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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2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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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은거 막 써서 두서없음 + 가독성 안좋음...
마베트포1 기준 + 오토봇만 + 캐해ㅈㅇ + 노잼ㅈㅇ + 뇌절ㅁㅇ + 썰체ㅈㅇ
1. 옵티머스(너붕의 바뀐 머리스타일 알아차린 옵티머스)
평소 머리스타일 바꾸는거에 딱히 관심도 없었고 관리하기 귀찮아서 우직하게 같은 머리스타일만 유지하던 너붕. 그런데 방학동안 집에서 뒹굴거리고 있던 중에 머리나 잘라볼까? 하는 생각을 갑자기 하게 됨. 평소같았으면 그냥 흘려보냈을 잡생각인데 그날따라 무슨 바람이 불었던건지 다음날 일어나자마자 집근처 미용실에서 머리를 싹둑 잘라버림. 제법 길었던 너붕의 머리카락은 이제 어깨 언저리에 닿을 정도로 짧아졌어. 처음에는 조금 어색하긴 했지만 사람은 적응의 동물인지라 금새 익숙해졌고, 만나는 사람들마다 너붕에게 잘 어울린다는 칭찬도 해주니 너붕은 내심 기분이 좋아졌겠지.
그렇게 한동안 바뀐 머리스타일로 지내던 와중에 NEST 본부에 너붕이 잠깐 얼굴 비췄을 때 옵티머스랑 마주친 너붕. 남아있는 디셉티콘 잔당들을 소탕하느라 바쁜 옵티머스여서 평소에도 얼굴 보기가 쉽지 않았는데 이렇게 만나게 되니 너붕은 괜스레 반가워 한달음에 달려가 인사를 건넸겠지. 그런 너붕의 모습에 옵티머스도 피터빌트 트럭의 모습이 아닌,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와 허리를 숙이고는 너붕과 눈을 맞춰주었을거야. 그리고 바쁘지 않다면 잠깐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겠냐는 옵티머스의 제안을 너붕이 거절할 리가 없었겠지.
그렇게 옵티머스에게 주어진 잠깐의 휴식시간 동안 너붕은 비클모드인 옵티머스의 안에 탑승한 채로 가벼운 드라이브를 즐겼어.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샘의 가디언인 범블비와 샘의 가족은 어떤 생활을 즐기고 있는지... 이런저런 일상의 이야기들이 오고가던 와중 옵티머스가 잠시 망설이는 듯 하더니 너붕에게 이런 질문을 해올거야.
"허니, 이런 질문을 하는것이 자네에게 다소 무례하게 느껴질 수는 있겠지만... 조금 외형이 달라진 듯 하군."
"외형이요?... 아! 저 머리자른거 말씀하시는거 맞죠?"
자신의 바뀐 부분을 알아채고 먼저 이야기를 해주는 옵티머스에게 너붕은 잔뜩 신이 나서는 홧김에 자른거긴 한데 자르길 잘 했다던가, 다들 잘 어울린다고 해줬다던가 하는 소소한 자랑을 늘어놓았을거야. 그런데 혼자서 조잘조잘 이야기를 하던 너붕은 문득 옵티머스가 자신의 말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챘어. 너무 자기 이야기만 했나 싶던 너붕은 아차 싶은 마음에 조심스럽게 사과를 건넸지.
"아, 그... 죄송해요. 너무 제 이야기만 했죠? 적당히 끊었어야 했는데..."
그런데 옵티머스는 되려 너붕에게 그런게 아니라고, 자신은 괜찮다고 말하며 사과하지 않아도 된다고 너붕을 안심시키려 했어. 하지만 아무 말도 없이 침묵을 유지하던 옵티머스의 모습이 내심 마음에 걸렸던 너붕이었겠지... 그래서 "다음부터 제 이야기가 너무 길어지는거 같으면 그냥 자르셔도 괜찮아요!" 라고 대답하고는 멋쩍게 웃어보였을거야. 그런 너붕에게 옵티머스는 너붕의 이야기의 길이가 문제가 되었던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고 대답했어.
하지만 옵티머스는 항상 자신보다 다른 이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는 편이었고, 그것은 너붕과 대화할 때도 마찬가지였어. 그래서 이번에도 너붕을 생각해서 저런 이야기를 하는거라고 너붕은 생각해버렸겠지. 그래서 너붕은 "그... 아무 말씀이 없으시길래, 제 이야기가 좀 불편하신가 해서..."라고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지. 그 이야기를 들은 옵티머스는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지, 한동안 말이 없었을거야. 역시 내가 말을 너무 많이 했나... 싶은 생각에 너붕이 가만히 좌석에 앉아 애꿎은 안전벨트만 매만지고 있을 때, 옵티머스가 뜻밖의 이야기를 꺼냈어.
"허니, 자네의 이야기가 듣기 싫었던 것은 결코 아니라네. ...그저..."
"...그저?"
무엇을 말하려고 했던 것인지, 또다시 말을 이어나가지 못하고 침묵을 고수하는 옵티머스였어. 그렇게 내 앞에서 말하기 힘들 정도의 이야기인가... 싶은 마음에 너붕이 침울해하고 있던 중, 옵티머스가 어렵게 입을 열었지.
"...전에 자네가 고수하던 외형도 잘 어울린다고, 이야기해주고 싶었네."
그러고는 자신이 지구의 인간들의 미의 기준에 대해서는 자세히 아는 바가 없어서 너붕을 상처입힐까 두려운 마음에 말을 아끼셨던 거라고 덧붙이셨겠지. 그런 옵티머스의 대답에 너붕은 오히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을거야. 자신이 너무 말을 많이 했다던가, 건방진 이미지를 보여서 옵티머스가 실망한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니 천만 다행이었지. 너붕은 그런 이야기라면, 특히 옵티머스가 해주는 이야기라면 몇 번을 들어도 괜찮다며 해맑게 웃어보였을거야. 그런 너붕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던 옵티머스는 조용히 이런 이야기를 덧붙였어.
"걱정하지 말게. 어떤 모습을 하던, 자네는 변함없이 아름다우니 말이야."
차량 내부에 울려퍼지는 진심이 담긴 옵티머스의 목소리에 너붕의 얼굴은 터질 듯이 새빨개졌을거야. 이 이상한 분위기를 어찌해야할지 몰라 허둥대던 너붕은 "어휴, 정말! 지구문화에 너무 잘 적응하신거 아니에요? 자칫하면 착각할 뻔했어요!" 라며 애써 장난스럽게 대꾸했을거야. 그런 너붕의 모습에 옵티머스는 아랑곳하지 않고 이렇게 대답했지.
"부디 그래줬으면 좋겠군."
