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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28 19:17
소설체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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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에서 보면 버키가 좋은 앱이라고 하는 거 보면 의외로 현대 기술에 적응을 잘 한 것 같은데... 맨날 해동이랑 냉동 반복하고 가끔 머리도 지지면서 기억 삭제도 했는데 하이드라에서 뭔가 배웠을 것 같지는 않고 와칸다에서 지내면서 주변에서 보다가 답답해서 이래저래 가르쳐줬을 것 같음



아이들은 버키의 눈 앞에 홀로그램 창을 여러 가지 띄워 놓았다. 버키는 잠시 그런 홀로그램 창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도무지 믿기지 않는 풍경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자신이 지내는 공간에서도 이런 홀로그램 창으로 정보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직접 보고 있으면서도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버키는 와칸다에 오기 전에 루마니아에서 사람들을 피해 다니면서도, 자신이 이 모든 것을 모른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버키가 역사 속에서 사라지기 이전에는 영화관에서 보는 영상의 색도, 선도, 빛도 현재의 광고판 마냥 선명한 적이 없었다. 이렇게 온갖 종류의 영상과 음악을 곳곳에서 보고 들을 일도 드물었다. 심지어 건물 곳곳에 붙어서 움직이는 광고판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 텔레비전이라는 것을 제대로 본 적도 없었는데, 사람들은 모두가 작은 화면을 들여다 보면서 살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모든 것이 버키에게는 언제나 새로운 모습일 수밖에 없었다.
와칸다에서는 루마니아보다 더 놀라울 수밖에 없었다. 슈리와 과학자들의 노력으로 점차 기억이 돌아왔기 때문에 과거와 현재를 더욱 비교하게 된 점도 있었고, 루마니아보다 훨씬 발전된 와칸다의 모습도 한 몫 했다. 자신의 기억이나 세뇌 코드 때문에 꾸준히 만나는 사람들이 홀로그램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부터 모두가 키모요 비즈로 루마니아 만큼 다양한 일을 하고 있는 것들은 언제나 신기한 모습이 아닐 수가 없었다. 버키는 늘 그런 모습을 보면서 현대에 적응하기 참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잠시 생각에 잠겨 있는 버키에게 아이 하나가 다가왔다. 그는 버키를 끌고 홀로그램 화면 앞으로 데려갔다. 아이는 화면을 보여주면서 말했다.
"자 여기, 농업부에서 알려주는 농사 정보예요."
버키는 화면을 가만히 들여다 보았다. 와칸다의 로고가 박히 상단 아래로 파종 시기에 따른 적절한 작물과 재배 방법 등이 표로 잘 정리되어 있었다. 버키는 가만히 그 표를 바라 보다가 아이를 돌아 보았다. 화면을 띄워 준 아이는 상당히 뿌듯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
"저희 부모님도 전문적으로 농사를 지으시는데, 늘 이 페이지를 참고하시면서 농사를 지으세요. 이 땅에서 선조들이 대대로 작물을 키워 온 지혜를 이렇게 전수하는 거죠."
버키는 다시 화면을 들여다 보았다. 확실히 잘 정리되어 있는 정보라는 사실을 한 눈에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사실과는 별개로 버키에게는 화면을 들여다 보면서 정보를 입수하는 일이 익숙하지 않았다. 그는 차라리 이런 일은 누가 직접적으로 설명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도 아니라면 차라리 종이로 정리되어 있거나.
버키의 그런 기분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이는 한 손으로 홀로그램 시스템을 조작하기 시작하면서 말을 이었다.
"여기 보면 그런 파종, 재배 정보 외에도 다른 농사 정보도 있어요. 국가에서 씨앗이나 모종을 신청해서 받는 방법이라든가, 후에 어떻게 다시 국가에 반납하면 되는지도 있고.... 아, 그리고 한 손으로도 쓰실 수 있게 조작법을 바꿔 뒀어요."
아이의 말에 버키는 잠시 자신의 한 쪽만 남은 손을 들여다 보았다. 옛날부터 멀쩡하게 남아 있는 손이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손으로 그 홀로그램 시스템을 제대로 조종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미처 들지는 않았다. 아이가 지금 자신에게 홀로그램 시스템을 조작하는 방법을 설명해주고 있었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점점 더 어렵게만 느껴지고만 있었다.
버키가 집중을 못 한다는 사실을 알아챈 아이가 물었다.
"집중하고 있으세요?"
버키가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했다.
"그, 아니. 그러니까 사실 잘 모르겠는데. 혹시 종이로 프린트된 거는 없을까?"
아이는 잠시 버키를 묘한 얼굴로 보았다. 마치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생소한 이야기를 들은 것 마냥 당황스러워 보이는 얼굴이었다. 아이가 잠깐 다른 쪽에서 키모요 비즈를 가지고 놀고 있던 다른 아이들을 보았다. 그 아이들도 버키 옆에 있던 아이와 비슷한 얼굴로 이쪽을 보고 있었다. 마치 자신이 이상한 게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고 안도한 듯한 아이는 버키를 돌아보고 말했다.
