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꼴려서 그런거 보고싶음 인간타브로


엔딩보고 난 담에 따로 만나서 아스가 타브에게 앞으로 어떻게 할거냐고, 나랑 함께하지 않아도 자기는 다 이해한다고 괜찮다고 얘기하는데 타브는 앞으로 아스의 치료법을 찾아보며 살겠다고 대답하는거지. 너도 햇빛 아래서 살아갈 방법이 반드시 있을거라고.

아스는 그렇게 타브와 함께하게 되고 온 세계를 떠돌아다니며 자신들이 구한 세상, 그리고 그 너머의 세상까지 탐험했으면 좋겠다. 물론 언제나 해가 진 뒤에 보는 풍경이라 그렇게까지 다양한 색채는 아니었지만 아스타리온은 노예로 살았던 200년의 세월이 희미해질만큼 매일 설레고 행복했으면

그렇게 모험하던 도중 딥 노움들이 거주하는 블링덴스톤에 닿게 되는데, 그곳에서 자신들이 구해준 아이언핸드 노움들을 만나 치료법에 대한 단서를 찾으면 좋겠다. 노움들의 말에 따르면 뱀파이어가 햇빛 아래를 거닐 수 있게 해주는 마법 아이템들은 옛날부터 있었지만 지금은 대부분 소실되거나 유물로만 전해지고 있다는거임. 아스타리온은 그 말을 듣고 크게 낙담했지만 아이언핸드 노움과 간드교 신도들의 실력이라면 그런 아티팩트를 다시 만들어내는것쯤은 일도 아니라는 대답을 듣고 다시 희망을 가지겠지

그 시점에서 타브는 나이를 꽤 먹어서 40 중후반을 넘긴 상태였고, 둘은 발더스게이트로 돌아와 함께 살 집을 얻고 정착할거임. 다시 모험을 하기에는 몸이 따라주지 않았지만 아스타리온이 제일 좋아하는 집, 발더스게이트에서 둘은 매일 특별한 밤을 보낼거야. 타브가 눈을 뜨면 제일 먼저 보이는 것은 밤하늘이 드리워진 창문의 커튼을 치며 일어났냐고 묻는 아스타리온이었고, 둘은 유명한 주점들을 전전하며 그들의 영웅담을 들려주거나 라마지스의 탑 꼭대기에서 특별한 날마다 펼쳐지는 롤란의 화려한 불꽃축제 마법을 구경하며 데이트를 즐기겠지. 그렇게 또 몇 년의 시간이 흘렀어.

어느 날 둘이 사는 발더스게이트의 집으로 소포가 하나 도착했음. 암막커튼으로 꼼꼼하게 차단된 집은 조금의 햇빛도 들여보내지 않았는데, 우편을 집어넣을 수 있는 구멍만이 가끔 열려 곧바로 집안으로 편지가 떨어지는 구조임. 아스타리온도 실내에서 편지를 받아볼 수 있도록 설계한 타브의 배려였지. 아스타리온은 평소보다 부피감이 있는 소포에 호기심이 동해 열어봤을거고 그들에게 도착한 것은 다름아닌 햇빛의 영향을 차단하는 애뮬렛이었음. 아이언핸드 노움들과 간드교 신도들이 수 년에 걸쳐 만들어낸 합작이었지.

동봉된 편지를 읽자마자 신나서 방방 뛰던 아스타리온은 곧바로 달려가 자고있던 타브를 깨웠고, 애뮬렛을 목에 건 채로 평소 이 시간대라면 절대 열리지 않을 현관문을 크게 열어젖혔어. 초가을 낮의 햇살이 따사롭게 내리쬐는데도 아스타리온의 새하얀 피부는 하나도 아프지 않았지.

아스타리온은 감격한 채 한발 한발 앞으로 디뎌보더니 마당을 가로질러 힘껏 달리며 햇빛을 만끽할거임. 신이 나서 타브를 크게 부르는 소리가 온 마당에 울려퍼졌어. 한참 동안 두 팔을 벌리고 가만히 서서 햇살을 쬐던 아스타리온은 뒤에서 들리는 기침 소리에 현관 쪽을 돌아보았고 목발에 의지한 채 서있는 타브가 그제야 눈에 들어왔을거야

가을의 햇살과 바람은 아직 충분히 따스했지만 나이가 들어 노쇠해진 타브에겐 그러지 못했지. 타브는 오랜 모험과 전투의 후유증으로 남들보다 더 빨리 쇠약해졌고 다리가 불편해진 이후로는 집 밖에도 잘 나가지 않게 되었어. 아스는 서둘러 현관으로 뛰어들어와 타브를 추슬러 안으로 들여보낼거임.
이제야 겨우 아스가 대낮에 바깥을 활보할 수 있게 되었는데, 반대로 타브는 집안에 틀어박히게 된 꼴이었지. 아스는 열어젖현던 현관문을 닫고 창문도 꼼꼼히 확인한 뒤 아직도 기침에 시달리고 있는 타브를 조심스레 침대에 눕혔어.

그렇게 수 년이 더 지나 타브가 아예 침대 밖으로 나가지도 못할 날이 오면 아스타리온이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타브의 손을 움켜쥐고 침대 옆에서 제 연인을 지켜보는 일 뿐이겠지. 목에는 애뮬렛을 걸고서, 집안에 묶인 두 사람의 주위로 머지않은 죽음의 공기가 무겁게 내려앉고 있을거임
아스는 그제야 뼈저리게 후회할거야. 그 날 너를 내 곁에 묶어두는게 아니었다고, 이렇게 아플 줄 알았으면 너에게 결정을 맡기는게 아니었다고 늦은 후회를 쏟아내겠지. 그때는 남은 시간이 이렇게 짧을 줄도 몰랐을 테지만, 타브에게는 전혀 문제 될 일이 아니었어. 타브는 다시 그때로 돌아가도 똑같은 결정을 했을거라며 눈물로 젖은 아스타리온의 뺨을 쓰다듬어주겠지. 나는 너와 함께여서 행복했다고,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고.

타브가 떠나고 나서 아스타리온의 애뮬렛은 그의 묘비 앞에 놓여졌어. 아스타리온은 어두컴컴한 타브의 영묘 안에서 혹시라도 제 연인이 외롭지 않도록 조잘대거나, 차가운 관 옆에서 잠들었다가 새벽의 어스름한 햇빛이 피부를 쓰라리게 만들 즈음이면 일어나 둘이 살던 집으로 걸어서 돌아갈거야. 그의 집 창문을 덮고있는 암막커튼은 영영 굳게 닫혀 열릴 생각을 하지 않겠지








타브아스타브로 이런거 ㅂㄱㅅㄷ
나중에 타브 영묘 항아리나 묘비에서 햇빛차단 애뮬렛같은거 나오면 좋을거같음.. 뱀파이어의 저주는 극복했지만 연인의 죽음과 슬픔이라는 또다른 저주가 아스타리온을 평생 어둠속에 살게 하는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