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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후는 양심전의 태감으로부터 황제가 어릴적에 선황과 함께 운몽에 시찰을 갔을때 실족해서 호수에 빠지는 바람에 목숨이 위태로웠던 적이 있는데 그때 연귀비가 구해준 것으로 안다라는 이야기를 듣고 얼굴이 굳어짐. 태감이 이어 말하기를 황제께서 회궁을 하신 직후부터 생명의 은인을 찾으려고 백방으로 수소문을 했는데 아무리 애를 써도 찾지 못해서 상심이 크셨다. 연귀비께서는 폐하의 첫정으로 아주 오랫동안 마음에 계속 품고 계셨다가 수녀 선발에 나온 강씨 가문의 여식이 그때 그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크게 기뻐하셨다고 말함. 태후는 황제가 단순히 연귀비의 빼어난 미모 때문에 총애하는 줄로만 알았다가 생명의 은인에 첫정이라는 말을 듣고서 머리가 깨어질듯이 아팠음. 태후는 양심전의 태감을 물리고 오랜 세월동안 자신을 모신 상궁에게 황귀태비가 귀비의 품계를 받고 막 입궁했던 때를 기억하냐고 물었음. 상궁이 선황의 사촌 누이라는 존귀한 신분 때문에 그 위세가 대단했던게 기억이 난다고 했음. 태후는 황귀태비가 입궁을 하자마자 회임을 한것도 모자라서 공주와 황자를 연달아 출산해 폐하의 총애가 대단했었지 하고 옛일을 회상함. 천성이 오만해 출신 성분이 낮은 이는 사람 취급도 하지 않았었다고 애가가 당시 황귀태비에게 받았던 수모를 생각하면 아직도 치가 떨린다고 했음. 태후는 연귀비를 볼때마다 젊은 시절의 황귀태비가 생각나서 무척 불쾌하다고 말했음. 아름다운 외모를 지녀 황제의 성총을 독차지하는 것도 슬하에 자식이 많은 것도 존귀한 신분을 타고난 것도 똑같아서 좀처럼 정이 가지 않는다고 했음.




상궁이 폐하께는 연귀비를 계후로 올릴때 도움을 주신다고 하지 않으셨냐고 마음에 안드신다면서 어찌 그런 약조를 하셨냐고 의아해 함. 황후가 비록 애가의 당질녀긴 하지만 성정이 음험하고 간악하여 모의천하의 재목이 아니라는 것을 그 누구보다 잘알고 있다고 함. 황후가 만약 아들이라도 낳는다면 외척인 오씨 가문이 권력을 독차지하려고 들텐데 그 꼴을 어찌 보겠냐고 혀를 찼음. 그래서 폐하께서 외척과 간신들을 모두 제거하고 나면 원하는 이를 황후로 책립할때 도움을 주겠노라 했지만 연귀비 역시 명문가의 여식인 것이 탐탁치가 않다고 했음. 연귀비가 황후가 되면 육궁에 그이를 견제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겠냐며 슬하에 황자가 있으니 장차 태후가 될것이라고 했음. 그때가 되면 애가는 뒷방의 늙은이보다 못한 신세가 되어 귀비의 눈치만 봐야 할거라고 말함. 태후는 자신에게 무조건 순종하고 꼭두각시처럼 마음껏 조종할수 있는 한미한 가문의 여인을 황후로 세우고 싶었음. 연귀비는 영특하고 총명하여 제 마음대로 휘두를수도 없으니 마음에 들지 않을 수 밖에. 태후가 한숨을 쉬면서 황제의 마음을 빼앗을 여인이 어디 없을까 하고 이마를 짚음. 상궁이 후궁의 수가 적으니 새로 후궁 간택을 하시는건 어떻냐고 묻자 그 말이 흡족한듯 고개를 끄덕이고 태황태후께 가야겠다고 자리에서 일어남.