"요즘 환경 파괴가 얼마나 심한데, 누가 그렇게 종이를 써요? 패드나 핸드폰 같은 것도 환경 오염이 심하다고 장기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홀로그램으로 바꾸는 건데요. 어떻게 나무를 더 심는 게 아니라 종이를 쓸 생각을 할 수 있어요?"
버키는 잠시 아이를 보다가 끙, 하고 앓는 소리를 냈다. 그가 어릴 때나 젊을 때는 나무든 뭐든 활용해서 기술이든 뭐든 발전시키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하던 시절이었다. 그는 나이가 들어서도, 자신을 가르쳐주는 아이처럼 어릴 때도, 환경 문제에 대해서 신경 써 본 적은 없었다. 그보다 겨우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환경 문제에 대해서 신경을 쓰는 것이 보편적인 것 같지도 않았다.
버키는 슬쩍 화면으로 시선을 피하면서 말했다.
"뭐 나 때는 그런 거 신경 안 썼으니까. 요즘에는 너희 같이 어린애들도 그런 걸 신경쓰는 모양이구나."
아이는 더없이 진지한 얼굴로 말을 받았다.
"그거야 당연하죠. 앞으로 저희들이 살아야 하는 지구니까, 잘 가꿔나갈 수 있도록 배워야죠."
버키는 잠시 아이를 물끄러미 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의 말이 틀린 말도 아니었다. 그가 살던 시대에는 발전된 기술을 물려주는 게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었지만, 환경을 가꿔서 물려주는 게 맞다는 게 현재의 생각이라면 새로 배울 수밖에 없을 터였다.
버키는 화면 쪽을 슬쩍 가리키면서 말했다.
"루마니아에서 보던 컴퓨터 같은 것보다 더 어려운 것 같은데, 어떻게 쓰는 지 좀 다시 가르쳐 줄 수 있을까?"
아이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는 몇 번 보는 것보다 직접 해보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는지, 버키의 손을 잡고 끌어와서는 홀로그램 시스템을 조작하는 위치에 놓았다. 손가락을 하나하나 움직여서 제대로 된 위치에 맞춰 준 아이는 옆에 자신의 손을 두고는 예시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버키는 조금 어색한 얼굴이지만 천천히 아이를 따라서 시스템을 조작하기 시작했다.



눺 버키 세즈
2024.02.28 19:20
ㅇㅇ
모바일
아날로그 인간인 버키가 현대문물을 이렇게 배워가는구나...와칸다에서 배우다가 다시 브루클린으로 돌아갔을 땐 은근 놀랄지도 모르겠다. 키모요비즈 쓰다가 스마트폰 쓰려니까 너무 구식문물같아보여서ㅋㅋㅋ
[Code: 0f4b]
2024.02.29 00:16
ㅇㅇ
모바일
아ㅠㅠ 하나 남은 손으로 한다는 거 슬프다 근데 꼴려
[Code: 0e49]
2024.02.29 00:45
ㅇㅇ
모바일
버키는 잠시 아이를 물끄러미 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의 말이 틀린 말도 아니었다. 그가 살던 시대에는 발전된 기술을 물려주는 게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었지만, 환경을 가꿔서 물려주는 게 맞다는 게 현재의 생각이라면 새로 배울 수밖에 없을 터였다.
버키는 화면 쪽을 슬쩍 가리키면서 말했다.
"루마니아에서 보던 컴퓨터 같은 것보다 더 어려운 것 같은데, 어떻게 쓰는 지 좀 다시 가르쳐 줄 수 있을까?">>>>>>이런 모습들이 버키가 원래 다정하고 선한 사람이란 것을 알 수 있는 것 같음ㅠㅠ 다름을 받아들이는 수용할 줄 아는 태도와 어린 아이에게도 기꺼이 무언가를 배울 수 있는 자세… ㅈㄴ 와칸다 꼬맹이들이랑 버키의 우당탕탕 일상생활 넘 따뜻하고 좋다…
[Code: d14b]
2024.03.07 16:34
ㅇㅇ
모바일
버키가 팔윈에서 아무런 거리낌 없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어플을 활용하는걸 보고 하이드라에서 미션에 필요해서 가르쳤겠거니 했는데 이렇게 보니까 와칸다에서 배운것도 재밌겠다! 아이들 틈에서 어색하게 배우는것도 귀엽고 당연히 익숙하게 생각하던 방식을 선호하다가도 시대가 바뀌었음을 인식하고 맞춰나가려는 태도도 너무 좋다.. 그게 아이의 말일지라도 귀기울여 듣고 자신의 생각과 다름을 받아들이는 모습이 버키가 얼마나 깨어있고 자상하고 다정한지 보여주는 것 같아
[Code: 6d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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