네?... 대답을 들은 너붕이 이게 무슨 뜻인지 이해하기도 전에 옵티머스는 기지로 돌아갈 시간이라며 방향을 틀었을거야. 기지로 향하는 내내 이번에는 되려 너붕이 침묵을 유지했겠지. 이게 자신이 이해하는 그런 의미가 맞는걸까?... 몇 번씩이고 옵티머스가 했던 이야기를 곱씹어보던 너붕이었지만 도무지 되물어볼 용기는 나지 않았어. 그렇게 묘한 분위기가 감도는 옵티머스의 안에서 잔뜩 열이 오른 얼굴로 애꿎은 신발코만 바라보는 너붕의 모습에 옵티머스도 동체가 달아오르는 묘한 감각을 느꼈을거야.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 열감의 근원은 스파크 챔버의 안쪽에서부터 흘러나오는 것이었지. 이것을 너붕이 단순한 농담으로 받아들일지, 아니면 진심으로 받아들일지는 옵티머스도 알 수 없는 일이었고, 옵티머스의 입장에서도 다소 충동적으로 내뱉은 이야기였어. 하지만 자신과 마찬가지로 순식간에 달아오른 얼굴과 높아진 심박수, 시트 너머로 느껴지는 체온의 상승을 생각했을 때 아주 의미가 없는 행동은 아니었던 모양이야. 부디 그래줬으면 좋겠다고, 착각이어도 좋으니 자신을 의식해줬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속으로 마저 삼키며 옵티머스는 애써 평소와 다름없는 태도로 너붕에게 다시금 말을 걸어 분위기를 돌렸어. 이 작디 작은 생명체가 자신의 감정에 놀라 자신을 밀어내지 않기를 바라며 말이야.
2. 범블비(너붕이 화장하는거 궁금해하는 범블비)
샘의 가디언으로 남기를 희망한 범블비는 다른 오토봇들보다 인간과 접촉할 기회가 많아서인지, 아니면 호기심이 많은 천성 탓인지 인간들이 하는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에 궁금증을 가지곤 했어. 보통 그런 범블비의 의문과 궁금증을 해소해주는 대상은 범블비의 호위대상인 샘이나 그의 연인인 미카엘라, 마지막으로 두 사람의 친구인 너붕이었지. 특히 범블비는 샘과 성별이 다른 너붕과 미카엘라가 하는 다양한 행동들에 대해 곧잘 질문을 해오곤 했는데, 화장이 그중 하나였을거야.
샘이 자리를 비웠을 때 미카엘라가 범블비의 안에서 메이크업을 고치는 것을 본 모양인지 어느날 범블비가 너붕에게 그런 질문을 해왔거든. 그 자리에서 미카엘라에게 당장 물어보는 것은 분위기상 할 수 없었으니 같은 성별인 너붕에게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온 모양이었어. 때마침 드물게 오늘은 두사람 모두가 자리를 비운 상황이었으니 더더욱 이 어린 뒤영벌의 궁금증을 해소해 줄 수 있는 이는 너붕 뿐이었겠지. 한번 질문을 시작하면 제법 오랜 시간동안 답을 해줘야하는 범블비의 성격상 꽤 오랜 시간이 걸릴테지. 하지만 그렇다고 범블비를 어떻게 내치겠어? 단순히 궁금증이 많을 뿐인 범블비에게는 죄가 없는걸. 결국 너붕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그래서, 오늘은 어떤게 궁금한데?"라고 범블비에게 말을 걸었고, 기다렸다는 듯 범블비는 질문을 쏟아내기 시작했어.
처음에는 범블비의 묘사를 듣고 너붕이 화장품의 종류나 사용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는 정도였는데 직접 사용하는 것도 보고싶다며 졸라대는 바람에 결국 너붕은 집에서 자신이 사용하는 파우치를 주섬주섬 들고와서 범블비 앞에서 사용방법을 보여주기로 했지. 현재 범블비는 너붕네 차고 안에 커다란 덩치를 구기고 앉은 채 너붕이 익숙한 손놀림으로 아이라인 점막을 채우고 있는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는 중이었어. 거울로 이리저리 모습을 비춰보며 화장이 잘 되고 있는지 중간 점검을 하고 있는 너붕에게 범블비는 끊임없이 질문을 해 왔지.
[이건?]
"아, 그거? 마스카라. 그것도 눈에 바르는거야. 여기 속눈썹 보여? 이거 길어보이게 해주는거."
[이것도?]
"아니, 그건 컨실러. 다크서클이나 주근깨... 그런거 가리는데 쓰는거야. 너희로 따지면 녹슨부분이나 까진 도색 가리는 용도겠지?"
입으로는 범블비의 질문에 대답해주랴, 손으로는 화장하랴 바쁜 너붕의 설명을 들으며 범블비는 착실하게 자리에 앉아 너붕이 화장을 끝내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어.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제법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온 모양인지 드디어 너붕이 자리에서 일어났어. 그러고는 범블비에게 다가가 "이제 궁금한게 좀 풀렸어?"라고 물었지. 그런 너붕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던 비는 라디오에서 요란스럽게 휘파람 소리와 함께 함성과 박수소리가 녹음된 소리를 틀어주었어. 단순한 기분 띄워주기라고 생각한 너붕은 피식 웃으며 "잘 어울려?"라고 물어보았고, 비는 [최고의 걸작입니다.]라는 능글맞은 대사로 응수했지.
샘이랑 같이 다니면서 이런 이상한 것만 배워오는 것 같긴 한데... 뭐, 그래도 잘 어울린다는 칭찬을 들었는데 기분이 나쁠 사람은 없으니까. 너붕은 그런 범블비에게 "칭찬해주셔서 영광입니다."라며 한껏 과장된 몸짓과 연극톤으로 맞장구를 쳐줬지. 그렇게 둘이서 웃고 떠들며 시간을 보내던 중, 범블비가 너붕에게 다른 종류의 질문을 던졌어.
[불편한가요?]
"당연히 불편하지. 안그래도 오랜만에 눈화장 했더니 따갑고 난리도 아니야."
[그런데][왜 그런걸][하시는 건가요?]
"뭐...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 잘 보이고 싶은 상대가 있다거나, 아니면 얼굴에 감추고 싶은게 있다거나..."
[미카엘라도?]
"샘한테 잘 보이고 싶으니까 당연한거 아닐까? 미카엘라는 안해도 예쁘지만."
[당신은?]
"나? 어... 근데 나는 딱히? 잘 보여야 하는 사람도 없고, 가끔 기분전환할때 제외하면 굳이 할 필요는 없지."
그런데 그 말에 범블비가 자신을 가리키며 물어봄. [저는][아닌가요?] 그 말이 무슨 의미인지 잠시 고민하던 너붕은 "에이, 거의 매일 보는데 무슨 화장이야. 미카엘라도 가끔 멋부릴때만 할텐데. 이걸 어떻게 매일 해?"라고 대답했어. 그런데 그 말을 들은 범블비의 표정이 어째서인지 축 가라앉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이 머리 위에 있는 안테나가 잔뜩 힘을 잃고 아래로 쳐지는 모습을 본 너붕은 순간 자신이 말실수를 했나 싶어서 급하게 범블비의 곁으로 다가갔어.
"범블비, 왜그래!... 내가 뭐 실수한거 있어?"
[당신은][나를][신경쓰지][않나요?]
"신경 안쓰긴 왜 안써! 왜 그런 생각을 하는데?"
