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노래 첫스키같아... 첫스키 사랑을 해라)

그런데 이제 센티넬 첫스키와 가이드 해리슨을 곁들인

#물에빠진첫스키와민간해양구조대해리슨








밤하늘의 은하수는 검은 해안을 하얗게 빛냈다. 오늘도 먼바다의 파도 소리를 듣던 마일스는 차가운 난간에 따뜻한 볼을 기대었다. 따뜻한 섬이었지만, 밤바다를 앞둔 등대는 언제나 서늘한 법이었다.

이 곳에 처음 올 때 산 손꿈치를 덮을 만큼 품이 컸던 스웨터는 이제 끝단이 손목에 끼일 만큼 작아져 있었다. 늘씬하게 길어진 손가락을 움직이며 답지 않게 마일스는 추억회상을 했다.





5년 전,
마일스는 첫스키, 해리슨과 함께 섬으로 돌아왔다. 해리슨은 그때부터 연구소로 출근했다. 준장과의 약속대로 가이드-센티넬 연구를 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첫스키는······

"합격······증이네······?"

"응, 다음 달부터 출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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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이 되었다. 마일스는 자기 일처럼 기뻐했다. 불 속에서 어린 아이를 구한 일로 소방관이 되고 싶어했다고. 해리슨은 이미 알고 있었다. 이 섬의 소방서장이 그와 친분이 있어 면접을 참관했기 때문이다. 마지막 면접에서 해리슨을 만난 첫스키는 깜짝 놀랐었다고 했다.

"어찌나 놀랬든지. 딱 들어갔는데 해리슨이 심사 석에 앉아있는거 아니겠어?"

"근데, 해리슨이 합격시켜준건 아니지?"

"딜런은 이미 그 전에 합격했어. 난 그냥 정말 참관만 한 거야!"

해리슨이 억울하단 표정으로 마일스에게 손을 내저었다. 실제로도 첫스키는 그전 면접에서 이미 합격했고, 해리슨이 참관한 면접은 소방관으로서의 각오를 듣기 위한 면접이었다.

마지막 면접에서 해리슨은 첫스키에게 질문했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첫스키의 대답은 해리슨을 만족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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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자를 지키는 것 뿐만 아니라 내 몸 또한 지키는 것. 잊지 않을게."

그렇게 말한 첫스키는 마일스의 복슬한 머리카락을 탈탈 털며 분위기를 환기했다. 잘 시간이 됐다고 말하는 것 또한 잊지 않았다.




첫스키가 소방대에 출근한 지 두 계절이 지났을까, 가을과 겨울 사이의 건조한 날씨로 인해 산불이 발생되었다. 모두가 조심했지만 그 틈새를 파고 들어 불씨는 빠르게 건조한 산을 집어삼켰다. 자연계 물속성 센티넬들은 물을 이용해 산을 적셨지만 역부족이었다. 심지어 대낮이라 등반하던 사람들이 있었고, 그들을 구해야만 했었기 때문에 방화 약품을 살포할 수는 없었다. 대부분의 구조자들은 정상으로 향해 헬기로 구조할 수 있었지만 산 중반에 있던 구조자들은 이도 저도 가지 못해 위험에 처해있었다. 불행 중 다행이라면 요구조자가 몇 명 되지 않다는 것이었을까.

물속성 센티넬 몇몇이 구조대에 자원했다. 그들이 물을 흩뿌려 길을 만든 뒤 구조원들이 그 길을 뒤따르는 형식이었다. 첫스키 또한 그 구조대원 중 하나였다.

두꺼운 방염복을 뚫은 열기는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후끈거렸다. 앞에서 물을 통해 열기를 낮춰 주고 있지 않았다면 버틸 수 없었을 정도였다. 다행히 금세 요구조자를 발견할 수 있었고, 뚫어 놓은 불길을 따라 하산했다.

하지만 요구조자가 한명 더 있었다. 그러나 구조대들 또한 지친 상황이었다. 빠른 판단을 해야 했다. 첫스키가 말했다.

"제가 가겠습니다."

장갑을 벗고 첫스키는 불길에 뛰어들었다. 파병 중 여자아이를 구한 그 때를 기억하며, 첫스키는 손을 붉게 물들였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불에는 불, 맞불 작전이었다.

"맡기고 가지."

구조대를 이끌던 물속성 센티넬 소방장은 첫스키를 굳은 눈빛으로 바라봤다. 그는 요구조자를 들고 있어 차마 손을 들지는 못했지만 보이지 않는 그의 다른 손이 마치 제 어깨를 두드리는 듯 했다. 첫스키는 고개를 끄덕였다.

길게 나 있는 타오르는 나무들을 이리저리 헤치며 첫스키는 요구조자가 있는 곳으로 나아갔다. 들고 있던 생수병으로 몸을 적신 것인지 머리에는 물기가 어려 있었다. 주위에는 물웅덩이가 있었다. 첫스키는 붉은 손을 공기 중으로 순식간에 식힌 뒤 아이를 안아들었다.

"잘 버티고 있었어."

'이제 어떻게 나간담.'

불길은 첫스키가 온 곳을 잊어버리게 했다. 길을 잃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첫스키는 주위를 빙 돌았다. 비탈길인데도 위와 아래가 구분되지 않았다.

비탈길!

첫스키는 들고 있던 물을 주르르 흘려보냈다.
아래를 찾았다.





마지막 면접을 봤던 면접장이 첫스키의 시야를 채웠다.

"구조 작업을 하며 목숨을 위협하는 경우가 많을 겁니다. 만약 요구조자와 본인의 목숨을 저울질하는 경우가 생겼을 때, 혹은 불길에서 나오지 못한다고 판단되었을 때. 어떻게 대처하실 겁니까?"

