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그 오해의 발단은 뜬금 없지만 코요테로부터 시작된 거지.

그러니까 따져보면 이런 거였음.
1. 행맨이 코요테에게 다음주 훈련 일정에 대해서 물어봄.
2. 코요테가 행맨 대신 일정을 알아봐줌.
3. 행맨에게 연락을 하려는데 폰 배터리가 없음.
4. 코요테가 지나가는 루스터한테 핸드폰 좀 빌려달라고 함.

이 과정을 거쳐서 행맨은 루스터 번호로 문자를 받게 되는데 당시 행맨의 핸드폰에는 루스터 번호가 없었던 탓에 행맨은 코요테가 번호를 바꿨나 착각하게 된 거지. 그래서 답장으로 고맙다고 하고 루스터 번호를 코요테라고 저장하게 됨.

문제는.. 행맨이 그날 저녁 웨이트를 하고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에 심하게 만족한 순간부터 시작된 거지. 평소라면 차라리 인별 스토리에 올릴 텐데 그날따라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행맨은 코요테(라고 새로 저장된 루스터 번호)한테 사진을 찍어서 보냈음. 땀에 젖음+상탈+바지 장골까지 내림<상태의 사진 한장과 나 오늘 좀 쩌는듯ㅋ 이라는 자기애 가득한 메세지를 함께..ㅎ

그렇게 루스터는 동료들이랑 가볍게 맥주 한 잔 마시다가 대뜸 행맨한테 반 나체 사진을 받게 된 거임ㅋㅋㅋ 화면에 꽉 들어차는 살색의 향연에 마시던 맥주 그대로 뿜은 루스터일듯. 근데 루스터는 아까 코요테한테 핸드폰을 빌려주긴 했지만 행맨이 자기 번호를 코요테라고 착각할거라곤 생각도 못한거지. 왜냐면 루스터는 행맨 번호 있거든. 그래서 행맨은 자기 번호가 없을거라고 생각도 못하는 상태임. 그러니까 루스터 입장에선 행맨이 갑자기 자기 사진 보내면서 몸으로 유혹(?) 하는 게 되는거.

루스터 당황해서 눈만 끔뻑이는데 사진 보니까.. 몸이 좋긴 해. 사실 직업 특성상 행맨만큼 몸 좋은 동료들도 많은데다가 일단 루스터 본인부터가 몸이 개좋긴 하지만요. 평소에는 인식도 못했는데 이렇게 사진으로 보니까 더 좋아보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자기 주장이 ㅈㄴ 강한 가슴하며 얘는 뭔 꼭지가 분홍색이지<이런 생각까지 듦ㅋㅋㅋㅋㅋ

그렇게 한 삼분동안 멍하니 행맨 사진 들여다보는 루스터임. 그러다가 동료가 툭 쳐서 정신차리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행맨이 이 사진을 왜 보냈는지 모르겠거든. 미라클 미션으로 해묵은 감정을 풀긴 했지만 그래도 따로 연락은 안 하는 상태였으니까. 이런 사사로운 연락, 어쩌면 그걸 넘어서서 굉장히 내밀한(?) 사진을 보내온게 루스터 입장에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음.

“내가 아는 사람이 있거든.”
“..? 근데?“
”그 사람이랑 원래 앙숙이었는데 최근에 사이가 좀 괜찮아졌어. 뭐 친해졌다거나 연락을 주고받는 건 아니고...“
”그래서?“
”근데 그 사람이 나한테 갑자기 자기 몸 사진을 보냈거든.“
”...변태네.“
“아니, 그런 건 아냐. ...운동한 사진인데 약간 자랑하는 뉘앙스야.”
“변태 맞네.”
“변태 아니라니까.“
”아니면 뭐... 너한테 관심 있어서 어필하나보지. 나 관리하는 사람이고 몸도 이만큼 좋다, 뭐 이런거?“

이상하고 짧은 대화 끝에 루스터는 다시 핸드폰을 켜서 행맨이 보낸 사진을 보겠지. 아무리 봐도 동료의 말처럼 변태같은 느낌은 절대 아님. 얼굴은 반밖에 안 나오긴하지만 ㅈㄴ 호쾌한 표정임. 사진 자체도 너무 양기뿜뿜한 사진임. 근데.. 루스터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유를 잘 모르겠거든. 그렇다고해서 행맨이 저한테 관심이 있어서 이런 사진을 보냈을거다? 이건 더 말이 안 됨.

그렇게 고민하던 루스터는 일단 - 그래 좋아보이네 라고 답장함. 그러고 머뭇거리다가 👍🏻 하나도 덧붙여 보내겠지. 그러니까 행맨은 핸드폰을 보고 있었는지 곧바로 답장이 올듯.

- 저녁은?

행맨 입장에서는 코요테가 아직 안 먹었으면 같이 먹자는 생각이었던건데.. 루스터 입장에서는 이제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하는거임ㅋㅋㅋ 얘 진짜 나한테 마음 있어서 그런가? 이거 데이트 신청인가?? 하고ㅎ

- 동료들이랑 먹는중

- 그래? 아쉽네

- 뭐가?

- 너 아직 안 먹었으면
- 같이 먹자고 하려고 했지

다시 말하지만 행맨은 대화 상대가 코요테인줄 알고 이러고 있는데.. 사실 어쩌면 행맨의 사진(금발 녹안 미인의 깎아내린 듯한 복근 사진)을 봤을 때부터 크리티컬 맞았던 루스터는 심장이 쿵쾅거리고 혼자 난리가 났음. 행맨이 갑자기 저한테 왜 이러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차려진 밥상을 마다하는 성격도 아니라서 루스터도 냅다 직진하는거지.

- 내일은?
- 나 내일 저녁은 약속 없는데

- 흠
- 좋아
- 내일 여덟시 어때?

- 완전 괜찮지
- 내일 봐

그러고 콧수염을 씰룩거리는 루스터겠다.. 내일 만나서 저녁 먹으면서 언제부터 나랑 저녁을 먹고 싶었던 건지, 내 어디가 괜찮았던 건지, 물어볼 생각이나 하는 루스터ㅋㅋㅋㅋ랑 별 생각 없이 내일 저녁은 코요테랑 먹겠네 싶은 행맨임.





”헤이, 루스터. 어디 좋은 곳이라도 가나보지? 답지 않게 그 셔츠는 뭐야?“
”일찍 나왔네, 행맨.“
”? 무슨 소리야?“
”뭐가?“
”???“
”너 나랑 저녁 먹기로했잖아.“
”...뭐???“

그러고 다음날 약속 장소에서 코요테 기다리면서 루스터를 발견하는데 답지않게 근사하게 차려입은 루스터 놀리려다가 식은땀 나는 행맨이겠지. 행맨은 코요테랑 근처 식단 가려고 대충 셔츠에 반바지만 주워입고 나왔는데 졸지에 루스터가 >미리 예약해둔< 고급 레스토랑까지 동행하게 생김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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