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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31 17:49
근데 진짜 아무런 사심없이 그냥 선의로 계약한 거임.

오랜만에 귀국한 정우성 술자리에서 선배들이랑 이런저런 근황토크 하는데, 이명헌 또 사생 스토커 붙었단 얘기를 너무 숨쉬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해서 말하는 이명헌은 태연한데 정우성만 멈칫함.
구단에서 알아서 엄격하게 팬하고 선수 거리 유지 해주고 팬레터는 구단으로만, 출퇴근길 당연히 못 따라붙고, 선수들 사택에도 경비 시설 기본적으로 다 돼있는 미국하고 개념이 영 달라가지고,
정우성은 홀리 쉿 형 그거 심각한 거 아니에요...? 상태인데 이명헌은 이런 일 처음도 아니고 어차피 자기가 완력으로 못 이길리도 없으니까 딱히 위기감도 없고 그냥 좀 짜증스러워 하고 마는 눈치인 거임.

"그냥 집에서도 계속 커튼 치고 살아야 되는 게 좀 귀찮다삐뇽.."
"집에선 왜요?"
"아무래도 우리집 맞은 편 라인에 사는 것 같아서...."

야식으로 자정 넘어 거실에서 라면 먹은 것까지 다 알더라고. 내용은 위험한데 영 심드렁한 말투에 정우성 발동 제대로 걸려가지고 됐다는 이명헌 제쳐두고 주위 부동산 다 뒤져.
이명헌네 거실 통창 들여다볼 수 있을만한 반대편 라인 최근에 누구 새로 입주한 사람 있는지 수소문 들어가는데 그거 누가 알려줄 리가 있나 개인 정보인데...
대신 같은 층수에 남은 매물 하나 있다는 얘기나 듣고 충동적으로 거기 계약해버림. 여차하면 형한테 이리로 와서 살라고 하면 거기는 스토커가 못 훔쳐볼 거 아냐.

"너 진짜 돈이 남아도는구나."
"아니 근데 저도 한국 들어오면 서울에 있을 곳 필요하긴 하구요. 그냥 겸사겸사 뭐..."
"여기 뭐 며칠이나 들어와 있는다고, 참나."
"며칠 안 있으니까 상관없죠, 저는." 

무슨 말랑이 거래 하는 것마냥 집문서 교환해요~ 이러고 쭐래쭐래 계약서 들고 온 정우성 어이없어 하던 이명헌, 결국 빡빡 우기는 정우성 못 이긴척 정우성 이름으로 계약된 맞은편 아파트로 옮겨가고,
이명헌 살던 집은 이명헌 명의 그대로 정우성 몇 안 되는 옷가지랑 운동화 같은거나 몇 켤레 썰렁하게 놓인 채로 1년 내내 대부분의 시간을 그냥 빈 집으로 방치되는데
이게 효과가 있었는지 어쨌는지 이명헌 그 이후론 집안 훔쳐보는 듯한 기색 느낀 적 없대서, 단순하게 와 좋은 일 하나 했다! 뿌듯하게 미국으로 돌아가선 그렇게 그 일 잊고 살던 정우성임.

또 오랜만에 귀국해서 드디어 그 집에서 며칠 지낼 생각으로 캐리어 탈탈 끌고 들어갔다가...별 생각없이 공기가 탁해서 통창 좀 활짝 열었다가...별 생각없이 형은 이 시간아면 자려나? 하고 슥 건너다봤던 맞은편 아파트 창에서
멀리서 보이는 흐릿한 실루엣으로 봐도 위에는 홀딱 벗고 바지만 입은 이명헌이 불 환히 켜진 거실에서 왔다갔다 하는 거 보고 갑자기 마음이 안 단순해지는 거 보고싶음. 
실례인 거 아는데 시선을 못 떼고 이명헌 거실에서 뒹굴뒹굴 하는 거만 몇 시간을 못박힌 것처럼 서서 그러고 보면서 자기도 모르게 이 악물어서 턱에 힘 잔뜩 들어가는 정우성. 
이거를...봤구나, 누군지도 모르는 개새끼가 이거를.......




우성명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