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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7 12:48
개늦었다 ㅈㅅㅈㅅ
(2) https://hygall.com/580095687
그 이후 완전히 뒤바뀔 줄 알았던 날들은 크게 달라진게 없었다. 그는 본인의 말과는 다르게 공과사를 여전히 잘 구별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둘만 있을 때면 달라졌다.
팀원들이 모두 퇴근하고 그와 나만 남은 날이면, '형, 이제 퇴근해요', '형, 피곤하지 않아요?', '형, 같이 밥 먹을래요?" 등등 '형' 이라는 호칭을 아주 입에 달고 살았다.
-...이제 그 형이라는 소리 좀 빼면 안됩니까?
-아니, 나는 그냥 더 친해져 보려고 하는 호칭인데
-...
-싫으면 그만둘게요...
이전에는 그가 3초 정도 귀여워 보였다면 이제는 3분 정도도 귀여워 보였다. 나는 귀여운 것에 약했고, 이를 깨달은 그도 더더욱 말꼬리를 늘이며 마치 대형견처럼 나에게 '형', '형아', '유세이형' 이라고 불러댔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점점 호칭에 익숙해져갔고, 문득 정신이 든 나는 더 이상 이렇게 지낼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최대한 둘만 남지 않기 위해 노력했지만, 업무 특성상 그건 가능하지 않았다. 결국 그는 무슨 꿍꿍이인지 자꾸 노력 아닌 노력을 했고, 나는 그에게서 도망치려다가 되려 빠진 격이 되었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우리 둘 사이의 묘한 관계를 눈치 챈 사람이 있다는 것이었다.
-요새 하기와라 선배하고 사이 좋은 것 같다?
-무슨 말이에요?
-아니, 너 요새 선배 욕도 안하고 예전보다 많이 유해진 것 같아서.
-...아마 기분 탓일거에요.
뭔가 찔리는 기분이 들어, 선배의 눈을 쳐다보지 못하고 말했다. 선배는 더 가까이 다가와 어깨동무를 하며 말한다.
-근데 말이야, 내 눈은 정확한 편이거든. 그리고 선배가 유독 널 이뻐하는 것 같은 느낌도 있어.
-...그럴리가요.
-아니, 너보다 여기 더 오래있었던 내 말을 좀 믿어봐, 눈빛이 그냥 눈빛이 아니라니까.
-어떤 눈빛인데요?
-음...사랑?
-선배님 약 드실 시간입니다.
-장난아닌데..
그 날 옆자리 선배에게 들은 '사랑' 이라는 단어, 겉으로는 애써 무시하려고 했지만 속으로는 진짜인지 궁금했다.
그렇게 의문을 품은 시간들이 해결되지 않은 채 지나만 가던 어느 날, 날씨가 좋아서 도시락을 들고 옥상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마침 그 곳에는 하기와라 리쿠와 옆 부서 팀장이 담배를 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나는 딱히 숨길 것도, 잘못한 것도 없었지만, 벽 뒤에 몰래 숨어서 그들의 이야기를 엿듣는 모양이 되어버렸다.
-요새 강력팀은 어때?
-뭐, 늘 똑같아요.
-아니, 거기에 체대다니던 애 한명 들어왔다며?
-..네.
-어때? 들리는 소문으로는 대학시절에 축구로 좀 이름 날렸다는데..
-그럴만해요. 체력도 좋고 근성도 있고 축구는 하는걸 보지 못해서 모르겠지만.
처음 듣는 칭찬에 놀랐다. 그는 단 한번도 나에게 칭찬을 해준 적이 없었다.
-아--진짜 부러운데, 우리팀에도 그런 애 한명만 있으면 좋겠다. 우리팀 조무래기들 중에 한명이랑 교체 안할래?
-그건 안돼요.
-니가 그렇게 말하는거 보니까 진짜 마음에 드나봐?
-...
-혹시 다른 마음 있는건 아니지?
-다른 마음이요?
-아니, 그렇잖아. 너 팀장 달기 전에 만났던 애, 걔 강력팀에 체육하던애였잖아.
-...
-물론 걔는 여자였지만.
-...
-그리고 걔 ㅈ..
-선배 거기까지만 하시죠.
