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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31 00:37
한참을 머뭇거리다 힘들게 겨우겨우 토해낸 우성이의 그 말을 수화기 너머로 가만히 들으면서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창밖을 바라보는 이명헌.


그래 솔직히 말해줘서 고마워. 너 미국 가면 그런 일 있을 수도 있다고 형이 말했었잖아뿅
.......네.
음........잘 지내.


그 말을 마지막으로 명헌은 전화를 끊었고 둘의 연애는 헤어지자는 단어 없이 그렇게 끝났음
잘 지내란 말 이외에 무슨 말을 할 수 있었겠음
우성이가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고 말한 이상 다른 전제들은 의미가 없음
그렇게 자연스레 연락이 끊기고 우성이와는 얄팍한 안부나마 주고받는 학교 선후배로도 남을 수 없게 됐다 그게 씁쓸한 명헌임

다른사람 좋다고 가버린 놈 때문에 청승떨기 싫었던 이명헌 그로부터 6개월 뒤에 두달 사귄 알파랑 덜컥 결혼 발표를 해버림
그동안 잘 사냐는 말 한마디 없이 마치 원래 모르던 사람이나 다름없는 남남으로 살던 정우성
어떻게 결혼 소식을 들었는지 어느날 불쑥 형 폰으로 문자 하나 보냄


[왜 그렇게 빨리 결혼해요?ㅋㅋ]


인사도 없고 안부도 없고 반년간 연락 없던 사람치고는, 그것도 일방적 변심에 따른 연애관계종료를 요구했던 옛 애인치고는 너무 친근한 문자에... 잠시간 물끄러미 핸드폰 화면 내려다보는 이명헌
곧 양 엄지손가락 들고 토독토독 자판을 치기 시작함


[너도 빨리 해]







그 문자 보고 정우성 애써 부정해왔던 후폭풍 개쎄게 시작되는게 보고싶다
형이랑 헤어질때 좋아한다고 말했던 그 상대방에 대한 감정 이제 아무것도 모르겠고 쓰라린 상실감만 남음 형이 나 아닌 놈 손 잡고 나 아닌 놈이랑 결혼서약하고 키스한다는게 배우자 불륜 목격한 수준의 충격임
정우성 현 애인 정우성 가지려고 온갖 유혹 시도하고 넘어뜨리는 것까지 성공한 모브인데 정우성이 이명헌의 부재를 절대 못 견디는 바람에 모브 노력이고 뭐고 결국은 허사 되는 게 좋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