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이 주변에 온갖 동물이 따라댕겨서 별명이 백설임 종을 가리지 않고 막 대만이한테 앵김 사실 이건 내 망상설정이지만 거의 반 오피셜인거 같다......아무튼 다리에 쿵하고 부딪혀온 길냥 깜고가 있어서 오구구 냐옹아 쮸르줄까? 이러고 다가갔는데 원래 길냥이들 생존애교로 먀. 먀. 와웅. 이러면서 닝겐한테 캔 하나 간식 하나 얻어먹으려고 개냥이인 척 잘하는데 얘는 어떻게 된게 다리에 머리꿍하고 꼬리로 스윽 감기는 하는데 목소리 한번을 안들려줌. 그리고 몸에 손대려 하면 바로 학 이빨 드러내면서 갈리지도 않은 날카로운 발톱으로 싹 손 박아버려서 대만이 손 빼고 피맺힌 발톱자국 얼얼한거 만지면서 내심 생각하지. 아 얘는 이런 성격이구나. 도시에서 혼자 살기 힘들겠어. 그러니까 얘는.......'사랑받기 위한 애교'는 못하는 애야.

실제로 한발짝 물러서서 지켜보니 그 깜고 어딘지 다리도 절뚝대고 있고 혀로 쓱쓱 그루밍하는 부위 잘 보니까 흉터도 있는데 근데 그게 동물들끼리 싸우다 낸 상처같지는 않음. 요즘은 길고양이들 상대로 나쁜짓하고 괜히 화풀이하는 호로새끼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만약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얘를 봤다면......그리고 나한테처럼 하악질을 하고 발톱을 세웠다면.........

심란해진 대만이 그냥 돌아서서 힐끔힐끔 깜고 있는데 쳐다보면서 천천히 나가는데 깜고 대만이 멀어지니까 식빵자세하면서 대만이쪽 응시하고 있음. 그렇게 그 당시에는 헤어졌는데 대만이가 그날밤 몰래 나와서 영양제랑 이것저것 좋은거 섞은 습식사료 깜고 있던 데에 몰래 갖다놓고 오겠지. 그리고 아침에 다시 그릇 치우러 가서 먹은 흔적 있는거 보고 기뻐해라. 그런 식으로 깜고 마니또 수호천사하는 대만이인데 매번 이게 통하는 건 아님. 언제 비싼 사료나 생식고기 해가지고 N시간동안 염분 빼고 쒀서 갖다놓고 엄청 잘먹지 않나 반응이 기대돼서 몰래 지켜봤더니 냄새 쓱 맡아보더니 냥이 응가 묻는 그 자세로 벅벅 허공에 모래덮기하고 가버려서 대만이 상처받은 적도 있음

아무튼 그러다가 깜고한텐 애웅이란 이름이 생기게 되고. 어느 순간 대만이가 대놓고 자기 시야 안에 있어도 안 도망가고 밥먹고. 쮸르 핥아먹고. 그러다가 애웅. 하고 자기 바라보면서 낮은 목소리로 운게 너무 감격적이어서. 애웅? 애웅? 애웅이라 했어? 너 이름 애웅이야? 그랬져? 오오 그랬구나ㅠㅠㅜㅠㅠㅠ 너 이름 애웅이야. 오구 그래그래 이제 애웅이라 불러줄게ㅠㅠㅠㅠㅠㅠ< 이게 이름 붙은 과정일듯

이렇게 길게 쓸 생각 없었는데 빨리 변신시키자

암튼 애웅이는 이제 자연스럽게 대만이를 따라오기도 해서 대만이네 마당냥이가 됨. 그러면서 뭐 대만이가 필요한 약도 타오고 빗질도 시켜주고 냥빨도 하고 점점 윤기가 나겠지. 그래도 얘는 야성이 있는 애고 자기 영역을 탐색하고 싶어하는 아이인거 같으니 비오는날이나 눈오는날 빼고 집안으로 들이진 않는데 그래도 닝겐들이 함부로 못대하게 대만이 연락처 담긴 목걸이 하나는 달아줄듯. 그 상태에서 애웅이 빗질하면서 무심하게 대만이가 애웅아 애웅아. 고양이는 보은을 한다는데 애웅이는 형아한테 어떻게 보은할래? 혼잣말 해라. 그러면 애웅이 뒷발로 귀 벅벅벅벅 긁는데 대만이가 걍 반 장난으로 나는 있잖아. 여자친구 한번 사귀고 싶어. 아니, 사실은, 연애보다도.... 우리 엄마 같은 분을 만나서 우리 가족같은 가족을 만들고 싶어. 근데 있잖아 애웅아 형아 무슨 저주 걸렸나봐. 내 주변에 고추달린 애들밖에 없어. 고추뿐이야. 심지어 애웅이 너도 수컷이잖아. 거기까지 듣고 애웅이 입 찢어지게 하품함.

어쨌든.....고양이는 영물이랬으니까 형아 말 잘 듣고, 좀 어떻게 좀 도와줘라. 이러고 애웅이 주둥이 건드리면 애웅이 앙. 하고 대만이 손 뭄. 근데 처음 만났을 때랑 강도가 다르겠지. 발톱도 폈다가 다시 접고. 그래서 그냥 에휴 내가 뭘 바라냐 여친 안생기면 이렇게 캣대디나 해야지 이러는데

어느 달밤 침대 위에서 짓누르고 있는 낯선 대문짝만한 남정네 때문에 대만이 기겁하면서 아아아앜 소리지르려던 거 그 낯선 남정네가 솥뚜껑만한 손으로 입 막아라. 그래서 #%@%@^@&@&&@ 도대체 이게 뭐야 살려줘요 아니 순결만은 지켜줘요 으아아악 이렇게 속으로 생각하는 대만이한테 아주 낮은 목소리로 남정네가 나야. 이랬으면.

