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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14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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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지로군, 좋아해.“

“...응?”

“좋아한다구우.”

“오미.”

“됐어, 그냥 한번 말해 보고 싶었어.”

 

라멘은 켄짱이 사는 거지? 나 먼저 나가 있는다. 어이, 한 번쯤은 오미 네가 내지. 고마워, 잘 먹었어~.

오미 마음을 몰랐다면 거짓말이지만 한 번도 오늘처럼 켄지로에게 말로 한 적은 없어서 크게 당황했음. 너무 불편한 티를 낸 건가, 오미는 괜찮아 보이지만. 이런 게 괜찮을 수도 있나? 갖은 생각이 드는 켄지로였음. 계산을 하고 밖에 나가 보니 오미는 가만히 달을 보고 있었음. 보름달이야, 켄짱.

 

“하루 지났어. 저쪽이 약간 찌그러졌잖아.”

“켄짱만 아니면 보름달인 줄 알고 끝났을 텐데! 너무하네.”

“우와, 오미짱, 봐 봐. 보름달이야.”

“늦었어.”

 

먼저 켄지로 차로 걸어간 오미는 열어 달라는 듯 문을 똑똑 두드렸고 켄지로가 곧장 문을 열어 주자 자연스럽게 조수석에 탐.

켄지로는 이제 오미를 알고 지낸지 10년이 넘었음. 어떤 습관을 가졌는지 어떤 말투를 쓰는지 오미에 대해서 모르는 게 거의 없지만 가끔 오늘처럼 이렇게 예상치 못한 행동으로 켄지로를 당황하게 했음.

 

“켄지로 운전 험악해.”

“이 정도면 베스트 드라이버라고.”

“아아, 택시 기사인 켄짱 방금 상상해 버렸어.”

“멋대로 우습게 상상했지! 택시에서 이렇게 뉴잭스윙을 춘다든가.”

“잘하잖아, 켄짱!”

“관절이 아플 때까지 산다이메 할 거니까.”


 

내가 노래를 그만두면? 무서우니까 그런 말 하지 말아 줄래? 나 켄짱 매니저가 될까 봐. 오미 같은 미남 매니저 필요없어.



 

 

자신이 속한 그룹은 전반적으로 사이가 좋았고 몇몇은 서로 꽤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게 맞지만 오미가 자신에게 가진 감정은 예전부터 분명 그 이상의 것이었음. 같은 그룹의 멤버와 연인이 되는 건 너무 위험했고 만약 그렇게 되었더라면 이 팀이 지금까지 유지될 수 없었을 거라고 생각했음. 연인은, 너무 부서지기 쉬운 관계라고.

그래서 켄지로가 선택한 방법은 무시였음.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분명히 느껴지지만, 가끔은 너무 크게 느껴져 가슴이 아리지만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척 무덤덤하게 대하기. 오미는 마음을 숨기는 편이 아니라 늘 켄짱 좋아를 온몸으로 드러내며 어리광을 부렸고 켄지로도 모진 사람은 못 되어서 곧잘 받아주었지만 멤버니까, 친구니까라는 말로 그 호의에 선을 그었음. 다 주어도 그 선을 넘는 마음은 절대 주지 않도록. 그러면 오미는 정말 이래도 나를 좋아하지 않을 수 있어? 라는 듯한 기세로 더더욱 켄지로에게 살갑게, 사랑스럽게 굴었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저를 좋아한다고 직접 말한 적은 없었는데. 말하지 않으면 계속 모르는 척할 수 있을 텐데, 말해버리면 이제 모르는 척할 수는 없는 건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 한마디 말이 되었을 뿐인데 너무 많은 것이 바뀌는 느낌이 들었음.

 

어느새 차는 오미 집 앞에 도착함. 켄짱 잠깐 들어왔다 가. 오미 내일 스케줄 있잖아. 얼른 들어가서 자. 얼른 들어가도 바로 안 자. 그럼 얼른 들어가서 누워 있어. 켄짜앙.

평소 같으면 한두 번에 넘어가 주는 켄지로지만 오늘은 마음이 복잡해 혼자 있고 싶었음.

 

“나 요즘 잠이 안 와. 켄짱 있다 가면 잠이 좀 올 거 같아.”

 

오미는 외로움을 많이 타는 편이니까. 일이 끝나도 꼭 마지막까지 남아서 멤버들을 붙잡는다거나, 밤이 되면 켄지로에게 용건 없이 전화해서 대화를 이어갈 때가 자주 있었고 그럴 때마다 켄지로는 모르는 척할 수가 없었음. 외롭다는 이유로 영영 멀어지려고 했던 때가 생각나서. 그 외로움의 원인이 자신에게 있는 것 같아서. 오늘도 내가 없으면 오미가 잠들 수 없을까 봐, 오미의 어리광에 넘어가게 됨.

 

마음을 받아줄 수 없어 죄책감을 느끼는 켄지로와 그걸 알고 이용하는 오미지만 오미는 차라리 잘해주지 않아도 좋으니 조금이라도 자기를 좋아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함.

그런 일은 없겠지. 켄지로는 다정한 사람이니 좋아하는 사람에겐 더 잘해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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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야... 켄지로오미 하자...

삼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