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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hygall.com/58413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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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13 01:52
캐붕과 날조주의/급전개 주의/썰체주의/진정령/희신너붕/망기무선/성진설양/사반 설정 조금
요약주의/급급급전개주의/급발마무리주의
https://hygall.com/280532963 <<1부 (1~9)
https://hygall.com/284958309 <<2부 (10~19)
https://hygall.com/582469800 <<20
https://hygall.com/583481709 <<21
위무선은 무기 없으면 손톱으로라도 적의 경동맥을 끊던 전쟁 유경험자의 제자답게 잡철검, 하다못해 나뭇가지로도 또래 수사들의 평균 이상 실력을 보일 수 있었으나 그의 매화검은 부모같은 스승께서 하사하신 것이라 고소에 두고 왔더랬다. 교화소에서 패검을 모조리 빼앗길 때 매화검선의 제자는 오만해 제 몸과 같은 검도 아무데나 두고 다닌다는 험담을 들었으나 뺴앗기지 않았으니 된 것 아닌가?
그러나 도륙현무는 얼핏 본 것만으로도 손톱이 박히긴 글러 보였다. 둘은 우선 쓸 만한 무기를 찾아야 한다는 것에 동의했다. 다행히 불편한 몸으로도 금방 찾을 만큼 주변엔 암기로 사용할 수 있을법한 쇠조각이 꽤 있었다. 그만큼 이곳에서 죽어나간 이가 많다는 것이니 썩 기뻐할 만한 일은 아니었다. 남망기도 녹슨 패검 따위를 발견할 때마다 안 그래도 딱딱한 표정이 더 날이 섰다.
"넌 다리가 불편하니 이곳에서 기다려. 내가 안쪽으로 들어가 머리를 유인해 올게."
남망기가 걱정스레 친우를 올려다보았다. 위무선은 매화검선의 대제자 신분으로 교화소에 찾아온 만큼 고소에 수학하러 온 첫 날 입었던 흰 한푸를 단정하게 차려입었었다. 그의 스승이 자수를 핏자국보다 더 많이 수놓을 때까지 여러 차례 반복해 손수 지어 준, 소매에 붉은 매화를 수놓은 그 옷을. 매화검선의 위명이 아무리 수선계에 자자하다 한들 일개 떠돌이 수사가 한 지역을 주름잡는 선문세가의 풍족함을 따라잡을 수는 없었기에 남망기 옆에 나란히 서면 은은히 비교가 되었다. 검소함을 미덕으로 삼은 고소 남씨라 한들 같은 흰 무복이어도 덧댄 문양의 비단 옷감과 제한되었다고는 하나 단아하게 빛나는 장신구 등 세가의 위엄을 드러내는 정도의 치장은 하고 다녔다. 종주의 직계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반면 위무선은 어떤가. 대제자의 신분을 나타내는 청색 긴 도포 정도를 제외하면 장신구 하나 없이 깔끔한, 정말 정직한 무복의 표본이 따로 없었다. 검선이 검소함을 강조한 적 따위 한 번도 없건만 어째 둘이 나란히 서면 검소한 건 이 쪽이 되어버렸다. 키도, 수선계에서의 위명도 비슷한 둘이 입은 옷만은 그리 다르니 위무선을 깎아내리려고 혈안이 된 자들이 건드리는 게 그 빈곤한 사정이었다. 뭐 청란이 돈이 부족한 적은 단 한번도 없었지만.
남들이 어찌 부르건 간에 남망기는 위무선에게 그 흰 무복이 퍽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고소의 복장과 색감만은 비슷하여 친근감이 들었기 때문일까. 마치 일족이 된 듯한 느낌 때문인지 검선의 제자임을 드러내는 흰 옷을 입고 저를 돌아볼 때마다 그 때묻지 않은 색에 문득 가슴이 울렁이곤 하였더랬다. 그러니 지금 검게 그을린 자국과 흙먼지, 피 따위로 거뭇거뭇 물든 그의 복장에 속이 선득해지는 것도 그 연장선일 것이다.
이상하게 막연히 불길한 느낌만이 들었다.
위무선은 망설임 없이 홀로 잠입했다.
