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579093360
view 4466
2024.01.03 13:27

bgsd https://hygall.com/578973914

ㅇㅌㅈㅇ



강징은 밤새 자지러지게 우는 아이를 달래다가 동이 틀 무렵에야 겨우 다시 잠든 아이를 요람에 눕히고 침상에 웅크리고 누웠음. 원앙이 수놓인 비단 금침을 손끝으로 매만지다가 제 신세가 처량하고 불쌍하여서 더 이상 참고 견딜수가 없어졌음. 눈에서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서 베개를 적시는 것을 보고 소매를 들어 얼굴 가림. 소리를 내어 울고 싶어도 잠든 아이가 깰까봐 또 다른 이들이 들을까 걱정이 되서 속상한 마음이 풀릴때까지 실컷 울수도 없었음. 꼬박 아홉달만에 만나는 정인에게 하고 싶은 말도 그에게서 듣고 싶은 말도 많았는데 겁간과 같은 정사 이후에 남은건 상처받은 몸과 마음뿐이로구나. 강징은 심신의 고통이 너무나 극심하여 끊임없이 흐르는 눈물에 그대로 잠겨서 죽었으면 하는 허무맹랑한 생각을 하다가 눈을 감았음.




남망기는 황후궁에서 나오자마자 제 거처인 중화궁으로 돌아와서 사람들을 모두 물리고 광인처럼 난동을 부렸음. 가슴속에 가득찼던 분노가 어느정도 잦아든것은 동이 틀 무렵이었는데 겨우 이성을 되찾고 나니 침전의 광경은 눈을 뜨고 볼수가 없을만큼 끔찍했음. 본래의 형체를 알아볼 수가 없을만큼 부서진 물건들과 찢겨진 휘장 그리고 정확히 반으로 쪼개진 문을 보고 정신을 잃은 사람처럼 웃다가 언제 그랬냐는듯 터져나오는 웃음기를 억지로 지워냄. 망기는 정신없이 검을 휘두르다가 다친건지 피로 엉망이 된 손으로 얼굴을 비비며 아이처럼 울었어. 이민족의 정벌을 위해 출정을 나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만났던 정인은 수줍음이 많은 열일곱의 소년이었고 제 검집에 직접 만든 호신부를 묶어주며 저의 무사귀환을 기원했었음. 그런 그에게 전쟁에서 이기고 돌아오면 혼인을 하자고 약조했었는데 그때 보았던 정인은 도대체 어디로 갔을까.



"네가 웃는 모습이 보고 싶었다. 내 곁에서 나로 인해 웃고 내 아이를 어르며 행복해하는 모습이 보고 싶었어. 네가 원하기만 한다면 내 목숨을 걸어서라도 이 강산을 가지고 너에게 모두 바치고 싶었다. 그런데 너는, 모든 이들이 우러러보는 존귀한 황후의 자리에 올랐는데 너는 왜..."




남망기가 사지에서 죽을 고비로 수차례 넘기고 돌아온 황궁에서 처음 본 광경은 꽃같은 정인이 황후가 되어 이복 아우를 품에 안고 어르는 장면이었지. 저를 배신하고 다른 사내의 부인이 된 이를 단칼에 베어 죽이고 스스로 목숨을 끊을까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차마 그럴수가 없었음. 먼저 입을 맞추는 그이의 행동이 너무나 기꺼워서 가슴속에 품었던 살의는 금세 사라지고 말았으니까. 하지만 저를 밀어내는게 밉고 싫어서 치졸한 마음에 그에게 죽음보다 끔찍한 고통을 선사해주고 싶었음. 그래서 길거리의 시정잡배처럼 싫다는 이의 몸을 억지로 취하였는데 그렇게 분풀이를 해도 분노는 여전한데다가 지옥같은 현실은 끝내 사라지 않았음. 망기는 품속에 고이 넣어놓은 향낭에서 연꽃이 새겨진 비녀와 한쌍의 가락지를 꺼내어서 만지작거림. 전쟁에서 돌아오면 그에게 청혼을 하려고 미리 준비한 정표였는데 이제 제게 필요가 없는 물건이 됨.


"차라리 네가 날 욕하고 때렸다면 내 마음이 이토록 고통스럽지 않았을거다. 강만음. 난 너를 증오해."



남망기는 향낭에 비녀와 가락지를 넣은 다음에 매듭을 묶고는 자리에서 일어났음. 그리고 만취한 사람처럼 비틀거리며 정처없이 궁을 배회하다가 발길이 닿은 연못에서 제 남은 연심을 모두 물속에 던져버렸음. 동서육궁의 궁인들은 이른 아침에 하루 일과를 위해서 바쁘게 움직이다가 야차와 같은 행색을 한 이황자를 보고 놀라 비명을 지르며 달아났음. 그 시각 황제는 황후의 고모인 순빈 강씨의 궁에서 침수를 들었다가 막 기침을 한 상태였어. 그는 이황자가 실성했다는 소문에 아연실색해서 달려온 총관 태감이 전하는 말을 듣고 기분이 몹시 언짢아졌음. 그리하여 회임을 한 몸으로 의복 수발을 들던 순빈을 거칠게 밀치고 곧장 황후궁으로 향했음.


