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 가상의 세계임;


후카츠는 남편 마츠모토의 갑옷을 매어주었음. 전쟁은 더 거세지고 있었고, 젊은 무신 사와키타의 참전으로 마츠모토의 군이 밀리고 있었음.

후카츠는 다 장착된 갑옷을 괜히 한참을 더 만지작거렸음. 후카츠의 뜻을 알았는지 마츠모토는 후카츠의 손을 꼭 잡아주었음. 소꼽친구때 부터 변하지 않는 상냥한 손길에 후카츠는 눈물이 나올 것 같았음.

미노루님, 아니 미노루, 이 전쟁은 결국 우리의 패배로 끝날 거야. 너도 잘 알잖아. 우리 둘이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도망치면 안 될까.

후카츠는 결국 울음을 참지 못하고 터뜨렸음. 지금, 이 배웅이 남편의 마지막이라는 걸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음. 마츠모토는 제 소꿉친구이자 아내의 눈물 어린 청을 듣고도 칼을 들었음.

후카츠, 여기서 내가 도망가거나 패배한다면 나라는 물론 너까지 죽을 거다. 이해해 줘. 우리 아이, 미도리를 부탁해.

마츠모토는 후카츠를 한번 강하게 안은 다음, 발길을 돌렸음. 그 뒷모습이 마츠모토의 마지막 모습이었음.



마츠모토의 주군은 다소 어리석은 자였지만, 축복받은 영토와 요새 같은 땅의 보호를 받으며 떵떵거리며 군림했음. 오만한 주군은 주변에 적을 많이 만드는 성정이었음. 신생 귀족으로 몸을 불리고 있던 사와키타를 멍청하게 건드린 것은 분명하게 그의 잘못이었음. 막 일어선 사와키타 가문을 무시하고 조롱한 그는 사와키타군이 쳐들어왔을 때 콧방귀를 뀌며 무시했음. 그에겐 유능한 장수 마츠모토가 있었기 때문임. 실제로 이 전쟁은 마츠모토쪽이 우세했음. 요새가 되어준 땅과 유능하고 강한 장수 마츠모토가 있는 한, 승리는 이쪽의 것이었음. 괴물 같은 사와키타의 어린 적자가 아니었다면 말이지...사와키타의 적자는 그야말로 신이 내린 괴물 같았음. 아직 어린 장수임에도 불구하고 수백 번을 전쟁에서 구른 노련한 장수와 다르지 않았음. 문무 양쪽에 뛰어나 뛰어난 계책으로 마츠모토 군을 쳐부수곤 했음. 그러나 마츠모토도 결코 약하지 않아 전쟁은 길게 늘어지고 있었음.


마츠모토와 후카츠는 어린 시절부터 함께 해온 소꿉친구였음. 둘은 뛰어난 인재였음. 후카츠는 오메가임에도 불구하고 체격이 여느 베타보다 탄탄했고, 무술에도 뛰어난 재능을 보였음. 둘은 언제나 같이 다녔고 그것이 사랑으로 발전하여 혼인한 사이였음. 혼인이 그저 가문과의 계약 관계임이 더 많았던 시절에 둘은 서로를 정말 사랑하고 아꼈음. 결혼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둘 사이엔 금방 자식이 들어섰음. 귀여운 딸아이였음. 제 딸이 걸음마를 시작할 때쯤음, 전쟁이 발발했음. 마츠모토는 무능한 제 주군을 대신해 전쟁을 이끌었음.


전쟁은 점점 길어졌고, 슬슬 마츠모토 군이 밀릴 즘에 오메가인 후카츠도 간간이 참전하곤 했음. 남편과 같이 전쟁을 누비는 후카츠를 이겨낼 자는 없었음. 사와키타의 적자가 아니었다면 이 전쟁은 진작 마츠모토네의 승리로 돌아갔을 것임.


괴물 같은 사와키타의 적자. 그의 얼굴을 후카츠도 본 적이 있었음.양동작전으로 사와키타군을  밀어 넣고 승리를 확실할 때 쯤에 적자는 홀로 후카츠의 군세를 무너뜨렸음. 칼을 한번 휘두를 때마다 추풍낙엽처럼 병사들이 저버리는 걸 본 후카츠는 그가 무신이라는 걸 뼈저리게 느꼈음. 전략싸움은 후카츠의 승리였지만, 적자는 말도 안 되는 무력으로 모든 걸 짓밟았음.