온통 붉은 안쪽은 시취와 썩은내가 섞여 불쾌한 냄새가 났다. 위무선은 문득 그 깔끔쟁이 남망기를 남기고 오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곳곳에 말라 죽은 시체가 가득했다. 온조의 발언을 떠올려 보면 이 괴물이 움직이지 않은 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흐른 것 같으니 멀쩡한 시신이 없는 것이 당연했다. 그러나 당장 그의 눈에 보이는 점액질에 절여진 시신은 그야말로 살아있는 듯 생생했다. 두 눈을 부릅 뜬 채 시랍화 된 것도 존재했다. 생생한 불쾌함에 위무선이 기겁하며 뒤로 물러났다. 식혼까지 하는 괴물이라니! 기산 온씨는 그 세력을 가지고 아직 이것 하나 토벌하지 못했단 말인가. 교화소에 인질을 잡아두기 위해 했던 선언이 떠오르며 경멸이 더해졌다. 제 주변을 정리하길 게을리 한 것은 온가 놈들일 것이다.
[...앙...우앵...애앵...]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귓가에 희미한 아기 울음소리마저 들렸다. 위무선은 환청에서 벗어나기 위해 제 뺨을 한번 내리쳤다. 그러나 문득 뒷걸음질치다 자신이 무언가에 부딫혔음을 눈치챘다. 익숙한 기운.
"음철...검?"
그간 스승과 찾아다닌 음철 조각들은 채 가공되지 않은 것들이라, 그 위험성을 청란에게서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음에도 그닥 실감나지 않았다. 척 봐도 흉흉한 기운의 그것을 고아하신 수사님들께서 어떤 악의를 가지고 가공할지 차마 상상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허나 위무선은 오늘 드디어 목격하고야 말았다.
그건...음철을 검의 형태로 빚어내며 특별한 의지를 담아낸 것 같았다. 저도 모르게 손잡이에 손을 대고 뽑아내자 귓가에 맴도는 아기 울음소리가 점점 커졌다. 화산의 끝자락에서 맑고 청아한 기운만을 모아 온 위무선이었기에 이 정도 선에서 그칠 수 있었을 것이라 단언할 수 있었다. 위무선은 이걸 만드는 과정에서 꽤나 여럿이 주살당했으리라 확신했다. 아찔한 귀곡성에 흔들린 것도 잠시 과연 이 정도 되는 귀물이 움직이면 느낄 수 있었는지 현무의 머리가 흉측한 소리를 내며 덮쳐 왔다.
화산의 맑은 정기는 음철검의 악의로부터 위무선을 보호했으나 상극인 만큼 그 사기와 계속하여 충돌했다. 위무선이 피를 뱉어냈다. 내상이 완치되지 않은 상황에 충격이 가해진 탓이었다. 이 대치 상황이 오래가지 못하리라 예견하는 것은 쉬운 일이었다.
[애앵...먀오...]
순간 검의 사기와 내력이 다시 한 번 쾅 부딪히며 속이 울컥 날뛰었다. 검을 채 휘두르지 못하고 지팡이 집듯 잡아 가까스로 머리를 피했다. 귓가에 아기 울음소리가 점점 다가왔다. 아까 구르며 바깥으로 튕겨나왔는지 그 남망기가 소리높여 그의 이름을 불렀다. 와, 내가 남 형이 소리지르는 것도 들어보는군. 제 정신이 아니었기 때문인지 머릿속이 산만했다. 떨리는 손으로 음철검을 들어올린 순간,
[먀...크르렁!]
익숙한 흰색 털뭉치가 눈 앞을 스쳐 지나갔다.
"...진이?"
언젠가의 유년 시절. 스승의 애정을 독차지한다고 생각해 유치하게 싸운 적도 있는, 시간이 흘러도 하나도 자라지 않은 새끼 고양이 그대로였던 검선의 애완묘. 늙지 않는 것은 제 스승도 마찬가지였던 터라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넘겼던 것까지 떠올리곤 긴장이 풀린 위무선이 허탈해져 온 몸에 힘을 빼고 그대로 드러누웠다. 남망기가 불편한 다리도 아랑곳하지 않고 달려와 그를 부축했다.
스승의 애완묘는 영물이었던 것이다.
그냥 영물도 아니고 무려 신수. 본 모습을 드러내 거대한 백호의 형상으로 화한 진정한 신수가 감히 현무의 이름을 받은 미물을 찢어발기고 있었다.