그런 너붕의 질문에 범블비는 너붕의 말을 녹음했던 것을 그대로 들려주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을거야. 딱히 잘 보여야 하는 사람도 없다던가, 기분전환용이 아니라면 굳이 할 필요가 없다는 그 부분이었지. 그 말에 너붕은 머리가 아프다는 듯 미간을 짚었어. 그런 의미로 한 말이 아니었는데, 아무래도 자신을 별 것 아닌 상대로 취급한다는 것처럼 느껴진 모양이지. 여전히 축 쳐진 채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범블비의 모습에 뭐라 설명을 해 주면 좋을지 한참을 고민하던 너붕이 다시 입을 열었어.
"범블비, 잘 생각해봐.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나 재미있는 게임도 매일매일 하면 질리지 않겠어?"
[하지만][허니는][같은 게임만][매일매일]
"...그 이야기를 지금 꼭 해야겠어?"
잠깐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새긴 했지만 너붕은 이런 이야기를 해줬어. 이런 모습은 매일매일 보여줘서는 의미가 없다고, 특별한 날에 가끔씩 보여줘야 그 진가를 발휘하는 법이라며 설명을 마쳤지. 한마디로 범블비를 신경쓰지 않는게 아니라 매일매일 이런 모습을 보여줘버리면 범블비의 입장에서는 별다른 변화가 없는 것처럼 느껴지게 될 거라는 의미였어. 그런 너붕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던 범블비는 조용히 물어보았을거야.
[그럼][제 앞에서도][해줄건가요?]
...내가 말을 잘못했네. 하지만 마치 비 맞은 강아지마냥 침울한 표정으로 너를 바라보고 있는 범블비의 앞에서 "싫은데?"라고 말할 정도로 너붕은 단호한 사람이 아니었어. 한참을 망설이던 너붕은 결국 "그래, 가끔씩은 해줄게."라고 한숨을 쉬며 대답했어. 그러자 마치 그 대답을 기다리기라도 한 것처럼 범블비는 너붕의 대답을 듣자마자 너붕을 그대로 안아든 채 비클모드로 모습을 바꿨어. 순식간에 바뀌는 시야의 모습에 어쩔 줄을 몰라하던 너붕은 정신을 차려보니 범블비의 비클모드인 카마로 내부에 탑승한 채였겠지. 당황한 너붕이 "야, 비! 이게 뭐하는거야!"라며 문을 열어보려고 했지만 당연히 꼼짝도 하지 않았겠지.
순간 불길한 예감이 너붕의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어. 설마 이대로 나갈건 아니지?... 하지만 그런 너붕의 불길한 예감은 맞아떨어졌을거야. 순식간에 너붕의 허리에 채워지는 안전벨트, 그리고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알아서 모시겠습니다!]라는 안내음성까지... 그렇게 너붕이 상황을 파악할 새도 없이 순식간에 너붕의 차고에서 출발해 도로를 내달리는 범블비였을듯. 나중에 집으로 돌아와서 사람이 준비도 안되었는데 그렇게 갑자기 태우고 달리면 어떡하냐고 잔소리를 들었지만 끝까지 그 이유에 대해 범블비는 함구했을거야. 샘과 미카엘라가 자신을 타고 데이트를 나갔던 것처럼, 자신도 너붕과 똑같이 데이트를 즐기고 싶었던 것이 목적이었다는걸 말이지. 그리고 아무리 지구의 문화를 처음 접한다 할지라도, 정말로 비가 저 행위의 의미를 몰라서 너붕에게 물어봤을까? 그 질문에 대한 답은 범블비 자신만이 알고 있겠지.
3. 아이언하이드(굽 높은 구두 신다 발목 삔 너붕 데려다주는 아이언하이드)
주말을 맞이해 간만에 외출을 나온 너붕은 현재 길거리의 가로수에 몸을 의지한 채 꼼짝도 하지 못하고 있었어. 원인은 거의 n년만에 꺼내서 신은 높은 굽의 구두였겠지. 사두고 n년동안 신발장에 쳐박아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을텐데, 너붕은 괜히 멋부린답시고 욕심을 내서 신은 과거의 자신을 원망 중이었어. 신을 때부터 균형을 잡는 것이 어려웠지만 이정도야 기합으로 이겨낼 수 있다며 무리하게 발걸음을 내딛은 것이 화근이었지. 위태롭게 외줄타기를 하는 것마냥 걸음을 내딛던 너붕은 결국 길거리에 튀어나와 있는 보도블럭에 구두의 굽이 걸리는 바람에 그대로 자리에서 넘어지며 발목을 접지르고 말았어.
그런 너붕의 모습을 본 주변 사람들은 너붕의 근처로 다가와 괜찮은지를 물어보았고, 병원에 가야하는게 아니냐며 너붕의 상태를 살폈어. 하지만 발목을 접지른 고통보다 다른 사람들에게 화려하게 길거리에서 넘어지는 장면을 보여주고 말았다는 창피함이 더 컸던 너붕은 곧바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는 괜찮다며 애써 태연한 모습을 보이고는 그대로 황급히 자리를 떠나버렸지. 이때만 하더라도 그렇게 큰 문제가 아닐거라고 생각했던 너붕인데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의 고통이 발목을 타고 전해졌을거야. 슬쩍 발목 상태를 확인해보니 육안으로 보더라도 잔뜩 부어있는게 느껴질 정도였어. 결국 오늘 외출은 포기하고 그냥 집으로 돌아가는 수밖에 없어 보였지.
한숨을 쉬며 택시라도 잡아타야겠다고 생각한 너붕은 가방을 뒤져 지갑을 꺼내려 했어. 그런데 이게 무슨 하늘의 장난같은 일인지 가방 어디에도 너붕의 지갑은 없었을거야. 아까 넘어졌을 때 그 반동으로 가방에서 지갑을 떨어트린 모양이야. 다리는 다쳐서 걷기도 힘든데 지갑까지 잃어버리다니, 오늘 재수 한번 참 좋다고 너붕은 자조적으로 헛웃음을 지어보였을거야. 이런 일로 구급차를 부르는건 당연히 말도 안되는 일이고, 그나마 도와줄 수 있을만한 주변인들은 죄다 연락을 받지를 않았어. 결국 가로수를 지지대 삼아 한 발로 서 있던 너붕은 한숨을 쉬며 아까 넘어졌던 곳으로 가서 지갑을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했지.
그렇게 힘겹게 고통을 참아가며 자리에서 일어서려는 순간, 자동차의 경적 소리와 함께 차량 한 대가 너붕의 앞에 멈춰섰어. 새까만 GMC 톱킥 트럭이었지. 안그래도 아파 죽겠는데 지금 다친사람 놀리는건가 싶은 마음에 훽 고개를 돌리던 너붕은 그 트럭의 정체를 눈치채자마자 순식간에 얼굴 위로 안도감이 피어올랐을거야. 왜냐하면 트럭의 정체는 바로 아이언하이드였으니까. 어째서 아이언하이드가 이곳에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지금은 이유를 따질 상황이 아니었어. 오히려 아주 적절한 타이밍이었지. 아이언하이드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었으니까. 너붕이 손을 흔들어대며 "아이언하이드! 아이언하이드 맞지?" 라고 말을 걸어오자 너붕의 말에 대답하듯 트럭의 문이 활짝 열렸어.
