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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19 10:21
저 구석에 차 대놓고 기다리는 정우성


이명헌은 프로 데뷔하고 1년 뒤에 이름 들으면 다 아는 기업 첫째 딸이랑 결혼했음

대학 다니는 내내 우성이 보러 미국 가서 집 냉장고엔 그나마 오래 둬도 되는 먹거리들로 채워두고 공고 자퇴라 그런지 형광등도 못 갈어용 하고 놀리면서 형광등도 새로 갈아두고 청소도 해두고 우성이 오면 오늘도 수고했다고 안아주고 밥 먹이고 놀다가 다음에 또 올게용

그러고 우성이 아직 대학 선수 일 때 왠지 평소 보다 더 차려입고 와서는

우성아 형 결혼할까 해...

정우성의 귀엔 왜 끝말이 우리는 결혼 못하잖아로 들렸을까

형이 행복하면 좋겠어요
나는

바쁜거 알죵
응 괜찮아용
와이프 친구 중에서도 외국 살아서 못 오는 친구들 많아용

결혼 전 짧은 연애 기간에도 그 여자가 돈이 많긴 많은지 형 이름으로 들어오는 형이 동생 주는 용돈이라고 하기엔 많은 돈들

필요한 거 사고 해용
요새 미국 물가도 많이 올랐는데

형이 준 돈으로 비싸서 쳐다만 봤던 고깃집에 들어가서 혼자 토할 때까지 배에 욱여넣다가 집에 와서 속 아파서 울고
입지도 않을 명품 자켓 사서 침대에 던져놓고
괜히

형 결혼하기 전에 미국 들리는데 퍼스트가 다르긴 한지 공항에 내리는 표정부터 다르고 얼굴이 왜 이렇게 안 좋아용 하면서 볼을 쓰다듬는 형 얼굴도 좋지는 않네요


...


이혼해 애 더 크기 전에...
내 잘못이죵 뭐 나 진짜 기자회견 때

전 가정에 충실하지 못했어용 이럴까 우성아

전화 속으로 들리는 물기 어린 목소리

형 진짜 괜찮겠어요?


...



이명헌은 서른이 되는 해에 이혼을 했고 너무 깔끔하고 빠르게 진행되는 절차에 이명헌이 바람을 피웠니 아니다 여자가 그랬니 이런저런 입방아에 꽤나 올랐겠지

사유는 이명헌 말이 맞았음
이명헌은 결혼을 쉽게 생각했고 이 정도 호감이면 충분히 잘 살줄 알았음 애도 생겼으니

애는 예뻐 와이프도 좋고

그런데 맨날 듣는 소린

자긴 마음이 항상 다른데 가 있어
근데 내가 의심 할 수도 없는 거 알아?
자기는... 지금 당장 내가 휴대폰 싹 다 뒤진다 해도 뭐 하나 걸릴 게 없는 사람인 걸

... 내가 너무 잘 알아서 문제라는 거야

그 말에 이명헌이 할 수 있는 말은

미안

그리고

내가 더 잘 할게

그런데 이명헌은 잘 할 수가 없었지
어떻게 해야 잘 하는지 몰랐으니까

산왕 친구들이랑 오랜만에 술 마시는데 누군가 입에서 흘리듯 나온

우성이 보러 가듯이 와이프한테 해봐라 퇴근하고 오면 집에 목욕물 받아져 있을 거다

왁자지껄 시끄러운 술집에서 이명헌 귀에 탁 꽂힌 그말

...우성이?

우성이한테 하듯
내가 어떻게 했지...

집에 들어가면
기다리고 있기

보고 싶었다... 고 말하기

청소도 해두고
밥도 해두고

얼굴 바라보기


뭐야 자기 요새 좀 변한 거 같은데?
하고 목덜미에 팔을 두르며 입 맞춰오는 아내

이명헌은 속이 타들어가고 있었겠지

애써 모른척했던 감정이 시꺼멓게 변해서 입 밖으로 토해져 나오는 순간

이명헌은 결국 까맣게 타 들어간 속을 가지고 이혼을 결정했겠지


뭐 이쁘다고 여기까지 데리러 와용

그렇다고 형 버스 타고 오긴 좀 그렇잖아 면허도 없는 양반이

... 딸 거예용 이제

애는 일주일에 한번?

응.. 근데 경기도 있고 하니까 2주에 한 번쯤 보겠죵

이명헌 이혼 후 얼마 안 가 정우성은 국내 리그에 들어왔고 캐리어 3개 들고 이명헌 집에 눌러앉음 난 형이 해준 계란말이 아니면 밥 안 먹어요!

정우성이 국내 리그 첫해에 mvp를 받는 날

형 나 미국에서 10년 넘게 산 거 알죠

갑자기 그건 왜용 입에 케이크나 묻히고

이명헌이 입에 묻은 케잌을 손가락으로 닦아 자기 입으로 가져가는 순간

형 나랑 사귈래요?


우성명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