강징은 경대 앞에 앉아 궁인들의 도움으로 치장을 하다가 갑자기 들이닥친 황제를 보고 기겁해서 자리에서 일어나 무릎을 꿇었음. 황제는 궁인들을 모두 물러나자마자 강징을 보고는 마치 노비를 부르듯 까닥거리며 손짓을 함. 강징이 제 곁으로 다가오자 지난밤의 일로 잔뜩 붉어진 눈가를 보고는 못마땅한듯 혀를 참. 그리고는 명주로 만든 얇은 침의 차림의 강징의 의복 매듭을 풀어서 속곳만 남기고는 모두 탈의시킴. 강징이 수치심에 어쩔줄 몰라하며 드러난 몸을 손으로 가리기 급급해 하는 모습을 보고 황제가 삐뚜름하게 웃으며 말했음.


"간밤에 황자가 다녀간 모양이구려. 황후, 정인과의 밀회는 즐거우셨소?"
"폐하! 신첩이 잘못하였습니다. 두 번 다시는 황자와 만나지 않을테니 이번 한 번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어허. 아직 산후 조리중인데 차가운 바닥에 무릎을 꿇으면 되겠소. 짐이 군공을 쌓고 돌아온 아들을 어찌 치하할까 고민이었는데 황후가 이 몸뚱이로 극진하게 위로를 해준듯하여 참으로 기특해서 말을 꺼낸것뿐이오."
"폐하. 제발..."


강징은 황제의 말에 대경실색해서 무릎을 꿇고 애원을 하려다가 억지로 몸을 붙잡아 일으키고는 저를 조롱하는 말을 거침없이 내뱉는 황제에 눈앞이 아득해짐. 출산을 한지 두 달도 채 안된 몸을 발가벗기고 낱낱이 훑어보는 눈빛에는 미소짓는 입가와는 달리 경멸이 가득했음. 정궁인 황후가 야음을 틈타 황후궁에 침입한 아들과 사통을 하였음에도 노여움을 표출하기는 커녕 오히려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자애로움을 가장하는 황제의 모습에 소름이 끼쳤음. 강징이 이 상황이 절망스러워 황제의 소매를 붙잡고 애원하며 울먹이자 황제가 못마땅한듯 혀를 찼음.



"황후. 정궁 황후라면 언제 어디서든 품위를 잃지 말아야 하는 법이오. 몸을 꼿꼿이 세우고 항상 당당해야지. 누가 보면 짐이 그대를 치죄하려는줄 알겠소."
"폐하! 신첩이 이황자를 유혹한것입니다. 황자에게 아무 잘못이 없으니 황자에게 죄를 묻지 말아 주십시오."
"그래. 짐도 아오. 황자가 무슨 잘못이 있겠소. 이게 다 음란하고 방탕한 황후가 몸이 달아서 벌인 짓임이 명백한데 내 어찌 황자에게 그 죄를 묻겠소. 짐이 아량을 베풀어 그대에게 벌을 내리는 대신 그대의 음란한 아랫입을 손수 채워주려고 하는데 그대의 생각은 어떠하오?"



강징이 수치심에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도 황제에게 자신이 황자를 유혹한 것이라고 지난밤 자신을 겁간한 망기를 감쌌음. 황제가 강징의 행태에 기가 찬듯 헛웃음을 터뜨리고는 강징이 입고 있는 속곳의 끈을 풀어내 완전한 나신이 되게 함. 그리고는 다리 사이로 손을 집어넣어 간밤의 정사로 쓸리고 부은 음부를 문지르며 다정하게 속삭였음. 짐의 이황자는 짐을 닮아 성정이 냉혹하고 손속에 자비가 없어 탈이지. 그대의 음부가 이리 쓸리고 부은것을 보면 황자가 간밤에 황후에게 무척이나 거칠게 굴었나보구려. 아무리 저를 낳아준 생모가 아니라고는 한들 어찌 이리 막무가내로 군단 말인가. 어미가 아랫입으로 장성한 자식을 품어주는 것이 흔치 않은 일이거늘. 황후 그대의 상심이 무척 컸겠소. 내 그 녀석을 지금 당장이라도 이곳으로 끌고 오라고 명을 내려 황후를 정성껏 모시지 못한 죄를 물을까? 아아, 걱정하지 마시오. 짐은 아들과 사통한 탕녀를 품는 취미는 없으니 그대와 동침하는 일은 없을거요. 그대의 태중에 용종이라도 생긴다면 그 녀석의 상심이 오죽하겠소. 짐은 천하만민의 아버지니 그대가 낳은 손주를 짐의 친아들처럼 아끼고 사랑할것이오. 그대가 낳은 황자에게 이 고소 강산을 물려주리다. 강징의 제 안을 마구 헤집는 황제의 거친 손길에 눈물을 줄줄 흘리며 터져나오는 비명을 억지로 삼켰음. 이곳이 내가 만들어낸 지옥이로구나.






망기강징 망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