여전히 발목에 통증이 느껴지기는 하지만 이정도 거리도 움직이지 못할 너붕이 아니었기에 안간힘을 다해 다친 다리를 질질 끌며 어찌저찌 아이언하이드의 안에 올라타는 것에 성공했어. 아무도 없는 운전석에 너붕이 몸을 뉘이자마자 쾅, 하는 요란한 소리와 함께 문이 닫히고 그대로 도로를 질주하는 아이언하이드. 너붕은 그런 아이언하이드에게 때마침 와줘서 너무 고맙다고, 아이언하이드가 아니었으면 진짜 큰일날 뻔했다고 쉴새없이 이야기를 하는데 어째서인지 아이언하이드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을듯.
평소같았으면 도대체 뭘 하고 다니길래 길거리에서 그렇게 서 있었던 거냐, 정신은 제대로 있는거냐 이런 잔소리가 쏟아졌을텐데 되려 아무말도 없이 조용하니까 뭔가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을듯... 그래서 너붕도 중간부터는 조용히 입 다물고 얌전히 무릎 위에 손 올려둔 채로 아이언하이드 눈치만 보고 있는데, 그 때 아이언하이드의 목소리가 들려옴.
"바로 병원으로 갈거다."
"어... 나 지갑 잃어버렸는데..."
그 말에 아이언하이드는 크게 한숨을 쉬며 "옆좌석."이라고 딱 한마디 하겠지. 그 말에 옆을 보니까 조수석 위에 너붕이 잃어버린 지갑이 덩그러니 놓여져 있었을거임. 너붕은 황급히 지갑을 집어들고는 아이언하이드가 찾아준거냐며, 정말 고맙다고 연신 인사를 했을거야. 그런 너붕에 모습에 그제서야 아이언하이드는 평소와 다름없는 잔소리들을 퍼부어대기 시작했어.
"그런 신발을 신고 잘도 걸어다니더군. 갓 태어난 해츨링들도 그거보다는 낫겠어."
"어... 칭찬은 아니지?"
그런 당연한걸 묻느냐는 듯한 침묵이 이어졌고, 결국 이리저리 눈동자를 굴리던 너붕이 작게 "...미안해."라고 대답했어. 그런 너붕의 모습에 아이언하이드는 자신이 그 자리를 지나가지 않았으면 어쩌려고 그랬던 거냐며 너붕을 몰아붙였고 우선 너붕이 부주의했던 것은 맞으니 너붕은 그저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말이 없었어. 한참을 너붕에게 쓴소리를 해대던 아이언하이드는 너붕이 눈에 띄게 침울해진 모습을 보고는 잠시 말을 멈추고 발목은 어떤지, 다른 다친 곳은 없는지 너붕의 상태를 확인했어. 너붕은 크게 다친건 발목 뿐이어서 괜찮다고,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고 멋쩍게 웃어보였겠지.
그런 너붕의 모습에 아이언하이드는 환장하겠다는 듯이 또다시 한숨을 크게 쉬었어. 그러고는 조용히 말을 이어나갔지. 너붕이 다칠 때마다 자신이 항상 도와줄 수도 없는 노릇인데, 제발 조금이라도 자신의 행동에 주의를 기울이라고 말이야. 그런 아이언하이드의 말에 너붕은 그건 아이언하이드가 신경쓸 일이 아니지 않느냐고 묻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어. 사실 너붕이 샘이나 미카엘라처럼 디셉티콘들의 눈에 띄었기 때문에 보호가 필요한 것은 맞지만 이런식의 과보호를 의미하는 것은 아닐테니 말이야. 그런데 왜 아이언하이드가 자신에게 이렇게까지 신경을 쏟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어. 하지만 이런 분위기 속에서 그런걸 물어보았다간 병원으로 가는 내내 잔소리들을 들어야 할 상황이 생길테니 잠자코 고개만 숙이고 있었겠지.
그렇게 또다시 찾아온 잠깐의 침묵 속에서 여전히 너붕이 할 수 있는 것은 다음부터 조심하겠다는 약속이 전부였겠지. 그런 너붕의 모습에 다음에는 이렇게 도와주는 일도 없을거라고, 앞으로는 스스로 처신하라는 말을 남긴 아이언하이드는 거친 말과는 달리 좌석에 앉은 너붕이 흔들리지 않도록 부드럽게 차를 운전해 병원의 주차장으로 이동했어. 여기서부터는 혼자서 가야하는데, 괜찮냐는 아이언하이드의 질문에 너붕은 이정도야 괜찮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애써 웃어보였을거야. 그런 너붕의 모습에 아이언하이드는 병원 안까지 데려다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작게 중얼거렸고, 그런 아이언하이드에게 너붕은 이정도만 해도 고마운데 뭘 그렇게 말하냐며 다음부터는 이런일 안생기게 조심하겠다고 몇 번씩이고 말하고는 그대로 조심조심 아이언하이드로부터 내려서 절뚝거리는 걸음으로 병원 안으로 들어갔을거야.
다행스럽게도 병원 근처에 나와 있던 간호사의 눈에 띈 너붕은 부축을 받을 수 있었고, 그런 너붕이 병원 안으로 무사히 들어가는 것을 확인한 후에도 아이언하이드는 고집스럽게 자리를 지켰어. 나중에 병원 진료를 받고 나온 너붕 앞으로 아이언하이드가 기다렸다는 듯 다가올거고, 집으로 돌아가는 동안 아이언하이드에게 미안했던 너붕은 집에 도착할 때까지 답지 않게 조용히 있다가 눈치를 보며 "그... 아이언하이드, 오늘 고마웠어..."라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감사인사를 전했을거야. 그런 너붕의 모습에 아이언하이드는 아무런 말 없이 문만 열어줄 뿐이었고, 너붕은 아이언하이드가 진짜 화 많이 났구나 싶어서 그냥 조용히 내려서 집으로 돌아갔을듯...
그런데 아이언하이드 사실 너붕이 집에서 나올 때부터 쭉 따라왔었을듯... 답지 않게 차려입은 모습을 보고 어디를 가는건가 싶어서 살짝 뒤따라갔던건데 덕분에 너붕 자리에서 나자빠지면서 다리 접지른거부터 시작해서 지갑 흘린 채로 그냥 자리 뜨는것까지 다 봤을듯... 그래서 너붕 어떻게 하나 따라가봤는데 길거리에 서서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 보고 걱정된 마음이 거친 말투로 표현된거... 그래서 자기 눈치 보는 너붕 모습이 미안하기는 한데, 그렇다고 그 말투를 정정할 성격도 아니니까 일단 자기가 해줄 수 있는 기본적인 케어정도만 해준거였으면... 그렇지만 그런 너붕에게 미안한 마음이 없어진건 아니어서 너붕 다리가 다 나을 때까지 너붕 운전기사 자처하는 아이언하이드였을듯...
너무 늦었는데 이런거밖에 못써와서 정말 미안합니다...
트포비들 새해복 많이 받고 2024년에도 함께 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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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은거 막 써서 두서없음 + 가독성 안좋음...
