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569783994
view 4455
2023.10.24 00:03
1000007864.png
1000007863.png
1000007088.jpg

키요이 히라 도련님 유모의 아들인데 부모님이 사고로 세상을 떠나자 히라가에서 눈칫밥 먹겠거니 했지만 다행히 히라 부모님이 배려해줘서 외동 도련님의 놀이친구로 자라게 되겠지.

하지만 예민하고 섬세한 아이였던 탓에 겉으론 아무렇지 않은척해도 매일 밤마다 훌쩍이는 키요이였으면 좋겠다.
매일 밤 곁방에서 울음 꾹꾹 참고 있는데 도련님이 어찌 아셨는지 키요이 방문을 연 이후, 그날부터 도련님이 쓰는 서양제 침대 한칸은 키요이 차지가 되었으면.

밤마다 울지 말라며 토닥토닥 해주던 다정한 도련님의 어깨가 넓어지고 키가 훌쩍 자랄 무렵 히라 도련님은 가문의 기대대로 알파로 발현하게 되었고 키요이 역시 뒤를 이어 발현열을 겪게 되는데 하필이면 오메가 형질로 발현이 됨.

원래도 고왔던 키요이의 미모가 발현 후 활짝 피어버리자 히라가는 아주 당연하게도 둘의 방을 멀리 떨어트려 놓았음. 둘은 주인과 하인이라고 해도 놀이친구로 자라 친밀하게 지내왔고, 혹시라도 둘 사이에 "사고"가 있어선 안되니깐.
더 나아가 집안 어른들은 아예 키요이를 내보내려는 움직임도 있었지. 이제까지 성실하게 일해온 공이 있으니 적당한 혼처를 구해주마 하고 은근하게 권유하는 탓에 그동안 눈칫밥 먹던 키요이도 순종적으로 고개만 끄덕일거임. 정든 도련님과 떨어지기 싫지만 오메가로 발현된 이상 어쩔 수 없는 일이었지.

게다가 요즘 도련님만 마주치면 울컥울컥 아랫도리가 이상해지는걸.

원래도 빼어난 도련님이지만 서양식 양장을 입고 학교로 공부하러 가는 모습이 늠름해서 눈을 뗄 수가 없어 집안일 할때도 곤란해질 정도였어. 특히 도련님의 침대에 배인 향. 깊은 숲에 와있는듯한 향은 키요이를 저릿하게, 동시에 안심하게 만들었음.

하지만 얼마 전부터 도련님의 침구정리와 방 출입마저 제지를 당해 도련님을 볼 길이 사라져 서운한 참이었음.




어느 날 밤, 히라 도련님이 별채 저 멀리 떨어진 키요이의 방 문을 두드렸어.


원래 별채는 손님용으로 묵는 곳인데 그중 가장 북쪽에 있는 작은 곁방이라 왕래가 없어 조용한 곳이었음. 다소 무서움을 타는 키요이가 사방등을 항상 환히 켜두고 지냈지만 쉬이 잠이 오지 않아 밤마다 뒤척이곤 했는데 그날도 외로움 때문에 홀로 훌쩍이고 있었음. 요즘들어 다시 눈물이 헤퍼진것 같았지.

키요이가 또 울고 있을까봐 찾아왔지.

하고 침실용 유카타 차림의 도련님이 쑥 들어오더니 어안벙벙한 키요이 손을 이끌고 방 주인인양 침상에 누웠으면 좋겠다.
그리고는 키요이를 끌어안더니 죽부인 오랫만에 안고 잔다고 농을 걸어서 그제야 키요이도 눈물 훔치고 헤헤 웃겠지.
아랫도리의 저릿함보다도 도련님을 간만에 보는 반가움이 앞섰어.

이제 안울거에요..

착한 도련님이 걱정할까봐, 그리고 앞으로도 오늘처럼 불쑥 찾아오면 저도 도련님도 곤란해질까봐 키요이 에둘러서 씩씩하게 이야기 해보는데 목소리가 떨려서 되려 애달프게 들렸겠지.

안그래도요, 저 시집가서도 울면 안된다고 마님한테 혼났어요...

깊은 숲 향이 나는 넓은 가슴팍에 고개 묻고 웅얼거리는데 말없이 키요이 등을 토닥여주던 도련님 손길이 딱 멈추었으면.






그리고는 도련님이 순진한 키요이 호로록해서 빼도 박도 못하게 둘이 사고치는거 ㅂㄱㅅㄷ
키요이 도련님이 착하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이 냉정한 도련님이 다정한건 키요이 한정이었으면.





앎그
히라키요이 맇쿠유세이