제아무리 그 격이 다르다곤 하나 덩치는 비슷한 것. 졸지에 좁은 지하공간에서 괴수 대전쟁이 일어나니 무너져내리기 시작하는 공동에서 서둘러 빠져나와야 했다. 같은 것을 생각했는지 남망기와 눈이 마주치자 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위무선은 오늘따라 그의 처음 보는 면모를 많이 보게 된다며 신기해 했다. 다리가 불편한 남망기가 뛰어 올라가는 것은 불가능했기에 위무선이 마지막까지 힘을 써 봐야 했다. 아까부터 귓가에 맴돌던 아기 울음소리는 씻은듯이 가신지 오래였다. 진이의 울음소리가 계속 따라왔던 모양이었다. 거기에 신수 백호의 위협은 음철검의 사기를 억제하는데 제법 효과가 있었다. 차분해진 정신으로 위무선이 퇴로를 파악할 때였다.
"...영아!"
"헙...란 형?"
본능적으로 움츠라들어 가슴팍의 자국을 감춘 위무선이 또 환청이 들리나 두리번거렸으나 안타깝게도 거기 서 있는 것은 세 살 무렵부터 그를 길러 준 진짜 그의 스승이었다. 죽어 나자빠진 도륙현무를 의기양양하게 밟은 거대한 백호가 콧대를 높힐 때마다 목 언저리에서 청아한 방울 소리가 났다. 위무선은 또 란 형이 어디서 신기한 법보를 사용했구나 생각했다. 아무튼 온 가의 허가 없이 들어온 것이 분명해보이는 검선은 결국 위무선의 상처를 전부 확인한 후 조용히 미소지었다. 위무선은 형이 차라리 불같이 화를 내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품에서 낯선 금창약을 꺼내 남망기의 치료까지 순식간에 마친 청란은 위무선이 끝까지 손에서 놓지 않은 음철검을 발견하고는 눈썹을 치떴다. 이게 마지막 조각이라고? 허나 그런 것 치고는 시스템의 알림이 오지 않았다. 가공된 것이 아니라 순수한 음철조각이 따로 존재하는 건가?
[챕터 ■: ■정■ ■시■■법]
잘못된 경로입니다.
(음철조각: 1/■)
성공 시: ■래■■■ 귀■
실패 시: 성공적인 이야기의 시작
+음철 하나: 시스템은 플레이어님의 원만한 스토리 전개를 적극 지원합니다.
++■■ ■: ■■■ ■■ ■■■ ■■■■■ ■■■ ■■■ ■■■■■
ㄴ■■■ ■■ ■■■ ■■ ■■ ■■■■ ■■■ ■■■■
+++■■ ■: ■■■■ ■■■ ■■■ ■■■■■
++++■■ ■: ■■■ ■■ ■■■ ■■■ ■■■■■
정신이 아득해졌다.
요약주의/급급급전개주의/급발마무리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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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무선은 무기 없으면 손톱으로라도 적의 경동맥을 끊던 전쟁 유경험자의 제자답게 잡철검, 하다못해 나뭇가지로도 또래 수사들의 평균 이상 실력을 보일 수 있었으나 그의 매화검은 부모같은 스승께서 하사하신 것이라 고소에 두고 왔더랬다. 교화소에서 패검을 모조리 빼앗길 때 매화검선의 제자는 오만해 제 몸과 같은 검도 아무데나 두고 다닌다는 험담을 들었으나 뺴앗기지 않았으니 된 것 아닌가?
그러나 도륙현무는 얼핏 본 것만으로도 손톱이 박히긴 글러 보였다. 둘은 우선 쓸 만한 무기를 찾아야 한다는 것에 동의했다. 다행히 불편한 몸으로도 금방 찾을 만큼 주변엔 암기로 사용할 수 있을법한 쇠조각이 꽤 있었다. 그만큼 이곳에서 죽어나간 이가 많다는 것이니 썩 기뻐할 만한 일은 아니었다. 남망기도 녹슨 패검 따위를 발견할 때마다 안 그래도 딱딱한 표정이 더 날이 섰다.
"넌 다리가 불편하니 이곳에서 기다려. 내가 안쪽으로 들어가 머리를 유인해 올게."