마베트포1 기준 + 오토봇만 + 캐해ㅈㅇ + 노잼ㅈㅇ + 뇌절ㅁㅇ + 썰체ㅈㅇ
1. 옵티머스(너붕의 바뀐 머리스타일 알아차린 옵티머스)
평소 머리스타일 바꾸는거에 딱히 관심도 없었고 관리하기 귀찮아서 우직하게 같은 머리스타일만 유지하던 너붕. 그런데 방학동안 집에서 뒹굴거리고 있던 중에 머리나 잘라볼까? 하는 생각을 갑자기 하게 됨. 평소같았으면 그냥 흘려보냈을 잡생각인데 그날따라 무슨 바람이 불었던건지 다음날 일어나자마자 집근처 미용실에서 머리를 싹둑 잘라버림. 제법 길었던 너붕의 머리카락은 이제 어깨 언저리에 닿을 정도로 짧아졌어. 처음에는 조금 어색하긴 했지만 사람은 적응의 동물인지라 금새 익숙해졌고, 만나는 사람들마다 너붕에게 잘 어울린다는 칭찬도 해주니 너붕은 내심 기분이 좋아졌겠지.
그렇게 한동안 바뀐 머리스타일로 지내던 와중에 NEST 본부에 너붕이 잠깐 얼굴 비췄을 때 옵티머스랑 마주친 너붕. 남아있는 디셉티콘 잔당들을 소탕하느라 바쁜 옵티머스여서 평소에도 얼굴 보기가 쉽지 않았는데 이렇게 만나게 되니 너붕은 괜스레 반가워 한달음에 달려가 인사를 건넸겠지. 그런 너붕의 모습에 옵티머스도 피터빌트 트럭의 모습이 아닌,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와 허리를 숙이고는 너붕과 눈을 맞춰주었을거야. 그리고 바쁘지 않다면 잠깐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겠냐는 옵티머스의 제안을 너붕이 거절할 리가 없었겠지.
그렇게 옵티머스에게 주어진 잠깐의 휴식시간 동안 너붕은 비클모드인 옵티머스의 안에 탑승한 채로 가벼운 드라이브를 즐겼어.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샘의 가디언인 범블비와 샘의 가족은 어떤 생활을 즐기고 있는지... 이런저런 일상의 이야기들이 오고가던 와중 옵티머스가 잠시 망설이는 듯 하더니 너붕에게 이런 질문을 해올거야.
"허니, 이런 질문을 하는것이 자네에게 다소 무례하게 느껴질 수는 있겠지만... 조금 외형이 달라진 듯 하군."
"외형이요?... 아! 저 머리자른거 말씀하시는거 맞죠?"
자신의 바뀐 부분을 알아채고 먼저 이야기를 해주는 옵티머스에게 너붕은 잔뜩 신이 나서는 홧김에 자른거긴 한데 자르길 잘 했다던가, 다들 잘 어울린다고 해줬다던가 하는 소소한 자랑을 늘어놓았을거야. 그런데 혼자서 조잘조잘 이야기를 하던 너붕은 문득 옵티머스가 자신의 말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챘어. 너무 자기 이야기만 했나 싶던 너붕은 아차 싶은 마음에 조심스럽게 사과를 건넸지.
"아, 그... 죄송해요. 너무 제 이야기만 했죠? 적당히 끊었어야 했는데..."
그런데 옵티머스는 되려 너붕에게 그런게 아니라고, 자신은 괜찮다고 말하며 사과하지 않아도 된다고 너붕을 안심시키려 했어. 하지만 아무 말도 없이 침묵을 유지하던 옵티머스의 모습이 내심 마음에 걸렸던 너붕이었겠지... 그래서 "다음부터 제 이야기가 너무 길어지는거 같으면 그냥 자르셔도 괜찮아요!" 라고 대답하고는 멋쩍게 웃어보였을거야. 그런 너붕에게 옵티머스는 너붕의 이야기의 길이가 문제가 되었던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고 대답했어.
하지만 옵티머스는 항상 자신보다 다른 이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는 편이었고, 그것은 너붕과 대화할 때도 마찬가지였어. 그래서 이번에도 너붕을 생각해서 저런 이야기를 하는거라고 너붕은 생각해버렸겠지. 그래서 너붕은 "그... 아무 말씀이 없으시길래, 제 이야기가 좀 불편하신가 해서..."라고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지. 그 이야기를 들은 옵티머스는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지, 한동안 말이 없었을거야. 역시 내가 말을 너무 많이 했나... 싶은 생각에 너붕이 가만히 좌석에 앉아 애꿎은 안전벨트만 매만지고 있을 때, 옵티머스가 뜻밖의 이야기를 꺼냈어.
"허니, 자네의 이야기가 듣기 싫었던 것은 결코 아니라네. ...그저..."
"...그저?"
무엇을 말하려고 했던 것인지, 또다시 말을 이어나가지 못하고 침묵을 고수하는 옵티머스였어. 그렇게 내 앞에서 말하기 힘들 정도의 이야기인가... 싶은 마음에 너붕이 침울해하고 있던 중, 옵티머스가 어렵게 입을 열었지.
"...전에 자네가 고수하던 외형도 잘 어울린다고, 이야기해주고 싶었네."
그러고는 자신이 지구의 인간들의 미의 기준에 대해서는 자세히 아는 바가 없어서 너붕을 상처입힐까 두려운 마음에 말을 아끼셨던 거라고 덧붙이셨겠지. 그런 옵티머스의 대답에 너붕은 오히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을거야. 자신이 너무 말을 많이 했다던가, 건방진 이미지를 보여서 옵티머스가 실망한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니 천만 다행이었지. 너붕은 그런 이야기라면, 특히 옵티머스가 해주는 이야기라면 몇 번을 들어도 괜찮다며 해맑게 웃어보였을거야. 그런 너붕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던 옵티머스는 조용히 이런 이야기를 덧붙였어.
"걱정하지 말게. 어떤 모습을 하던, 자네는 변함없이 아름다우니 말이야."
차량 내부에 울려퍼지는 진심이 담긴 옵티머스의 목소리에 너붕의 얼굴은 터질 듯이 새빨개졌을거야. 이 이상한 분위기를 어찌해야할지 몰라 허둥대던 너붕은 "어휴, 정말! 지구문화에 너무 잘 적응하신거 아니에요? 자칫하면 착각할 뻔했어요!" 라며 애써 장난스럽게 대꾸했을거야. 그런 너붕의 모습에 옵티머스는 아랑곳하지 않고 이렇게 대답했지.
"부디 그래줬으면 좋겠군."
