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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20 13:19
금슬 좋고 맘씨 좋은 잉꼬부부 쿠로아다, 그리고 지 아빠 빼닮아서 엄마 공주 취급하는 효자 아들 타니….
단란하고 화목한 가족의 평화를 위협하는 미친 NTR 스토리가 보고 싶으면 잡혀가냐 ㅠ

타니가 쿠로아다 사랑받으면서 무럭무럭 자라나 고등학생이 되고 나서 사귀게 된 절친 카와시마, 꽤 죽이 잘 맞아서 빠르게 친해진 둘은 고2가 되어 반이 갈라졌어도 잘 붙어 다녔음
늘 조용한 듯하면서도 할 말은 하고, 어딘가 비밀스러운 매력이 있는 카와시마와 언뜻 양아치처럼은 보여도 사실 공부도 잘하고 꽤 정의로운 성격의 타니는 재밌는 조합이었겠다…

근데 둘이 근본적으로 다른 차이점이 있다면….
카와시마는 본인이 태어날 때 친모를 여의고 홀아비 밑에서 알아서 자라난 케이스랄까?
경제적으로 막 가난하고 그럴 정도까진 아니었지만 본인 사업 말고는 아무것도 신경쓰지 않는 아버지 밑에서 화풀이, 학대를 당하며 도구처럼 자라난 카와시마는 부모로부터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다는 안타까운 사연이 있었음
반면에 타니는 양친 멀쩡하게 잘 살아 계시는데다 집안도 꽤 유복하고, 본인도 사랑꾼 부모님 밑에서 애정 듬뿍 받으며 자라난 도련님 타입이었던 것….
인상이 좀 무서워서 그렇지 알고 보면 성격 좋고 여유가 넘치는 타니를 보며 카와시마는 때때로 열등감을 자극받았으면 좋겠다 ㅇㅇ 자신과 다르게 화목한 가정 안에서 구김살 없이 자라난 타니는 그 자체로 반짝반짝 빛나고 어떤 그늘도 없어 보였으니까


그러던 어느 날, 타니가 카와시마를 집에 초대했음
재미난 게임을 찾은 김에 자기 집에서 같이 하다가 자고 가라며 데리고 간 거지
사실 타니네 집안이 좀 궁금하기도 했던 카와시마는 흔쾌히 초대에 응해 타니를 따라갔다가 뭔가 신선한 충격을 받았음

다녀왔다는 인사를 씩씩하게 외친 타니가 자신을 맞이하러 나온 엄마에게 성큼성큼 다가가 덥썩 품에 끌어안더니 자연스럽게 애정표현을 하는 걸 보고 기분이 이상해진 카와시마… 뭐가 그리 즐거운지 서로 얼굴만 봐도 웃음꽃이 만발한 엄마와 아들 사이를 넋놓고 바라보던 카와시마는 아다치와 눈이 마주치고 나서야 황급하게 인사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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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어머님. 카와시마라고 합니다. 타니에게 항상 신세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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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타니의 친구구나! 미안해, 정신이 팔려서 이제야 인사하게 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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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 뭘 그렇게 놀라고 그래, 엄마. 오늘 집에서 재우고 보내도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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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응, 엄마는 환영이야. 카와시마군, 필요한 게 있으면 뭐든지 말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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됐어, 얜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엄만 편하게 계셔.





동글동글 크고 맑은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부드럽게 웃어 주는 아다치, 그리고 자기 엄마를 귀엽다는 둣이 흐뭇하게 보고 있는 타니…. 딱 봐도 행복해 보이는 모자를 바라보는 카와시마의 가슴이 뭔가 울렁울렁 이상해졌다
엄마라는 존재를 겪어본 적 없던 카와시마에게 아다치의 등장은 여러모로 속을 시끄럽게 만들었음


