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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3 01:36
[아버지께]

아빠, 가을이에요. 올여름 하버드에서 집으로 돌아갑니다. 방학때 연구실에 합류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왔지만 저는 아직 14살이니까 아직 가족의 품이 그리울 나이라서 부모님과 함께 보내야한다고 했더니 교수님이 재택연구보고서로 변경해주셨습니다. 그래서 방학에 집에 가요.

아빠가 지금도 삐져있는거 다 알아요. 제가 12살때 월반해서 대학으로 갈때 "하버드는 농구 약하지 않아?"하면서 천재배코아빠랑 의논했던거 다 알아요. 농구는 취미로만 한다고 하니까 머리털이 다 서서 저랑 똑같은 얼굴로 믿을 수 없어한거 지금도 기억나요. 아들이 물리학자가 된다는게 그렇게 충격받을 일이..겠네요. 여기 하버드 농구부가 저한테 매일같이 합류해 달래서 주장이랑 원온원해서 담판했어요. 제가 이기면 더는 권유 안하기로요. 그 뭐지? 저 5살 생일때 아빠들 북산때 유도부였다던, 그 유도 올림픽메달리스트 아저씨가 영상편지 보냈었잖아요? 강백호 2세면 유도로 오라고. 꼭 그 창수아저씨같이 권유하길래 저도 진심으로 해버려서 이겼어요. 그래서 더는 권하지않는데 그때 농구부 전체가 절 원망의 눈으로 보더라고요. 농구부가 아니라 창수부인줄...

아빠, 저 5살 생일때 아빠가 비행선 띄운 거 기억났어요. 제가 그때 생일선물로 "천재배코아빠랑 결혼할래."하면서 조르니까 아빠가 그거 띄운거잖아요.


[멍청이는 16살부터 내꺼였다. 플라스틱(업체가 '플라토닉?'이라고 괄호안에 써놓음) 아니고 뜨거운 사이 맞다. 서가을, 안돼.]

그래서 생파에 참석했던 치수고릴라 삼촌이 엄청 화냈던거 기억났어요. "2세가 태어나도 화만 났다!"이러면서 제가 어려서 그거 못읽는게 다행이랬는데 저 2살때부터 제가 영어랑 한국어 그림책 천재배코아빠한테 읽어줬잖아요. 그때 좀 많이 울었을 거예요. 아빠만 삐진거 아니고 저도 삐진거, 인정해요. 그래서 아빠랑 천재배코아빠만 섬으로 휴가 간다길래 저도 굳이 따라가기로 결정한 거예요. 아빠, 업보는 진짜 있는 거 같아요. 천재배코아빠랑 둘이서만 휴가 간다고 연구실에서 좋은 시간 보내길 바란다고 했던 편지의 답장을 이렇게 보냅니다. 아들이 이렇게 컸는데 이번 여름에야말로 '플라스틱'하게 보내봐요, 천재배코아빠랑.

아빠 아들로 잘 자라서 환급도 제대로하는 서가을 올림.




p.s 섬에서 원온원 많이 하기로 해요. 이긴 사람이 천재배코아빠랑 방쓰기! 우성삼촌이 특훈해줬어요. 아빠가 태섭삼촌 전남친들 소식 지금도 잊지않고 정기적으로 말해줘서 으.즈.그.믑.드.라고 전해달래요. 업보는 진짜 있다니까요. 물리법칙임.






우성태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