남망기가 걱정스레 친우를 올려다보았다. 위무선은 매화검선의 대제자 신분으로 교화소에 찾아온 만큼 고소에 수학하러 온 첫 날 입었던 흰 한푸를 단정하게 차려입었었다. 그의 스승이 자수를 핏자국보다 더 많이 수놓을 때까지 여러 차례 반복해 손수 지어 준, 소매에 붉은 매화를 수놓은 그 옷을. 매화검선의 위명이 아무리 수선계에 자자하다 한들 일개 떠돌이 수사가 한 지역을 주름잡는 선문세가의 풍족함을 따라잡을 수는 없었기에 남망기 옆에 나란히 서면 은은히 비교가 되었다. 검소함을 미덕으로 삼은 고소 남씨라 한들 같은 흰 무복이어도 덧댄 문양의 비단 옷감과 제한되었다고는 하나 단아하게 빛나는 장신구 등 세가의 위엄을 드러내는 정도의 치장은 하고 다녔다. 종주의 직계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반면 위무선은 어떤가. 대제자의 신분을 나타내는 청색 긴 도포 정도를 제외하면 장신구 하나 없이 깔끔한, 정말 정직한 무복의 표본이 따로 없었다. 검선이 검소함을 강조한 적 따위 한 번도 없건만 어째 둘이 나란히 서면 검소한 건 이 쪽이 되어버렸다. 키도, 수선계에서의 위명도 비슷한 둘이 입은 옷만은 그리 다르니 위무선을 깎아내리려고 혈안이 된 자들이 건드리는 게 그 빈곤한 사정이었다. 뭐 청란이 돈이 부족한 적은 단 한번도 없었지만.
남들이 어찌 부르건 간에 남망기는 위무선에게 그 흰 무복이 퍽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고소의 복장과 색감만은 비슷하여 친근감이 들었기 때문일까. 마치 일족이 된 듯한 느낌 때문인지 검선의 제자임을 드러내는 흰 옷을 입고 저를 돌아볼 때마다 그 때묻지 않은 색에 문득 가슴이 울렁이곤 하였더랬다. 그러니 지금 검게 그을린 자국과 흙먼지, 피 따위로 거뭇거뭇 물든 그의 복장에 속이 선득해지는 것도 그 연장선일 것이다.
이상하게 막연히 불길한 느낌만이 들었다.
위무선은 망설임 없이 홀로 잠입했다.
온통 붉은 안쪽은 시취와 썩은내가 섞여 불쾌한 냄새가 났다. 위무선은 문득 그 깔끔쟁이 남망기를 남기고 오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곳곳에 말라 죽은 시체가 가득했다. 온조의 발언을 떠올려 보면 이 괴물이 움직이지 않은 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흐른 것 같으니 멀쩡한 시신이 없는 것이 당연했다. 그러나 당장 그의 눈에 보이는 점액질에 절여진 시신은 그야말로 살아있는 듯 생생했다. 두 눈을 부릅 뜬 채 시랍화 된 것도 존재했다. 생생한 불쾌함에 위무선이 기겁하며 뒤로 물러났다. 식혼까지 하는 괴물이라니! 기산 온씨는 그 세력을 가지고 아직 이것 하나 토벌하지 못했단 말인가. 교화소에 인질을 잡아두기 위해 했던 선언이 떠오르며 경멸이 더해졌다. 제 주변을 정리하길 게을리 한 것은 온가 놈들일 것이다.
[...앙...우앵...애앵...]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귓가에 희미한 아기 울음소리마저 들렸다. 위무선은 환청에서 벗어나기 위해 제 뺨을 한번 내리쳤다. 그러나 문득 뒷걸음질치다 자신이 무언가에 부딫혔음을 눈치챘다. 익숙한 기운.
"음철...검?"
그간 스승과 찾아다닌 음철 조각들은 채 가공되지 않은 것들이라, 그 위험성을 청란에게서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음에도 그닥 실감나지 않았다. 척 봐도 흉흉한 기운의 그것을 고아하신 수사님들께서 어떤 악의를 가지고 가공할지 차마 상상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허나 위무선은 오늘 드디어 목격하고야 말았다.
그건...음철을 검의 형태로 빚어내며 특별한 의지를 담아낸 것 같았다. 저도 모르게 손잡이에 손을 대고 뽑아내자 귓가에 맴도는 아기 울음소리가 점점 커졌다. 화산의 끝자락에서 맑고 청아한 기운만을 모아 온 위무선이었기에 이 정도 선에서 그칠 수 있었을 것이라 단언할 수 있었다. 위무선은 이걸 만드는 과정에서 꽤나 여럿이 주살당했으리라 확신했다. 아찔한 귀곡성에 흔들린 것도 잠시 과연 이 정도 되는 귀물이 움직이면 느낄 수 있었는지 현무의 머리가 흉측한 소리를 내며 덮쳐 왔다.
