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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6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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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는 그렇게 예쁘게 웃는 벤을 정말 오랜만에 봤다. 옆에 파트너로 온 갈색 머리 미인을 보고 웃는 벤을 보자니 가슴이 미어져서, 허니는 파티에 들어서자마자 벤이 있을 만한 자리를 피해다녔다. 너랑 있어도 외롭다고, 이제 너랑 있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하던 벤의 마지막 모습이랑은 너무 달라서.


벤이랑 있어야 할 시간을 확보하지 못할 만큼 바빴다. 그래서 벤이 외로워하는지도 가늠하지 못했고, 그를 슬프게 했다. 그래서 그가 내민 이혼서류에도 무슨 상황인지 몰랐고. 일 때문에 수도 없이 많이 본 이혼 서류였지만, 제 것이 될 거라곤 생각도 못했다. 미안하다고, 헤어지지 말자고 매달리는 허니를 보고도 벤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당신과 소송까지는 하고 싶지 않으니까, 서류만 사무실로 보내달라는 말을 남기고 나가는 벤의 뒷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 저를 괴롭혔다.


화장실에서 한참동안이나 숨어있다가, 이제 아이 핑계를 대고 자리를 떠도 되겠다는 생각에 바삐 주차장으로 발걸음을 옮기던 허니는 누군가와 부딪쳤다. 죄송합니다. 못 봤어요. 다치신 데는 없으세요? 사무적인 목소리로 말을 내뱉다가, 대답이 없는 상대에 고개를 들었다. 저녁 내내 피해다닌 상대가 눈 앞에 있었다.



"... 안녕. 오랜만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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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 당신이 온 줄도 몰랐네."



"어어, 그럴 수 있지... 좋은 시간 보내. 나는 가볼게."


"인맥 때문에 온 거면 더 있다 가야 하는 거 아니야?"


"만나야 할 사람들이랑은 충분히 인사했어. 그리고 나 없어야 당신 마음도 편하잖아. 나 발도 아프고... 집에 가서 쉬려고. 잘 있어."


허니는 손을 가볍게 흔들어보이고, 차로 향했다. 운전석에 앉아 그새 피곤해진 발을 까딱거리며 뭉친 종아리 근육을 풀고, 시동을 걸었다. 창문을 똑똑 두드리는 소리에 내다보자 벤이 있었다. 마주친 건 분명 입구였는데, 그새 따라왔나. 앞으로는 이런 데서도 마주치지 말자고 하려고 왔나. 쿵쾅쿵쾅, 터질 듯 뛰는 심장에 이제는 울렁거리는 것 같기까지 했다.



"번호 바꿨어?"


"...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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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번호 바꿨냐고. 당신 직장에 전화해도 그만뒀다 하고, 핸드폰 번호도 없다 하고... 우리 가끔 커피는 마시고 지내자. 우리 그럴 사이는 되잖아, 허니. 이게 몇 년만이야."


"... 말은 고마운데, 벤. 따지고 보면 나 차인 거잖아."


"허니, 그건..."


"나 찬 남자랑 친구 못해, 뒤끝 심한 거 당신도 알면서. 마음 불편해서 그런 거면, 내가 잘못해서 우리 이혼한 거니까 너무 그러지 마. ... 나 진짜 이제 가야겠다. 잘 지내, 벤."



허니는 애써 웃어보이고 창문을 올렸다. 출발하고 집에 가는 길에는 펑펑 울었다. 벤이 아직도 거기 있나 뒤돌아볼 틈도 없었다. 가는 길에 차를 멈추고 서럽게 울면서, 쓸데없이 엑스에게도 다정한 제 전남편을 떠올렸다. 영국에 돌아와서도 부러 런던에서 조금 거리가 있는 곳에 자리를 잡아 정착했다. 혹시나 엮일까봐 벤의 회사 계약서 자문이 들어왔을 때에도 몇번이나 제 이름이 노출되지 않는다는 걸 확신을 받고 했었다.


아직도 외롭게 했던 것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있어 더 꼼꼼히 봤다. 그 건을 다 마친 날, 잠든 아이를 한참이나 쳐다보다 나란히 누워 잠이 들었다. 벤이 유일하게 저에게 남긴 것이라 봐도 무방했다. 벤은 알지도 못하지만. 벤과 이혼하고 나서, 일에 미쳐 지낼 때 임신을 알게 됐었다. 벤은 저에게 정이 다 떨어졌을 텐데, 아이로 붙잡는 것도 미안하고... 알아봤자 벤이 새출발하기도 힘들 거고, 그래서 일부러 알리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 마주치다니.



