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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28 20:20
- 형 나 잊지 마요

- 바로 잊을거다 뿅

- 아 형!


잊지 말라는 말이 저주도 아닌데 못 잊었어. 걔를 대단히 아끼거나 사랑해서 그런 건 아니고 그냥 걔만한 애가 없었거든. 당연히 받을 거라 생각하고 던진 공을 못 받더라고. 죄송하다고 사과하는 후배들 정수리를 열번째 보다가, 네가 너무 잘난거니까 애들 기 죽이지 말라는 선배들 말을 여섯번째 듣다가 내가 잘못했나? 내가 너무 거만한 플레이를 하나 싶다가, 무심코 농구잡지에 작게 나온 정우성을 보고 깨닫는 거임.

아 이 새끼 때문이구나 다

얘가 나를 망쳤구나



그 날로 전략을 바꾸는 이명헌이면 좋겠다. 에이스가 못따라갈 때마다 이해 안되는 눈으로 보는 거 그만두고 하나하나 가르쳐 주는거임. 내가 너한테 패스 한 건 너를 믿어서니까 너도 너를 믿으라는 마망발언 헤프게 흘리고 다니는 이명헌. 진심은 아니고 그렇게 달래면 좀 덜 주눅들까봐 하는건데 어린 애들이 뭘 알겠어. 처음엔 놀라고 다음엔 감동 받고 종래엔 달달한 말에 중독되서 허우적 되겠지.

다른 스포츠보다 농구는 이적이 잦아서 이명헌도 몸값 따라 그 팀 에이스도 몸값 따라 이적하는데, 애 버릇 망치는 이명헌의 버릇도 같이 따라가겠지. 이명헌 진심 없는 말도 흘리고 어떨 땐 다정한 손짓도 흘리고, 필요하면 우는 애들 달랜다고 가슴도 헤프게 내주고.

자 내가 너 원하는 말, 원하는 것 다 내줬으니 나한테 승리를 줘

덕분에 이명헌이라면 목 매는 애들이 이 팀 저 팀 한트럭임. 나만 특별히 아껴주신다고 생각했다가 팀 갈라지자 마자 등 돌려지는 그 관심, 팀에 다른 애가 두각을 드러내자마자 분산되는 그 가짜애정 때문에 신세 망친 애들이 어딜 가나 있음. 다름 팀 가서도 자꾸 코트 위에서 한 번이라도 이목 끌어보려고 발악하는, 이명헌이 버릇 망친 애들이 어딜 가나.


그렇게 의도는 없이 프로농구판 분위기 좆창낸 이명헌. 살얼음 같던 때 하필 국제대회 때문에 국가대표 소집 되고. 드디어 누가 그 이명헌의 제일 가는 에이스일지, 결국 이명헌이 누구 손에 떨어질지 일부는 전전긍긍하고 일부는 이 갈면서 지켜보는데. 시발 다들 꼴 받겠지.

이명헌이 코트 위에서 처음 패스 던진 거, 이명헌 지금 에이스도, 피눈물 흘리며 올해 MVP 따낸 전 에이스도 아니고. 미국 대학농구 뛰는 정우성이라서...




우성명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