이후, 타니와 카와시마가 방에서 새로운 겜을 플레이하며 재미있게 노는 동안 아다치가 몇 번인가 타니의 방에 기웃거리기도 했지 ㅋㅋㅋㅋ
과자 머글래? 음료수 머글래? 필요한 건 없니? 배고프진 않구? 왠지 묘하게 신나 보이는 얼굴로 자꾸만 찾아오던 아다치는 그때마다 자길 과보호하는 타니에게 감싸여 입뺀당했을 듯 ㅋㅋㅋㅋ
그리고 그런 아다치를 보던 카와시마는 사실… 좀 가차없는 평가를 내렸으면 좋겠다
엄마란 존재는 꽤 번거롭게 하는구나~ 정도의 생각을 하며 쭈뼛쭈뼛 뭐라도 챙겨보려는 아다치를 꽤 귀엽게 봤음

그리고 퇴근한 쿠로사와가 돌아왔을 때, 집중하던 겜도 던져 두고 아빠부터 배웅하러 가는 타니를 얼떨결에 따라가던 카와시마는 꿀이 뚝뚝 떨어지는 두 부부와 제 가족에게 다정한 아빠인 쿠로사와랑 인사를 나누며 또 신선한 충격을 받음
이 집안은 희한하게 아빠가 요리를 하네…. 여러가지로 신선한 타니네 집 ㅋㅋㅋㅋ
타니의 가족 사이에 껴서 저녁밥도 함께 먹던 카와시마는 자신에게도 자연스럽게 관심을 주는 세 가족의 따뜻한 여유에 어쩐지 기분 좋기도 하면서 한편으론 마음 한구석이 쓸쓸하게 느껴졌으면….

근데 카와시마의 시선이 가장 많이 머무르는 곳은 아무래도 아다치였음
자신에겐 없는 엄마라는 존재… 아다치를 틈틈이 구경하던 카와시마는 눈이 마주치자 상냥하게 웃어주는 아다치를 보며 이상하게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지
자기보다 한참은 어른인 사람인데, 터무니없는 연상의 사람이… 그리고 이미 결혼까지 한 사람이 왜 이렇게도 예뻐 보이는 걸까? 내 취향이 이쪽이었나?
그렇게 절친의 엄마를 상대로 엄청난 생각을 하고 있는 카와시마, 카와시마는 자신의 친구 타니가 또 부러워졌음

그렇게 타니네 집에 자주 놀러 가게 된 카와시마, 사실 타니랑 같이 놀러 가는 것보다 아다치를 보러 가는 목적이 더 컸으면 좋겠다 ㅋㅋㅋ
고등학생 애까지 둔 유부치고는 동안인데다 뽀얗고 깨끗한 피부, 귀여운 얼굴과 무해한 언행 등이 뭔가 무지 매력적으로 다가왔거든…. 세상에 절친의 어머니를 상대로 매력을 느낄 줄은 몰랐지만 카와시마는 이 상황을 즐기는 중이었다
이런 지 친구놈 흑심은 꿈에도 모르고 순진하게 카와시미를 데려오는 타니와 언제나 반갑게 맞아주는 아다치….
자주 놀러 오다 보니 어느새 익숙해져서 편하게 대화를 나눌 사이까지 됐는데, 카와시마가 자고 갈 때면 타니에게 하는 것처럼 따뜻하게 챙겨 주는 아다치가 날로 카와시마의 안에서 커져만 갔음
사실 타니에게나 가족이지 엄마라는 존재를 경험해 본 적 없던 카와시마에게는 좀 다르게 다가와야 한다
애다울 틈도, 그럴 상황 자체가 허락되지도 않았을뿐더러 있었던 적도 없던 카와시마를 한 명의 어린애로 대하는 아다치의 다정한 태도와 배려가 꽤 낯설면서도 한편으론 어느샌가 의지하고 싶게 만들었거든
하지만 의지하는 법을 몰랐던 카와시마는 아다치를 향한 자신의 감정이 뭔지도 자각하지 못했을 듯

그저 귀엽다, 보고 싶다, 둘이서만 있고 싶다, 안아 보고 싶고, 쓰다듬고 싶다, 손이라도 잡고 싶다… 이러한 생각을 수도 없이 하며 비정상적으로 흘러가는 자신의 감정을 컨트롤하면서 죄책감과 배덕함을 느끼곤 흥분했음
그러나 아다치와 야한 짓을 벌이는 꿈까지 꾸고 몽정을 해 버린 카와시마는 어렴풋이 평범한 감정은 아니라는 걸 깨달았을 거임 친구의 엄마라는 존재를 처음 본 것도 아니고, 욕정했던 적은 더더욱 없었으니….



