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579351910
view 3157
2024.01.05 21:02
그래서 대만이로 보고 싶다.


3급 오메가 송태섭. 인생 살면서 한번도 오메가라는 소리 들어 본 적 없는 극극극 열성 오메가임.
물론 그건 태섭이의 페로몬이 옅어서도 있지만, 짝짝이 눈썹에 옆머리를 확 날린 눈에 띄는 헤어스타일 삐딱한 외모 때문도 있었음.
소위 말하는 사랑받는 오메가들의 외형과는 몇광년은 떨어진 외모였으니 말이지.
물론 태섭이는 극극극 열성인 덕에 힛싸도 감기 정도로만 앓고, 페로몬 관리한다고 고생하는 다른 형질인들보다 훨씬 자유로워 편하다고 생각했지.

하지만 인생이 편하다는 거지 태섭이의 연애사정은 꽤나 복잡했음.
베타 여성과는 자신이 ㅈ이 없는 오메가이기 때문에 섣불리 고백하지 못하고 짝사랑만 하게 됐고. 그렇다고 알파들과 연애를 한다기에는 저 재수 없는 알파들과 엮이느니 그냥 평생 독수공방하는 게 낫겠다 싶었음.

그렇게 학창 시절 짝사랑만 주구장창하는 프로 짝사랑러로 살다 드디어 대학에 가게됨.
태섭이도 알게 모르게 은근 기대했을듯. 그야 어른들은 대학만 가면 다 애인 사귄다고 하잖아. 어쩌면 오메가인 자신과도 사귀어줄 베타 여성이 있을지도…

'시발'

아싸가 하루 아침에 인싸가 될 리는 없지. 태섭은 시끄러운 주점 구석에서 혼자서 대롱과자(핑크니 초록이니 있는 것들은 인싸들이 다 먹음)나 먹으며 맥주나 홀짝였어.
이 쓴 보리차를 왜 마시는건가 이해는 되지 않았지만 술에 취해 돌아다니는 선배들이 가득 찬 잔만 보면 술을 왜 안마시냐고 지랄을 해대니 걍 꾸역꾸역 마시고 있었지.
안주도 먹지 않고 술만 마시니 금방 술기운이 올라왔음. 그런데 저 멀리서는 다시 진상 선배들이 다가오고 있었지. 태섭은 작게 한숨을 쉬며 자리에서 일어났어. 어차피 자기가 빠져봤자 티도 나지 않을 것 같으니 정당히 나가야겠다 싶었음.

"정대만! 언제 와! 신입생들에게 대학교의 로망을 보여줘야 할 거 아니냐!"

나가는 길에 시끄럽게 통화를 하는 진상 선배 중 하나가 보였음. 태섭은 고민하다 슬쩍 발을 옮겨 뒷문 쪽으로 향했지.
대만이라고 하면 아마 아까 전부터 선배들끼리 떠들어대던 사람일거야. 누가봐도 오메가인 것 같은 미인 선배와 여자 선배들이 잔뜩 기대하는 눈으로 그 이름이 들릴 때마다 반응하는게 보였거든.
아마 우성알파인 모양이지.

‘나하고는 상관 없는 일이지.’

라고 하며 태섭이는 핸드폰을 찾았어. 하지만 주머니에서는 어떤 것도 느껴지지 않았지. 아니, 애초에 핸드폰과 지갑이 있어야할 잠바가 없었어. 태섭이는 제가 잠바를 주점에 놓고 온 것을 떠올렸음. 내가 진짜 술에 취하긴 했구나 싶어서 태섭이는 뜨끈한 볼을 손으로 문질렀어.
그리고 다시 그 진저리나는 술판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에 한숨만 나왔지.
이렇게 된 거 술이라도 깨고 들어가자 싶어 태섭이는 아직은 쌀쌀한 봄바람을 맞으며 눈을 감았어.

“성인?”
“….”

그리고 그때 누군가가 태섭이에게 말을 걸었음. 눈을 떠보니 웬 키 큰 남자가 태섭이를 내려다보고 있었어.

“성인 맞아? 술마셔도 되나.”