거기다 무능한 주군의 트롤 짓으로 마츠모토의 군세는 더더욱 사그라들고 있었음. 후카츠는 본능적으로 깨달았음. 아, 이 전쟁은 우리의 패배구나, 하고. 그남편에게 간청한 거였지.. 제발 도망가자고. 그러나 남편은 의롭게 죽기를 결심한 것 같았음. 후카츠는 제 딸아이를 꼭 끌어안고 소리죽여 울었음. 아니나 다를까, 몇 시진 후, 남편인 마츠모토의 죽음을 알리는 비보가 들려왔음.


전세가 워낙 급박해 마츠모토의 장례는 제대로 치러지지 않았음. 함락은 눈앞에 닥쳐왔고 후카츠는 칼을 빼 들음. 자신도 마츠모토와 함께 가겠다는 결의를 다졌음. 어린 딸은 아무것도 모르고 새근새근 자고 있었지. 마지막 결사항쟁에도 불구하고 결국 후카츠네는 패배하게 됨. 마지막까지 악에 차 투쟁한 후카츠는 모두 항복한 와중에 홀로 칼을 들고 형형히 서 있었음. 사와키타의 적자는 재밌는 걸 본다는 듯 빙글거리는 얼굴로 후카츠를 지켜보고 있었음. 제 주군이 고개를 조아리며 패배를 인정한 순간, 사와키타의 적자는 단칼로 주군의 목을 날려버렸음. 거기엔 인정도, 자비도 없었음. 후카츠도 곧 저대로 죽을 테지. 그러나 마지막까지 칼을 놓지 않았음. 그러나 후카츠의 예상을 깨고 사와키타의 적자는 후카츠에게 손을 내밀었음.

그대가 '그' 후카츠로군요. 마츠모토 장군의 아내인.

사와키타는 후카츠에게 존중의 의사를 내비쳤음.

그렇다. 그러니 죽여라.

후카츠는 여전히 칼을 놓지 않고 그를 노려보았음. 채 이립도 안되어 보이는 젊은 적자는 여기저기 피를 묻히고 있는 거에 비해 퍽이나 순수해 보였음. 맑고 투명한 눈은 적의와 살의를 담고 있지 않았음. 그저 재미있는 장난감을 보듯 후카츠를 보고 있었음.

내 그대에게 친히 고하겠소. 내 처가 될 생각은 없는가.

순간 후카츠외에 사와키타군도 술렁거렸음. 적군 용장의 아내를 제 처로 삼겠다니. 게다가 적자는 이제 막 혼례를 올린 어린 사내였음. 여즉 여자를 모르는 몸으로 그런 말을 뱉자 후카츠는 분노로 눈에 열이 올랐음. 저뿐만이 나리라, 제 남편 마츠모토마저 욕보인 것 같아 칼을 쥐고 적자에게 달려들었음. 사와키타 군이 후카츠를 베려했으나, 적자는 가볍게 저지한 후 후카츠를 제압했음. 그러곤 제 시중에게 손짓을 함. 얼마 후 후카츠의 아이, 어린 미도리가 끌려왔음. 아이는 깜짝 놀랐는지 제 엄마를 보고 서럽게 울어대기 시작했음. 후카츠는 살기를 잃고 제 아이에게 하염없이 손짓을 함. 사와키타의 적자는 다시 한번 물었음.

다시 한번 묻겠습니다. 자식을 살리고 제 처로 들어올 생각이 있는지.

사와키타는 울어대는 미도리의 머리를 쓰다듬었음. 후카츠는 제 목숨이 꺼지는 한이 있어도 마츠모토와의 아이를 눈앞에서 잃을 정도로 비정하지 않았음. 후카츠는 결국 칼을 떨어뜨리고 사와키타의 적자 앞에 무릎을 꿇었음. 후카츠는 창자가 끊어질 듯한 고통과 분노를 느끼며 눈물을 흘렸음.



우성명헌 약 동오명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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