 들은 니이쿠라가 가장 먼저 했던 대답은 이거였지

”아다치, 다음에는 오사카에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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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화사하게 함박웃음을 짓는 아다치, 그 웃음에 왠지 가슴이 울렁거려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던 니이쿠라는 귀신같이 끼어들어 오사카로 함께하겠다는 친구들에게 떠밀려 가까스로 감정을 추스릴 수 있었지
그렇게 그들의 졸업식이 지나간 뒤 아다치는 오사카로, 니이쿠라를 포함한 다른 친구들은 각자 일, 대학 등의 새로운 일상을 맞이하게 되었음


그리고 아다치가 없이 약 3개월 정도가 지났을 때, 문득 니이쿠라는 깨닫게 되었으면 좋겠다
나… 아다치를 좋아하고 있었구나. 그 사실을 깨닫자마자 스쳐지나가는 아다치와의 모든 추억들이 뒤늦게 홍수처럼 밀려왔겠지 그때가 그리워서, 조금 더 일찍 알았으면 좋았을걸 후회가 들어서, 이제는 오사카로 돌아가 버린 아다치가 너무나도 보고 싶어져서 집에 가던 걸음을 멈추고 어둑한 밤하늘 아래에서 갑작스럽게 홀로 울기도 했음
멀리 떠나 버린 첫사랑이자 짝사랑은 멀어진 거리만큼 마음을 드러낼 타이밍마저 자꾸자꾸 미뤄지게 만들었고, 어엿한 사회인이 되어 아다치가 다시 도쿄로 돌아왔을 때는 그를 반기면서도 차마 고백할 생각까진 못한 채 좋은 친구로나마 남는 길을 선택했음

그리고 나이를 먹어갈수록 바빠지는 각자의 일상에 예전처럼 놀고 싶을 때 놀 수도 없는 현실에 밀려 연락도, 만남도 뜸해졌지 그동안 누구 하나 할 것 없이 어릴 때와는 사뭇 달라진 모습들을 가지게 되었을 거야
타고난 카리스마와 리더십에 야무진 일머리로 능력을 인정받아 빠르게 동료들을 추월한 니이쿠라도 그렇지만 인기 가수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유우토, 뛰어난 실력의 헤어 디자이너로 유명세를 얻고 있는 리이치, 낮에는 세련된 에디터지만 밤에는 인기 작가로 성공적인 이중생활을 하는 히구치, 복싱을 배우더니 히어로(?)가 되어 버린 용주….
어쩌면 아다치가 제일 평범할지도 모르겠지만 눈에 띄게 달라진 점도 있었겠지
억양은 남았아도 아다치는 이제 사투리를 거의 쓰지 않게 되었거든 니이쿠라의 바람과는 정반대로 말이지…

그렇게 바쁜 세월을 보내는 동안 서로가 서로의 옛 추억으로 가라앉을 뻔했던 어느 날, 어떻게 알았는지 히구치가 모두의 SNS 계정을 싸그리 찾아다가 다시 모았음 ㅋㅋㅋㅋㅋ
그렇게 이어지는 중대 발표…..


[얘들아, 아다치 결혼한다는데?]


반가운 얼굴들에 미소 짓고 있던 니이쿠라의 입가가 서서히 굳어지기 시작했음 그렇게 첫사랑도, 짝사랑도 막을 내리고 말았지






그리고 지금 아다치의 결혼식, 제 반려가 될 사람 옆에서 행복한 얼굴을 하고 있는 아다치는 어릴 때의 얼굴 그대로였고 여전히 눈부셨음
그때는 왜 몰랐을까, 사랑을 깨닫기엔 자신은 지나치게 둔감했고 깨닫고 나서도 지나치게 신중했던 탓에 마음을 드러낼 기회조차도 잡을 줄을 몰랐음 그렇게 아다치는 모두의 축복 속에서 무사히 결혼식을 마쳤을 거임

부케는 용주가 받았으면 좋겠다 ㅋㅋㅋㅋ 나중에 알고 보니 혼전 임신이라 이게 복선이 되었던 거면…. ㄷㄷ
짤막하게 나누었던 뒤풀이 때, 그제서야 아다치를 가까이 볼 수 있었는데 언제나 수수했던 스타일과는 달리 순백색의 의상을 제대로 갖춰 입은 아다치는 말 그대로 정말 천사 같았을 거임 아다치에게 흰색이 그렇게 잘 어울린다는 걸 제일 잘 알고 있던 니이쿠라 눈에는 당연하게 그리 보였음

오랜만에 만난 아다치에게 언제나와 같이 다정한 웃음을 지어 준 니이쿠라가 해 준 말은 그리 대단하지도 않았음


“아다치, 결혼 축하해.“

”고마워, 니이쿠라!


친구라는 이름에 지금껏 감춰온 감정,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나서도 끝까지 그것을 드러낼 수 없었던 니이쿠라는 그렇게 제 마음속에서 머물던 아다치를 놓아 주었음 어린 시절의 풋풋한 첫사랑으로, 그렇게만 남겨 두기로 했겠지

시작하지도 않고 끝나 버렸지만 함깨했던 추억 만큼은 더없이 소중하게 남았으니 니이쿠라는 그걸로 충분하다고 애써 심란한 마음을 떨쳐냈음
그토록 오래 숨겨 왔었지만 차라리 한 번쯤 들킨 적이 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럼에도 좋은 친구로 남을 수 있었을까, 아니면 연인으로서 더 나아갈 수 있었을까?
수많은 의문들과 아쉬움, 후회, 그리움, 아련함을 가슴 깊이 묻은 니이쿠라는 리이치의 인스타에 올라온 결혼식 기념 단체 사진에 잔잔한 미소와 함께 좋아요를 꾹 눌러 주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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