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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30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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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강징은 황제가 자신의 뒤를 밟고 있는 중이라는 것을 꿈에도 모른채 시구문 앞에 다다랐음. 잠시후에 문앞에 수레가 당도하고 수레를 끌고 온 태감이 거적을 걷어내기도 전에 놀라운 일이 벌어짐. 강징은 수레에서 시신이 아닌 살아있는 사람이 일어났을때 황제와 다른 이유로 소스라치게 놀라고야 말았음. 수레에 누워있던 이는 무선과 사윤이 아니라 종인부에 구금되어 있어야 할 답응 강씨였어. 강징이 전혀 생각치도 못한 이의 등장에 놀라서 뒷걸음질을 치자 강답응이 살기등등한 얼굴로 강징에게 달려들어 목을 힘껏 졸랐음. 그때 멀리서 강징을 지켜보고 있던 망기가 그 광경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 서둘러 달려나가려고 했지만 이전에 다친 다리로는 빨리 달릴 수가 없었어. 상궁과 태감이 강답응을 억지로 떼어내고 나서야 망기는 강징의 곁으로 갈수가 있었음. 강징이 바닥에 쓰러진 채로 숨을 몰아쉬면서 무척이나 고통스러워하다가 자신을 살피는 망기의 얼굴을 보고 대경실색을 함. 강답응은 태감에게 제압을 당하고서도 마구 발버둥을 치다가 망기를 보고는 광인처럼 소리를 질렀음. 그리고는 손가락으로 강징을 가리키고는 저 천한것이 폐하를 속이고 죄인들을 죽은것으로 위장해 궁밖으로 빼돌리려고 했다고 고함. 강징이 답응에게 서인 위씨와 황장자는 어디에 있는거냐고 묻자 답응이 미친 사람처럼 깔깔 웃으면서 그들은 이미 다른 문으로 도망쳤다고 했음. 망기가 태감에게 시위를 불러 죄인을 다시 종인부로 압송하라고 명을 내리고 상궁에게는 황후를 연화궁으로 모시라고 명함. 답응이 그 처분에 종인부에 갇힐 사람은 자신이 아닌 황후라고 악을 쓰며 발광을 했음. 잠시후에 시위들에게 포박당해 끌려가면서도 저 더러운 놈이 황장자와 사통을 하여 황자들을 낳은게 분명하다고 음해를 하다가 시위들이 재갈을 입에 물린후에야 조용해짐.





강징은 은은한 달빛이 새어들어오는 침전에서 우두커니 서 있다가 망기가 침전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고는 말없이 차가운 바닥에 무릎을 꿇었음. 망기가 그런 강징을 보고 울컥해서 눈물을 흘리며 바닥에 주저앉음. 만음하고 이름을 부르며 짐이 도대체 어떻게 하면 되겠냐고 어떻게 하면 사윤과 무선에 대한 정을 끊을수가 있겠냐고 물었음. 강징이 한동안 말이 없다가 폐하께서는 신첩에 대한 연심을 끊어내실 수가 있냐고 묻고는 망기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으니 입술을 깨물고는 눈을 감았다가 뜸. 폐하께서 무선과 사윤의 목숨만 살려주시면 지금처럼 이렇게 고소의 황후로서 폐하의 곁을 지키겠다고 다시 한번 자비를 베풀어 달라고 바닥에 납작 엎드림. 망기가 장탄식을 내뱉고는 날이 밝는대로 성지를 내려 사윤을 황실 종적에서 제명해 신분을 박탈하고 수도와 먼곳으로 유배를 보내겠다. 사윤의 생모인 무선 또한 같은 곳으로 보내어서 이제부터라도 그들이 평안하고 순탄한 삶을 살수 있도록 안배하겠다고 했음. 강징이 그 말을 듣고는 폐하의 자비로우심에 진심으로 탄복하고 감읍한다며 큰절을 올렸음. 망기가 그런 강징을 일으키고는 앞으로 다시는 내 앞에서 무릎을 꿇지도 말고 벌을 청하지도 말라고 하더니 힘껏 끌어안았음. 강징은 이제 제게는 폐하와 아이들뿐이며 이번 생에 다시는 폐하를 저버리는 일이 없을거라고 말하고는 회한에 잠겨서 소리없는 눈물을 흘림. 망기는 강징이 흘린 눈물로 어깨가 축축히 젖어드는 것을 느끼고 잔뜩 갈라진 목소리로 조만간 황궁을 떠나 우리가 처음 만났던 운몽의 연화호에서 만개한 연꽃을 구경하자고 말함. 강징이 그 말을 듣고 눈물 섞인 한숨을 내쉬며 연화호에서 함께 목란배를 타고 채련을 해요. 다른 연인들처럼 연꽃 사이에 몸을 숨기고 몰래 입을 맞추고 영원히 변치 않을 연심을 속삭이고 싶어요. 폐하, 모르셨지요? 폐하께서 운몽을 떠나신 이후에 매일 부두에 나가 어딘가에 계실 당신을 그리며 다시 한번 만나기를 소원했어요. 그 해에 만개한 연꽃이 모두 지고 계절이 지나 오색 빛깔 단풍이 물들어도 오지 않으시기에 단념하려고 했었는데 차마 그러지 못했습니다. 그때 당신을 향한 제 마음을 단념했더라면 행복했을까요. 망기가 평생 서로를 그리워하며 쓸쓸하게 생을 마쳤을거라고 하고는 짐도 궁으로 돌아온 이후 연화궁의 연못에 심은 연꽃을 보며 줄곧 그대를 그리워했었다고 고백했음.