-아, 미안미안. 내가 오지랖 좀 부려봤다. 그래 아무리 그래도 니가 남자를 좋아하겠냐고..
몰래 엿듣던 나의 심장이 하늘로 솟았다가 땅으로 꺼지는 느낌을 받았다.
-...선배 걔는요, 저를 싫어해요.
-너를 싫어한다고? 그게 무슨말이야?
-허공에다 대고 저보고 싸가지 없는 새끼, 재수없는 새끼라고 하는거 들은 적 있어요.
-너한테 들은 것 중에 제일 마음에 드는데? 정확히 파악했잖아, 진짜 너의 모습.
-하하 그러게요.
-...
-성격도 저랑 완전 상극이고요.
-그러니까 더 궁금하다, 그 애.
-...
점심시간 이후 어떻게 근무를 하고 집으로 돌아온 것인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그가 여자를 만났다는 것, 남자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사랑'이라는 단어가 겹쳐져 머릿속이 뒤죽박죽이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 이야기들을 전부 꺼내서 정리하려고 시도할 때마다, 결과 값은 계속해서 한 가지로 통일되었다.
하나, 나는 하기와라 리쿠를 좋아하게 되었다. 이건 아무리 부정하려고 해도 어쩔 수 없다.
둘, 하지만 그는 남자를 좋아하지 않는다. 근데 아마 내가 여자였어도 만나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그와 나는 본질적으로 다른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 우리는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고, 나만 마음을 접으면 해결되는 나만의 문제였다.
그렇게 결론을 내린 주말을 보내고, 월요일이 돌아왔다. 나는 출근 하자마자 아주 큰 목소리로 모든 팀원이 들을 수 있게 하기와라 리쿠에게 말하였다.
-선배님, 이제 더 이상 선 넘어오지 마세요.
나의 폭탄 발언에 출근을 하던 팀원, 컴퓨터를 키던 팀원, 업무전화를 하던 팀원 모두가 나와 그를 주목하며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바라본다. 하지만 그건 나의 안중에 없는 일이었다. 지금은 최대한 내가 피해자처럼 보여야한다.
-...갑자기 무슨말이야 유세이?
반갑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던 그는 허공에서 갈길을 잃은 손을 내리며 말한다.
-저한테만 너무 잘해주지 마시라고요.
-아니.. 그러니까, 무슨 일 있었어?
-지금 팀원들 사이에서 선배님이 저를 '특별히' 챙겨준다고 소문이 났습니다.
물론 터무니 없는 소문이어서 예전에 진작 넘겼던 이야기지만, 지금은 어떤 것 보다도 이 소문을 이용해야했다. 그는 다른 사람이 들을 수 없을 정도로 속삭이며 말한다.
-나는 너를 특별히 챙겨준 적이 없어.
그렇게 나올 줄 알았다. 이제 필요한건 아방수 작전.
-저도 선배님이 저를 특별하게 여긴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
-선배님 집에서 자보기도 했고, 선배님 방 침대에서 눈을 뜨고 일어나 출근도 해봤지만,
물론 이는 내가 술에 취해서 어쩔 수 없던 일이다. 단지 아주 자극적인 단어들이 필요했다.
-저랑 둘만있을 때처럼 '형', '형아'라고 부르신거는 다른 선배님들께도 늘 하시는 호칭이라고 생각해요.
-야! 유세이 너...!
-설마 저한테만 하신건가요..?
팝콘을 들고 우리를 보던 팀원들은 하나 둘씩 하기와라 리쿠를 이상한 눈빛으로 보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내가 했던 말 중 '형아'라는 단어가 타격이 큰 느낌이었다. 그리고 내 앞의 그는 그 어떤 말도 이어가지 못한 채 얼굴이 토마토처럼 익어갔다. 이번 일은 완벽한 나의 승리였다. 물론, 그는 갑자기 내가 왜 이렇게 나오는지 모른다. 그렇지만 책임을 지지 못할거면, 나에 대한 특별한 호칭도 없었어야 했고, 무엇보다 귀여운 것에 약한 내 마음을 뺏어가지 말았어야했다. 나는 체대에서 이름만 날린게 아니다. 체대 시절 불리던 또 다른 별명, 바로 '미친개'. 한 번 물면 절대 놓아줄 수 없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마음이 펴진 이상 접는 것은 내 사전에는 없는 말이다.