네?... 대답을 들은 너붕이 이게 무슨 뜻인지 이해하기도 전에 옵티머스는 기지로 돌아갈 시간이라며 방향을 틀었을거야. 기지로 향하는 내내 이번에는 되려 너붕이 침묵을 유지했겠지. 이게 자신이 이해하는 그런 의미가 맞는걸까?... 몇 번씩이고 옵티머스가 했던 이야기를 곱씹어보던 너붕이었지만 도무지 되물어볼 용기는 나지 않았어. 그렇게 묘한 분위기가 감도는 옵티머스의 안에서 잔뜩 열이 오른 얼굴로 애꿎은 신발코만 바라보는 너붕의 모습에 옵티머스도 동체가 달아오르는 묘한 감각을 느꼈을거야.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 열감의 근원은 스파크 챔버의 안쪽에서부터 흘러나오는 것이었지. 이것을 너붕이 단순한 농담으로 받아들일지, 아니면 진심으로 받아들일지는 옵티머스도 알 수 없는 일이었고, 옵티머스의 입장에서도 다소 충동적으로 내뱉은 이야기였어. 하지만 자신과 마찬가지로 순식간에 달아오른 얼굴과 높아진 심박수, 시트 너머로 느껴지는 체온의 상승을 생각했을 때 아주 의미가 없는 행동은 아니었던 모양이야. 부디 그래줬으면 좋겠다고, 착각이어도 좋으니 자신을 의식해줬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속으로 마저 삼키며 옵티머스는 애써 평소와 다름없는 태도로 너붕에게 다시금 말을 걸어 분위기를 돌렸어. 이 작디 작은 생명체가 자신의 감정에 놀라 자신을 밀어내지 않기를 바라며 말이야.
2. 범블비(너붕이 화장하는거 궁금해하는 범블비)
샘의 가디언으로 남기를 희망한 범블비는 다른 오토봇들보다 인간과 접촉할 기회가 많아서인지, 아니면 호기심이 많은 천성 탓인지 인간들이 하는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에 궁금증을 가지곤 했어. 보통 그런 범블비의 의문과 궁금증을 해소해주는 대상은 범블비의 호위대상인 샘이나 그의 연인인 미카엘라, 마지막으로 두 사람의 친구인 너붕이었지. 특히 범블비는 샘과 성별이 다른 너붕과 미카엘라가 하는 다양한 행동들에 대해 곧잘 질문을 해오곤 했는데, 화장이 그중 하나였을거야.
샘이 자리를 비웠을 때 미카엘라가 범블비의 안에서 메이크업을 고치는 것을 본 모양인지 어느날 범블비가 너붕에게 그런 질문을 해왔거든. 그 자리에서 미카엘라에게 당장 물어보는 것은 분위기상 할 수 없었으니 같은 성별인 너붕에게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온 모양이었어. 때마침 드물게 오늘은 두사람 모두가 자리를 비운 상황이었으니 더더욱 이 어린 뒤영벌의 궁금증을 해소해 줄 수 있는 이는 너붕 뿐이었겠지. 한번 질문을 시작하면 제법 오랜 시간동안 답을 해줘야하는 범블비의 성격상 꽤 오랜 시간이 걸릴테지. 하지만 그렇다고 범블비를 어떻게 내치겠어? 단순히 궁금증이 많을 뿐인 범블비에게는 죄가 없는걸. 결국 너붕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그래서, 오늘은 어떤게 궁금한데?"라고 범블비에게 말을 걸었고, 기다렸다는 듯 범블비는 질문을 쏟아내기 시작했어.
처음에는 범블비의 묘사를 듣고 너붕이 화장품의 종류나 사용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는 정도였는데 직접 사용하는 것도 보고싶다며 졸라대는 바람에 결국 너붕은 집에서 자신이 사용하는 파우치를 주섬주섬 들고와서 범블비 앞에서 사용방법을 보여주기로 했지. 현재 범블비는 너붕네 차고 안에 커다란 덩치를 구기고 앉은 채 너붕이 익숙한 손놀림으로 아이라인 점막을 채우고 있는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는 중이었어. 거울로 이리저리 모습을 비춰보며 화장이 잘 되고 있는지 중간 점검을 하고 있는 너붕에게 범블비는 끊임없이 질문을 해 왔지.
[이건?]
"아, 그거? 마스카라. 그것도 눈에 바르는거야. 여기 속눈썹 보여? 이거 길어보이게 해주는거."
[이것도?]
"아니, 그건 컨실러. 다크서클이나 주근깨... 그런거 가리는데 쓰는거야. 너희로 따지면 녹슨부분이나 까진 도색 가리는 용도겠지?"
입으로는 범블비의 질문에 대답해주랴, 손으로는 화장하랴 바쁜 너붕의 설명을 들으며 범블비는 착실하게 자리에 앉아 너붕이 화장을 끝내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어.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제법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온 모양인지 드디어 너붕이 자리에서 일어났어. 그러고는 범블비에게 다가가 "이제 궁금한게 좀 풀렸어?"라고 물었지. 그런 너붕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던 비는 라디오에서 요란스럽게 휘파람 소리와 함께 함성과 박수소리가 녹음된 소리를 틀어주었어. 단순한 기분 띄워주기라고 생각한 너붕은 피식 웃으며 "잘 어울려?"라고 물어보았고, 비는 [최고의 걸작입니다.]라는 능글맞은 대사로 응수했지.
샘이랑 같이 다니면서 이런 이상한 것만 배워오는 것 같긴 한데... 뭐, 그래도 잘 어울린다는 칭찬을 들었는데 기분이 나쁠 사람은 없으니까. 너붕은 그런 범블비에게 "칭찬해주셔서 영광입니다."라며 한껏 과장된 몸짓과 연극톤으로 맞장구를 쳐줬지. 그렇게 둘이서 웃고 떠들며 시간을 보내던 중, 범블비가 너붕에게 다른 종류의 질문을 던졌어.
[불편한가요?]
"당연히 불편하지. 안그래도 오랜만에 눈화장 했더니 따갑고 난리도 아니야."
[그런데][왜 그런걸][하시는 건가요?]
"뭐...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 잘 보이고 싶은 상대가 있다거나, 아니면 얼굴에 감추고 싶은게 있다거나..."
[미카엘라도?]
"샘한테 잘 보이고 싶으니까 당연한거 아닐까? 미카엘라는 안해도 예쁘지만."
[당신은?]
"나? 어... 근데 나는 딱히? 잘 보여야 하는 사람도 없고, 가끔 기분전환할때 제외하면 굳이 할 필요는 없지."
그런데 그 말에 범블비가 자신을 가리키며 물어봄. [저는][아닌가요?] 그 말이 무슨 의미인지 잠시 고민하던 너붕은 "에이, 거의 매일 보는데 무슨 화장이야. 미카엘라도 가끔 멋부릴때만 할텐데. 이걸 어떻게 매일 해?"라고 대답했어. 그런데 그 말을 들은 범블비의 표정이 어째서인지 축 가라앉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이 머리 위에 있는 안테나가 잔뜩 힘을 잃고 아래로 쳐지는 모습을 본 너붕은 순간 자신이 말실수를 했나 싶어서 급하게 범블비의 곁으로 다가갔어.
"범블비, 왜그래!... 내가 뭐 실수한거 있어?"
[당신은][나를][신경쓰지][않나요?]
"신경 안쓰긴 왜 안써! 왜 그런 생각을 하는데?"