하루는 타니와 함께 거실에서 공부를 하던 도중, 심심했는지 소파에 앉아 구경하던 아다치가 까무룩 잠이 들었음
불편하게 앉아서 꾸벅꾸벅 조는 아다치를 발견한 타니가 못말린다는 듯 피식 웃으며 소파에 편히 눕혀 주었고, 다정하게 담요까지 덮어 줬지
카와시마 또한 곤히 잠든 아다치의 얼굴을 넋놓고 감상 중이었음 저 모습을 언제나 볼 수 있다면 참 좋을 텐데….
지 친구 새끼가 뭐라고 생각하고 있을지 알 리가 없던 타니는 화장실 좀 다녀온다며 자리를 비웠음

그리고 둘만 남은 거실, 카와시마는 자신을 뒤덮는 긴장감에 흥분이 오르는 것을 느꼈음
이내 천천히 아다치에게로 가까이 다가가 잠든 얼굴을 마음껏 구경하기 시작하다 무심코 손을 뻗어 뺨을 만져 보려다 주춤했고, 머릿속에는 온갖 부덕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음
아, 이대로 손을 대면 얼마나 따뜻하고 부드러울까…. 머리칼 사이라도 헤집고 싶었고, 살짝 벌어진 입술 사이로 손가락을 집어넣고도 싶었음
카와시마는 숨결이 조금 거칠어진 것을 느끼며 얼굴을 조금 더 아다치에게로 가까이 들이댔지
그리고 조용히 숨을 들이쉬었고, 아다치만의 포근한 향기가 코끝을 감싸오자 당장이라도 끌어안고 탐하고 싶다는 욕구가 점점 커지기 시작했음

자신을 자제할 수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위험한 예감이 들 때 즈음, 타니가 화장실을 나오는 소리가 들렸음
그제서야 정신차린 카와시마는 아무 일도 없었던 척 아다치에게서 멀어지겠지…. 그리고는 흥분과 성욕을 꾹꾹 눌러 참으며 제 친구에게 감정을 들키지 않도록 더욱 신중해지겠다 확실한 건 카와시마 본인은 이러한 자신의 상태를 확실하게 즐기는 중이었음
마음을 품어선 안 될 상대를 향해 욕정하는 파렴치한 자신…. 누구에게도 들켜선 안 되는 이 짝사랑이 미치도록 자극적이고 즐거웠거든


그렇게 겉으로는 평화로운 듯한 나날이 흘렀음
카와시마는 여전히 아다치를 보러 타니네 집에 자주 놀러 갔고, 제 친구가 놀러 오는 것은 언제나 환영이라는 오픈 마인드의 타니는 오히려 신날 때도 꽤 많았다
아다치도 카와시마는 타니의 친구인데다 의젓하고, 성격도 좋은 아이구나 싶으니 놀러 올 때마다 늘 반갑고 편하게 있다 갔으면 했지

그러다 어떤 날은 정말 우연히도 신기한 일이 일어났음
설마 길거리에서 마주치게 될 줄이야….

메모용 다이어리를 새로 구입도 할 겸, 홀로 산책 중이던 아다치는 간만에 혼자 맞는 주말이 영 어색했을 듯
타니는 공부하러 오전부터 혼자 스터디로 향했고, 자신은 쿠로사와랑 단둘이 데이트 예정이었지만 생각지도 못하게 쿠로사와가 출장에 끌려가는 바람에 시간이 붕 뜨게 된 거지
죽을상으로 울먹거리며 출근하던 쿠로사와의 얼굴이 아직도 눈에 선해서 자기도 모르게 쿡쿡 웃던 아다치, 갑작스럽게 누군가에게 뒷덜미를 잡히게 되는데….

