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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06 21:49
해연갤 - 중화연예 - 망기희신 3 (hygall.com)

 

 

그곳은 정실에서도 한실에서도 가까웠다. 물론 그것은 성인을 기준으로 것이라, 여덟 살과 여섯 살과 살에게도 그런 것은 아니었다. 아직 금단을 맺지 못한 아이들은 수련을 시작했다고 해도 아이였고, 동생까지 안고 있는 남영은 벌써 땀을 흘리고 있었다. 바닥에 끌린 오라비의 소매와 말액 끝에 먼지가 묻은 것을 보고 남희는 새침하게 뒤에서 끝을 잡아올리고 걸어갔다. 다른 사람이 본다면 전혀 아정하지 않은 모습이라 조부가 본다면 사당에 무릎을 꿇고 반성해야 것이다. 하지만 들키지 않으면 되는 일이었다. 사실 남희는 이미 예상하는 바가 있었다. 그들의 부친은 너그럽지만 동시에 엄격한 사람이었다. 그가 매일 시진을 보내는 거처에 아무나 들어갈 있을 리가 없었다. 그들은 남가의 직계이자 후계자였지만 아직 나이가 어려 통행옥패도 없었다. 사실 적장자인 남영은 받을만 했지만, 남영이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것을 워낙 좋아한다는 사실은 장로부터 가복까지 모르는 이가 없었다. 덕분에 그들 아무도 통행옥패도 없으니, 가더라도 거처에 들어가지는 못하리라.

때문에 속으로 시큰둥하지만 어쨌든 종종걸음으로 오라비를 따라가던 남희는 예상과 달리 아무렇지도 않고 작은 거처에 들어서는 것을 보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진실은 남희신이 다른 남가 사람들조차 믿지 않고 남망기와 자신의 피를 가진 사람만 들어갈 있게 결계를 걸어놓았다. 다만 그가 자신들의 어린 자식들까지는 고려하지 못했을 뿐이었다. 사실을 알지 못하는 남희는 속으로 부친이 얼마나 경계심이 없는지 투덜거리며 오라비 뒤를 따라 결계 안으로 들어섰다.


우와…!”

“…….”


멍한 남동생을 껴안은 남영은 거처 안으로 들어서자 감탄을 흘렸다. 겉으로는 그저 용담꽃에 둘러싸인 소박한 거처였지만 남가에서 태어나 평생 살아온 아이들 눈에는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보였다. 소박해 보이지만 지붕에서 섬돌까지 고급스러운 재료에 정성을 들인 것이었다. 나무는 모두 침목이었고, 장지문은 창살 하나하나 안쪽으로 서로 다른 무늬를 넣었다. 살짝 열린 장식창에 내린 주렴은 모두 최고급 백옥과 청옥이 바람에 부딪치며 듣기 좋은 소리를 냈다. 한실이나 아실보다도 공을 들린 티가 명백해서, 신을 벗는둥 마는둥 대청에 올라선 남영은 아소를 안은 빙글빙글 돌며 감탄했다.  


우와, 역시 부친은 눈이 높으셔…!”

“……”


남희는 조금 얼떨떨했다. 그들의 부친은 인색하지는 않았지만 남가의 가르침에 조금도 어긋나는 법이 없었다. 그런데 거처는 그대로 총희에게나 어울릴 정도로 호사스러웠다. 설마 정말 이미 여러 남첩을 거두신 아니겠지? 남희는 눈치없는 오라비와 달리 현실적인 걱정에 이마를 눌렀다. 혹시 취향이 같아서 우리가 똑같이 생긴 거면 어쩌지? 오라비와 실은 아비가 다른 것이 아닌가 두려워진 여동생의 걱정은 아랑곳 하지 않고, 남영은 신이 나서 이쪽 저쪽 문을 열어젖혔다. 그러다가 마침내 안방까지 들어선 남영이 으아악비명을 질렀다.


오빠! 아소!”