그런 너붕의 질문에 범블비는 너붕의 말을 녹음했던 것을 그대로 들려주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을거야. 딱히 잘 보여야 하는 사람도 없다던가, 기분전환용이 아니라면 굳이 할 필요가 없다는 그 부분이었지. 그 말에 너붕은 머리가 아프다는 듯 미간을 짚었어. 그런 의미로 한 말이 아니었는데, 아무래도 자신을 별 것 아닌 상대로 취급한다는 것처럼 느껴진 모양이지. 여전히 축 쳐진 채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범블비의 모습에 뭐라 설명을 해 주면 좋을지 한참을 고민하던 너붕이 다시 입을 열었어.
"범블비, 잘 생각해봐.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나 재미있는 게임도 매일매일 하면 질리지 않겠어?"
[하지만][허니는][같은 게임만][매일매일]
"...그 이야기를 지금 꼭 해야겠어?"
잠깐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새긴 했지만 너붕은 이런 이야기를 해줬어. 이런 모습은 매일매일 보여줘서는 의미가 없다고, 특별한 날에 가끔씩 보여줘야 그 진가를 발휘하는 법이라며 설명을 마쳤지. 한마디로 범블비를 신경쓰지 않는게 아니라 매일매일 이런 모습을 보여줘버리면 범블비의 입장에서는 별다른 변화가 없는 것처럼 느껴지게 될 거라는 의미였어. 그런 너붕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던 범블비는 조용히 물어보았을거야.
[그럼][제 앞에서도][해줄건가요?]
...내가 말을 잘못했네. 하지만 마치 비 맞은 강아지마냥 침울한 표정으로 너를 바라보고 있는 범블비의 앞에서 "싫은데?"라고 말할 정도로 너붕은 단호한 사람이 아니었어. 한참을 망설이던 너붕은 결국 "그래, 가끔씩은 해줄게."라고 한숨을 쉬며 대답했어. 그러자 마치 그 대답을 기다리기라도 한 것처럼 범블비는 너붕의 대답을 듣자마자 너붕을 그대로 안아든 채 비클모드로 모습을 바꿨어. 순식간에 바뀌는 시야의 모습에 어쩔 줄을 몰라하던 너붕은 정신을 차려보니 범블비의 비클모드인 카마로 내부에 탑승한 채였겠지. 당황한 너붕이 "야, 비! 이게 뭐하는거야!"라며 문을 열어보려고 했지만 당연히 꼼짝도 하지 않았겠지.
순간 불길한 예감이 너붕의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어. 설마 이대로 나갈건 아니지?... 하지만 그런 너붕의 불길한 예감은 맞아떨어졌을거야. 순식간에 너붕의 허리에 채워지는 안전벨트, 그리고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알아서 모시겠습니다!]라는 안내음성까지... 그렇게 너붕이 상황을 파악할 새도 없이 순식간에 너붕의 차고에서 출발해 도로를 내달리는 범블비였을듯. 나중에 집으로 돌아와서 사람이 준비도 안되었는데 그렇게 갑자기 태우고 달리면 어떡하냐고 잔소리를 들었지만 끝까지 그 이유에 대해 범블비는 함구했을거야. 샘과 미카엘라가 자신을 타고 데이트를 나갔던 것처럼, 자신도 너붕과 똑같이 데이트를 즐기고 싶었던 것이 목적이었다는걸 말이지. 그리고 아무리 지구의 문화를 처음 접한다 할지라도, 정말로 비가 저 행위의 의미를 몰라서 너붕에게 물어봤을까? 그 질문에 대한 답은 범블비 자신만이 알고 있겠지.
3. 아이언하이드(굽 높은 구두 신다 발목 삔 너붕 데려다주는 아이언하이드)
주말을 맞이해 간만에 외출을 나온 너붕은 현재 길거리의 가로수에 몸을 의지한 채 꼼짝도 하지 못하고 있었어. 원인은 거의 n년만에 꺼내서 신은 높은 굽의 구두였겠지. 사두고 n년동안 신발장에 쳐박아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을텐데, 너붕은 괜히 멋부린답시고 욕심을 내서 신은 과거의 자신을 원망 중이었어. 신을 때부터 균형을 잡는 것이 어려웠지만 이정도야 기합으로 이겨낼 수 있다며 무리하게 발걸음을 내딛은 것이 화근이었지. 위태롭게 외줄타기를 하는 것마냥 걸음을 내딛던 너붕은 결국 길거리에 튀어나와 있는 보도블럭에 구두의 굽이 걸리는 바람에 그대로 자리에서 넘어지며 발목을 접지르고 말았어.
그런 너붕의 모습을 본 주변 사람들은 너붕의 근처로 다가와 괜찮은지를 물어보았고, 병원에 가야하는게 아니냐며 너붕의 상태를 살폈어. 하지만 발목을 접지른 고통보다 다른 사람들에게 화려하게 길거리에서 넘어지는 장면을 보여주고 말았다는 창피함이 더 컸던 너붕은 곧바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는 괜찮다며 애써 태연한 모습을 보이고는 그대로 황급히 자리를 떠나버렸지. 이때만 하더라도 그렇게 큰 문제가 아닐거라고 생각했던 너붕인데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의 고통이 발목을 타고 전해졌을거야. 슬쩍 발목 상태를 확인해보니 육안으로 보더라도 잔뜩 부어있는게 느껴질 정도였어. 결국 오늘 외출은 포기하고 그냥 집으로 돌아가는 수밖에 없어 보였지.
한숨을 쉬며 택시라도 잡아타야겠다고 생각한 너붕은 가방을 뒤져 지갑을 꺼내려 했어. 그런데 이게 무슨 하늘의 장난같은 일인지 가방 어디에도 너붕의 지갑은 없었을거야. 아까 넘어졌을 때 그 반동으로 가방에서 지갑을 떨어트린 모양이야. 다리는 다쳐서 걷기도 힘든데 지갑까지 잃어버리다니, 오늘 재수 한번 참 좋다고 너붕은 자조적으로 헛웃음을 지어보였을거야. 이런 일로 구급차를 부르는건 당연히 말도 안되는 일이고, 그나마 도와줄 수 있을만한 주변인들은 죄다 연락을 받지를 않았어. 결국 가로수를 지지대 삼아 한 발로 서 있던 너붕은 한숨을 쉬며 아까 넘어졌던 곳으로 가서 지갑을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했지.
그렇게 힘겹게 고통을 참아가며 자리에서 일어서려는 순간, 자동차의 경적 소리와 함께 차량 한 대가 너붕의 앞에 멈춰섰어. 새까만 GMC 톱킥 트럭이었지. 안그래도 아파 죽겠는데 지금 다친사람 놀리는건가 싶은 마음에 훽 고개를 돌리던 너붕은 그 트럭의 정체를 눈치채자마자 순식간에 얼굴 위로 안도감이 피어올랐을거야. 왜냐하면 트럭의 정체는 바로 아이언하이드였으니까. 어째서 아이언하이드가 이곳에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지금은 이유를 따질 상황이 아니었어. 오히려 아주 적절한 타이밍이었지. 아이언하이드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었으니까. 너붕이 손을 흔들어대며 "아이언하이드! 아이언하이드 맞지?" 라고 말을 걸어오자 너붕의 말에 대답하듯 트럭의 문이 활짝 열렸어.