앗! 하며 뒤로 끌려가자마자 무서운 속도로 앞을 지나치는 중형차에 아다치는 어안이 벙벙했음
그리고 자신을 품에 끌어안고 있는 누군가, 뒤늦게 정신차린 아다치가 화들짝 놀라 뒤를 돌아보자 카와시마가 부드러운 미소와 함께 서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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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와시마였구나….! 깜짝 놀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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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게 했다면 죄송해요. 차에 치일 것 같아 저도 모르게 급해져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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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러고보니… 덕분에 살았어. 고마워.




수줍게 웃음짓는 아다치… 그리고 카와시마는 제 품에 꼭 맞춘듯 안겼던 아다치의 몸이 온몸에 새겨진 듯했음
아다치만의 포근한 체향이 훅 끼치고 들어오던 순간, 마치 흥분제라도 들이킨 것마냥 머릿속이 하얘졌었지
시커멓게 물드는 속내를 애써 숨긴 카와시마는 늘 그랬듯이 아다치에게 다정한 미소만을 보여줄 뿐이었음

그날, 카와시마는 자연스럽게 아다치에게 들러붙었음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건 신기하다는 스몰토크로 시작해서 어딜 가는 길이냐, 오늘 뭐 했냐 등등 평소엔 좀처럼 손에 넣기 힘들었던 기회를 무지 잘 잡았을 듯
참고로 카와시마는 오전부터 기분이 더러워 보이는 아빠를 피해 산책이나 할 겸 무료하게 돌아다니던 중이었는데 뜻밖에도 횡재한 셈이 됐지
아다치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아들의 친구다 보니 조금 어색한 감은 있었는데 카와시마가 워낙 싹싹하게 붙어 오니까 먼가… 먼가? 요즘 애들은 다 이런가? 싶기도 하고 ㅋㅋㅋ 별생각 없이 넘기고 있었음

그렇게 소소한 대화를 주고받으며 걷던 둘, 카와시마 눈에는 아다치의 청초한 미모만이 들어올 뿐이었음
그러다 마음을 억누르지 못하고 날씨가 꽤 쌀쌀하다며 괜히 아다치에게 제 목도리를 둘러 주기도 했지…. 한사코 거절하던 아다치였지만 어쩐지 고집을 부리는 카와시마를 이길 수가 없어서 어색하개 손길을 받고 있었음
어느덧 횡단보도를 앞두고… 이대로 건너면 아다치의 집으로 향하는 방향이었지 그러나 흔하게 오지 않는 행운임을 잘 알고 있었던 카와시마의 머리가 빠르게 돌아갔다

신호등이 바뀌자, 카와시마는 대뜸 아다치의 소매를 그러쥐었음 그리고 아다치가 잉? 하는 표정으로 돌아보자 담백하게, 하지만 떨림을 감추고 용기 내서 말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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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무리한 부탁일지도 모르겠지만…. 오늘 저한테 시간 좀 내 주실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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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 나? 갑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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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뭔가 즐겁다고 할까… 이런 건 처음이라서요.
좀 더 같이 있고 싶다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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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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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지금까지 말씀드린 적 없었지만, 전 사실 어머니가 안 계시거든요. 제가 태어날 때 돌아가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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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 응…. 그런 사연이 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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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니가 항상 부러웠어요. 이렇게 좋은 어머니와 함께 있는다는 건… 무엇을 상상하든 무조건 그 이상으로 행복한 일이겠죠. 매일, 매일.
그래서 오늘은 살짝 욕심이 난 것 같아요. 하루만이라도 그 행복을 느껴 보고 싶었다고 할까.