강징은 철이 없던 어린 시절에 진심으로 연모하는 이를 만나 그 사람과 영원히 함께 하는 삶을 꿈꾼적이 있었음. 그 단 하나의 소망을 이루고자 제가 가진 모든것을 버려두고 이곳으로 스스로 걸어들어왔었을때. 그때는 매일밤마다 깊은 어둠속에서 진저리쳐지는 외로움에 사로잡혀 홀로 소리없는 눈물을 흘리게 될줄은 몰랐었음. 그리고 그로부터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은애하는 사람의 마음을 얻었을때조차도. 그로 인해 살을 저미는듯한 끔찍한 고통과 죄업의 굴레에 갇힐것이라는 것을 알았더라면 지금과 같은 선택을 하였을까. 강징은 망기의 품을 벗어나서 흐르는 눈물을 손등으로 훔쳐내며 그간 전하지 못했던 진심을 전하려고 입을 열었음. 폐하를 원망한다는 말은 거짓이었습니다. 당신을 원망하지 않아요. 우리의 만남을 후회한다는 말도 진심이 아니었습니다. 연화호에서 폐하를 처음 뵈었던 그날이 제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어요. 황제가 낙마로 인한 낙상으로 사경을 헤맬때야 겨우 내뱉었던 눈물 섞인 진심을 다시 한번 한숨과 함께 토해냈음. 망기가 비틀거리며 다가와서 강징의 얼굴을 감싸쥐고는 통한의 눈물을 흘림. 만일 우리가 처음 만났던 그날로 다시 돌아갈 수만 있다면 다른 사내에게 힘없이 끌려가던 그대의 손을 낚아채서 멀리 달아날거라고 말하고 이마를 맞대자 강징이 웃는것도 우는것도 아닌 기이한 표정으로 그곳이 어디든 당신과 함께라면 두렵지 않아요. 우리가 만들어낸 이 나락에 떨어져서 지금보다 더 한 고통속에서 여생을 살아야 한다고 해도 이제 더 이상 당신만 이곳에 버려두고 홀로 도망치지 않겠어요. 망기가 그런 강징을 끌어안고 다시는 그대가 모진 풍파에 휩쓸리지 않도록 지켜주겠다고 맹세함.




