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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09 01:40
센티넬은 신체 능력만 남들 좀 웃도는 수준이라 말 안하면 운동신경 뛰어난 일반인이랑 구분 못한다는 설정으로...

너 강백호 좋아하지.머리가 잘 돌아가는 양호열은 그 말에 담긴 뜻이 뭔지 진작에 알아챘음.

원하는게 뭔데요?
나 가이딩좀 해주라.약 먹긴 싫고 모르는 사람들이랑 살 닿는 것도...거북해.

아는 사람들 중엔 가이드도 없고,그나마 네가 젤 편하단 말이야...조잘조잘 떠드는 정대만을 보면서 양호열은 나쁠것도 없다고 생각했을듯 튼튼하고 마음껏 욕구를 해소해도 될만한 상대가 생겼는데 마다할 이유는 없었음
저가 가이드라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관계의 우위를 점한거나 다름없어서 센티넬들은 제대로 된 접촉가이딩 맛보면 못 돌아간다던데 익숙하게 만들어놓고 그거 빌미로 걍...닥치고 있으라고 해야겠다 하는 생각이나 할듯

이렇게 시작해서 만났던 둘이 원래는 그냥 섹파였는데 하도 붙어먹어서 매칭된게 보고싶다 섹파시절에도 양호열의 비밀을 지켜주는 대신 접촉으로 가이딩받는 그런 관계였어서
하도 한사람의 가이딩에 오래 노출되다보니 그렇게 된거같다며 의사가 말해도 둘다 별로 놀라울것도 없다 싶을듯 이젠 대학도 졸업하고 프로리그에서 뛰는 정대만이 고등학교 다녔던 시절부터 그랬으니...
그냥 좀 귀찮아졌네 하고 말겠지

호열이도 타고나길 모질지 못하고 다정한 성격이라 정대만 원정경기 뛰고 새벽이나 돼서 들어올때도 자다 일어나서 다 잠긴 목소리로 잘 했어요?물어보고 손이라도 꼭 잡고 다시 잠듬...니책임 내책임 반반이니까 감당하고 살아야지 어쩌겠어 마인드로 동거까지 하자고 할듯
남들 보기엔 n년 만나서 한번 불탔다가 잔잔하게 사랑하는 애인 관계로 보는데 정작 얘넨 단 한번도 불타본 적이 없음

그리고 진부한 클리셰로...정대만은 고딩때부터 양호열 짝사랑하고 있어야 옳다 원래 그나잇대에는 잘생긴 양아치 쪽도 못쓴다는 웃짤처럼ㅋㅋㅋ첨엔 자기가 벌여놓은 싸움판 농구부에는 피해 안가는 방식으로 수습해주는거 보고 동경 미안함 호감 등등등 복잡한 감정 갖고 있었는데 관심이 생기니까 양호열만 눈으로 좇게 되고
눈으로 좇다 보니...얘가 백호를 좋아한다는걸 알게 될수밖에 없음 그걸 자각하는 순간 심장이 저릿해서 아 나 양호열 좋아하는구나 싶었겠지
사실 가이딩이고 뭐고 그것도 막 질러본거였는데 의외로 잠자리에서 뿐만 아니라 둘 상성이 잘맞아서 마음 한켠에 죄책감 가지고도 이어나가는 관계일듯

가이드야 센티넬 없으면 그냥 일반인으로 살아가면 되는데 매칭이 생기니까 예전처럼 편하게 지낼수도 없고
그래도 매칭이라는 명목으로 제 곁에 잡아둘수 있어서 기쁜데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 까지 너무...사람 된 도리가 아닌거같아서 절대 먼저 가이딩해달라는 소리는 안함 오히려 호열이가 이제 약발 떨어질때 됐네, 하고 챙겨주는 편일거같음

첫 단추가 아무리 잘못 끼워졌더라도 알고 지낸 햇수가 몇년인데, 세월의 힘이라는게 있어서 이제는 연인이 아니더라도 서로가 없으면 둘다 허전해하기는 함
그동안 별 모습을 다 봐왔던지라 내성이 생겨서ㅋㅋㅋ
남한테 말하긴 좀 그렇고 혼자 끙끙대기엔 힘든 일들 있으면 가장 먼저 터놓고 말할 수 있는 그런 관계.
그래서 정대만은 어쩌면, 아주 만약에 이대로 양호열이 제 인연을 찾지 못한다면...가족은 못 돼도 지금처럼 한 집에서 부대끼며 소소하게 즐거워하며 살 수는 있겠지 하고 기대하고 있었음
그런데 그 기대 백호가 뒤늦게 센티넬 발현한걸로 산산조각나는게 보고싶다