화산의 맑은 정기는 음철검의 악의로부터 위무선을 보호했으나 상극인 만큼 그 사기와 계속하여 충돌했다. 위무선이 피를 뱉어냈다. 내상이 완치되지 않은 상황에 충격이 가해진 탓이었다. 이 대치 상황이 오래가지 못하리라 예견하는 것은 쉬운 일이었다.
[애앵...먀오...]
순간 검의 사기와 내력이 다시 한 번 쾅 부딪히며 속이 울컥 날뛰었다. 검을 채 휘두르지 못하고 지팡이 집듯 잡아 가까스로 머리를 피했다. 귓가에 아기 울음소리가 점점 다가왔다. 아까 구르며 바깥으로 튕겨나왔는지 그 남망기가 소리높여 그의 이름을 불렀다. 와, 내가 남 형이 소리지르는 것도 들어보는군. 제 정신이 아니었기 때문인지 머릿속이 산만했다. 떨리는 손으로 음철검을 들어올린 순간,
[먀...크르렁!]
익숙한 흰색 털뭉치가 눈 앞을 스쳐 지나갔다.
"...진이?"
언젠가의 유년 시절. 스승의 애정을 독차지한다고 생각해 유치하게 싸운 적도 있는, 시간이 흘러도 하나도 자라지 않은 새끼 고양이 그대로였던 검선의 애완묘. 늙지 않는 것은 제 스승도 마찬가지였던 터라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넘겼던 것까지 떠올리곤 긴장이 풀린 위무선이 허탈해져 온 몸에 힘을 빼고 그대로 드러누웠다. 남망기가 불편한 다리도 아랑곳하지 않고 달려와 그를 부축했다.
스승의 애완묘는 영물이었던 것이다.
그냥 영물도 아니고 무려 신수. 본 모습을 드러내 거대한 백호의 형상으로 화한 진정한 신수가 감히 현무의 이름을 받은 미물을 찢어발기고 있었다.
제아무리 그 격이 다르다곤 하나 덩치는 비슷한 것. 졸지에 좁은 지하공간에서 괴수 대전쟁이 일어나니 무너져내리기 시작하는 공동에서 서둘러 빠져나와야 했다. 같은 것을 생각했는지 남망기와 눈이 마주치자 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위무선은 오늘따라 그의 처음 보는 면모를 많이 보게 된다며 신기해 했다. 다리가 불편한 남망기가 뛰어 올라가는 것은 불가능했기에 위무선이 마지막까지 힘을 써 봐야 했다. 아까부터 귓가에 맴돌던 아기 울음소리는 씻은듯이 가신지 오래였다. 진이의 울음소리가 계속 따라왔던 모양이었다. 거기에 신수 백호의 위협은 음철검의 사기를 억제하는데 제법 효과가 있었다. 차분해진 정신으로 위무선이 퇴로를 파악할 때였다.
"...영아!"
"헙...란 형?"
본능적으로 움츠라들어 가슴팍의 자국을 감춘 위무선이 또 환청이 들리나 두리번거렸으나 안타깝게도 거기 서 있는 것은 세 살 무렵부터 그를 길러 준 진짜 그의 스승이었다. 죽어 나자빠진 도륙현무를 의기양양하게 밟은 거대한 백호가 콧대를 높힐 때마다 목 언저리에서 청아한 방울 소리가 났다. 위무선은 또 란 형이 어디서 신기한 법보를 사용했구나 생각했다. 아무튼 온 가의 허가 없이 들어온 것이 분명해보이는 검선은 결국 위무선의 상처를 전부 확인한 후 조용히 미소지었다. 위무선은 형이 차라리 불같이 화를 내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품에서 낯선 금창약을 꺼내 남망기의 치료까지 순식간에 마친 청란은 위무선이 끝까지 손에서 놓지 않은 음철검을 발견하고는 눈썹을 치떴다. 이게 마지막 조각이라고? 허나 그런 것 치고는 시스템의 알림이 오지 않았다. 가공된 것이 아니라 순수한 음철조각이 따로 존재하는 건가?
[챕터 ■: ■정■ ■시■■법]
잘못된 경로입니다.
(음철조각: 1/■)
성공 시: ■래■■■ 귀■
실패 시: 성공적인 이야기의 시작
+음철 하나: 시스템은 플레이어님의 원만한 스토리 전개를 적극 지원합니다.
++■■ ■: ■■■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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