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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20 18:17
저보다 겨우 한살 더 많을 뿐인 열두살 후카츠 군 보고 빼액 울었던 거임 못생겼다고

흠... 확실히 빈말로라도 예쁘게 생긴 얼굴은 아니긴 한데, 하필 사와키타 도련님은 워낙 어릴 때 계집애로 오해받았을 만큼 예쁜 외모인지라 그 짝이라고 엾에 붙은 후카츠의 투박한 이목구비가 뭐 그리 예뻐 보이지는 않을지도 모르겠는데 문제는 그거임

사춘기 시작할 나이가 된 후카츠 이제 음인애답게 어깨는 둥글어지고 눈매는 아래로 부드럽게 내려오고 입술은 더 도툼해지고 엉덩이는 볼록해져 길가에 나가면 열일곱 열여덟 양인 사내애들이 보고 킬킬거리기 일쑤겠지 종종 네 허리 좀 만져 보자며 희롱하는 건달패가 있으면 후카츠 그 나이에 그 덤덤한 표정으로 주먹질을 해서 쓰러뜨려 버리곤 했는데(...) 그럴 때마다 후카츠랑 같이 걷기 싫다고 저만치 떨어져서 딴청 피우던 사와키타는 남을 희롱하는 건달패들의 행동에 순간 발끈했다가, 후카츠가 이미 때려눕힌 걸 보고는 입을 뾰로통하게 내밀면서 "역시 후카츠는 못생겼고 힘도 세고 음인이 아니야!!!" 하고 홱 돌아 가버리는거지

사실 후카츠는 어렸을 때부터 하도 못생겼단 말을 많이 들어서 사와키타 도련님의 반응이 그리 놀랍지 않음
구리 거울을 박박 닦아 제 모습을 비춰 보면 가장 먼저 그리 세련되지 못한 눈동자와 미련하고 풍만해 보이는 입술이 눈에 들어오곤 했지. 동무들은 항상 후카츠를 더러 너는 잉어를 닮았구나 붕어를 닮았구나 하며 놀렸고, 아무리 계집이라지만 양인인 계집보다 못나 보이는 얼굴이라 혼인은 할 수 있을까 농담 삼아 후카츠를 겁주는 어른들도 많았겠지. 후카츠를 예쁘다 해준 사람은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의 오랜 지기라는 사와키타 어르신 뿐. 후카츠를 예뻐해서 하나뿐인 아들의 정혼 상대로까지 데려와 주었지. 하지만 그것이 얼굴이 예쁘다는 뜻은 아니란 걸 후카츠도 알고 있었음 어르신은 그저 아버지에게 진 빚을 갚고 싶어하시는 것뿐이었으니 그 아들아이가 나를 못생겼다 생각한들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과연 사와키타 도련님은 틈만 나면 후카츠를 못생겼다 말하고 집안에서 마주치기라도 하면 얼굴을 찡그리며 후다닥 달아나기 일쑤였음. 사와키타가 전부터 친하게 지냈다는 다른 음인애들을 보면 과연 미인 옆에 미인이라 다들 인물들만 좋던데 열두 살의 후카츠는 그저 맹꽁이를 닮은 못난이 거북이 같아 보였지. 엉덩이만 볼록해서 옷 입은 태도 나지 않고, 눈동자는 항상 눈꺼풀에 살짝 덮여 어딘가 멍하니 졸려 보이는 인상에, 입술은 도무지 예쁜 음인들처럼 얇아지지도 않고, 몸은 왠지 점점 더 커져만 가고.





그렇게 못났다 못생겼다 소리와 함께 한 살 한 살을 더 먹어가며 후카츠는 음인으로서의 성징을 다 끝낸 열여덟 살이 되었지.


열한 살의 아기 사와키타 도련님은 정말로 제 눈에 후카츠가 못생겨 보이는 게 틀림없었음. 어찌나 싫어하는지 테츠하루가 불러다 카즈나리가 나중에 얼마나 예뻐 보이게 자랄지 모르겠니 너보다 너다섯살 많은 사내애들이 저 애를 볼 때마다 붙잡잖니 물었지만 에이지는 완강하게 고개를 저었지. 나는 저런 얼굴이 예쁘다는 건 생각해본 적도 없다는 듯이 말야. 열두 살이 되어도 열세 살이 되어도 열네 살이 되어도 마찬가지로.




후카츠는 못생겼어.






똑똑.

"에이지, 목욕물 다 됐어용."



열일곱 살의 사와키타 도련님은 제 방문을 아주 살짝 열어놓고 뒤돌아 나가는, 아빠가 점찍어 준 한 살 많은 자신의 짝을 뚱하게 쳐다보았어.





......못생겼어.








우성명헌
사와후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