자기가 무슨 주점 알바생인가 태섭이에게 대뜸 성인 맞냐고 물어본 남자는 태섭이를 아래 위로 훑어봤지.

“성인 맞거든.”
“왜 반말하냐?”
“네가 먼저 했잖아.”
“습, 말 하는 싸가지도 고삐리 같은데. 성인 맞아?”

한대 치고 싶지만 태섭이는 더이상 촉법소년으로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기에 꾹 참아야 했음. 그리고 계속 제 뒤에서 진짜 성인 맞냐고 졸졸 따라오는 남자를 무시하고 다시 주점 안으로 들어갔지. 조용히 들어가서 점퍼만 챙기면 아무도 모를테니까.

“정대만! 이제 왔냐!”
“대만아!”

는 무슨 태섭이의 뒤를 따라온 남자를 보자마자 모든 주점 안 사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을 수 있었음.

“대만아, 태…. 신입생이랑은 무슨 일로 같이 들어왔냐?”
“마주쳐서 같이 들어왔어. 그런데 너희 신입생 나이 확인은 제대로 한거냐? 조기 입학이나 빠른 아니야?”

저 진상 선배 소주 5번 리필해줬으면서 내 이름도 기억 못한거 맞지? 아니, 그보다

“저 성인 맞다니까요.”
“왜 갑자기 존댓말? 들킬까봐 쫄아서 그래?”
“선배니까 존댓말해야죠. 그보다 안 쫄았어요.”

저 정대만이라고 하는 선배가 계속 나이에 집착하는게 더 짜증났지. 주점 안 사람들은 모두 대만이에게 말 한마디 붙여보려고 눈치 보고 있는데. 대만이는 뭐에 꽂힌건지 계속 태섭이 옆에 붙어서 성인 맞냐고 하는 통에 결국에는 태섭이가 제 민증까지 까서 보여주고 나서야 조용해지긴 했는데. 그렇다고 태섭이 옆에서 떨어지는 건 아님.
대만이랑 말하고 싶어하는 선배들&동기들땜에 태섭이가 다 눈치 보일 지경인데도 대만이 뻔뻔하게 여기 칵테일도 맛있다면서 태섭이에게 칵테일 시켜줌.
눈치 보이면서도 소주 마시다 단 술 마시니 살 것 같아서 술 마신 적 없는 태섭이는 결국 제 주량도 모르고 칵테일을 퍼마시고 마는데.

“너 여기 털 하나도 안 났는데 진짜 성인 맞아?”
“으응?”

어느 순간 정신이 돌아와보면 아래에 이상한 위화감이 듬. 멍해진 정신으로 아래 보면 애기 팔뚝만한 검붉은 뭔가가 제 아래로 들어가고 있음.
갑자기 술이 확 깨는 기분에 허둥거리면서 몸 일으키려 하는데 허리가 힘이 하나도 안들어감. 거기다 술이 깨기 시작하니 둔감했던 감각도 점차 밀려오기 시작함.

“아앙. 흐으…♡ 응응!”
“태섭아, 너 진짜 열성 맞아? 이렇게 물이 많은데?”

온몸을 움찔거리면서 떠는 태섭이를 내려다 보며 대만이가 낮게 웃었어.
이미 태섭이가 싼 물로 침대는 축축해진지 오래였지. 결국 태섭이는 뜨거운 알파의 정액이 제 자궁을 가득 채우는 것을 느끼며 다시 정신을 잃었어.

그리고 그렇게 대학 제일 인싸의 애인이 된 열성 오메가 송태섭이 보고 싶다.
태섭이가 그때 왜그렇게 시비 걸었냐고 물어보면 대만이 무슨 소리냐고 어리둥절하다가 뒤늦게 깨닫고 작게 웃음.

“미성년자랑 떡칠 수는 없잖아.”

그 말 듣고 태섭이 당신 설마 나 본 순간부터 나랑 떡칠 생각이었냐며 경악하는데. 대만이는 당연하다는 듯 첫눈에 반했는데 당연하지 이래서 할 말 없게 만들거다.



대만태섭
​​​​​​​슬램덩크 슬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