여전히 발목에 통증이 느껴지기는 하지만 이정도 거리도 움직이지 못할 너붕이 아니었기에 안간힘을 다해 다친 다리를 질질 끌며 어찌저찌 아이언하이드의 안에 올라타는 것에 성공했어. 아무도 없는 운전석에 너붕이 몸을 뉘이자마자 쾅, 하는 요란한 소리와 함께 문이 닫히고 그대로 도로를 질주하는 아이언하이드. 너붕은 그런 아이언하이드에게 때마침 와줘서 너무 고맙다고, 아이언하이드가 아니었으면 진짜 큰일날 뻔했다고 쉴새없이 이야기를 하는데 어째서인지 아이언하이드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을듯.
평소같았으면 도대체 뭘 하고 다니길래 길거리에서 그렇게 서 있었던 거냐, 정신은 제대로 있는거냐 이런 잔소리가 쏟아졌을텐데 되려 아무말도 없이 조용하니까 뭔가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을듯... 그래서 너붕도 중간부터는 조용히 입 다물고 얌전히 무릎 위에 손 올려둔 채로 아이언하이드 눈치만 보고 있는데, 그 때 아이언하이드의 목소리가 들려옴.
"바로 병원으로 갈거다."
"어... 나 지갑 잃어버렸는데..."
그 말에 아이언하이드는 크게 한숨을 쉬며 "옆좌석."이라고 딱 한마디 하겠지. 그 말에 옆을 보니까 조수석 위에 너붕이 잃어버린 지갑이 덩그러니 놓여져 있었을거임. 너붕은 황급히 지갑을 집어들고는 아이언하이드가 찾아준거냐며, 정말 고맙다고 연신 인사를 했을거야. 그런 너붕에 모습에 그제서야 아이언하이드는 평소와 다름없는 잔소리들을 퍼부어대기 시작했어.
"그런 신발을 신고 잘도 걸어다니더군. 갓 태어난 해츨링들도 그거보다는 낫겠어."
"어... 칭찬은 아니지?"
그런 당연한걸 묻느냐는 듯한 침묵이 이어졌고, 결국 이리저리 눈동자를 굴리던 너붕이 작게 "...미안해."라고 대답했어. 그런 너붕의 모습에 아이언하이드는 자신이 그 자리를 지나가지 않았으면 어쩌려고 그랬던 거냐며 너붕을 몰아붙였고 우선 너붕이 부주의했던 것은 맞으니 너붕은 그저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말이 없었어. 한참을 너붕에게 쓴소리를 해대던 아이언하이드는 너붕이 눈에 띄게 침울해진 모습을 보고는 잠시 말을 멈추고 발목은 어떤지, 다른 다친 곳은 없는지 너붕의 상태를 확인했어. 너붕은 크게 다친건 발목 뿐이어서 괜찮다고,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고 멋쩍게 웃어보였겠지.
그런 너붕의 모습에 아이언하이드는 환장하겠다는 듯이 또다시 한숨을 크게 쉬었어. 그러고는 조용히 말을 이어나갔지. 너붕이 다칠 때마다 자신이 항상 도와줄 수도 없는 노릇인데, 제발 조금이라도 자신의 행동에 주의를 기울이라고 말이야. 그런 아이언하이드의 말에 너붕은 그건 아이언하이드가 신경쓸 일이 아니지 않느냐고 묻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어. 사실 너붕이 샘이나 미카엘라처럼 디셉티콘들의 눈에 띄었기 때문에 보호가 필요한 것은 맞지만 이런식의 과보호를 의미하는 것은 아닐테니 말이야. 그런데 왜 아이언하이드가 자신에게 이렇게까지 신경을 쏟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어. 하지만 이런 분위기 속에서 그런걸 물어보았다간 병원으로 가는 내내 잔소리들을 들어야 할 상황이 생길테니 잠자코 고개만 숙이고 있었겠지.
그렇게 또다시 찾아온 잠깐의 침묵 속에서 여전히 너붕이 할 수 있는 것은 다음부터 조심하겠다는 약속이 전부였겠지. 그런 너붕의 모습에 다음에는 이렇게 도와주는 일도 없을거라고, 앞으로는 스스로 처신하라는 말을 남긴 아이언하이드는 거친 말과는 달리 좌석에 앉은 너붕이 흔들리지 않도록 부드럽게 차를 운전해 병원의 주차장으로 이동했어. 여기서부터는 혼자서 가야하는데, 괜찮냐는 아이언하이드의 질문에 너붕은 이정도야 괜찮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애써 웃어보였을거야. 그런 너붕의 모습에 아이언하이드는 병원 안까지 데려다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작게 중얼거렸고, 그런 아이언하이드에게 너붕은 이정도만 해도 고마운데 뭘 그렇게 말하냐며 다음부터는 이런일 안생기게 조심하겠다고 몇 번씩이고 말하고는 그대로 조심조심 아이언하이드로부터 내려서 절뚝거리는 걸음으로 병원 안으로 들어갔을거야.
다행스럽게도 병원 근처에 나와 있던 간호사의 눈에 띈 너붕은 부축을 받을 수 있었고, 그런 너붕이 병원 안으로 무사히 들어가는 것을 확인한 후에도 아이언하이드는 고집스럽게 자리를 지켰어. 나중에 병원 진료를 받고 나온 너붕 앞으로 아이언하이드가 기다렸다는 듯 다가올거고, 집으로 돌아가는 동안 아이언하이드에게 미안했던 너붕은 집에 도착할 때까지 답지 않게 조용히 있다가 눈치를 보며 "그... 아이언하이드, 오늘 고마웠어..."라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감사인사를 전했을거야. 그런 너붕의 모습에 아이언하이드는 아무런 말 없이 문만 열어줄 뿐이었고, 너붕은 아이언하이드가 진짜 화 많이 났구나 싶어서 그냥 조용히 내려서 집으로 돌아갔을듯...
그런데 아이언하이드 사실 너붕이 집에서 나올 때부터 쭉 따라왔었을듯... 답지 않게 차려입은 모습을 보고 어디를 가는건가 싶어서 살짝 뒤따라갔던건데 덕분에 너붕 자리에서 나자빠지면서 다리 접지른거부터 시작해서 지갑 흘린 채로 그냥 자리 뜨는것까지 다 봤을듯... 그래서 너붕 어떻게 하나 따라가봤는데 길거리에 서서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 보고 걱정된 마음이 거친 말투로 표현된거... 그래서 자기 눈치 보는 너붕 모습이 미안하기는 한데, 그렇다고 그 말투를 정정할 성격도 아니니까 일단 자기가 해줄 수 있는 기본적인 케어정도만 해준거였으면... 그렇지만 그런 너붕에게 미안한 마음이 없어진건 아니어서 너붕 다리가 다 나을 때까지 너붕 운전기사 자처하는 아이언하이드였을듯...
너무 늦었는데 이런거밖에 못써와서 정말 미안합니다...
트포비들 새해복 많이 받고 2024년에도 함께 하는거야!...
트포, 트포너붕붕, 옵티머스너붕붕, 범블비너붕붕, 아이언하이드너붕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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