무리한 부탁이라면 죄송해요. 너무 어리광 부렸죠?
멋쩍게 애써 웃으며 갈무리하려는 카와시마, 그리고 카와시마의 숨겨진 사연이 아다치의 마음을 쿡쿡 찌르고 들어왔으면 좋겠다….
태어나서 한 번도 엄마와의 추억을 갖지 못한 아이…. 그래서 자신의 친구를 부러워하고, 친구의 엄마에게 이런 부탁을…. 차라리 몰랐다면 모를까, 알고 나서 아다치가 거절할 수 있을 리는 없겠지
오히려 그동안 애답지 않게 의젓해 보였던 카와시마의 모습들이 겹쳐지며 가슴이 먹먹해진 아다치는 제 소매를 그러쥐었던 카와시마의 손을 먼저 따스하게 잡아 주며 상냥한 웃음과 함께 고개를 끄덕였음

그럼, 오늘은 둘이서 노는 걸로 할까?
아다치의 자상한 대답에 카와시마는 이때까지 봤던 모습 중에서도 가장 밝은 웃음을 지어 보였겠다….

아다치는 아무래도 측은지심에 기인한 호의였지만 카와시마의 경우는 속내가 좀 달랐으면 좋겠다
자신의 가정사를 팔긴 했으나 사실 카와시마는 그걸로 마음 아파하거나 우울했던 적은 한 번도 없었음 그저 바꿀 수 없는 당연한 현실일 뿐이고, 탓해 봐야 달라지는 것도 없음
물론 얼굴 한 번 본 적이 없는 친모의 존재가 궁금했던 때도 있었지만 고작 해야 그 정도, 애틋한 감정이나 애정 따윈 없었다… 다만 친모의 부재라는 자신의 처지가 때로는 누군가에게 동정을 일으키고,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만들어 준다는 건 너무나도 잘 알았지
그리고 카와시마는 이번에도 그 점을 이용했음


하루 동안 카와시마는 정말 행복한 하루를 보냈음
사실 뭐 할지 생각해놓고 부탁했던 건 아니었던지라 그냥 가볍게 “보통 타니랑은 뭐 하고 놀아요?” 라고 물어봤는데…
엄마와의 추억이 없어 함께 시간을 보내는 법도 몰라서 이러는 걸로 받아들인 아다치가 더 뭉클해져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카와시마를 이끌고 다닌 덕이 컸음 ㅋㅋㅋ
타니랑 데이트할 때마다 그랬던 것처럼 네컷사진도 찍고, 쇼핑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고, 보드게임도 하고,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놀았지

카와시마는 둘이 함께 노는 동안 아다치에게 더 깊이 빠져들어갔음 자신을 이렇게나 따뜻하게, 있는 그대로 봐 주었던 사람이 있었던가?
맑고 선한 눈동자에는 카와시마의 입술이 절로 마를 정도의 애정이 가득가득 담겨 있었음 대화를 나누면 나눌수록 본인도 모르게 섞이는 애교가 너무나도 사랑스러웠고, 서슴없이 자신의 손을 잡아 주고 발걸음을 맞춰 주는 행동 하나하나가 카와시마의 가슴을 자꾸만 울려댔음
참지 못하고 슬쩍 안아 보았을 때도 아다치는 카와시마를 밀어내지 않았음 마주 안아주거나 따스하게 웃어 줄뿐….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가는 것을 보면서 카와시마는 오늘이 평생 반복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마저 했었다




그러한 둘의 알콩달콩 데이트에 종지부를 찍은 사람은 쿠로사와였음 일이 끝나자마자 아다치만을 떠올리며 집에 달려왔더니만 이게 무슨? 어디로 간 거지?
아다치테라피가 절실한 쿠로사와의 SOS에 아다치가 반색하자 본능적으로 누구인지 느낀 카와시마가 침착하게 물었음

