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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5 16:24
우태종을 너무 사랑하다보니 이제는 아기 료쨩이 좋아서 미치겠다.

우태종이 워낙 미형인지라 료쨩도 귀여운 새끼 동물로 유명하겠지. 마치 아기 하프 물범처럼 귀여운 짤 모음집에 꼭 껴있고 료쨩 따라서 만들어진 인형도 있을듯. 환경 보호 캠페인할 때마다 귀여운 료쨩이 낑낑거리는 모습 필수로 나올 것 같다.

사람들이 맨날 료쨩 너무 귀엽다고 키우고 싶다고 난리라서 많이 도는 짤이 나비 놀라서 꼬리 펑된 귀여운 료쨩 뒤로 지 몸 두배만한 먹이 잡고 형형한 눈으로 카메라 보는 우태종 짤임.
사람들 료짱 키우고 싶다 하다가도 우태종이랑 눈 마주치면 ㅈㅅ합니다;;하고 바로 눈 깔고 지나감.

이렇게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은데 연구원들이라고 다를리 있겠냐고.
당연히 우태종 중에서도 료쨩을 특히나 좋아하는 연구원들도 있겠지.
그러다보니 료쨩과 관련된 연구도 꽤 많을듯.

언제는 한 연구원이 료쨩이 우태종과 태섭종을 부르는 울음소리가 다르다는 것을 알아냄.
우성종을 부를 때보다 태섭종을 부를 때 목소리가 하이톤에 더 길게 부르는거야. 그렇게 우태종이 부모를 각자의 호칭으로 부를 정도로 사회적인 동물이라는 가설이 생기는데, 얼마 가지 않아 그 가설은 폐기될 거다.
왜냐하면 아주 드물게 쌍둥이를 낳은 우태종을 관찰하던 중 료쨩이 제 형제를 부르는 울음소리와 우성종을 부르는 울음소리가 동일하다는 것이 밝혀졌거든….
결국 료쨩은 우성종을 제 동급으로 생각한다는 결과만 나와 다들 산의 왕 우성종도 제 자식에게는 약하구나 했을거다.

우태종은 다른 짐승들보다 모성애 부성애가 강하기로 유명한데 그래서 새끼가 아픈 경우에도 끝까지 보살필 것 같다. 보통의 자연에서는 아픈 새끼가 있다면 생존 확률 때문에 버리는 경우가 많은 것을 생각하면 확실히 특이한 경우겠지.
한 연구소에서 관찰하고 있는 우태종의 경우도 그런 상태였어. 료쨩이 어린 짐승들이 걸리면 높은 확률로 죽는 병에 걸린거야.

태섭종이 매일 정성스레 핥아주고 우성종이 아무리 영양분 넘치는 먹이를 가져와도 해결책은 되지 않겠지. 날이 갈수록 료쨩의 상태가 안 좋아지니 태섭종의 불안도 점점 커져만 갔어. 한시도 료쨩에게서 떨어지지 않고 잠을 자도 아주 짧은 시간만 꾸벅거리면서 졸고 료쨩이 낑낑거리기만 해도 헐레벌떡 일어나서 료쨩을 핥았지.

이 경우에는 연구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렸어. 자연의 섭리이니 관여하면 안된다고 하는 측과 우태종은 희귀종인데 료쨩이 죽을 경우 태섭종은 슬픔에 빠져 몇년은 새끼를 낳는 것을 포기하니 종의 번식을 위해 료쨩을 치료해줘야 한다는 측으로 팽팽하게 의견이 갈렸지.
점점 후자의 의견에 사람들이 쏠렸지만 아픈 새끼 때문에 더욱 예민해진 우태종을 뚫고 료쨩을 데리고 오는 것은 어려웠기에 결국 토론은 지지부진하게 늘어났음.

그러던 어느 날 연구소가 난리가 났어. 우태종 영역과 상당히 떨어진 곳에 있던 연구소 베이스 캠프 근차로 우성종이 접근한 거임. 난생 처음 있는 일이었지.
우성종은 최상위 포식자이기에 다들 긴장하고 우성종을 살폈어. 그런데 조금 이상했어. 우성종이 뭔가는 베이스 캠프 근처에 내려놓고는 그대로 돌아가는거야.
다들 긴장한 상태로 우성종이 내려놓은 것을 확인하는데. 그건 아파서 시름 시름 앓고 있는 료쨩이었음.

태섭종이 잠든 사이 우성종이 베이스 캠프로 료쨩을 데리고 온거야. 우성종은 어느 정도 거리를 둔채 베이스 캠프를 빤히 바라봤음. 마치 너희에게 해결할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처럼 보였지.
결국 연구원들은 료쨩을 데리고 연구소로 들어가 치료제와 영양제를 놔줬어. 당장 회복이 되지는 않겠지만 천천히 몸상태가 나아질테지. 그리고 빨리 료쨩을 다시 원래 놓여져 있던 자리에 돌려놨어. 몇시간째 한 자리에서 베이스 캠프만을 바라보고 있던 우성종에게서 받는 압박감이 무거웠거든.
어느 정도 편안해진 숨소리를 내며 새근거리는 료쨩을 바라보던 우성종이 베이스캠프를 향해 눈을 깜박이더니 그대로 료쨩을 입에 물고 제 반려를 향해 돌아갔어.
우성종이 멀리 떨어지고 나서야 연구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지.
그리고 이번 일로 우태종이 사람들의 생각보다도 훨씬 고지능일지 모른다는 가설이 나오게 되었지.



우성태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