백호 안그래도 괴물 신인이라고 이름 날렸는데 센티넬 발현하고 거기서 파워랑 지구력 더 세지면 어떻겠음...
그 후에 모든 경기 풀쿼터로 출전하는데 성인 되고나서야 발현해서 이게 경기중에 아드레날린 솟아서 몸이 가뿐한건지 센티넬 능력 끌어다가 써서 그런건지 구분도 못한 채 몸 사리지 않고 하다보니 만성적으로 가이딩 부족에 시달릴듯 이렇게 되면 해결법은

우연찮게 가이드랑 연인이 된다
가이드를 돈으로 산다
센터에서 배정해주는 가이드를 만난다

이 셋 밖에 없는데 백호 안그래도 유명인인데다 사람 잘 믿고 잘 따라서 백호가 센티넬 발현됐다는 소식 들은 양호열 머리 깨지는 기분임...
그렇게 오래 지켜봐왔으면서 손 댈 생각은 결코 추호도 없었는데 진짜 속 시꺼멓게 타들어가는 느낌으로 자기가 가이딩해준다고 할듯 그래봤자 포옹 볼뽀뽀 손잡기 끌어안고 자기 이런거라 시간도 오래 걸리고 자주 봐야 하지만 그정도쯤이야

보고싶은건 나오지도 않았는데 왜 기력이 딸리냐...
하여튼 이젠 정대만쪽이 가이딩 부족에 시달리는거 보고싶다 엎어놓은채로 퍽퍽 박다가도 백호한테 전화오면 바로 추스리고 나갈준비하는 양호열
그와중에 아직 부족할텐데 미안, 금방 다녀올게요 하고 사과하면서 원래 입고 있던 옷가지는 놔두고 새 옷 꺼내서 입고갈듯 자기 체취 묻은 옷으로나마 해소하라는 나름의 배려인데 거의 정신 잃었다가 눈 뜬 정대만 그거 보고 소리내서 웃음 다정하지나 말지...혼잣말 하다가 또 조금 울겠지

사족만 존나긴거같은데 암튼 둘은 백호 없이는 이어지는데 천오백년정도 걸릴거같다는 느낌이 있음
정대만 컨디션 난조로 경기때 예전만 못하니까 여기저기서 쪼이고 그럼 또 힘 끌어다 쓰는데 그럴수록 가이딩 결핍 심해져서 컨디션 더나빠지고 반복반복...
그러던 중에 백호가 자기 가이딩해주던 호열이한테 차라리 찐하게 뽀뽀 몇번 하고 끝내면 너도 편할텐데 그냥 그렇게 하면 안되냐?하고 장난반 진심 반으로 물어보는데 거기에 그러다 매칭되면 어떡해. 하고 짧지만 진지하게 대답해주는 호열이
그 말 들은 백호는 어엉 그런가?그럼 뭐 어쩔수없지~하는데 양호열은 뭔가 크게 깨달은 느낌일듯
백호랑 매칭되면...자신이랑 엮일 백호의 앞날이 걱정된다기보다는 혼자 남을 정대만이 더 신경쓰여서...
지금도 남의 손 많이 타고 비실대는 인간이 혼자가 되면 어떨지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후에는 오랜만에 백호군단 모여서 회포풀자는것도 거절하고 드물게 일찍 집에 들어감

그리고 문 열자마자 코 밑에 온통 피 말라붙은채 굳어있는 정대만이랑 눈 마주쳤으면 좋겠다 바닥에 시선 내리면 거기도 점점이 핏자국 떨어져있고
동그랗게 떨어진 자국 따라 안방 들어가면 자기가 입던 옷들로 아무렇게나 뭉쳐진 둥지 위가 지금까지 봤던 거랑은 비교도 안될정도로 흥건하게 젖어있어서 사고회로 정지되고 그 자리에 못박힌듯 우뚝 서있는데 그와중에도 대만이 안절부절하며 지 눈치 보는거 느껴져서...어디서부터 잘못됐나 싶을듯

호열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