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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9 00:06
농구 안 함....
그러니까 한 9년 전? 그보다 더 오래 됐나? 아무튼 처음으로 제대로 된 연애를 하던 대학생 시절, 태섭은 그 나이대 학생답게 귀여웠고, 풋풋했고, 또 꾸밈없이 예뻤다. 종종 상상했던 캠퍼스 라이프가 제 눈 앞에 펼쳐진 그 때는 모든 것이 설렜고 두근거렸다. 그 설렘 속에는 잘생기고 다정한 남자와의 연애가 반 이상, 아니 거의라고 해도 될 만큼 크게 차지했다. 캠퍼스 커플이던 때에는 하루하루가 너무 행복해서 웃음이 끊이질 않을 정도였다. 같은 대학교 내 같은 과 커플이라 주구장창 붙어다녀도 떨어지고 싶지 않았으니 같이 사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고. 동거를 시작하고 초반에는 투닥거리기도 했지만 결국은 더 좋았다. 아침에 눈 뜰 때 사랑하는 사람을 가장 먼저 본다는 건 생각보다 더 행복한 일이었다. 그의 턱에 있는 흉터를 쓸어주면 눈을 감은 채로 입꼬리를 말아올리며 태섭의 손을 제 입술에 가져가 손가락마다 짧게 입을 맞춰주었다. 마치 신혼부부인 거 마냥 달디 단 하루를 시작했었다.
그래, 그 땐 좋았었지.
태섭은 자조적으로 웃으며 남은 커피를 입으로 털어넣었다. 그 때의 연애가 떠오른 이유는 그 '전' 남자친구가 제 회사의 상사로, 그러니까 직속상사로 -태섭은 대리, 그는 팀장이었다- 온 탓이었다. 감정이 남아있어서 그런 거냐면 절대 아니었다. 자신은 상사로써 그를 대할 준비가 -준비라고 할 것도 없었지만- 완벽하게 됐지만 전 남자친구로 대하는 것은 사양이었다. 좋게 헤어졌다고 해도 친구로 남는 건 솔직히 태섭의 기준에는 맞지 않았고 그 남자 뿐만 아니라 다른 전 남자친구들도 마찬가지였으나 그는 아니었나보다. 태섭을 보자마자 반갑게 인사하며 대학교 때 일을 꺼내는데 이게 참… 별로였다. 그래서 태섭은 철저하게 사무적으로 얘기를 했고 그는 그런 태섭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 지 오늘 아침 팀장실에 들어온 태섭을 보고 섭섭하다는 투로 얘기했다.
"태섭아, 아무도 없을 때는 말 편하게 해도 돼."
"아닙니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도 아니고 매정하게 왜 그래."
매정? 태섭은 코웃음을 쳤다. 그가 태섭에게 헤어지자고 말했을 때, 그는 정말 다른 사람 같았다. 태섭이 울고불고 매달려도 동요없이 저와 태섭은 이제 남이라면서 딱 잘랐고 그 다음 날 바로 동거하던 집에서 짐을 뺐다. 차라리 조금의 여지라도 줬다면 그래도 그렇게까지 힘들진 않았을텐데. 헤어지기 전 날까지만 해도 사랑한다고 안아주고 입 맞춰왔으면서 그 다음 날 헤어지자니. 이유 또한 가관이었다. 이제 널 사랑하지 않는다니. 차라리 다른 사람이 생겼다고 말하지. 납득할 수 없는 이유까지 완벽하게 태섭을 무너뜨렸고 세상이 무너진다는 걸 온몸으로 느꼈다. 정말이지 그의 말대로 매정했고 차갑기 짝이 없었다. 그 때문에 아무렇게 흘려보낸 세월이 몇 년인데 매정하다니. 기가 찼다.
"선배."
"그 호칭 오랜만이네."
정말 그 때로 돌아간 듯 푸스스 웃는 꼴이 말그대로 굉장히 밉게 보여서 순간 화가 치솟을 뻔 했다. 그러나 이런 사람에게 감정 소모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잠시 생각을 정리하고 담담하게 말했다.
"우리가 편하게 얘기할 사이라고 생각해요?"
"아니야?"
"전 아니에요. 선배랑 편하게 얘기하고 싶지도 않고."
"…."
"선배가 나랑 헤어지자고 말했을 때 이젠 우린 남이라고 했잖아요. 그래서 선배를 남으로 대한 거에요."
웃고 있던 대만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점점 사라졌다.
"매정하다고요? 글쎄. 선배가 그런 말 할 입장이야?"
팀장은 말문이 막혔는지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태섭은 그런 제 상사를 잠깐 바라보다 다시 업무 대화로 돌아왔다.
"그럼 아침 회의 준비하겠습니다, 팀장님."
대답은 듣지 않은 채 팀장실에서 나왔다. 점심시간 즈음 팀장실을 나오는 팀장과 눈이 마주쳤지만 무심히 저를 지나치는 팀장에 어깨를 으쓱이며 다른 직원들과 구내식당으로 내려가 점심을 먹었고, 지금은 탕비실에서 혼자 커피를 마시면서 그 때의 일부터 아침까지의 일을 생각하고 있었다. 시계를 보니 점심시간이 끝나가려고 해서 나가려고 하는데, 대만이 들어왔다.
"무슨 일이세요?"
"태섭아."
송 대리가 아닌 제 이름을 불러오자 태섭은 인상을 살짝 찌푸렸지만 대만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얘기 좀 하자."
