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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09 21:13
당장 체격차이만 봐도 2학년 정우성이 3학년 이명헌보다 큰데 반대면 대체 어떻게 되는 거냐고. 가장 메인 성장기가 남자는 고등학생 때인데


산왕공고 농구부 갓 입학한 뽀둥뽀둥 1학년 이명헌. 성장기 빨랐어서 중학교 때 이미 훌쩍 큰 몸으로 들어오긴 했는데 근육 성장은 아직이라 아직 형태감 안 잡힌 몸이 하얗고 보들보들한 상태. 젖살도 아직 그대로라 통통한 볼살이 그대로 남아 있고 머리는 빡빡 민 지 얼마 안 돼서 아직 어색해하느라 의식할 때마다 자기 까까머리 만져보고 감촉놀이하는 중.

아마 명헌이도 1학년 입학할 때 스카우트로 들어와 선배들한테 주목을 많이 받았겠지. 작년 스카우트 입학생이 정우성이었으니 기준치가 너무 높아져서 이명헌은 정우성 발끝만 따라가도 잘하는 거라는 기대 없는 의견이 반이고 그래도 스카우트생이면 정우성만큼은 아니더라도 잘해내야 하는 게 맞지 않냐는 그래도 기대 섞인 의견이 반. 어느 쪽이든 정우성과 비교대상이 아닐 수가 없어서 주변 시선이 장난 아닌 상태임.

이명헌도 이걸 알고 있음. 애초에 산왕공고를 선택한 이유도 정우성의 큰 몫을 차지했음. 여기 인터미들을 안 겪은 애들은 없을 거고 인터하이 관람을 안 간 애들 또한 없었을 거임. 국내에서 농구에 관심 좀 있다면 정우성 이름 석 자를 모르는 사람은 없음.


네가 이번 스카우트생? 이름이... 이명헌. 맞아?
베ㅅ.., 네.
흐음. 준비운동 마쳤지?


대뜸 제 이름을 부르더니 갑자기 원온원을 신청하는 정우성. 당연히 결과는 대참패였음. 가볍게 10점 내기만 했었는데 정우성이 10점 넣을 동안 명헌은 고작 삼 점 슛을 한 번 성공한 것이 다였음. 뭔가 실력 테스트에서 형편 없는 점수로 탈락한 느낌이었음. 느낌이 아니라 그게 맞겠지.


잘하네. 자.


우성은 주저앉아 숨을 고르고 있는 명헌에게 손을 내밀어 그를 일으켜 주었음. 그걸로 끝나는 게 아니라 벤치로 데려가 자리를 잡아 주고 간이 냉장고에서 포카리를 하나 꺼내 직접 따주기까지 했음.

들리는 소문으로는 우성 선배 성격이 엄청 안 좋다고 하던데, 어쩌다 그런 헛소문이 돌았지 싶을 정도였음. 예비 주장으로 점찍어진 것이 단순히 실력순이 아니라는 양 선배들에게는 깍듯하고 동기들에겐 재치 있고 후배들에겐 친절해서 동경의 대상이었으니까.

근데 왜 별명이 개지랄 정우성 베시?

명헌은 굳이 의문을 파헤치려는 생각은 하지 않았음. 좋은 사람을 소문 때문에 괜히 의심하고 싶지 않기도 하고. 뭣보다 명헌은 우성 선배가 좋았음. 저한테 그냥 잘해 줄 뿐만 아니라 같이 원온원도 해 주고 훈련 방식도 많이 알려 줬음. 그러니 주변에서 정우성이랑 너무 가까이 지내지 말라던 주변의 소리는 들리지 않을 게 뻔했음.


오늘도 끝나고 남아 명헌아.


명헌은 부활동이 끝난 후 우성 선배와 원온원하는 시간이 제일 기대되었음. 매번 원온원에 지면서도 오늘은 어제보디 한 골을 더 넣으면 실력이 늘었다며 뒷통수를 복복 쓰다듬어 주는 것이 좋았음.


고생하셨습니다. 우성 선배. 베시.


명헌이 숨을 헉헉 고르며 말했음. 가로막히긴 했어도 마지막 페이드 어웨이 시도가 좋았다며 우성은 칭찬의 말을 건넸음.


명헌아.
예 베시.
오늘은 기숙사까지 형이 데려다 줄게.


명헌은 대답 없이 우성을 쳐다봤음.


밤 너무 늦어서 위험하잖아. 씻고 나서 먼저 가지 말고 형 기다려?








우성명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