… 아저씨죠? 타니… 아버님.
그리고 이 물음에 별생각 없이 화사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아다치에 카와시마는 한순간 심장이 쿵 떨어지는 것을 느꼈겠다
그렇지, 이미 임자가 있었으니까… 게다가 타니의 아버지는 제 아내를 끔찍이 여기는 애처가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음
카와시마는 아다치를 놓아 주고 싶지 않았지만 현실의 벽은 아주 잔인했음
자신의 남편, 그리고 사랑하는 연인의 연락에 반응하는 아다치의 눈빛은 자신을 바라보던 것과는 차원이 달랐거든


그날, 카와시마는 저녁이라도 먹고 가라는 아다치의 제안을 거절했음 평소였으면 덥썩 받아들였겠지만 오늘은 그러고 싶지 않았거든
그렇게 애써 괜찮은 척하며 아다치와 헤어진 후 집으로 돌아가던 카와시마는 한동안 방황하며 정처없이 걸었지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 사람의 온기라고는 느껴지지 않는 냉혹한 집구석만이 자신을 기다릴 테니 도무지 돌아가고 싶지 않았음 아다치와의 즐거웠던 순간은 마치 꿈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한편, 집에 돌아온 아다치를 반기던 쿠로사와는 무언가 다른 점을 눈치챘음
아다치가 두르고 있던 목도리는 평소에 본 적이 없는 물건이었거든… 자신이 사 준 것도 아니고, 아다치가 그냥 샀다고 하기엔 뭔가 센스가 있는 디자인이라 ㅋㅋㅋㅋ
아다치의 옷 고르는 감각은 절망적인 수준이라는 걸 잘 알고 있던 쿠로사와는 저게 다른 사람의 물건이라는 걸 한순간에 알아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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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었어, 키요시. 갑자기 출장이 잡혀 버려서 정말 그립고 미안했는데… 종일 심심하진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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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아, 오늘 말이야. 카와시마를 우연히 만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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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와시마라면… 타니의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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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어쩌다 보니 둘이 시간을 보내게 돼서….
아, 그러고 보니 목도리를 안 돌려줬구나.



쿠로사와는 뭔가 본능적으로 쎄함을 느꼈지만 무엇 때문인지 확신하기 힘들었을 거임
친구의 엄마와 단둘이 시간을 보내는 애가 흔하던가? 아무리 자주 봤대도 둘이 있으면 서먹하기 마련인데, 게다가 자신의 목도리를 양보해 주는 정도의 호의라니….
하지만 쿠로사와는 자신이 좀 오버하는 것처럼도 느껴졌음 카와시마는 워낙 자주 놀러 오는 아이고, 꽤 어른스럽다 해도 결정적으로 고등학생인데 ㅋㅋㅋ
쓸데없는 생각은 그만두자! 많이 친해져서 우연히 같이 놀았던 것뿐일 거야… 애써 잡생각을 떨쳐낸 쿠로사와가 이내 환하게 웃으며 아다치를 품에 끌어안았음

쿠로사와의 찜찜함은 생각보다 오래 가지 않았음
둘이 함께 누워 잠들기 전, 아다치가 카와시마랑 하루 동안 같이 있었던 사연을 이야기해 주었거든
남의 가정사는 함부로 입에 올리는 게 아니라지만 쿠로사와가 아닌 척해도 언짢았던 게 눈에 보이니 달래는 줘야지….
그렇게 카와시마의 사정을 알게 된 쿠로사와는 더 이상 깊게 생각 안 했을 것 같음
안 그래도 아다치 역시도 타니를 임신했을 때 상당히 힘들어했는데, 출산 당시엔 정말 어떻게 되는 줄 알았을 정도로 큰 위기를 겪기도 했어서… 카와시마의 사연이 남 일 같지 않게 느껴졌으니까 ㅇㅇ
그저 엄마의 온기를 느껴 보고 싶었나 보다, 아직 어린애니까 그럴 수 있겠지, 더군다나 아다치는 천사니까 등등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방향으로 흘러갈듯






마치아카 쿠로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