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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3 18:03
오히려 듣고 웃기까지 함. 반은 놀리려고 그런 거긴 한데 아무튼 싫어하진 않겠지.

송태섭 니가? 나를?

능글맞게 웃더니 너 나 싫어하는 거 아니였냐? 하고 툭 던지면

....그렇게 생각하고 싶으면 그렇게 하세요.

도저히 웃을 수 없는 태섭이는 고개를 돌리며 방어적으로 얘기하겠지. 이미 다 들킨 마당에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지만 괜히 지고싶지 않았음.

좋아한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그래.

받아줄 것도 아니면서 다정하게 구는 목소리가.... 자꾸만 심장을 거세게 뛰게 만들었음. 빨리 이 마음을 잘라내는 게 맞겠다싶어 대만이한테 그러겠지.

금방 정리할테니까 불편해도 조금만 참아요.

5년이 지나도 정리되지 않은 마음이 하루아침에 정리될까 싶냐만은 말이라도 그렇게 해야했음. 그러고 먼저 자리를 뜨려고 하는데 대만이가 잡더니 한마디 하겠지.

안 불편해.

그치만 태섭이는 불편하거든. 그냥 이 상황 자체가 불편해. 그래서 아무 말 안 하고 겨우 대만이 돌아보면 아까 웃던 얼굴은 어디 가고 무표정한 얼굴만이 남아있었음. 불편한 거 맞잖아.

놔요. 연습해야죠.
안 불편하다고.
알았으니까,
그러니까 정리하지마.

태섭이의 눈이 커질 수 밖에 없는 말이었음. 지금 본인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지 아는 건가? 놀라서 눈만 깜빡거리면 대만이가 더 단단히 태섭이를 붙잡고 다시 한 번 말하겠지.

정리하지마, 송태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