그 시각 사윤은 정신없이 회랑을 걷다가 무선이 급히 쫓아와서 강하게 밀치는 바람에 앞으로 넘어짐. 무선이 넘어진 사윤을 일으켜서 끌어안고 자신과 함께 황궁을 떠나자고 애원을 했음. 사윤이 애원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자 이 어미가 죽는 꼴을 보고 싶으냐고 화를 냈지만 역시 대답이 없었음. 무선이 사윤의 상처투성이 손을 붙잡고는 잔뜩 붉어진 눈으로 네가 아징을 진심으로 은애한다면 그 아이의 선택을 존중해주어야 한다고 말함. 사윤은 그 말에 울분에 찬 표정으로 돌바닥을 주먹으로 힘껏 내리치며 미친 사람처럼 소리를 지르다가 자리에서 일어났음. 어머니. 이 진창속에 아징만 혼자 남겨두고 떠날수는 없어요. 저는 그와 함께여야만 해요. 그것이 제게 주어진 운명이라고 말을 하는데 무선이 이제는 사윤의 다리를 붙잡고 매달림. 너와 나로 인해 폐하와 황후가 불행한 모습을 이젠 더이상 두고 볼수가 없다고 말하더니 두 사람이 불행해지지 않게 네가 단념하라고 간곡하게 부탁함. 사윤이 울면서 그럼 저는요? 저는 불행해져도 된다는 말씀이십니까. 일평생 보답받지 못하는 연심때문에 고통스러워하셨다던 분이 제 마음이 어떤지 헤아리지 못하시냐고 버럭 화를 냄. 무선이 아징이 우는 모습을 더이상 보고 싶지 않다고 그 아이의 남은 생마저 망칠 셈이냐는 말에 사윤이 그가 없는 제 남은 생은 지옥보다 더 고통스러울텐데 포기하라구요? 그 사람은 부황과 모친 때문에 평생을 고통스러워했는데 그때는 무엇을 하고 계셨냐고 울부짖다가 무선을 힘껏 뿌리침. 무선이 바닥에 나동그라져서 연화궁이 있는 쪽으로 걸어가는 사윤을 보며 돌아오라고 소리를 지름.





망기는 울다 지쳐서 잠든 강징의 뺨을 쓰다듬고는 계수를 덮어주었음. 갑자기 문이 열리고 연화궁의 태감이 들어와서 바닥에 납작 엎드리고는 눈치를 살핌. 황장자가 연화궁의 담을 넘으려다가 시위들에게 붙잡혔는데 이를 어찌 해야 하냐고 물어봄. 망기가 깊은 탄식후에 뒤를 돌아보고 황자를 종인부에 구금했다가 날이 밝으면 서인 위씨와 함께 궁밖으로 추방하라고 명을 내림. 그리고는 이 일이 절대 태후와 귀태비의 귀에 들어가서는 안된다고 당부하고 태감을 내보냈음. 그때 사윤이 울부짖으며 황후를 한번만 뵙게 해달라고 애원하는 소리가 들려옴. 강징이 갑작스러운 소란에 잠에서 깨어나서 침상에 걸터앉은 망기를 봤다가 이내 그것이 사윤의 목소리인것을 깨닫고는 망기의 너른 등에 얼굴을 묻고는 흐느낌. 망기가 마지막으로 사윤의 얼굴을 보는게 어떻겠냐고 물었지만 강징이 대역죄인의 얼굴을 봐서는 무엇하냐고 하고는 허리를 끌어안음. 폐하 너무 고단합니다. 이제 편히 쉬고 싶어요. 밤이 늦었으니 폐하께서도 신첩과 함께 침수드세요. 강징이 그 말을 마치고 자리에 눕자 망기가 옆에 누워서 눈물로 젖은 뺨 곳곳에 입을 맞춤. 강징이 그런 망기의 목을 끌어안고 어미에게 애정을 갈구하는 어린 아이처럼 제 얼굴을 부비다가 눈을 감았음.




