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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23 10:14
소설체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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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키 와칸다어 하는 거 보니까 언제 어떻게 와칸다어 배웠을까 싶어서 한 번 써봄....어쨌든 윈터솔져로 있었을 때 배웠을 건 아닐 것 같아서....
또 의외로 독일어랑 러시아어 하는 거 보면 언어적으로 배우는 요령이 좋은 것 같기도 해서 와칸다어도 빨리 배웠을 것 같음.


버키 반즈를 찾아오는 아이들은 가끔씩은 상처받기 쉬운 말들을 쉽게 하곤 했다. 아이들의 인성이나 교육 같은 것들이 걱정될 수준은 아니었다. 다만 오늘은 뭔가 더 꼬질꼬질해보인다든가, 수염에 빵가루가 묻었다든가 하는 식의 대화가 주였다. 아이들끼리는 적당히 한 번쯤 키득거리고 말고, 버키 본인은 아이들이 떠나간 이후에 거울이나 한 번 다시 들여다 볼 정도의 이야기들. 
아이들의 말이 조금 신경 쓰여서 결국 거울을 들여다 본 버키는 아이들 말대로 어제보다 더 흙먼지를 뒤집어 썼거나, 수염에 빵가루가 묻은 자신의 모습을 보곤 했다. 사실보다 더 많지도, 적지도 않았던 이야기에 버키는 그저 흙먼지나 빵가루 따위를 털어내고는 노을이나 구경하러 호숫가로 산책을 나섰다. 
호숫가로 향하는 길을 걸으면서 아마도 자신이 와칸다어를 못 알아듣는다고 생각해서 그러는 거라고 버키는 생각했다. 기차에서 떨어지기 이전의 기억은 눈폭풍 속에서 헤매는 시야 마냥 어렴풋한 탓에 어린아이들의 심리를 명료하게 알 길이 없었지만 버키의 생각은 크게 틀리지 않았다. 어쨌든 대부분 영어를 할 줄 알고, 와칸다어를 모르는 듯한 버키에게는 늘 영어로 말하는 아이들이 굳이 그런 말을 할 때만 와칸다어로 이야기하는 것을 생각해보면 크게 어려운 추측도 아니었다. 
버키는 아이들이 자기를 두고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에 대해서 크게 신경을 쓰지는 않았다. 특별히 엄청나게 나쁜 말은 아니었으니까 괜찮다고 생각하면서도 동시에 아이들을 한 번쯤 놀려주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거울을 들여다보던 버키는 잠시 자신의 엉망인 수염을 한 번 쓸어내렸다. 
다음 날 버키가 일하고 있던 밭으로 찾아온 아이들은 한동안 꼬질꼬질하고 부스스한 모양으로 제멋대로 자라던 수염이 제법 단정한 모습으로 땋아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물론 공들여서 관리한 머리카락을 예쁘게 땋은 것과는 거리가 있는 모습이었다.  어쨌든 짧은 수염은 짧게나마 땋여져 있었다. 심지어 고무줄의 색까지도 형형색색으로 알록달록했다. 
그 모습을 보던 아이 하나가 와칸다어로 말했다. 
"알록달록한 색으로 수염을 땋았어."
"그렇지. 검은색은 없다더라고. 그래도 의외로 잘 어울리지?"
버키는 자신이 오늘 아침 나오기 전에 열심히 땋았던 수염을 한 번 만져 보면서 말했다. 아주 태연하게 와칸다어로 나온 말에 아이들은 나름 어울린다고 인정하는 것 마냥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들 중 하나가 와칸다어로 대답했다. 
"수염 관리만 좀 더 하셔야 겠는데요."
"그런가? 뭐라도 발라야 하나?"
나름 고민하는 듯한 버키의 말에 와칸다의 제품을 추천하려던 아이가 멈칫했다. 그리고 다른 아이들도 차례대로 버키가 와칸다 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떤 아이가 작게 비명 같은 것을 지른 것 같기도 했다. 어떤 아이들은 놀란 얼굴이나 세상에 배신당한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버키는 아이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놀라는 것을 보면서 그저 슬쩍 웃고 있었다. 
아이들이 혼란스러운 중에 누구 한 명이 소리쳤다.
"어떻게 와칸다 말을 할 줄 알아요?"
"당연히 배웠으니까 할 줄 알지."
버키가 어깨를 으쓱하면서 답했다. 
아이들은 버키에게 몰려들었다. 어쨌든 와칸다어를 할 줄 안다는 사실을 숨겼다는 이유로 화이트울프를 한꺼번에 덮쳐서 넘어트리고 말았다. 그들은 버키와 흙바닥을 좀 나뒹굴다가 물었다. 
"누가 와칸다어를 가르쳐줬어요?"
버키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는 당연한 것을 왜 묻느냐는 듯한 얼굴로 아이들을 보다가 답했다.
"당연히 선생님한테 배웠지."