"엄마아, 울어떠? 눈이가 빨간데."


"아니이, 엄마 오늘 화장 너무 진하게 했더니 눈이 아파서 그런가봐. 루카, 리즈이모랑 잘 놀았어?"


"웅, 이모랑 쿠키도 굽고- 이모랑 무꼬기 영화도 보고!"



신이 난 제 아이에게 뽀뽀를 하면서 꼭 끌어안았다. 카시트에 태워서 가는 길 내내 물고기 영화 내용을 들어야 했지만, 조잘조잘 떠드는 제 아이의 목소리를 듣자니 벤을 마주친 여파는 좀 가시는 듯 했다. 부러 벤을 잊으려 집에 도착하자마자 허둥지둥 아이와 함께 잠자리에 들 준비를 했다. 동화책까지 읽어주고, 거실에 나와 소파에 덩그러니 앉아 제 무릎사이에 고개를 파묻고 아직까지도 쿵쾅거리는 듯한 심장을 가라앉히느라 허니는 심호흡을 하다 소파에서 겨우 잠이 들었다. 



"변호사님, 손님 와계세요."


"아, 고마워요 제니스."



주말 내내 뒤숭숭하게 했던 제 전남편이 제 테이블에 걸터 앉아 아이 사진이 있는 액자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 날 너무 돌려말해서 못 알아들었나, 저 바보가. 직장은 또 어떻게 알아낸 건지. 아이 사진을 봤으니 변명을 어떻게 해야할지 순식간에 머리를 굴려도 별 방도가 떠오르지 않았다. 나는 질려버렸어도 애는 좋다고 할 수도 있으려나. 벤은 늘 아이를 갖고 싶어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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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 어제 잘 못 잤어? 눈이 좀 부었네."


"여긴 웬일이야?"


"지난번에 봐준 계약서가 당신이 한 거라며."


"... 실수라도 있어?"

 

 

"아니, 계약서를 너무 잘 써줘서. 식사라도 대접하고 싶어서."


"그거 쓰고 큰 건이라고 인센티브 받았어.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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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액자에 있는 이 친구는 누구 애야? 대충 세살쯤 되어보이는데. 당신 조카?"



"... 나 당신 여기 있는 거 불편한데. 가주면 안될까? 일 얘기로 온 거면, 메일로 회사 통해서 의뢰해줘. 나 바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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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바쁜 거야 잘 알지, 우리가 그것 때문에 이혼했는데. ... 나 바보 아니야, 허니. 대답 듣기 전에는 안 가. 얘 누구 애냐고."





허니는 제 발 밑이 이대로 꺼져서 어디로든 사라져버리고 싶다고 생각했다.












#전남편벤반스랑마주친너붕
벤반스너붕붕

2024.01.07 00:3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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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이거 어나더 없으면 지하실에서 무기징역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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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7 01:1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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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무기징역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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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7 00:4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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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나더 올때까지 숨차믕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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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7 01:0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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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크아아아아 크오오오오오 크아아아아아 크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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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7 01:1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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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나더없으면 윗붕들은 다 죽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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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7 01:2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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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의 시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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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7 01:3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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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한숨에 읽었습니다.센세
눈으로 본거 같기도하고... 어나더 주세요..
없으면 붕키 세상도 사라져 버릴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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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7 01:4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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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가 어나더 가져오실때까지 여기 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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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7 02:0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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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어디가 이렇게 끝낼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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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7 02:0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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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진짜 이렇게 빌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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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7 05:1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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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입력 쩐다ㅠㅠㅠㅠ 센세 어나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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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7 06:3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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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어나더 센세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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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7 07:1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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ㅜㅜㅜ 제발 어나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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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7 08:2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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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센세 당장 지하실에 가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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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7 08:4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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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악 벤이 알았다ㅠㅠㅠㅠ 센세 어나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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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7 09:4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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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할 수 없음.. 추천할 수 없음.. 센세 미쳤다ㅜ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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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7 11:0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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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대작이다....마스터피스....대하드라마만큼 억나더 써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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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7 11:4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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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나더!!!!!!!!!!!!!!!!!!!!!!!! 제발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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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7 22:2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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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지하실에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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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8 01:4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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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너무 맛있어요 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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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19 02:5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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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ㅡ으응으으으으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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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03 00:3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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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 존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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