다음날 강징은 누각에 혼자 올라 사윤과 무선이 탄 마차가 궁문을 나가는것을 보고 눈물을 흘림. 그동안 자신을 괴롭히던 모진 풍파가 드디어 끝났다는 안도감과 뼛속까지 스며드는 외로움 그리고 사윤과 무선에 대한 죄책감이 만들어낸 눈물이었음. 이 구중심처에서 느꼈던 희노애락도 덧없이 흩어지는 구름과 같은 것이구나. 그동안 아낌없는 애정을 쏟아부으며 키운 친자식과 같은 아이도 오랜 세월 같이 한 친우도 이리 허무하게 제 곁을 떠나니 가슴이 찢어질듯이 아팠음. 작별 인사조차 못하고 이렇게 떠나보내면 이 생에서 두번 다시 만날 일이 없을거란 것을 알고 있으니 기약없는 헤어짐이 더 슬펐지. 모든 여인들이 간절히 바란다는 황제의 마음과 존귀한 황후의 지위를 얻었으나 그것을 바라고 궁에 들어온 것은 아니었어. 자신이 아끼고 사랑했던 모든것을 잃고 나니 그저 허무할뿐이었음. 강징은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지 않고 누각을 내려오다가 발을 헛딛어서 비탈길을 굴렀음. 황후의 명에 멀찍이 서 있던 상궁과 태감이 놀라서 다가오는 것을 보고 그대로 의식을 잃음. 황제와 태후 그리고 귀태비는 황후가 실족해서 다쳤다는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연화궁으로 달려옴. 강징은 실족한 충격으로 잠깐 까무러친것이어서 세 사람이 당도했을때 이미 의식을 회복한 상태였음. 침상에 기대어 앉아 태의가 올린 탕약을 들고 있다가 급하게 안으로 들어선 세 사람의 창백하게 질린 안색을 보고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함. 망기가 일어나지 말라고 만류하고 다가가서 살피는데 귀태비가 강징의 얼굴에 난 생채기를 보고 상궁에게 황후를 어찌 모셨기에 누각에서 넘어진거냐고 호되게 질책함. 태후가 그런 귀태비의 손을 붙잡고는 태의가 크게 다친것은 아니라고 하니 노여움을 풀라고 진정을 시킴. 그리고는 강징에게 한동안 문안을 들 필요없으니 몸조리를 잘하라고 하고는 귀태비에게 자리를 비켜주자고 말함. 귀태비가 못마땅한 표정으로 상궁과 태감을 둘러보고는 황후를 모시는데 한치의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고 당부하고 자리를 뜸.





강징이 폐하께 괜한 심려를 끼쳐드렸다고 참으로 면구스럽다고 말을 하는데 망기가 굳은 표정으로 마음이 괴로워서 그런거냐고 물음. 강징이 조용히 웃으며 심신이 조금 고달파서 그랬다고 대답하고는 아이들이 보고 싶다고 할거야. 망기가 아인과 아현은 오수에 들었고 아연과 아정 그리고 아성은 유모와 함께 노는중이라며 유모에게 일러 데리고 오라고 하겠다고 함. 잠시후에 망기가 이제 제법 의젓해진 아연과 아정이 서예 연습을 하는 것을 봐주고 아성은 강징의 품에 안겨서 종달새처럼 종알거림. 강징은 제가 낳은 다섯 아이중에 아성을 가장 애틋하게 여겼고 그것은 망기도 마찬가지였음. 아성을 회임을 했을때 몇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긴데다 두 사람간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던터라 태교를 할 겨를이 없었고 황궁으로 돌아와서도 계속 떨어져 있었어서 미안하기만 했음. 강징이 제 무릎에 앉아서 재롱을 떠는 아성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품에 헝겊 인형을 안겨주었음. 그리고 그것은 예전에 황제의 눈을 피해서 국경 너머 마을에 있던 거처에서 지냈을때 사윤이 아성의 장난감으로 주었던것과 매우 비슷했어. 이제 절대 입밖으로 내뱉어서는 안되는 이름을 속으로 꾸역꾸역 삼키다가 아직까지 완전히 끊어내지 못한 애틋한 정 때문에 참아왔던 눈물이 두 뺨을 타고 흘러내려 아래로 떨어짐. 아성은 강징의 품에서 인형을 가지고 놀다가 얼굴위로 떨어지는 눈물에 놀라서 위를 올려다봄. 강징이 소리없이 우는 모습을 보고 일어나서 단풍잎 같은 손으로 눈물에 젖은 뺨을 어루만졌음. 그때 아연과 아정에게 서예를 가르치고 있던 망기가 아성이 무엇을 하는지 살피다가 강징이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고 다가옴. 망기가 유모에게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라고 하고 유모가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자마자 강징을 말없이 끌어안았음. 강징은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내며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괴로운 마음도 아픈 기억도 모두 사라지고 모든게 괜찮아질거라고 스스로를 다독였음.




망기강징 망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