와칸다에서 세뇌 코드와 같은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머물기로 결심했을 때, 트찰라는 학교 선생님 중 한 명을 소개시켜 주었다. 어쨌든 자신이나 슈리, 혹은 오코예가 어느 정도 도와는 줄 테고, 대부분 영어를 어느 정도 하지만 그래도 그 스스로 와칸다어를 할 줄 알아야 할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버키는 와칸다어를 배우는 일을 기꺼이 받아 들였다. 당장 와칸다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있었던 것이 아닌 탓에 잡생각이 많은 탓이었다. 뭐라도 배운다면, 특히 언어라면 잡생각을 물리기엔 딱 좋았다. 
버키에게 와칸다어를 가르치게 된 선생님은, 막 글자 공부를 시작하는 아이가 있는 사람이었다. 그 선생님은 아이와 버키를 나란히 앉혀 두고는 와칸다어를 하나하나 가르쳤다. 주변에서 새로운 언어를 배우기엔 나이가 좀 있지 않느냐고 걱정했던 것과 달리, 버키는 빠르게 배웠다. 버키가 처음으로 트찰라와 슈리에게 와칸다어로 인사했을 때는 둘 다 제법 놀랐었다. 오히려 버키 본인은 나름대로 익숙하다는 얼굴이었다. 
"아저씨가 나보다 더 빨라."
이제 다음 달에 학교에 들어간다는 아이가 버키를 보면서 툴툴거렸다. 버키는 아이를 보면서 조금 어색하게나마 웃으려고 애썼다. 아이는 잠시 버키의 생각보다 더 어색한 웃음을 보다가 고개를 돌리고 다시 툴툴거렸다.
"왜 이렇게 빨리 배우는 거야. 와칸다 사람도 아니면서."
버키는 아이와 소통이 잘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괜히 불편한 마음을 가지면서 자신의 교재로 시선을 돌렸다. 와칸다어를 빠르게 읽기 위해 구해다 준 어린이 도서의 책등만 괜히 만지작거리던 버키가 말했다.
"난... 러시아어랑 독일어도 할 줄 알거든."
그 말에 뾰로퉁한 얼굴로 자신의 글자 쓰기 연습 공책에 글자를 삐뚤삐뚤 그리고 있던 아이가 버키를 보았다. 아이가 호기심 어린 목소리로 물었다.
"러시아랑 독일에 가 본 적 있어요?"
버키는 잠시 망설였다. 가 본 적이야 있었지만, 아이가 생각하는 가 본 경험과 자신이 했던 경험은 분명 온탕과 냉탕보다도 더 큰 괴리가 있을 터였다. 하지만 아직 기차에서 떨어지기 전의 버키 반즈가 돌아오기에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기차에서 떨어진 뒤의 버키 반즈에게는 아이에게 적당히 둘러댈 수 있는 말을 생각해 낼 재간이 부족했다. 버키는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우와 러시아랑 독일은 어때요?"
버키는 잠깐 생각을 더듬어 보다가 고개를 내저었다. 적절한 답은 아니었다. 아이가 인상을 찌푸리고 되물었지만 버키는 다시 고개를 내저으면서 다른 대답을 내놨다.
"자기 모국어 말고 다른 나라 언어를 배우는 요령을 알면 다른 것도 배우기는 쉬워."
공부같이 따분하고 고리타분한 것이 아니라 재미있는 여행 이야기 혹은 모험 이야기 같은 것을 듣고 싶었던 아이는 불만스러운 소리나 내뱉었다. 하지만 버키는 아이에게서 시선을 애써 돌리면서 자기가 잘 한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책을 읽어보기 시작했다. 




눺 버키 세즈 
2024.02.23 11:58
ㅇㅇ
모바일
버키 수염꾸미기 하는 거 귀여워ㅋㅋㅋ 한 팔로 낑낑대며 열심히 땋았을까? 아니면 다른 사람이 어린애 돌보듯이 땋아줬을까? ...우람하고 건장한 100세노인 수.꾸.해주기 아니 이건 어린애 돌보는 게 아니라 요양보호사 같네ㅠㅠㅋㅋㅋ 어쨌든 브루클린 멋쟁이였을때처럼 열심히 그루밍 하는 버키 너무 ㄱㅇㅇ 근데 애들이 뭐라고 하기 전에는 빵가루 흙먼지 뒤집어쓴 상태였다는 게...ㅠㅠ 그루밍 할 기력도 없었던 거구나 싶어서 안타깝다
[Code: 05b6]
2024.02.23 12:54
ㅇㅇ
모바일
러시아랑 독일 어떠냐는 말에 말 돌리는 거 슬픈데 꼴려
[Code: 7ba7]
2024.02.23 13:1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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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키 애들 놀려주고 싶어서 와칸다어 하는 모습 귀여워 알록달록한 고무줄로 짧은 수염 땋았을거 생각하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고 예쁘다ㅎㅎㅎㅎ 버키가 워낙 똑똑한 사람이기도 했겠지만 하이드라에서 스파이 교육 받을 때 언어 빠르게 습득하는것도 배웠겠지ㅠㅠㅠㅠ 아직 기차에서 떨어지기 전의 버키가 오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표현 너무 멋지다!! 다음에는 외국은 어땠냐는 질문에 재미있는 여행 이야기를 가득 들려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Code: d2f2]
2024.02.23 21:0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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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들이랑 잘 지내는 버키 넘 귀여움ㅜㅠㅠ
[Code: 1d09]
2024.02.23 22:2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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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키 아무래도 여동생 있다보니 애들 대하는 게 능숙한듯ㅋㅋ
[Code: 663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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