무슨 일이라도 생겼는지 당황한 남희가 따라 들어갔다가 저도 모르게 눈을 크게 떴다. 가운데 아름다운 인형이 앉아 있었다. 옥관 아래로 흘러내린 검은 머리카락은 까마귀의 젖은 날개처럼 푸르스름한 윤기가 흘렀다. 가장 가볍고 가장 보드라운 비단을 아낌없이 도포는 그대로 구름을 베어온 같았다. 그림처럼 단정하게 앉아있는 인형의 발치로 흘러내린 옷자락은 옅고 진한 푸른 운문이 파도처럼 흔들리고 있었다. 인형의 얼굴은 부친과 닮았다. 다만 표정이 없는 뿐이었다.

남희가 순간적으로 섬찟함을 느끼고 뒷걸음질 쳤을 , 남영은 용담군! 용담군이야! 진짜 있었어!”하고 웃음을 터뜨리며 달려갔다.


오빠! 바보!”


갑작스러운 행동에 얼떨떨 했던 남희는 동생을 품에 안고 있던 남영이 바닥에 깔려있던 복잡한 문양이 그려진 부적을 보지 못하고 밟아 미끄러지는 것을 보며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며 방안으로 달려갔다.


, 어어…!”


남영은 나이보다 제법 체구가 컸고, 동생을 품에 안고 있은 탓에 균형을 잡지 못했다. 아소는 그저 멍하니 앞으로 다가오는 인형을 바라보고 있었다. 남영은 본능적으로 아소를 안고 있던 팔을 들어 잡을 것을 찾아 당기며 허우적거렸다. ! 소리와 함께 형제가 인형에게 넘어지는 것을 보고 있던 남희는 다시 놀랐다. 인형은 품에 쓰러진 아소와 함께 남영까지 안아들고 있었다.


“……”


인형은 눈을 깜빡이며 품의 아이들을 쳐다보았다가 남희를 바라보고, 천천히 일어섰다. 몸을 움직이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듯이 어색하게 일어선 그는 잠시 의아한 방을 둘러보고는 천천히 아이들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희는…,”


역시 말하는 것도 익숙하지 않은지, 그는 조금 어색하게 말을 하다가 작게 기침을 했다.


방계의 아이들이냐.”

아니요, 저희는 남가 종주의 자식입니다, 용담군!”

“……그럼형장의.”


눈을 깜빡인 남자가 조금 침울하게 말했다. 하지만 그들의 얼굴을 내려다보는 눈은 차갑지 않았다. 하지만 어쩐지 조금 슬퍼보였다.


! 이름은 남영, 저기 있는 동생, 아희, 그리고 막내 아소입니다, 용담군!”

남영, 남희, 남소….?”


남자의 정체를 확신하지 못하고 여차하면 조부가 챙겨준 호신부를 던지려고 쥐고 있던 남희는 남자의 얼굴이 희미하게 흔들리고 귀가 붉어지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남희는 직감적으로 남자의 정체가 어쨌든, 그가 자신들의 또다른 부친임을 알았다. 왜냐하면, 평소 무표정한 아소도 기쁘거나 슬픈 일이 있을 귀가 붉어지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설마, 그럴리가하지만,”


그들의 부친은 그들을 번갈아 보았다가 고개를 살짝 저었다. 하지만 연한 분홍빛이던 귀가 점점 붉어졌다. 이유는 몰랐지만 어쩐지 자신까지 부끄러워진 남희가 앞으로 나서 공손히 손을 올리고 허리를 굽혀 예를 표했다.


남가 가주 남희신의 장녀, 남희입니다. 처음 부친을 뵙습니다.”

“…..”


남자는 남희의 예를 멈추고 싶은 손을 들었지만 뭐라 말하면 좋을지 모른다는 입을 오므렸다. 곁에서 남영이 소란을 피웠다.


역시! 용담군이 우리 부친인 알고 있었어! ! 부친, 부친!”


다시 아소를 껴안고 남영이 그의 소매를 사정없이 당기며 외쳤다.


얼른 아실로 가야 해요! 오늘 계부가 온다고 했어요! 얼른 아버지께 우리는 다른 아버지가 필요없다고 말해주세요!”


그리고 남희는 하늘에 맹세코, 방안에 갑자기 서리와 눈보라가 몰아치는 환상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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