그 시각 태황태후는 황귀태비와 함께 연희궁에서 용정차를 마시고 있었음. 강징의 외조모가 얼마전 태황태후에게 서신과 선물을 보냈는데 아기 옷도 함께 보내 그것을 전해주려고 들린거였음. 강징이 외조모가 직접 만든 옷을 만지작거리며 좋아하자 태황태후가 그리도 좋으냐고 물었음. 강징이 미산에 계신 조모께서 증손주를 위해 손수 옷을 만들어주셨는데 어찌 좋아하지 않을수가 있냐고 대답함. 태황태후가 어쩜 말도 그리 예쁘게 하냐고 강징의 손등을 토닥임. 출산까지 얼마 남지 않았는데 힘든 점은 없냐고 묻고는 힘든 점이 있으면 언제든지 기탄없이 말하라고 함. 황귀태비가 며칠전에 무척 신묘한 꿈을 꾸었는데 아무래도 태몽같다고 태몽을 꾼적이 있냐고 물어봄. 강징이 태몽이라는 말에 아무렇지 않게 태몽을 꾼적이 없다고 말함. 그리고 그건 거짓말이 아니라 사실이었음. 일전에 황제에게 모란과 호랑이를 운운한 것은 거짓으로 꾸며낸 태몽이었으니까. 태황태후가 무슨 꿈이었냐고 하니 황귀태비가 말하길 선녀가 커다란 연꽃을 두송이 안겨주어서 연못에 띄웠는데 꽃이 만개하자 거기서 사슴 한마리와 호랑이가 나오는 꿈이었다고 했음. 태황태후가 필시 황자를 둘이나 낳을 길몽이라고 하며 몹시 기뻐함. 강징이 배를 만지면서 신첩에게 정말 그런 복이 있으면 좋겠다고 대답했음. 그리고 그때 연희궁의 상궁이 들어와 태후께서 오셨다고 아뢰었음. 강징이 몸을 일으키고 태후를 맞이하는데 태후가 몸이 무거울테니 예를 차릴것 없다고 하고 태황태후에게 인사를 올림. 황귀태비가 딴청을 부리다가 뒤늦게 인사를 하자 태후가 못마땅한 표정으로 쏘아붙이려다가 겨우 참았어. 태황태후가 연희궁에는 어쩐 일로 왔냐고 하니 태후가 마마께 의논을 드릴 일이 있어서 수강궁으로 찾아갔는데 연희궁에 가셨다고 해서 온거라고 대답함.




태황태후가 도대체 무슨 일이기에 이곳까지 온 것이냐고 묻자 태후가 후궁 간택에 대해 의논을 드리려고 왔다고 말을 했음. 강징이 후궁 간택이라는 말에 놀라서 태후를 쳐다보았는데 태후가 황제의 후궁이 너무 적어서 후궁을 새로 들일 필요가 있다고 했어. 최근 몇년 사이에 해상재와 이답응이 죽고 유귀인은 실성을 했고 상귀인은 폐하의 노여움을 사 연금을 당한 상태이니 육궁에 남아 있는 후궁이 열명도 채 되지 않는다고 말함. 태황태후가 그럼 후궁을 새로 간택하라고 하자 태후가 지금 후궁 간택 준비를 맡아서 할 사람이 없다고 함. 그러면서 황후가 황상의 노여움을 사서 경인궁 밖으로 못나오고 있으니 육궁 관리를 누가 하겠냐고 운을 띄우니 황귀태비가 후궁 간택은 급할것이 없으니 귀비가 출산을 하고 산후조리가 끝나면 그때 준비를 맡기면 될 일이라고 함. 태후가 못마땅한 표정으로 황손이 적으니 하루라도 빨리 후궁을 들여야 한다고 했어. 태황태후가 황귀태비의 편을 들면서 간택은 급할것이 없으니 귀비가 황손을 낳고 나면 그때 다시 의논을 해보자고 말함. 태후가 제 뜻대로 되지 않자 불쾌함을 감추지 못하고 황귀태비를 죽일듯이 노려봄. 황귀태비가 일부러 걱정스러운듯한 표정을 지으며 어디 불편하시냐고 물어봄. 태후가 뭐라고 말을 하려다가 기가 찬듯 한숨을 쉬고 일이 있어서 이만 물러가보겠다고 하고 나감. 태황태후와 황귀태비가 이만 가볼테니 푹 쉬라며 따로 배웅을 할 필요 없다고 하고 밖으로 나갔음.