ㄹㄴㅇㅁ ㅅㅈㅈㅇ
그러니까 한 9년 전? 그보다 더 오래 됐나? 아무튼 처음으로 제대로 된 연애를 하던 대학생 시절, 태섭은 그 나이대 학생답게 귀여웠고, 풋풋했고, 또 꾸밈없이 예뻤다. 종종 상상했던 캠퍼스 라이프가 제 눈 앞에 펼쳐진 그 때는 모든 것이 설렜고 두근거렸다. 그 설렘 속에는 잘생기고 다정한 남자와의 연애가 반 이상, 아니 거의라고 해도 될 만큼 크게 차지했다. 캠퍼스 커플이던 때에는 하루하루가 너무 행복해서 웃음이 끊이질 않을 정도였다. 같은 대학교 내 같은 과 커플이라 주구장창 붙어다녀도 떨어지고 싶지 않았으니 같이 사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고. 동거를 시작하고 초반에는 투닥거리기도 했지만 결국은 더 좋았다. 아침에 눈 뜰 때 사랑하는 사람을 가장 먼저 본다는 건 생각보다 더 행복한 일이었다. 그의 턱에 있는 흉터를 쓸어주면 눈을 감은 채로 입꼬리를 말아올리며 태섭의 손을 제 입술에 가져가 손가락마다 짧게 입을 맞춰주었다. 마치 신혼부부인 거 마냥 달디 단 하루를 시작했었다.
그래, 그 땐 좋았었지.
태섭은 자조적으로 웃으며 남은 커피를 입으로 털어넣었다. 그 때의 연애가 떠오른 이유는 그 '전' 남자친구가 제 회사의 상사로, 그러니까 직속상사로 -태섭은 대리, 그는 팀장이었다- 온 탓이었다. 감정이 남아있어서 그런 거냐면 절대 아니었다. 자신은 상사로써 그를 대할 준비가 -준비라고 할 것도 없었지만- 완벽하게 됐지만 전 남자친구로 대하는 것은 사양이었다. 좋게 헤어졌다고 해도 친구로 남는 건 솔직히 태섭의 기준에는 맞지 않았고 그 남자 뿐만 아니라 다른 전 남자친구들도 마찬가지였으나 그는 아니었나보다. 태섭을 보자마자 반갑게 인사하며 대학교 때 일을 꺼내는데 이게 참… 별로였다. 그래서 태섭은 철저하게 사무적으로 얘기를 했고 그는 그런 태섭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 지 오늘 아침 팀장실에 들어온 태섭을 보고 섭섭하다는 투로 얘기했다.
"태섭아, 아무도 없을 때는 말 편하게 해도 돼."
"아닙니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도 아니고 매정하게 왜 그래."
매정? 태섭은 코웃음을 쳤다. 그가 태섭에게 헤어지자고 말했을 때, 그는 정말 다른 사람 같았다. 태섭이 울고불고 매달려도 동요없이 저와 태섭은 이제 남이라면서 딱 잘랐고 그 다음 날 바로 동거하던 집에서 짐을 뺐다. 차라리 조금의 여지라도 줬다면 그래도 그렇게까지 힘들진 않았을텐데. 헤어지기 전 날까지만 해도 사랑한다고 안아주고 입 맞춰왔으면서 그 다음 날 헤어지자니. 이유 또한 가관이었다. 이제 널 사랑하지 않는다니. 차라리 다른 사람이 생겼다고 말하지. 납득할 수 없는 이유까지 완벽하게 태섭을 무너뜨렸고 세상이 무너진다는 걸 온몸으로 느꼈다. 정말이지 그의 말대로 매정했고 차갑기 짝이 없었다. 그 때문에 아무렇게 흘려보낸 세월이 몇 년인데 매정하다니. 기가 찼다.
"선배."
"그 호칭 오랜만이네."
정말 그 때로 돌아간 듯 푸스스 웃는 꼴이 말그대로 굉장히 밉게 보여서 순간 화가 치솟을 뻔 했다. 그러나 이런 사람에게 감정 소모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잠시 생각을 정리하고 담담하게 말했다.
"우리가 편하게 얘기할 사이라고 생각해요?"
"아니야?"
"전 아니에요. 선배랑 편하게 얘기하고 싶지도 않고."
"…."
"선배가 나랑 헤어지자고 말했을 때 이젠 우린 남이라고 했잖아요. 그래서 선배를 남으로 대한 거에요."
웃고 있던 대만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점점 사라졌다.
"매정하다고요? 글쎄. 선배가 그런 말 할 입장이야?"
팀장은 말문이 막혔는지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태섭은 그런 제 상사를 잠깐 바라보다 다시 업무 대화로 돌아왔다.
"그럼 아침 회의 준비하겠습니다, 팀장님."
대답은 듣지 않은 채 팀장실에서 나왔다. 점심시간 즈음 팀장실을 나오는 팀장과 눈이 마주쳤지만 무심히 저를 지나치는 팀장에 어깨를 으쓱이며 다른 직원들과 구내식당으로 내려가 점심을 먹었고, 지금은 탕비실에서 혼자 커피를 마시면서 그 때의 일부터 아침까지의 일을 생각하고 있었다. 시계를 보니 점심시간이 끝나가려고 해서 나가려고 하는데, 대만이 들어왔다.
"무슨 일이세요?"
"태섭아."
송 대리가 아닌 제 이름을 불러오자 태섭은 인상을 살짝 찌푸렸지만 대만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얘기 좀 하자."
ㄹㄴㅇㅁ ㅅㅈㅈ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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