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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3 01:59
둘다 애인 안만드는거 ㅂㄱㅅㄷ



이러저러한 이유로 정략결혼하는데 둘다 서로 짝사랑하는 상태임. 좋아하는 사람이랑 같이 살게되니 행동이 뚝딱거릴 수 밖에 없지. 서로 어쩌다 스킨쉽 하게 되면 화들짝 놀라서
서로 몸 뒤로 물리고 내가 좋아하는거 들켰나? 싶어서 표정 굳음.


서로 얼굴 바라볼 시점엔 표정 굳은거만 보이니까 서로 오해 쌓이겠지. 아 얘는 나랑 진짜 억지로 살고 있구나.


짝사랑하는 마음 들키면 대만이 부담 느끼고 헤어지자고 할까봐 태섭이가 센 척하면서 사생활 터치 ㄴㄴ 해요. 각자 애인 만나자고요. 하는데 담담하게 그래, 그럼. 대답한 대만이에 송태섭 속으로 엉엉 울거야 ㅠ.


태섭이는 마음 들킬까봐 애써 집에 늦게 들어오고 계속 저녁약속 잡고 하는데 대만이는 다른 사람 안 만날듯.

봄이라 날씨도 좋은데 선배 누구 안만나요?

부부사이에 이상한 질문이다. 덧붙이면서도
나 만나는 사람 있는데? 이런 대답 들려올까봐 주먹 꽉쥐고 긴장하는 태섭이야.

대만이가 답하길 요즘 일이 너무 바빠서 누굴 만날 시간이 없대. 태섭이가 봐도 시간 쪼개서 사는 대만이라 수척해진게 안타까우면서도 다행이라고 생각함. 그래도 저녁 한끼 같이먹는건 부부아니여도 하는거니까 괜찮겠지...하고 대만이한테 조심스럽게 저녁같이 먹자고 용기내는 태섭이야.


용기내서 레스토랑에서 같이 식사한 이후로 둘이 사이도 좀 편해지고, 대만이도 일이 덜 바빠지면서 무언의 약속처럼 일주일에 한번 정도 같이 레스토랑에서 밥먹기 시작할듯. 그러다가 이미 저녁식사를 한 때에는 가볍게 심야 영화 한편 같이 보러가고, 일이 빨리 끝나면 저녁먹기엔 이르니까 오랜만에 농구 고고? 하겠지.


그러다가 마침 개인운동 스케줄 없던 태섭인데 대만이가 집에 중요한 서류놓고 왔다고 구단으로 가져다달라고 연락함. 태섭이는 서재 책상위에 있던 서류봉투 챙겨서 운동화 신으면서 ,대만이는 전화를 끊고 송태섭 이라고 적인 통화 목록 한참 바라보다가 둘 다 같은 생각을 했어.


우와...이거 좀...진짜 부부같네.



서류들고 대만이네 구단 도착한 태섭이는 같은 팀에서 뛰다가 이적한 후배 발견하고 반갑게 인사함.


선배, 여긴 어쩐 일이에요?
아 대만선배가 아침에 빼먹고 간 게 있어서



서류봉투 흔들면서 보여주는데



아 맞다 둘이 결혼했죠, 자꾸 까먹네
대만 선배 요즘 바빠서 점심 먹을 시간도 없을텐데 그래도 선배가 잘 챙겨주시나봐요. 예전보다 살이 더 오른거같다니까?


하는 말에 태섭이 좀 의아할거야. 요즘 바쁜 일 다 끝난거 아니였어? 하는데


무슨소리에요, 요즘이 제일 바쁜데. 선배도 아시잖아요, 곧 이적시장있는거.


알고보니까 대만이 여전히 바쁜데 시간 쪼개고 쪼개서 태섭이랑 데이트 한거면 좋겠다.


태섭이 그 사실 알고 심장 진짜 두근두근 뛰어대서 헛구역질 하면서도 대만이한테 서류는 줘야하니까 대만이한테 전화해서 로비에서 만나겠지. 기다리는 동안, 아침에 헤어진 건데도 너무 보고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선배 점심 못먹을 정도로 바쁘다면서요. 다 들었어요.
...바쁘긴 뭘. 다 그렇지 뭐.
그래도 굶지 말고 일해요. 몸도 허약하면서

어색하게 장난치면서 표정숨기는 태섭인데 그런 태섭이 빤히 쳐다본 대만이가


...일을 빨리 끝내놔야 저녁에 시간이 나니까...
요즘 누구 꼬시느라 진짜 바쁘거든.


하고 대답할거야. 그럼 태섭이 무슨 말 할듯 말듯 망설이다가

...밥 먹어가면서 천천히 해요. 저 어디 도망안가거든요...


말하자마자 부끄러워서 도망감. 태섭이 말에 눈 꿈뻑거리던 대만이 정신차리고 보면 태섭이 저 멀리 뒷모습만 보임. 그리고 대만이 으하하 웃음 터뜨릴거야.


도망 안 간다면서.


오늘 퇴근하고 만나면 또 못 도망가게 꽉 끌어안아야겠다고 생각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