강징은 후궁 간택이라는 말에 머리가 아파서 침상에 몸을 뉘였음. 후궁이 또 들어온다는건 연적이 늘어난다는 이야기였지. 지금은 황제의 총애를 독차지하고 있지만 새로운 후궁이 들어와도 총애를 받는다는 보장이 없으니까 마음이 좋지 않았음. 황제가 자신을 은애한다고 했지만 세상에 영원한건 없으니 혹시 다른 여인에게 마음을 줄까 불안하기만 했어. 신경을 써서 그런지 배가 갑자기 당기고 아파서 인상을 찡그림. 강징이 배를 둥글게 쓰다듬고 진정을 하려고 하는데 황제가 들었다는 말에 자리에서 일어났음. 황제가 오수에 들려고 했냐고 하고 침상에 앉는데 강징이 폐하하고 말꼬리를 늘어뜨리며 품에 와락 안겨드니 갑자기 웬 어리광이냐고 웃었음. 강징이 조금전에 태후마마께서 오셔서 후궁 간택에 대한 이야기를 하셨다고 새로운 후궁들이 들어와도 변함없이 은애해주실거냐고 물었어. 황제가 경국지색의 미를 가진 여인을 수십명 데려온다고 해도 내게는 그대뿐이라고 말하자 강징이 입을 삐죽이면서 허언을 하시면 안된다고 약속을 해달라고 함. 황제가 하늘과 땅에 맹세한다고 하고 강징의 뺨에 입을 맞췄어. 그리고 그런 걱정을 왜 하냐고 가볍게 타박하고 마음이 변하는 일은 절대 없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함. 강징이 말없이 어깨에 기대자 피곤하면 침상에 누우라고 함. 자리에 눕자 뒤에서 끌어안고 배를 부드럽게 쓰다듬어주었음. 며칠 사이에 배가 더 부른거 같다고 몸이 무거워 거동하기 힘들지 않냐고 걱정을 함. 강징이 쌍생이라 지난번 회임때보다 버겁기는 하지만 참을만 하다고 했더니 몸이 힘들면 언제든지 말하라고 했어. 그대만 이리 고생을 하고 있으니 그저 미안할 따름이라고 말을 함. 강징이 웅얼거리다가 잠에 빠져들자 황제가 계수를 가슴팍까지 덮어주고는 뺨에 입을 맞췄음.





그로부터 사흘후에 이부시랑의 부인과 아들이 입궁을 했음. 강징은 염리가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와락 안겨들었어. 염리가 쌍생을 회임하셨단 이야기를 듣고 걱정이 많았다고 몸은 괜찮으시냐고 물었어. 강징이 괜찮다고 말하자 여전히 걱정스러운듯 이리저리 살피고는 드시고 싶은건 없냐고 물어봄. 강징이 웃으며 언니가 해준 갈비탕이랑 밤떡을 먹고 싶다고 했더니 지금 당장 만들어오겠다고 하고 밖으로 나감. 강징은 금씨 가문의 여종의 품에 안긴 금릉을 보고 반가워하며 이모한테 오라고 팔을 뻗었어. 금릉은 언니 내외가 혼인한지 오년만에 얻은 귀한 아들이었고 강징도 하나뿐인 조카를 무척 귀애했음. 아직 두살밖에 안된 어린 아기라 낯을 가리는지 어미를 찾으며 칭얼거리다 강징의 품에서 잠이 들었어. 강징이 금릉을 요람에 눕혀놓고 잠든 얼굴을 한참동안 말없이 들여다보는데 음식을 다 만든것인지 염리가 궁인과 함께 안으로 들어왔음. 염리가 갈비탕에 든 갈비살을 잘게 찢어서 그릇에 담고 적당히 식은 국물까지 부어주자 강징이 기다렸다는듯 그릇을 들었어. 강징은 궁에도 운몽 출신의 요리사가 있지만 그가 만들어준 갈비탕은 언니가 만들어 준 갈비탕 맛이 나지 않는다고 하면서 한그릇을 순식간에 비웠음. 염리가 영견으로 강징의 입가를 꼼꼼히 닦아주면서 무선의 소식을 들으셨냐고 물어봄. 강징이 그 말에 고개를 저으며 오라버니가 저번에 낙마를 하여 팔을 다쳤다는 이야기를 들은 이후론 소식을 들은 바가 없다고 했어. 염리가 조금 의아한듯 폐하께서 폐하의 사촌 누이인 영녕군주와 무선을 혼인시키기로 하셨는데 아직 모르고 계셨냐고 다음달 열아흐레날에 장군부에서 혼례를 올릴거라고 말을 했음. 강징은 영녕군주라는 말에 예전에 궁중 연회에서 본 미인의 얼굴을 떠올림. 무슨 이유인지 스물이 다 된 나이에도 혼인을 거부하고 있어 경친왕 내외의 속을 썩이고 있다고 했었지. 그런 군주가 무슨 심경의 변화가 있어서 혼인을 하기로 했는지 몰라도 친오라버니 같은 무선이 군주의 배필이 된다는 말에 강징은 당혹스러움보다 기쁨을 먼저 느꼈어. 군주의 배필이 되면 출세길이 보장된거나 마찬가지였으니까.