#맇쿠유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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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후 완전히 뒤바뀔 줄 알았던 날들은 크게 달라진게 없었다. 그는 본인의 말과는 다르게 공과사를 여전히 잘 구별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둘만 있을 때면 달라졌다.
팀원들이 모두 퇴근하고 그와 나만 남은 날이면, '형, 이제 퇴근해요', '형, 피곤하지 않아요?', '형, 같이 밥 먹을래요?" 등등 '형' 이라는 호칭을 아주 입에 달고 살았다.
-...이제 그 형이라는 소리 좀 빼면 안됩니까?
-아니, 나는 그냥 더 친해져 보려고 하는 호칭인데
-...
-싫으면 그만둘게요...
이전에는 그가 3초 정도 귀여워 보였다면 이제는 3분 정도도 귀여워 보였다. 나는 귀여운 것에 약했고, 이를 깨달은 그도 더더욱 말꼬리를 늘이며 마치 대형견처럼 나에게 '형', '형아', '유세이형' 이라고 불러댔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점점 호칭에 익숙해져갔고, 문득 정신이 든 나는 더 이상 이렇게 지낼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최대한 둘만 남지 않기 위해 노력했지만, 업무 특성상 그건 가능하지 않았다. 결국 그는 무슨 꿍꿍이인지 자꾸 노력 아닌 노력을 했고, 나는 그에게서 도망치려다가 되려 빠진 격이 되었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우리 둘 사이의 묘한 관계를 눈치 챈 사람이 있다는 것이었다.
-요새 하기와라 선배하고 사이 좋은 것 같다?
-무슨 말이에요?
-아니, 너 요새 선배 욕도 안하고 예전보다 많이 유해진 것 같아서.
-...아마 기분 탓일거에요.
뭔가 찔리는 기분이 들어, 선배의 눈을 쳐다보지 못하고 말했다. 선배는 더 가까이 다가와 어깨동무를 하며 말한다.
-근데 말이야, 내 눈은 정확한 편이거든. 그리고 선배가 유독 널 이뻐하는 것 같은 느낌도 있어.
-...그럴리가요.
-아니, 너보다 여기 더 오래있었던 내 말을 좀 믿어봐, 눈빛이 그냥 눈빛이 아니라니까.
-어떤 눈빛인데요?
-음...사랑?
-선배님 약 드실 시간입니다.
-장난아닌데..
그 날 옆자리 선배에게 들은 '사랑' 이라는 단어, 겉으로는 애써 무시하려고 했지만 속으로는 진짜인지 궁금했다.
그렇게 의문을 품은 시간들이 해결되지 않은 채 지나만 가던 어느 날, 날씨가 좋아서 도시락을 들고 옥상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마침 그 곳에는 하기와라 리쿠와 옆 부서 팀장이 담배를 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나는 딱히 숨길 것도, 잘못한 것도 없었지만, 벽 뒤에 몰래 숨어서 그들의 이야기를 엿듣는 모양이 되어버렸다.
-요새 강력팀은 어때?
-뭐, 늘 똑같아요.
-아니, 거기에 체대다니던 애 한명 들어왔다며?
-..네.
-어때? 들리는 소문으로는 대학시절에 축구로 좀 이름 날렸다는데..
-그럴만해요. 체력도 좋고 근성도 있고 축구는 하는걸 보지 못해서 모르겠지만.
처음 듣는 칭찬에 놀랐다. 그는 단 한번도 나에게 칭찬을 해준 적이 없었다.
-아--진짜 부러운데, 우리팀에도 그런 애 한명만 있으면 좋겠다. 우리팀 조무래기들 중에 한명이랑 교체 안할래?
-그건 안돼요.
-니가 그렇게 말하는거 보니까 진짜 마음에 드나봐?
-...
-혹시 다른 마음 있는건 아니지?
-다른 마음이요?
-아니, 그렇잖아. 너 팀장 달기 전에 만났던 애, 걔 강력팀에 체육하던애였잖아.
-...
-물론 걔는 여자였지만.
-...
-그리고 걔 ㅈ..
-선배 거기까지만 하시죠.
-아, 미안미안. 내가 오지랖 좀 부려봤다. 그래 아무리 그래도 니가 남자를 좋아하겠냐고..
