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 건방지게 생긴 꼬맹이가 한참을 자기 괴롭히는 꿈을 꾸게 될 것 같다. 메달도 따서 군대도 면제였던 대만쿤.
군대가면 이런 거냐 하면서 개빡시게 구르는데. 한참을 그렇게 달달 볶아진 후에야 꼬맹이가 만족한듯 '넌 오래 살 것 같으니 허락해줄게'하고 사라지겠지.
얼마나 꿈에서 힘들었는지 자고 일어났는데도 피곤할듯. 죽상으로 식탁 앞에 앉으니 태섭이도 선배, 너무 긴장한거 아니냐고 걱정하겠지.

-그게 아니라 어제 이상한 꿈을 꿔서 그래...
-무슨 꿈인데요?
-혹시 너희 집 조상님인가? 아니, 조상님이라기엔 너무 어렸는데. 아무튼 웬 건방진 꼬맹이가 나와서는 너 같은 사람에게는 태섭이를 줄 수 없다며 온갖 난리를 치는거야. 나 군대간 줄 알았다.
- ...
-그런데 내가 그걸 다 해냈다는 거 아니냐! 마지막엔 결국 너희 집 조상님도 나 인정하고 오래 살 것 같으니 결혼 허락해준다고 했어.

대만이가 만족스럽게 낄낄 웃으며 태섭이 바라보는데.
대만이 말에 멍하니 있던 태섭이가 이내 웃음 터뜨리고 그대로 고개 숙이고 울기 시작할거다.
제 애인 때린 적(...)도 있지만 우는 건 본 적 없는 대만이까지 당황하서 우는 태섭이 품에 안겠지.

그리고 태섭이네 집 식탁에서 꿈에 나왔던 그 건방진 꼬맹이 얼굴 보고 난 후 말없이 그날 저녁 태섭이 꼭 안아주겠지.

-난 엄청 오래 살거야. 우리 할아버지는 여든 살인데 골프치고 다니시고, 증조 할아버지도 내가 유치원갈 때까지 정정하셨어.
- ...
-그러니까.
- ...
-난 오래 살거니까 재혼은 꿈도 꾸지 마라.
-그 말만 안했으면 참 좋았을텐데.

결국 태섭이도 웃으며 대만이 품에 얼굴 묻겠지.


태섭이에게 이름이 수명&장수인 남편을 준 것은 이노우에의 큰 뜻이 맞다.
​​​​​​​슬램덩크 슬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