아니 '나'가 누군데 그리고 내가 아는 남자사람 중에 너같은 애 없다고 내 남자 데이터베이스에 없는 얼굴이야 누구야 너 속으로 생각하는데 걔가 눈썹 좀 찡그리고 빤히 쳐다보더니

키워놓고 못알아보냐.
나 애웅이라고.

라고 하면서 자기 '손목'에 걸어둔 목걸이 보여줌. 대만이가 달아준거.

대만이 당연히 곧이곧대로 안믿고 너 이새끼야!!!! 우리 애웅이를 어떻게 한거냐?!?!?!? 하면서 순간 파워 발휘해서 애웅이(?) 역으로 넘어뜨려 마운팅하는데 순간 완전 뚱한 표정 자체였던 애웅이(인간폼)가 놀라서 동공 축소되고 움찔하는 표정 짓는데 착각이 아니라면 뭔가 '두근❤️' 말풍선이 걔 근처로 지나간거 같은 느낌이고. 그리고 대만이 정신차려 봤더니 그 남정네가 ㄹㅇ 자연 그 상태의 알몸 상태고 본인이 걔를 어떤 자세로 마운팅을 하고 있는지 자각해서 민망해졌고 시선 돌리는데 애웅이 처음 만났을 때 본 흉터자국 부위 인간 몸에도 비슷한 부위에 있고. 그리고 당황흥분 모드된 애웅이한테서 고양이 귀 돋아나고 꼬리 살랑, 살랑, 살랑 채찍처럼 흔들리고 있는 거 봐서 진짜 애웅이냐고?!?!?!?!??!?!? 해버렸으면.

어 그래서 일단 인간 몸이랑 이족보행 그렇게 익숙하진 않은데 어쩌다보니 되게 큰 몸뚱이를 조종하게 되어 버려서 휘청휘청 우다다 되는 애웅이 부축해서 목욕탕 데려가서 씻겨주고(왠지 모르게 집 욕실에서 해주면 위험할 거 같았다)이발소 가서 머리카락도 단정하게 깎아주고. 일단 대만이 옷 입혀서 외출했지만 대충 SPA 브랜드에서 몸에 맞는 옷 골라보라 그러고 그래서 애웅이가 깜장 티셔츠랑 짙은 남색 농구조끼 골랐을거 같다. 운동화도 사주는데 처음에 그건 맘에 안들어했을듯. 이거 뭐야. 걸리적거려. 이러면서 막 벗으려 하는데 대만이가 인간은 발이 무르고 약해. 그리고 이런 거 안 신으면 자기 몸무게 못버텨. 길거리에 뾰족이랑 지지 많은데 너 맨발로 다니면 훅 ㄱ...아야 한다 아야 이래서 막 애기어 섞어서 잔소리하는거 듣고 있는 187cm 인간폼 서애웅. 그러다가 대만이가 벗어둔 운동화 보고 자기 두 손에도 끼워서 고양이 자세 취하면 대만이가 환장하면서 애웅아!!! 그 발은 걷는 발이 아니라고 애웅아!!! 이랬으면 좋겠다

아무튼 그렇게 동거를 시작하게 됐는데 이것저것 챙기고 지쳐서 씻고 잠들려던 대만이 바닥에 요 깔고 누워있는데 (일단 침대를 애웅이한테 주긴 했음) 또 숨이 턱하고 막혀와서 눈떠보니 서애웅이 또 자기 깔아뭉갠채 고양이 눈키스-깜빡깜빡하고 있음. 뭐 이건 고양이라면 흔히 캔따개들한테 하는 짓거리이긴 한데 말이야. 문제는 넌 지금 인간남자 모습이고. 또 잠옷은 어디 벗어던졌는지 또 실오라기 하나 안걸치고 있고. 가까이서 보니 윤기나는 까만 털. 들이 이제 인간의 윤기나는 머리카락이 되고 눈썹이 되고 속눈썹이 되어서 그렇게 짙은 인상을 하고 있는데 그와 대비되게 속살은 엄청 하얗다는 걸 알게 되어버렸고. 그 상태에서 대만이 뺨이랑 입술 사이의 부분을 할짝. 그루밍하면 이제 까끌한 고양이 혀 돌기는 없고 크고 넓고 따뜻하고 부드럽고 축축한 인간의 혀고. 이거 자세는 그루밍이 아니라 키스...아니 애무에 가깝고. 그래서 대만이 애웅이한테

너 이제 나한테 이런 거 하면 안 돼. 라고 말하겠지. 그러면 서애웅
왜? 라고 하는데
......인간은, 이런 거......'가족'한테 하지 않아.
...그럼 가족을 어떻게 만들어.
내가 말하는 가족은 말야 피가 섞인 가족
우린 피 안 섞였어
그러니까 내말은 있잖아 애웅아 너는 내 동생이고......인간형제끼리는 이런 걸 하면 안ㄷ

형제로 충분할 거면 인간이 될 필요는 없었어.

무슨 말이야 애웅아.

내가 인간이 된 건 너 때문이야. 네 말 듣고, 네 말 믿고 나도 신님께 빌어서 이렇게 바뀌었단 말이야.

뭘....빌.....었는데? 내가 언제 무슨 말을.....했ㄱ

너 바보야? 멍청이야?

.........나 별명 중에 '바보'가 있긴 해

도와달라며 이 바보 등신아!

.............설마.

...........

...........아 설마. 아.

이렇게 된 이상 변명은 늦었어. 소원은 무르기 없어.

........

....나 예뻐?

............아니라곤 말 못하지....

......그러면, 가르쳐줘. 인간이 가족을 만드는 방법. '짝짓기'하는 방법......
...애웅이는 형아의 '아내'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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