그 시각 영녕군주는 장군부의 연못가에 서서 비단 잉어에게 모이를 주고 있었음. 무선은 군주가 얇은 옷을 입고 있는 것을 보고 아직 날이 차다며 시녀가 가져온 피풍의를 둘러주었음. 군주가 모이를 주다 말고 약혼자라고 해서 이리 살뜰히 챙길것 없다며 피풍의를 벗어던졌음. 그리고는 아무에게나 다정한 사내는 사내로서의 매력이 없다고 말을 하고는 혹여나 내가 그대에게 순종하고 장군부에 틀어박혀 안팎의 살림을 도맡아할거란 착각은 아예 하지 말라고 딱잘라 말했음. 무선이 웃으면서 사람들이 의심하지 않게 다정한 모습을 꾸며내는게 좋지 않겠냐고 했더니 군주가 무표정으로 모이가 담긴 그릇을 무선에게 건네주고 돌아섰음. 그리고는 갑자기 마음이 답답하니 같이 말이나 타자고 하더니 무선이 뭐라고 대답도 하기전에 밖으로 나가버림. 무선은 제게 냉랭한 군주를 보고 머리가 아픈지 한숨을 크게 쉬었음. 말도 안되는 소리에 넘어가서 이번 혼사를 받아들이는건 아니었는데 이제와서 후회하기엔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 주워담을수도 없었어. 무선은 향낭속에 들어있던 연꽃 머리 장식을 꺼내 만지작거리다가 한숨처럼 감히 입에 담아선 안될 이의 이름을 꺼내었음. 그리고는 군주와 함께 말을 타기 위해서 장군부를 나섰음. 장군부의 노복은 말을 타고 나가는 군주와 표기장군을 보고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남김없이 서신에 써서 어딘가로 향했음.





황제는 표기장군과 영녕군주가 하루종일 같이 있었다는 내용이 적힌 서신을 읽고 난후에 태감에게 서신을 태워버리라고 함. 태감이 화로에 서신을 던져넣어 태우자 황제가 목이 마른지 식은 차를 연거푸 마셨음. 그리고는 앞으로도 계속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라고 말을 했음. 태감이 표기장군이 못미더우시냐고 물었는데 황제가 굳은 표정으로 표기장군의 눈빛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했음. 태감이 뭔가 이상한 것을 알아차리고 더 이상 묻지 않고 곁에서 묵묵히 시중을 들었어. 황제는 지난날 강징을 쳐다보던 표기장군의 눈빛이 마음에 들지 않았음. 아무리 친남매처럼 자랐다고는 하나 피를 나눈 혈육도 아니었으니 제 여인에게 친근하게 대하는 사내가 마음에 들리가 없었어. 또한 괜한 소문으로 후궁인 강징에게 누가 되는 일이 있을까 제 사촌 누이인 영녕군주와 혼인을 시키기로 했지만 좀처럼 마음이 놓이지 않아서 그들을 살피라고 명을 한거였음. 잠시후에 황제는 서책을 읽다가 연희궁의 귀비와 이부시랑의 부인이 들었다는 태감의 말에 자리에서 일어났음. 강징이 안으로 들어오자 몸도 무거운데 양심전까진 어쩐 일이냐고 얼른 자리에 앉으라고 했음. 염리는 황제가 강징을 살뜰하게 챙기는 것을 보고 흐뭇해하다가 인사를 올렸어. 황제가 이부시랑의 부인인 염리에게 그간 잘지냈냐고 안부를 묻자 염리가 폐하께서 보살펴주신 덕분에 잘지냈다고 대답했음. 강징이 영녕군주가 혼인을 한다고 해서 제가 가진 물건중에 진귀한 보석들을 혼수품으로 주고 싶다고 말을 꺼는데 황제가 단박에 그럴 필요가 없다고 함. 내무부에서 혼수품을 준비하고 있으니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고 했어. 강징이 친오라버니 같은 표기장군과 군주의 혼인이니 혼례에 참석하고 싶다고 말을 꺼냈다가 산달이 코앞인데 출궁은 무리라고 단칼에 거절을 당함. 황제가 웃음기를 싹 거두고 그렇게까지 혼례에 참석하고 싶은 이유가 뭐냐고 캐묻자 강징이 당황해서 별다른 이유는 없고 두 사람의 행복을 빌어주고 싶을뿐이라고 대답함. 염리는 뭔가 이상한 기류를 느끼고 강징에게 다가가 탕약을 드실 시간이지 않냐고 함. 그리고 황제에게 귀비께서 탕약을 드실 시간이라고 이만 물러나보겠다고 했음. 황제가 그러라고 하자 염리가 강징을 부축해서 밖으로 나왔어. 그리고 그때 안에서 뭔가가 깨지는 소리가 연달아 나서 두 사람 다 깜짝 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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