해리슨, 마일스와 만나고 가족을 꾸렸을 때부터 오랫동안 생각한 질문이었다. 제가 살아돌아오지 못한다면, 이들은 어떻게 살아남을지.

첫스키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소방관으로서,

"요구조자를 지키는 것 뿐만 아니라 제 목숨 또한 지킬 겁니다."
"저는 자연계 불속성 센티넬입니다. 전장에서 저는 불길 사이를 제 능력으로 헤쳐 나왔습니다. 저는 요구조자와 제 목숨을 저울질하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제가 없는 미래에 그들이 어떻게 살 지 그려지지가 않았던, 그 자신으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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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서, 제 가족으로 돌아갈 겁니다. 그들을 위해 그 불길에서 살아나왔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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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면접자의 방금 그 말, 잊지 마세요."

해리슨은 만족한 미소를 지었다.
첫스키의 파일을 덮으며 그는 면접을 끝냈다.




눈을 뜨면, 불타고 있는 산등성이가 보인다. 첫스키는 아이를 안은 채 서 있다. 아이가 숨을 쉴 수 있도록 산소마스크를 넘겼다.

첫스키는 제 능력으로 불길 안에서도 숨을 쉴 수 있었다.

첫스키가 발을 디딘 모든 곳은 다 타올라 재만 남은 채 불길이 사그라들었다. 안전화는 녹은 지 오래였다. 붉은 맨발은 구분 없이 모든 것을 재로 만들었다. 그는 검은 발자국을 남기며 하산했다.




그가 마지막으로 하산한 뒤, 물과 소화 약재를 통해 완전히 산불을 진압했다. 그를 바라보고 있던 첫스키의 어깨를 누군가가 감싸안았다. 붉게 타오르던 첫스키는 점점 제 살결을 되찾았다.

그의 어깨를 감싸안은 사람을 돌아보면, 역시, 해리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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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건으로 인해 첫스키는 다시금 센티넬 능력 검사를 받았다. 해리슨은 영상 파일을 돌려보며 아무래도 등급이 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정말로, 첫스키는 자연계-불속성으로서는 가장 높은 등급인 A*급이었다. 해리슨은 지표를 보면서 A급보다는 월등히 높은 수치라고, 새로운 등급을 개발해야 될 것 같다고 중얼거렸다. 불 그 자체가 될 수 있는 첫스키의 능력을 미 육군에선 탐냈지만 해리슨이 그를 연구소 소속과 소방대 소속으로 배정한 덕에 첫스키를 함부로 건드릴 수는 없었다.

그리고 해리슨은 개발하고 있다던 파장 검사기를 내밀었다. 모두가 예상한 것처럼 첫스키와 해리슨은 매칭이었다. 90%의 파장이 일치하다고 했다. 자신들의 고유 파장을 제외하면 99%나 다름없는 수치였다.

"나랑 결혼해 줄래?"

첫스키는 지표를 멍하니 보며 말했다.

"세상에."

그리고는 앞으로 고꾸라지며 제가 한 행위를 부끄러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머니에서 반지를 꺼내는 것은 잊지 않았다.

첫스키의 체온에 뜨끈하게 데워진 반지는 그들의 손가락에 딱 맞았다.





등대지기 할아버지한테 들은 가장 경치가 좋다던 성당에서 첫스키와 해리슨은 결혼했다. 마일스를 애동과 주례로 삼아, 그들은 하늘에 맹세했다.

첫스키가 손가락으로 하나하나 켜놓은 촛불이 어룽져 어두운 성당을 빛냈다.







파월풀먼
행맨밥
2023.10.27 11:30
ㅇㅇ
와아아아 내 센세야ㅠㅠㅠㅠㅠ 얘네 너무 잘 살고 있네 자기 능력을 사람을 죽이는게 아니라 살리는데 쓰게 된 첫스키가 소방관이 된거 너무 감동이다ㅠㅠㅠㅠ 그리고 무엇보다 구조자뿐만 아니라 자기 목숨마저 반드시 지켜서 자기의 가족에게로 돌아가겠다는말 그말 지켰어ㅠㅠㅠㅠㅠ 결혼식도 얘네답다 소박하지만 아름다워ㅠㅠㅠㅠ
[Code: 3f13]
2023.10.27 11:32
ㅇㅇ
내 센세오셨다ㅠㅠㅠㅠㅠ 기다리고 있었어요 첫스키해리슨 결혼하는구나 마일스랑 셋이서 쭉 행복해왔지만 앞으로도 행쇼해야해ㅠㅠㅠㅠ
[Code: f8c4]
2023.10.27 12:05
ㅇㅇ
모바일
와 결혼했어 ㅠㅠㅠㅜ 다른 이들의 생명을 구하지만 가족 곁으로 돌아오려고 하는 거 너무 좋다 첫스키 해리슨 마일스까지 행복하게 살아야 해 ㅠㅠㅠㅠㅠ
[Code: 9b20]
2023.10.27 12:29
ㅇㅇ
모바일
해리슨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첫스키에게 그저 단순한 가이드였던적이 없었네ㅠㅠㅠㅠ 수호천사같다고ㅠㅠㅠㅠ 첫스키도 엄청 안정적인게 느껴져ㅠㅠㅠㅠ 마일스랑 셋이서 영원히 행복하자ㅠㅠ
[Code: ca91]
2023.10.28 12:2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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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사람 모두에게 이젠 돌아갈 집이 있다는게 그 끝엔 항상 세사람이 존재할거라는게 너무 좋다ㅠㅜㅠㅜ
[Code: 79d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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