몰래 엿듣던 나의 심장이 하늘로 솟았다가 땅으로 꺼지는 느낌을 받았다.
-...선배 걔는요, 저를 싫어해요.
-너를 싫어한다고? 그게 무슨말이야?
-허공에다 대고 저보고 싸가지 없는 새끼, 재수없는 새끼라고 하는거 들은 적 있어요.
-너한테 들은 것 중에 제일 마음에 드는데? 정확히 파악했잖아, 진짜 너의 모습.
-하하 그러게요.
-...
-성격도 저랑 완전 상극이고요.
-그러니까 더 궁금하다, 그 애.
-...
점심시간 이후 어떻게 근무를 하고 집으로 돌아온 것인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그가 여자를 만났다는 것, 남자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사랑'이라는 단어가 겹쳐져 머릿속이 뒤죽박죽이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 이야기들을 전부 꺼내서 정리하려고 시도할 때마다, 결과 값은 계속해서 한 가지로 통일되었다.
하나, 나는 하기와라 리쿠를 좋아하게 되었다. 이건 아무리 부정하려고 해도 어쩔 수 없다.
둘, 하지만 그는 남자를 좋아하지 않는다. 근데 아마 내가 여자였어도 만나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그와 나는 본질적으로 다른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 우리는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고, 나만 마음을 접으면 해결되는 나만의 문제였다.
그렇게 결론을 내린 주말을 보내고, 월요일이 돌아왔다. 나는 출근 하자마자 아주 큰 목소리로 모든 팀원이 들을 수 있게 하기와라 리쿠에게 말하였다.
-선배님, 이제 더 이상 선 넘어오지 마세요.
나의 폭탄 발언에 출근을 하던 팀원, 컴퓨터를 키던 팀원, 업무전화를 하던 팀원 모두가 나와 그를 주목하며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바라본다. 하지만 그건 나의 안중에 없는 일이었다. 지금은 최대한 내가 피해자처럼 보여야한다.
-...갑자기 무슨말이야 유세이?
반갑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던 그는 허공에서 갈길을 잃은 손을 내리며 말한다.
-저한테만 너무 잘해주지 마시라고요.
-아니.. 그러니까, 무슨 일 있었어?
-지금 팀원들 사이에서 선배님이 저를 '특별히' 챙겨준다고 소문이 났습니다.
물론 터무니 없는 소문이어서 예전에 진작 넘겼던 이야기지만, 지금은 어떤 것 보다도 이 소문을 이용해야했다. 그는 다른 사람이 들을 수 없을 정도로 속삭이며 말한다.
-나는 너를 특별히 챙겨준 적이 없어.
그렇게 나올 줄 알았다. 이제 필요한건 아방수 작전.
-저도 선배님이 저를 특별하게 여긴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
-선배님 집에서 자보기도 했고, 선배님 방 침대에서 눈을 뜨고 일어나 출근도 해봤지만,
물론 이는 내가 술에 취해서 어쩔 수 없던 일이다. 단지 아주 자극적인 단어들이 필요했다.
-저랑 둘만있을 때처럼 '형', '형아'라고 부르신거는 다른 선배님들께도 늘 하시는 호칭이라고 생각해요.
-야! 유세이 너...!
-설마 저한테만 하신건가요..?
팝콘을 들고 우리를 보던 팀원들은 하나 둘씩 하기와라 리쿠를 이상한 눈빛으로 보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내가 했던 말 중 '형아'라는 단어가 타격이 큰 느낌이었다. 그리고 내 앞의 그는 그 어떤 말도 이어가지 못한 채 얼굴이 토마토처럼 익어갔다. 이번 일은 완벽한 나의 승리였다. 물론, 그는 갑자기 내가 왜 이렇게 나오는지 모른다. 그렇지만 책임을 지지 못할거면, 나에 대한 특별한 호칭도 없었어야 했고, 무엇보다 귀여운 것에 약한 내 마음을 뺏어가지 말았어야했다. 나는 체대에서 이름만 날린게 아니다. 체대 시절 불리던 또 다른 별명, 바로 '미친개'. 한 번 물면 절대 놓아줄 수 없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마음이 펴진 이상 접는 것은 내 사전에는 없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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